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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동무패밀리
 
 
 
카페 게시글
얘기해봐! 스크랩 Victorian Alps -Mt. Pinnibar
Carl 추천 0 조회 6 08.02.20 16:54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데이 3   24-12-07

어제 늦게 도착한 Omeo의 캠프장은 카라반 팍 이었는데 크리스마스를 앞둔 시점이라 선지 한산하기만 했다. 거의 독차지하다시피 캠프장을 쓰는 셈이었다. 유료 캠프장이라서 전기도 연결되어 있고 수도물도 나오니 편하기는 했다. 이틀을 계속 사용한 카메라가 배터리를 충전해야 한다는 사인이 들어왔다. 여분의 카메라는 있지만 앞 길을 예측할 수 없으니 이런 사소한 것에도 신경을 쓰며 쉬어야 했다. 대원들은 사람 사는 마을에 들어와서 인지 긴장을 풀고 쉬는 모습이 편해 보인다.

그래도 어제 어려운 도강을 하고 예기치 않게 쓰러진 고목을 만나는 바람에 많이들 피곤하였겠지만 리더 쨈비님이 코스를 조정해서 Mt. Pinnibar-Mt. Anderson 으로 해서 Omeo로 바로 들어왔다. 오늘의 코스가 급경사 내리막이 있으며 앞으로 이십여 차례 도강작전을 수행 할 것이라고 출발 전 브리핑에서 알려주었다.

 

빌리지를 벗어 나기 전에 모두들 2개의 주유소로 분산을 해서 급유를 하고 출발을 했다.

우리 네발로의 특징은 보통 오전 9에 차량의 이동을 시작하고 저녁 5면 숙소를 찾아들거나 야영을 준비한다. 거의 이런 일정의 기본적인 틀을 가지고 움직이게 되는데 산 속에서는 어떠한 위험한 사태를 겪을지 모르기 때문에 시간적으로는 여유가 있게 운영되는 편이다.

 

처음 출발을 하자마자 Kosciuszko Mt. 을 볼 수 있는 전망대인 Lookout에 도착을 했다.

이제 이쪽 방향에서는 호주 최고봉인 코셔스코 산을 조망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다. 이보다 더 높은 지역으로는 암만 이동을 해도 우리가 지나온 Mt, Pinnibar Mt, Anderson들이 그 산을 호위하듯 막아서고 있기 때문이다. 일행이 그곳으로 잠시 들어간 사이에 나는 먼저 출발 할 것을 무전으로 요청했다. 고개를 넘으면 청정하고 물도 풍부한 광활한 목장에서 일본의 화우(禾牛0들을 사육하고 있는데 운 좋으면 근사한 사진이 나올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열을 이탈하는 것을 허락 받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았지만 잠시 생각하던 그가 허락을 했다.

언제나 좋은 기후조건을 갖춘 곳에 훌륭한 목초지를 조성해 놓고 정확하게 계산된 사료를 공급받으며 방목되는 이 소들을 보면 일본인들의 관리체계에 감탄을 하게 된다. 물론 가격은 일반 소 들에 비해서 육질이 좋기 때문에 3-4배 이상을 홋가한다. 오랜 세월을 두고 연구하고 기록하며 사육한 보람이 있는 것이다.

 

곧이어 Mt. Hotham 스키 리조트를 거쳐 오프로드의 초입인 Dargo Plain 입구에 섰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 Mt. Blue Rag 이 눈에 들어왔다.

어제 들렀던 Mt. Pinnibar와는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오는 이 산은 온 통 흰 나무줄기의 고사목 군락이 펼쳐져서 대원들에게 감탄사를 자아내게 만든다. 게다가 정상으로 오르는 구불거리는 산능의 예스러운 멋은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가 바쁘기만 하다. 이곳에서도 우리는 평소에 하던 Hard Core를 즐기며 정상에 오를 수가 있다.

굵직한 솜사탕 같은 구름은 내 머리에 걸릴 듯이 낮고 산맥의 흐름은 부드러워 보이는 능선으로 연결이 된다. 가까이에는 검은 그림자를 한 능선위로 휜 고사목들이 싸리나무 울타리처럼 연이어 쳐져 있으며 덩치 큰 에델바이스처럼 흰 꽃들의 축제,

도대체 최고의 절경을 가진 산은 왜 이런 험한 곳에만 숨어 있는 것인지.

도시에 두고 온 친구들에게 미안하기만 하다.

