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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시청산악회 정기산행기
팔영산(607m 전남 고흥군소재)
○ 일 시 : 2012.09.15. 07:00시 출발
○ 구 간 : 능가사 주차장~야영장~흔들바위~유영봉(1봉)~적취봉(8봉)~탑재~편백숲~야영장~능가사주차장 (약8km, 4시간)
7, 8월 무더위에 시청산악회 여름산행은 단체산행에서 개별산행으로 돌렸다. 2달간 공백을 접고 가을 길목에 시산 공지사항 게시판을 통해 100대 명산의 한 곳인 고흥 팔영산 산행길을 올린다. 신청회원은 물밀 듯이 밀려 연번 예상을 뒤엎는다. 추석을 앞두고 조상님들 묘역에 성묘주간이라 저조한 신청을 예상했는데 이런 기쁨을 줄 수가?... 몇 일간의 기쁨은 주간 일기예보로 찝찝한 감이 맴돌고 태풍은 한반도 중심으로 빠른 속도로 제주도를 이어 주말에 부산을 관통한다는 소식에 아니나 다를까 야심찬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한 회원들은 금요일 불참통보가 이어진다. 야무진 총무님 SMS가 전달된다. 개인별 준비물 “우의 등” 잘 챙겨오라는 메시지다.
토요일 오전 6시. 빗줄기가 약하게 아파트 베란다 창문을 두드리다 그대로 미끄러진다. 이일을 어째! 출발할때까지 비소식이 없었으면 하는 바램이었거늘.... 고흥쪽은 오후 늦은 시간 비소식이 있다니 모든 것을 하늘의 뜻에 맡기고 시청으로 발길을 옮긴다. 7시. 출발시간을 앞두고 몇몇 회원들의 불참 낭보가 전달되고 총인원 23명 산행확정. 길따라 버스는 중앙대로를 재바르게 벗어난다. 만덕터널의 상습정체현상은 시속으로 내달려야하는 차량 바퀴를 엉거주춤으로 바꿔버린다. 만덕입구 육교 밑 회원 탑승, 남해고속도로지선 화명입구 탑승 회원을 바로 태우고 엄청나게 밀리는 도로를 어기적 어기적 달려 낙동교를 지나 북부산 톨게이트를 한시간 반만에 빠져나왔다. 동김해IC 이후 뻥 뚫린 고속도로위 길따라 버스는 신나게 내달린다.
회색빛 감도는 날씨가 진영을 벗어나니 빗줄기는 달리는 차창문으로 마구 쏟아 붓지만 이 모든 것을 헤쳐나간다는 의지로 길따라 버스는 앞만 보고 달린다. 모두 눈을 감고 각자의 시간으로 푹 빠져있다. 창밖으로 펼쳐진 화폭은 황금빛 물들어가는 넓은들녘을 노오란 물감으로 가득메웠고 이제는 모든것들을 거둬들어야하는 시간임을 무언의 암시를 보여주고있다. 곳곳마다 파헤쳐져 있는 신설도로공사 현장은 산비탈을 깎아 붉은 황토빛 흙을 내보인다. 인간의 편리함에 따른 자연훼손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함안휴게소에 잠시 들려 개인 볼일도 보고 기사분 아침식사와 같이 20분의 휴식시간이 주어진다.
고흥도착 예정시간 10시40분. 내리는 빗줄기는 산걸음에 힘을 가득 싣은 회원들 의지에 꼬리조차 감추고 밝은 빛을 내비치니 이 어찌 기분이 좋지 않을소냐. 차량은 쌩쌩 광양IC로 빠져나와 순천만IC로 이어진다. 여수엑스포 개최로 건설한 고속도로는 남해고속도로의 내륙에서 바다쪽으로 이어지는 목포~광양간고속도로다. ‘고흥은 우주다(GOHEUNG is SPACE)!’ 현판이 내붙어진 국도2호선 한적한 도로를 따라 산행기점이 되는 능가사쪽 저 멀리 팔영산 봉우리들이 위용을 드러내며 우리를 어서오라 반긴다. 햇살이 가리어진 희미한 빛이 부드럽게 논과 들판 위로 내려 앉아 있다. ‘국립공원 다도해 팔영산 지구’ 입석표시 간판이 나오고 팔영산이 가까워져 가면서 능선부에 솟아 있는 봉우리에 시선이 자동으로 멈춘다.
