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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안동시청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한 궉채이는 1년 동안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예전의 기량을 찾고 있다.
사진 김수홍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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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그날을 위해서. 현재 난 최고가 되기 위해 잠시 주춤할 뿐이다. 현재의 방황은 훗날 내 삶의 성공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정말 소중하고 고마운 뒷받침일 것이다. 이겨내자. 할 수 있다. 궉채이 파이팅.” <궉채이의 미니홈피> 중에서대구의 8월은 무척 덥다. 등으로 땀이 줄줄 흐르고 가만히 서 있기조차 힘들다. 만촌공원 안에 있는 사이클경기장은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이었다.
대구시는 전국체육대회 개최 등을 고려해 트랙을 새로 깔기로 결정했다. 공사는 저녁 늦게까지 이어졌다. 한쪽에서는 공사가 이뤄지고 있는데 경기장 한가운데 있는 롤러경기장에서는 인라인롤러 선수들이 트랙을 돌고 있었다.
한 인라인롤러 관계자는 “더위 때문에 훈련을 오후 늦게 할 수밖에 없다. 공사 때문에 공기가 탁하고 시끄럽다. 조명 시설도 부족해 밤늦게까지 훈련을 하기 어렵다. 그나마 이번에 대구시가 롤러경기장을 새로 단장해 경북지역에서는 가장 시설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50여 명의 남녀 선수가 가볍게 몸을 푼 뒤 바로 훈련에 들어갔다. 훈련은 30분씩 1만m를 두 차례 달리는 것이었다. 훈련 레이스 도중 한 여자 선수가 앞으로 치고 나갔다.
스피드와 지구력이 중요한 인라인롤러에서 남자와 여자의 실력 차는 꽤 크다. 여자 선수가 남자 선수를 제치고 1위로 나가는 건 그만큼 실력이 뛰어나다는 뜻이다.
그러나 몇 바퀴 돌지 않아 그 선수는 뒤로 밀리기 시작했다. 상위권에서 중위권으로, 중위권에서 하위권으로 처졌다. 선수는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때 “궉채이. 궉채이”라는 김태수 안동시청 코치의 목소리가 경기장에 울려 퍼졌다. 레이스가 이어지면서 김코치의 입에선 “궉채이”의 이름이 계속 나왔다. 잦은 지적이었지만 뒤집어 보면 그만큼 그 선수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뜻이다.
김코치는 “(궉)채이가 개인 문제로 1년 동안 운동을 하지 않았다. 운동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다른 선수들과 비교하기 어렵다. 예전의 기량을 발휘하기엔 아직 멀었다. 하지만 빠르게 나아지고 있다. 정상 수준의 70%까지 올라왔다.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만족스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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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시절 궉채이는 인라인롤러 최고의 스타였다. 1위는 늘 궉채이의 차지였다.
사진 김수홍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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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잃은 요정궉채이(21,안동시청)는 인라인롤러 최고의 스타였다. 중학교 2학년 때인 2001년 9월 프랑스에서 열린 세계롤러스피드스케이팅선수권대회 주니어 5,000m 포인트경기와 1만m 제외경기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선수가 국제인라인롤러스케이팅대회에서 1위에 오른 건 주니어와 시니어를 통틀어 궉채이가 처음이었다.
궉채이는 이후 출전한 세계선수권대회와 아시아선수권대회 등 각종 대회에서 입상하며 한국 인라인롤러를 이끌 유망주로 각광 받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생소한 종목이었던 인라인롤러가 스포츠팬들의 관심을 끌게 된 데에는 궉채이의 공이 컸다.
궉채이의 인기는 하늘을 찔렀다. 뛰어난 실력 외에 국내에 300명도 안 되는 특이한 성(姓)과 연예인 못지않은 예쁜 외모로 주목을 받았다. ‘인라인롤러 요정’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텔레비전, 신문, 잡지 등 각종 매체에서 인터뷰 요청이 쇄도했다. 궉채이가 모델로 나온 CF가 방영됐고 궉채이의 화보가 실린 각종 잡지들이 서점에 널렸다. 궉채이의 이름을 딴 인라인롤러 용품이 판매되기도 했다.
그러나 인라인롤러 요정의 인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주니어 무대에서 세계 최고였던 궉채이는 2005년부터 나선 시니어 무대에서 주춤했다.
지난해부터는 경기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저조한 성적은 그렇다치고 기권하는 경기도 많았다.
안양시청과 재계약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고 열애설에 한체대 입학 후 은퇴설까지 돌았다. 그렇게 ‘인라인롤러 요정’은 팬들의 관심에서 벗어났다.
별명이 ‘인라인롤러 요정’이다. 마음에 드나. 민망하다. 주니어 때 성적이 좋아 인라인롤러 관계자들이나 팬들이 예쁘게 봐 주신 것 같다. 난 내 스스로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얼굴이 예쁜 것도 아니고.