잠시 험난했던 여정과 온 몸이 급류에 휩싸이는 느낌의 도강은 이쯤에서 완전히 사라지고 만다. 차만 서면 맥주병을 꺼내 드는 골프 형이 사진 그만 찍고 한 잔 하라고 권한다. 보통 때는 선두에서 길라잡이를 하던 형이 이번 투어에서는 팀의 관리자 역을 아주 조용히 해 내는 게 얼핏 들뜨거나 침체 될 수 있는 분위기를 차분하게 해 주곤 한다.

 

산을 내려 오면서 지도 상으로는 Treasures Track을 통하면 쉽게 갈 수 있는 길 같은데도 선두는 다시 Basalt Knob Track으로 방향을 잡는다. 편히 가는 길은 싱거운지 대원들 모두 말이 없기는 마친가지다. 자연에 심취해 있는 그런 표정들이다.

워낙 장거리에다 심산유곡은 우리에게 새로운 것을 준다. 우리는 또 하나의 장애를 만나게 되었다.  오지(Aussie)의 아웃백(Outback) 에서도 그리 많지는 않은 장면인데 바로 부시맨과의 만남이다. Basalt Knob Tk. 을 내려가는 선두 차의 앞에 길을 가로막고 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길 한가운데에 죽은 나뭇가지들을 이용하여 비박할 장소를 만들고 산 속을 오고 가는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에게는 한 마리의 개가 있었는데 강아지 수준의 작은 몸집이지만 매우 영리한 녀석이다. 그의 말에 의하면 그곳 T 정션에서 Wongungarra Tk.으로 내려가면 25도 정도의 경사에 자신의 차가 고장이 나 있는데 그곳으로 가서 자기 차를 구조 해 달라는 것이었다. 처음에 캡틴은 곧 구조 할 뜻을 비췄지만 그와 계속해서 대화를 나누고 경찰에 구조 요청을 하는 사이에 부시맨 에게서 수상한 기미가 보이기 시작했다. 산 속에서 일주일을 보낸 사람 치고는 건강상태도 양호할 뿐 더러 자신의 신분을 정확히 밝히지도 않았고 계속된 경찰과의 위성폰 대화에서도 횡설수설하기 시작했다. 결국 멜번에서 항공대학을 다니는 키위님의 둘째 아들 J.K 가 그와 대화를 시도했고 경찰과의 교신을 하면서 실마리가 풀리기 시작했다. 경찰의 어드바이스는 그가 원하면 우리가 가는 곳까지 그를 태워다 주든지 아니면 그냥 떠나라는 이야기였다. 그의 구조는 경찰이 알아서 할 테니 우리가 그를 위해 할 일은 그것뿐 이라는 답을 듣고 우리는 길을 떠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애원조로 우리를 불러 세운 듯하던 부시맨이 대화가 길어지자 차츰 시간을 끌기 시작했고 오히려 이 상황을 더 이상 진전 시키지 않으려는 의도가 드러났으나 정작 우리가 떠날 뜻을 분명히 하고 길을 떠나자 으르렁대기 시작했다. 아마도 혼자 아니면 둘, 셋 정도의 차량이 이런 일을 겪으면 피할 수 있으면 피하는 게 방법 인 듯 싶었다. 물론 정확한 신분의 확인과 함께 경찰과의 교신은 중요하지만 .

 

그렇게 해서 늦어진 길은 우리 일정에 또 다른 차질을 빚게 되는데 항상 시간계획을 여유있게 하는 것이 우리 팀의 좋은 방향 설정이기도 하다. 게속해서 전진을 하던 우리 팀은 우거진 밀림 지역을 통과하고 산을 내려와서는 본격적인 도강작전을 수행한다. 무려 8차례의 Crooked River 도강을 마치고 Black Snake Camp site에 도착하여 크리스마스 밤을 맞게 되었다. 저녁 식사 후에 몇 잔의 술을 마시고 나는 남보다 일찍 잠자리에 들었으나 캠프화이어를 가운데에 두고 모든 대원들의 파티가 벌어져서 잠이 들어가는 내내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곳으로 달려가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무슨 남녀 대항 노래자랑을 하는지---

밤하늘의 별은 캠프장으로 쏟아져 내리고 강물소리는 모두의 가슴속에 시원히 흐르는 밤이되었다.

 

-이 글을 쓰는 내내 밖에서는 포성이 울리고 있었다.  2007년을 마감하는 불꽃놀이 축제.

마치 Black Snake Camp site에서 대원들의 크리스마스 축제가 열리듯이 도시는 온통 들떠 있어서,  나도 에어 크리너 속으로 빨려 드는 물처럼 그렇게 달려가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모든 대원들이 몇 일간의 투어를 마치고 휴식을 취한 지금, 그들의 핏속에는 또 다른 에너지가 들끓고 있을 것이다. 마치 저 하늘에 울려 퍼지는 새해맞이 불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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