능가사앞 대형버스주차장은 휑하다. 너른 장소에 길따라 버스가 정차된다. 우리 시청산악회 차가 오늘 유일한 팔영산 산행 첫 손님인 것 같다. 국립공원측 관계자 우리를 기다린 모양 반겨도 너무 살갑게 맞이한다. 누군가가 이렇게 반갑게 맞이하여 준다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기분좋은 배려인 것 같다. 우리 회원들에게 일일이 악수를 청하는 국립공원 관계자는 암릉으로 이뤄진 산이다 보니 몸풀기 동작하고 오르시는 것이 좋다며 먼저 구령을 붙이며 몸동작을 선보이고 자유로움 속에서 구령에 맞춰 따라하기를 숨호흡까지 마치고 감사의 박수로 답례를 한다. 일일 산행대장 중심으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인원 확인 23명 끝나고 안전산행을 기원하며 산행길을 나선다.
우리가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야할 팔영산 산행은 능가사에서 팔영소망탑을 지나 1봉(유영봉)~2봉(성주봉)~3봉(생활봉)~4봉(사자봉)~5봉(오로봉)~6봉(두류봉)~7봉(칠성봉)~8봉(적취봉)~탑재~편백숲~능가사로 원점회귀하는 대략 8Km. 4시간 남짓 소요되는 코스다. 가다 힘들어도 오른쪽으로 탈출할 수 있는 기회는 여러번 주워지므로 힘든 회원들은 미리 귀뜸을 하고 그리 행하기로 약속을 한다.
여덟 개의 바위 봉우리를 오르내리는 아기자기하면서도 다소 아슬∼한 스릴도 느낄 수 있는 흥미로운 산행길이면서, 또한 산행 내내 남도의 평화스럽고 여유로운 바다 풍경을 만날 수 있는 아름다운 길이 펼쳐져 있을 것이다. 능가사 입구에서 단체촬영을 한 컷하고 왼쪽 담벼락을 끼고 자동차야영장으로 이어간다. 길가 옆 감나무에 감은 연한 주홍색으로 변하고 억새풀도 붉은 피를 토해낼 준비가 한창이다. 앞선 회원들끼리 수로길에서 웅성웅성하며 스틱을 견주고 있다. 뭐지? 다가가보니 이런 ‘뱀이다~ 뱀이 마이 무서워야’ 하면서 냅다 달리는 일일 산대장 약한 모습이 천상여자다.
본격 시작되는 산행길. 소망탑을 지나 짙은 녹음속에 간간히 불어오는 부드러운 바람, 시원하게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한발 두발 내딛는다. 여기서 일일 산행대장의 Tip이 나온다. 개동백, 산동백, 생강나무잎 설명이다. 나뭇잎이 다른 잎과 비교되는 것이 뫼산(山) 모양으로 되어있고, 김유정의 소설 동백꽃에 등장하는 그 꽃이란다. 3월 이른 봄의 알림으로 노란 꽃이 핀다고 한다.
이어지는 오름길 발걸음에 어느새 등줄기 땀방울이 맺히고 가쁜 숨을 조절하면서 능가사에서 흔들바위까지 1.2km에 도착한다. 조그만 정자가 쉬어가라 한다. 후미진 도착될때까지 휴식이다. 흔들바위는 마당처럼 꼼짝하지 않는다고 하여 마당바위라고도 불린다. ‘진짜 흔들바윈가...’하고 힘자랑을 한번 해 볼 기운센 남자회원 두분 힘껏 밀어보지만 정말 꿈쩍도 않네요. 연이어 아빠 따라 온 고2 홍주양도 합세하여 한손으로 밀어볼 기세로 사진 포즈를 잡는다. 예쁘다.
선홍색 당근 한보따리가 전달된다. 주인이 말띠인가... 아니다 우리의 영원한 오빠 태룡오빠다. 여하튼 고맙게 받아 이곳 저곳으로 전달한다. 삼삼오오 둘러앉아 시원한 물 한모금 목을 축이고 숲속 푸르름에 취해 있을때 후미그룹 모습이 포착된다. 오름길에 조금 쉬었다 온다며 바로 오르기를 건하는 맛에 1봉인 유영봉까지는 0.6km 표지판에 힘을 실어보면서 출발! 신호가 떨어진다.