한번도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 별명이 붙을 때는 ‘얼짱’ 붐이 불고 있었는데 그런 영향도 없지 않아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젠 요정이라고 하기엔 좀 그렇다. 나이도 들고.
CF 모델, 잡지 화보 촬영 등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다. 한때 잘나가다 보니 여러 매체에서 인터뷰를 요청했고 CF 출연 제의도 이어졌다. 그런 게 싫지 않았다. 즐기면서 활동했다. 2년 동안 주중에는 운동에 전념했고 주말에 CF 촬영 등 운동 외 활동을 했다.
그런 활동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팬들에게 나를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욕을 들어야 할 행동도 아니었다고 본다.
난 운동선수로서 해야 할 일을 다했다. 한순간도 운동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국제대회 성적도 좋았다. 그리고 연예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은 아예 안 했다. 난 자만하지 않았다. 어린 나이였지만 철이 들어 있었다.
그런데 2006년부터 국내 및 국제대회 성적이 좋지 않았다. 팬들 사이에서 저조한 성적에 대해 말이 많았다. 주니어와 달리 시니어에서 부진하니까 “궉채이가 너무 자만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 “성장이 멈췄다”는 소리도 나왔다.
사실 나 역시 시니어 무대에서도 주니어 때처럼 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내 생각과 달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시니어 무대의 벽은 만만치 않았다.
그런데 난 못한 게 아니라 안 한 것이었다. 부상도 있었고 훈련도 부족했다. 출전을 해도 중간에 포기했고 대회에 불참하는 일도 잦았다. 성적이 좋지 않으니까 팬들로서는 내가 성장이 더디거나 멈춘 걸로 생각했을 것이다.
훈련량이 부족했는데 못한 게 아니라 안 했다는 건 무슨 뜻인가. 소속팀인 안양시청과 갈등이 있었다. 난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려고 했다. 지난해 한체대 야간대 수시 모집에 응시해 합격했다.
체육 특기생이 아닌 일반 학생이었다. 낮에는 훈련을, 밤에는 공부를 했다. 오후 5시 운동이 끝나면 곧장 학교로 가 수업을 들었다. 안양에서 학교까지 1시간이 걸렸다.
소속팀에서도 훈련에 지장을 받지 않으니까 이해했다. 하지만 여름이 되면서 문제가 생겼다. 날씨가 더워 훈련을 늦은 오후나 저녁에 했다.
훈련시간과 수업시간이 겹쳤다. 둘 가운데 하나는 포기해야 했다. 난 운동 대신 학업을 선택했다.
성적 관리가 필요했던 때라 공부가 운동보다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이 때문에 오전에만 훈련을 하게 되는 등 운동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운동을 안 하면서까지 학교에 다닌 이유는 무엇인가. 공부에 힘을 기울인 건 두 가지 이유에서다. 먼저 불투명한 미래다. 국내엔 대학 인라인롤러 팀이 하나도 없다. 인라인롤러선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바로 실업팀에 입단한다.
금전적인 혜택이 주어지지만 진로가 제한돼 있다. 난 공부 욕심이 많다. 뭔가 배우고 싶다. 다른 학생들처럼 대학 생활도 해 보고 싶었다.
그리고 ‘운동선수는 머리가 비었다’라는 선입견이 싫었다. 내겐 그게 너무 굴욕적이었다.
운동선수도 공부를 잘할 수 있다는 걸 보여 주고 싶었다. 어려서부터 앞만 보고 미친 듯이 달려 왔다. 변화가 필요했다. 주위에서는 무모한 도전이라면서 말렸지만 미래를 위해 중요한 게 뭔지 안다.
난 장거리 선수여서 체력적인 문제 때문에 26, 7살이 되면 선수 생활을 마쳐야 한다.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고 은퇴를 맞을 수는 없지 않나. 공부를 하면 교수 등 제2의 인생을 살 수 있다.
어차피 해야 할 공부라면 빨리 하는 게 나을 것 같았다. 결과적으로 학업과 운동, 두 마리 토끼를 잡지 못했지만 공부를 할수록 그 중요성을 더욱 알게 됐다.
공부가 중요했지만 그래도 좋지 않은 성적 때문에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 같다. 1주일 이상 지속적으로 운동하기 어려웠다. 당연히 훈련량이 부족했다. 좋은 성적을 내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성적 부진으로 자신감을 잃었다. 많은 사람들이 나를 비난했다.
‘공부와 운동을 병행한다더니 꼴 좋다’는 식으로. 인라인롤러를 벗고 싶었다. 아예 한국을 떠나 어디 멀리 떠나고 싶기도 했다. 이름까지 바꾸고 싶었다. 이름은 마음에 드는데 성이 특이해 주변에서 나를 쉽게 알아봤다.
