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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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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게시판 스크랩 지리산에서 딸기 기르기
나비 추천 0 조회 31 05.11.24 17:46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땅과 사람 자연이 공존하는 농사 신선딸기 정만열
가장 기본적인 것은 맛있는 딸기가 있기 전에 흙이 좋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땅이 좋으면 딸기도 맛도 좋다. 이거죠.
조태용 기자
자농몰 생산자 탐방 1탄 "땅이 살아있는 공생과 공존의 농사 신선딸기 정만열님 편"

농사에 대해 이야기 하는 정만열님
ⓒ 2005-04-07 [ 조태용 ]

경상남도 진주시 수곡면 지리산 골자기 끄트머리에 사방이 산으로 둘러 쌓여 있는 곳
여기에 정만열(신선)님의 딸기 밭이 있습니다.

사방을 둘러 봐도 모두 산입니다.
첩첩 산중에 딸기 하우스가 보이기 시작하고
거기에 여러분이 먹는 신선딸기가 자라고 있습니다.

보통 딸기 농가들이 몇 천 평을 운영하지만 정만열님의
딸기밭은 800평, 하우스 4동이 전부입니다.
지리산 산골의 하우스 전경
ⓒ 2005-04-07 [ 조태용 ]

남의 손을 빌리지 않고 부부가 직접 운영 할 수 있는 규모가 이 정도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자농몰에서 첫 번째로 탐방한 신선님..
자농몰 공동구매에서 가장 많이 팔린 상품인 신선님에 대한 궁금증이 많을 것 같아
첫 번째 탐방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부터 신선님과의 대화 내용과 제가 느낀 점들을 질문과 대화 형태로 정리해 봅니다.

파르티잔:

안녕하세요.
신선님
신선님 딸기가 자농몰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무슨 특별한 이유라도 있습니까?
딸기를 수확하기 위해서는 허리숙이는 고단함이 필요하다.
ⓒ 2005-04-07 [ 조태용 ]


신선:
자랑하기는 부끄럽지만 내 농산물에 대한 자부심이 있습니다.
일단 우리 집 딸기는 진실한 토양에서 자랍니다.
여기는 분지라서 논에 습기가 많습니다.
하지만 보는 것처럼 딸기 밭을 보면 땅이 부슬 부슬 한 떼알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흙이 떼알 구조를 유지하는 것은 그 안에 토양생태계가 완벽하기 때문입니다.
토양 안에는 온갖 미생물 지렁이이등이 공존하는 것이죠.

즉 딸기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토양 기반이 되어 있습니다.
즉 기초가 튼튼하다. 이렇게 말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는 반경20km 이내에 공장이 없습니다.
지리산 골자기로 물도 좋고 깨끗하구요.
사방이 산으로 둘러 쌓여 있어 일교차가 20도 이상이라 당도도 좋습니다.
그리고 사람이 먹어도 되는 한방영양제, 딸기 천혜녹즙등을 사용합니다.

파르티잔:

농사대한 철학이 있다면요.

신선:

큰 것은 없습니다. 단지 큰 욕심 부리지 않고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만큼 하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 있다면 기본이 되는 농사, 공생과 공존 다양성을 인정하는 농사를 짓자는 것입니다.

파르티잔:
매우 어려운 이야기처럼 들리는 데요.

신선:
제가 농사를 시작하는 것은 아주 어릴 적부터 입니다.
젊었을 때는 마산에서 청과물 도매를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농약을 많이 친 관행 농산물을 판매하는 것은 아무래도 맘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려서 92년에 첫 감을 심기 시작했고 결국은 고향으로 돌아와서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그 후 딸기 농사는 5년이 되었고, 자두, 매실 농사를 조금씩 짓고 있습니다.

파르티잔:
좀 전에 이야기 하신 농사 철학 말인데요.
그런 철학을 가지고 짓는 농사는 어떤 방법입니까?
벌과 진딧물 딸기가 공존한다.
ⓒ 2005-04-07 [ 조태용 ]

신선:
저의 농사 방법의 핵심은 좀 전에 이야기한 공생과 공존 다양성을 인정한다는 것입니다.
자연농업 연찬(자연농업기본을 배우는 교육으로 5박6일간 아침 7시부터 밤11시까지 이어지는 자연농업 입문코스다)을
받기 전에 무농약 인증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자연농업 연찬 이후에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죠.

가장 기본적인 것은 맛있는 딸기가 있기 전에 흙이 좋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토양기반 조성이 으뜸입니다.
사람도 몸이 튼튼해야 하듯 딸기도 기본은 땅인 것이죠.
땅이 좋으면 딸기도 맛도 좋다. 이거죠.