산행길 오르면서 군데 군데 명언들이 씌여져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껍질을 보지 마라. 안에 있는 것을 보라. - 탈무드 -” 겉으로 드러나서 눈으로 보이는 것 보다, 보이지 않는 내면의 그 어떤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탐방로 아님’ 푯말을 무시하고 오름길을 따른다. -원래 탐방로 아닌 곳이 더 아찔한 매력이 숨어 있는 곳이 많이 있이지만 오늘은 그 끼를 참아야 한다. 그러한 이유는 분명 있는 법.... 혼자서 푯말을 보고 미소를 짖고 아니 다음 기회에 라고 점을 찍어둔다. 바위 절벽을 따라 이어지는 길을 따라 고고씽~ 깎아지를 듯한 바위길에는 안전난간이 설치되어 있고 산행길에는 잠시 바람도 멈춰버린다.
현위치! 1봉과 2봉사이 능선갈림길에 도착. 유영봉 01.km, 성주봉 0.1km, 그러니까 여기서 유영봉으로 올랐다가 다시 내려와 제2봉 성주봉으로 간다는 말씀~ 배낭을 두고 유영봉에 올라도 된다길래 어깨에 걸쳐있는 배낭을 벗어놓고 행하니 유영봉 바위오름을 오른다. 제1봉, 유영봉 정상(491m) 일망무제! 한치 걸림길 없이 펼쳐져있는 평온하고 아름다운 풍광이다. 바로 앞에 보이는 저 봉우리는 무슨 봉? ‘선녀봉!’임다. 팔영산 종주산행은 선녀봉에서 1봉을 이어 8봉 찍고 깃대봉에서 남포미술관으로 내리는 길이 백미다. 일반산행인들은 능가사에서 1봉을 이어 8봉까지 타고 탑재로 내려 원점회귀인 산행을 택한다.
1봉에서 내려오는 이들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고 바톤터치로 후미진 1봉으로 향하고 선두그룹 몇몇은 2봉으로 나간다. 깎아지는 듯한 암벽구간과 맞닿자 최과장님. ‘우짜노, 나는 못 올라간데이~’ 이를때 신사가 왜 없으랴. ‘걱정마소! 마, 내가 도와줄께요.’ 하며 건장한 남성 두분이 자신있게 맞장구 답을 내놓는다. 오늘 약자선수는 두분이 책임을 도맡았다. 바위에 붙어있는 철구조물을 오른발에서 왼발을 이어야만 하는 오름길 ‘엄마야, 잠깐만요, ‘여기 밟고 그렇지 또 여기에 발을 놓고,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보아 약자님 잘 따라 오르고 있다. 제2봉, 성주봉(538m). 유영봉에서 보여지는 가파른 철계단 암릉구간이 약자에게 기선제압을 먼저 가했으나 가파른 철계단을 훌쩍 올라서 간파했다.
제3봉 생황봉 가는 길은 암릉지대가 이어지지만 군데 군데 안전시설이 되어있어 그다지 위험스럽지는 않지만 그래도 방심은 금물인지라 천천히 조심 조심 발을 내딛으며 나가본다. 이곳 팔영산 봉우리마다 힘겹게 오르니 반기는 꽃이 있다. ‘닭의 장풀, 군락이다. 닭의 장풀은 일명 달개비, 닭의 밑씻개라고도 한다. 길가나 풀밭, 냇가 습지에서 흔히 자란다. 잎 끝은 점점 뾰족해지고 밑 부분은 막질(얇은 종이처럼 반투명한 것)의 잎집으로 되어있다. 꽃은 7∼8월에 하늘색 파란색이다. 봄에 어린잎을 식용한다. 한방에서 잎을 압척초라는 약재로 쓴다. 열을 내리는 효과가 크고 이뇨 작용을 하며 당뇨병에도 쓴다. 생잎의 즙을 화상에 사용한다.
생황봉으로 올라가는 암벽구간, 쇠밧줄에 의지해서 한걸음 한걸음 정상으로 내딛어며 힘겨움 소리가 연이어 들려온다. 제3봉 생황봉(564m). 고흥 일대의 풍광이 그대로 펼쳐져있다. 선녀봉의 "S" 라인이 완전 드러나고, 지나온 1봉, 2봉도 뾰족하게 올라와 눈을 맞주친다. 발 아래 팔영산자연휴양림 산림문화휴양관이 보이고 고흥반도의 길다란 끈이 쭈우욱 널어져 있다.
제4봉 사자봉으로 이어지는 가파른 계단길이다. 그나마 이 계단길은 가파르고 아슬아슬한 암벽구간들에 비하면 아주 양반길이다. 저멀리 1봉에 후미 동찬씨가 보인다. ‘동찬씨~씨~’ 메아리가 울리고 ‘사랑해요’라고 소리치며 손을 흔든다. 그 메아리 연이어지는 황형님의 답변은 간단하게 ‘미쳤나’ 로 일축해버린다. 웃음이 자지러진다. 잠시 웃는 동안 뒤쪽에서 ‘나 못 올라 가겠어요’라는 청청벽력 같은 소리가 들린다. 천천히 발을 내딛고 오르면 된다고 달래본다. 일일 산대장도 여자인지라 그대로 흉내를 내어본다. ‘나도 못 올라 가겠어요’라고 소리를 내어보니 앞에 오르는 황오빠 ‘내려가세요’라고 답을 한다. 이런 현상은 왜 이러날까요?... 오름길의 멘트는 웃음을 발산하고 우리는 사뿐히 사자봉(578m)에 발을 안착한다. 고흥의 풍광은 산과 바다가 만나는 절경을 보여준다.
지금 현재시간 12시30분 점심을 먹어야 앞에 우뚝 버티고 있는 5봉을 오를 수 있다는 회원들의 합의일치에 4봉에서 점심의 장을 펼친다. 저 멀리 우뚝 서 있는 2개의 기지대가 일일 산행대장 저 곳이 나로도 우주센터라며 믿거나 말거나로 현장설명이 이어진다. 모두들 ‘그래’하면서 가리키는 손끝으로 시선을 고정된다. 삼삼오오 둘러앉아 먹거리를 풀어놓는다. 김밥, 유부초밥, 호박잎 쌈밥, 흑미밥에 김치볶음, 달걀말이 진주성찬에 빠질 수 없는 산의 진미는 한잔의 술 생탁이 전달된다. 시원함이 죽여줍니다. 대나무주가 연이어 돌아가고 날씨가 비가 오면 회원들 추위에 노출되면 따뜻한 국물 봉사할 계획으로 명철 오라버니 코펠과 버너 준비로 한쪽 바위켠에서 라면을 끓여낸다. 국물이 끝내줍니다. 식후 디저트로 사과, 포도, Coffee까지...
고픈 배는 삽시간 채워지고 배가 부러니 보이지 않는 후미팀이 생각납니다 그려. 이 사람들이 우찌 되었을꼬 4봉 끝 바위에서 ‘시산~’, ‘동찬씨~’를 외쳐보지만 묵묵무답이다. 핸드폰으로 연락을 시도해봅니다. 통화상태가 잘 이뤄지지 않고 어찌 어찌 이어지는 답은 1봉에서 점심을 먹고 출발한다는 연락이다. 밀려오는 구름의 상태와 색깔이 예사롭지않다. 바람에 비 냄새가 묻어 난다. 오후에 빗방울이 예상될 것도 같고 우린 깃대봉의 희망을 완전 접고 8봉 적취봉에서 후미진을 만나기로 하고 자리를 정리하고 일어선다.
바로옆 제5봉 오로봉(579m)을 가볍게 터치하고 제법 깊은 계곡으로 내려 갔다가 다시 긴 암벽코스를 올라야 하는 6봉 두류봉으로 향한다. 지나온 4, 5봉 봉우리, 평화로운 남도 앞 바다 풍광, 선녀봉 뒤로 점점이 섬들로 이뤄진 다도해가 훤하게 보이는 제6봉 두류봉(596m)에 도착한다. “두류봉에서 바라본 다도해 전경” 가운데 왼쪽으로 보이는 섬이 원주도 그리고 원주도로 이어지는 원주교 오른쪽으로 보이는 섬들이 적금도 둔병도 조발도 낭도 등을 그림으로 감상할 수 있는 덤을 준다.