공생과 공존 그리고 다양성의 농사에 대한 접근 방식에 관한 것입니다.
예를 들면 여기 진딧물이 있습니다.
(여기 저기 진딧물이 눈에 보이도록 많이 있다.)
보통 진딧물이 생기면 관행농업을 하시는 분들은 살충제를 뿌립니다.
유기농업을 하는 분들도 친환경 자재를 이용해서 방제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토양의 유효한 균들도 함께 죽게 됩니다.
토양의 유효한 균들이 죽게 되면 진딧물은 더 극성을 부리게 됩니다.
진딧물과 딸기가 공존 하지 못하기 때문인데요.
소비자 분들이나 농사 경험이 없는 분들은 잘 모르시겠지만
건강한 토양에 사람 발자국 하나 자리에 평균 진딧물이 3280마리 정도가 살고 있다고 합니다.
진딧물이 전혀 없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니라 진딧물이 있는 것이 바른 것이죠.
단지 땅에 먹을 것이 없으면 작물로 올라오게 되는 것입니다.
이때 작물이 스스로 방어 능력이 없으면 잎이 오그라들면서 광합성을 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우리 밭에는 진딧물이 많아도 작물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합니다.
이미 딸기 스스로 진딧물과 공생 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하게 자라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다양한 사람이 어울려 사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이든 진딧물과 딸기도 같은 것이다.
제가 추구하는 농사의 기본이 바로 이것입니다.
진딧물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공생하는 것이죠.

파르티잔 독백...
저는 공생이 이루어지는 딸기밭에서 진딧물이 있는 딸기를 그냥 따 먹었습니다.
여기 저기 잎에 진딧물이 있었지만 딸기 잎이 오그라드는 잎을 볼 수 없었습니다.
잎이 빳빳하게 자라고 있으니 진딧물도 쉽게 먹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파르티잔:
농산물을 안전하게 키우기 위해서 하시는 일이 있다면요.
열과나 기형과는 다시 딸기녹즙으로 딸기에게 돌려준다.
ⓒ 2005-04-07 [ 조태용 ]

신선:
이번에 전환기 유기농 인증을 받았습니다.
앞으로 유기농까지 도전해볼 생각인데요.
우리 딸기 밭에는 도룡용이 살고 있습니다.
지렁이는 말 할 것도 없고요.
도룡용이 살고 있는 딸기밭에서 자란 딸기입니다.
믿고 드셔도 된다.

파르티잔:
친환경 농산물 가격이 상당히 고가입니다.
앞으로 가격 책정은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신선:
친환경 농산물이라고 해서 가격이 높아야 한다는 것도 어찌 보면 편견입니다.
앞으로 직거래가 더욱 활성화 된다면 가격도 소비자와 논의해서 정할 생각입니다.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는 가격이 되는 것이죠.
그렇게 되면 도시 소비자는 좀더 저렴한 가격에 안전하고 맛있는 농산물을 먹게 될 것이고
생산자는 안정적인 판로가 구축되어 둘 다 만족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파르티잔:
직거래를 해보니 어떻습니까?
사실 직거래로 많이 거래를 하다 보니 딸기에도 더 많이 손이 갑니다.
공동판매의 경우 선별작업을 하지 않는데 직거래는 직접 선별작업을 해야 하구요.
하나 하나 주소 적고 발송하고 하는 작업등 손이 많이 갑니다.
하지만 공동의 이름을 출하하는 것과 내 이름을 걸고 내가 아는 소비자에게 파는 것 하고는
하늘과 땅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신선:
내 이름을 믿고 소비자에게 실망을 안겨 주는 것이 싫기 때문입니다.
최대한 내 이름으로 농산물을 판매 할 생각입니다.
그래서 이미 홈페이지도 구축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자농몰에서도 열심히 하고 있고요.

파르티잔: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십니까?

올 겨울을 준비하는 딸기 모종
ⓒ 2005-04-07 [ 조태용 ]

신선:
하나에 작물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농산물을 생산 할 생각입니다.
지금도 감, 매실, 딸기, 벼농사, 자두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이미 다른 농가에 비하면 종류가 많은 편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계절별로 지속적인 출하가 가능하도록 농사를 지을 생각입니다.
올해는 복숭아 나무를 심을 계획입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마지막을 찾은 곳은 신선님의 자두 밭이 있는 산이었다.
요즘은 아침마다 독수리들이 찾아 온다고 한다.

내년의 농사를 위해 준비해둔 딸기 모종들이 있었다.
벌써 농부는 내년 농사를 준비하는 것이다.
딸기 모종도 추운 곳에서 키운 것이 더 튼튼하다고 한다.
인간이 인위적으로 보호하면 할 수록 작물도 스스로 크지 못하고 의존 병에 걸리는 모양이다.

하동으로 돌아오는 길에서 신선님이 자농식구들과 먹으라고 따준 딸기 향이 차 안에 가득하다.
밭에서 너무 많이 따먹었는지 배가 부른데도 자꾸 자꾸 딸기 바구니에 손이 간다.
사실 밭에서 먹는 것이 훨씬 맛있다.

씻지도 않고 밭에서 따온 것을 그냥 먹는 시대..
이것이 자연농업이 추구하는 농업이며 인간을 살리는 농업일 것이다.

첫 번째 생산자 탐방을 하고 나니 농사는 천하지 대본이라는 옛말이 거짓을 아님을 다시 한번 느낀다.
공존과 공생 그리고 기본이 바로서는 농사 그런 사회가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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