6봉에서 바라보는 제7봉 칠성봉 그 뒤로 8봉인 적취봉이 있고 그 뒤 왼쪽으로 뻗어난 능선을 따라 가면 팔영산에서 제일 높은 봉우리가 되는 깃대봉이다. 6봉에서 7봉으로 가는 길은 지금까지 지나온 봉우들에 비하면 제법 긴 능선을 따라 가게 된다. 내려가는 계단 길이 꽤 가파르고 길다. 이 지점을 내려서면 제6봉 두류봉 내림길에서 탈출할 수 있는 오른쪽 능가사의 길이 이정표로 표시되어 안내하고 있다
길 좋은 숲길을 잠시 지나고 또 암릉구간을 지나게 된다. 주상 절리를 연상케 하는 바위 절리로 이뤄진 기암 절벽이 길 앞에 우뚝 막아선다. 이런 곳에 이렇게 아늑한 곳이 자리를 잡고 있다니 놀랍다. 자연이 안겨주는 아름다운 경관이다. 왼쪽 바위 오름길로 오른다. 일명 통천문이다. 누가 지리산 통천문을 여기다 가져놓았나요.
제7봉 칠성봉(598m) 북극성 축을 삼아 하루도 열두 때를 북두칠성 자루돌아 천만년을 한결 같이 일곱 개 별자리 돌고도는 칠성바위 내려오면서 뒤돌아 보니 정상에는 개미처럼 보이는 한 무리군단들이 조그마하게 보인다. 제8봉 적취봉으로 오르는 암릉구간을 지나면서 만나게 되는 조그맣게 쌓아 놓은 돌무더기에서 바라보는 고흥 산하는 구름과 하늘이 어울어져 멋진 장면을 연출하고있다. 이제 바로 보이는 저 위가 팔영산의 마지막 봉우리가 되는 제8봉 적취봉(591m)이 눈앞을 장식한다. 아름다운 기암괴석들, 아슬아슬한 낭떨어지에 설치된 철계단길 조그맣게 적취봉 정상석이 보인다 싶더니 우리는 언제 8봉 적취봉 제일 높은 바위 위에 우뚝 솟은 정상석을 잡고있다. 유난히 더 힘차게 보이는 것은 아마도 여덟 봉우리들 중에서 마지막으로 만나게 되는 봉우리여서 그런 것일까?
주변 풍광을 둘러보면서 일일 산대장 오류정정 자진신고를 한다. 4봉에서 손끝으로 집어준 그 곳은 나로도 우주센터가 아니라 6봉에서 그림으로 두류봉에서 바라본 다도해 전경을 보니 그 곳은 원주도를 이어주는 원주교 공사현장이라는 말. 헐.... 나로도 우주센터는 8봉에서 보이는 오른쪽 아래 강과 바다가 만나는 하구를 지나 산을 돌아 돌아야 나로도 우주센터다라며 정정보고를 한다. 고흥반도가 고마 고흥반도이랴!..
잠시후 합류한 후미대장 염대장의 목소리가 들린다. ‘여기가 정상이면 정상주를 해야지,하고 생탁을 한잔씩 돌린다. 잠시후 18층 대표주자 의영언니가 보이고 동찬씨와 윤주무관도 도착이되는데 두분이 보이지 않는다고 하니 의지와는 달리 1봉에서 하산을 했다고 한다. 한잔 정상주에 취한 포즈로 모두 단체사진 대열로 모인다. 하나, 둘, 셋! 찰칵하고 한컷을 장식하고 선수 교체하면서 ‘시모노’ ‘세끼’로 한컷을 더 장식하면서 정상 자리를 내어준다.
뒤돌아보는 제7봉 칠성봉, 제6봉 두류봉을 이어 5, 4, 3, 2, 1봉과 저멀리 홀로 서 있는 고고한 자태의 봉우리 하나 선녀봉과 반대편으로 돌아보니 짙은 구름과 맞닿아 있는 봉우리 가운데 뽀족하게 솟아 있는 깃대봉(608.6m) 통신탑과 전봇대가 삐쭉삐죽 삐져나와있다. 깃대봉과 탑재로 가는 삼거리 여기서 우리는 오른쪽 탑재로 하산한다. 바람도 오침을 하나 나무의 흔들림이 없이 산길은 조용하다. 텁텁한 하산길인데다 크고 작은 바위길이 잠시 지루함으로 이어지고 그 지루함을 달래라고 하는지 전망대인지 쉼터인지 데크가 자주 나타난다. 울창한 편백나무 숲 피톤치드를 해야한다며 잠시 쉬어가기로 한다. 한줄기 불어오는 바람에 편백의 향이 코끝을 자극한다.
임도를 만나지만 무시하고 숲 속으로 나 있는 오솔길을 따라 하산길 발걸음을 빠르게 내딛는다. 크고 작은 바위길 넘어로 들리는 물소리 ‘여기가 바로 알탕 코스네, 하며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앞서 간 무리꾼들도 뒤에 도착하는 무리꾼도 모두 주저앉아 뭔가 할 기세다. 여기는 국립공원이다고 말을 던져보지만 물속으로 바로 풍덩하고 잠입 처리되고 물을 만났는데 어찌 그냥 갈수 있으랴 산행 말미의 데미가 바로 족탕인지라 발이라도 담궈야지~
족욕의 상쾌함으로 바위길을 사뿐사뿐 넘나들며 벗어나니 편안한 흙길이 나타난다 사방댐을 이용해 수영장이 설치되어 있고 작은 수문도 하나 만들어 놓았다. 저 수문은 무슨 역할을 할까나 얇디 얇은 성만씨나 물장난하다 미끌려 빠져나갈까 아무나 빠져나가지는 않겠다. 수영장을 건너 돌아나오니 원두막에 한사람이 무방비상태로 누워있다. 누굴까요? 앞서 나가시던 정과장님이네요. ‘갑시다’하고 일일 산대장의 한마디에 그대로 일어나신다.
이 분들은 또 누구일까요? 두분이 다정하게 서서 누군가를 기다리네요. 기다리다 지쳐 그대로 멈춘 상태인가? 가까이에서 보니 1봉에서 하산하셨다는 두분이십니다. ‘오랫만입니다’인사를 나누며 웃음을 던진다. 능가사로 들어선다. 대웅전과 범종이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한다. 보편적으로 응진전으로 씌여져 있는데 이곳은 응진당으로 당호를 쓰고 있어 특이합니다. 사천왕문을 나와 뒤 돌아 보는 팔영산의 웅장하고 아름다운 위용이 한마디로 멋져버려. 옛날 중국의 위왕이 세수를 하다가 대야에 비친 여덟 봉우리에 감탄하여 신하들에게 찾게 하였으나 중국에서는 찾을 수 없어 우리나라까지 오게 되었는데, 왕이 몸소 이 산을 찾아와 제를 올리고 팔영산이라 이름을 지었다는 전설이 서려있다.
능가사 주차장에 도착 시간 16시15분. 텅빈 주차장에 길따라 버스만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한명 두명 자기 자리를 찾아 앉고 17시15분 출발. 오늘 산행의 약자선수 최과장님 산걸음에는 자신이 있지만 바위산 줄타기는 처음으로 도전하여 결과물을 내었다며 산행 감회에 보답으로 맥주캔 1인 1병씩 미담수범사례를 남긴다. 피곤함에 캔맥주의 시원함이 겹쳐지니 모두 고개는 자동 뒤로 넘어가고 일일 산대장 기분 UP으로 기사님께 피곤하면 대신 운전하겠다는 멘트까지 날려본다.
하고자 하는 본인과의 약속이 이뤄진 뒤의 편안함은 해본자만이 그 맛을 알 것이다. 산행은 기분좋은 날씨 덕분에 안전산행이 되었고 고속도로에 버스가 접근하니 오락가락하는 빗줄기가 도로를 시원하게 적신다. 이러한 난관 또한 시청후문까지 안전운전을 부탁하면서 길따라 버스기사님께 박수를 보내며 다음 10월 산행은 가을이 영글어 있는 속리산을 기약한다. 끝.
2012.09.15. 정정숙 씀.
첫댓글 감사합니다. 금년 산악회 정회원으로 등록하고 겨우 두번째 산행인데 갈때마다 늘 감동받습니다. 알찬 스캐즐과 깊은 배려에 잊지못할 산행이 되었읍니다. 특히 딸아이하고 같이한 산행이라 더욱 즐거웠고, 그녀석 등산화가 허기진 입을 벌렸을때 요긴하게 건네주신 빨간 신발끈 덕분으로 더욱 감동이었읍니다.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다음 산행때 또 뵙지요^^
아고 자세히도 썻네요..이왕이면 중간중간에 사진도 좀 찍어 넣어 주세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