“궉채이 선수 아니세요” “요즘 운동 안 하세요”라는 난감한 질문을 했다. 운동을 그만두기로 마음먹고 있었는데. 그땐 인라인롤러는 물론 모든 게 그냥 싫었다.
지난해 말 열애설이 돌았다. 1년 동안 나에 관해 아무런 기사가 없다가 갑자기 조명을 받았다. 인터넷으로 살펴보니 내 미니홈피에 실린 남자친구 얘기였다. 2년 전에 공개한 사진인데 뒤늦게 화제가 됐다.
솔직히 황당하고 어이가 없었다. 기분이 나빴고 화도 많이 났다. 가수 출신이라면서 연예계 시절 이야기 등 과거사를 들춰내기도 했다. 남자친구도 사생활이 있는데.
당시 남자친구가 새로운 음반을 준비하고 있었다. 소속사에서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남자친구가 위로를 많이 했다. 이후 나에 관한 기사나 댓글을 읽지 않는다.
나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무조건 질타만 한다. 읽으면 괜히 나만 힘들어진다. 이젠 “안 보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신경 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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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 동안 부진했던 궉채이는 올해 10월에 열리는 전국체육대회를 통해 부활하기를 꿈꾸고 있다.
사진 김수홍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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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정의 새로운 날개궉채이는 지난 3월 김기홍 감독의 도움으로 안동시청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그러나 궉채이의 몸 상태는 엉망이었다. 인라인롤러에서 가장 중요한 건 체력이다. 동계훈련 때 체력을 집중적으로 키운다.
그런데 궉채이는 동계훈련을 하지 않아 체력적으로 문제가 있었다. 당장 경기에 나서는 건 무리였다.
몸 만들기에 집중하던 궉채이는 4월 영주에서 열린 제20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 전국시도대항인라인롤러대회에 출전해 경기 감각을 끌어올렸다.
1만5,000m 제외경기에서는 실격되었지만 4위에 올랐다. 궉채이는 7월에 벌어진 2008년 남원코리아오픈 국제인라인롤러대회 3,000m 계주에서는 김혜미(28), 임주희(29)와 팀을 이뤄 1위에 올랐다.
4분30초368로 한국최고기록이었다. 오랜만에 맛본 우승의 기쁨이었다. 1만5,000m 제외경기와 5,000m 포인트경기에서는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1만5,000m 제외경기에서는 27분13초50으로 라이벌이자 대회 최우수선수인 우효숙(22,청주시청)에 1초726 뒤졌다. 1년 동안의 공백을 고려하면 뛰어난 성적이었다. 궉채이는 빠르게 예전의 기량을 되찾고 있다.
지난해 은퇴하려고 했던 것 아니었나. 정말 그만두려고 했다. 아버지께도 “이제 운동을 그만두겠다”고 말씀드렸다. 그래서 지난 겨울 집에서 쉬었다. 그러다 문득 진열장을 봤다. 진열장 안에는 내가 인라인롤러를 타기 시작한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딴 메달들이 있었다.
정말 많았다. 그때 ‘내가 언제 어떻게 저 많은 메달을 땄을까. 내가 어쩌다 이렇게 나약하게 됐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부진한 성적과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이었을 것이다.
‘10년 넘게 인라인롤러를 탔는데’라는 생각에 이르자 허무했다. 이건 정말 아닌 것 같았다. 성적이 나빠 비난을 받더라도 인라인롤러를 타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내게 가장 중요한 건 인라인롤러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됐다.
안동시청과 계약했는데. 다시 운동을 해야겠다고 결심을 했는데 마침 안동시청 김기홍 감독님께서 전화를 주셨다. 다시 운동을 해보지 않겠느냐는 내용이었다. 바로 입단 계약을 했다.
그때가 3월말이었다. 감독님께서 정말 힘들게 날 받아 주셨다. 기존 선수들이 있는데 나를 영입한 것이다. 4월초부터 팀에 합류해 운동을 시작했다.
학업은 어떻게 했나. 안동에서 학교까지 통학하기가 더 힘들어졌는데. 지난해부터 팬들에게 욕을 참 많이 먹었다. 이제 내 이름 석자를 잊어버렸을지도 모른다. 열심히 운동해서 떳떳한 모습으로 팬들 앞에 다시 서고 싶다. 그래서 3년 동안 휴학을 신청했다.
정말 독하게 마음먹었다. 그동안 인터뷰 요청도 모두 거절했다. 아직 예전의 기량을 찾지 못한 상태여서 뭐라고 말한 단계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오직 실력으로 말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운동을 정말 열심히 했다.
남원코리아오픈 3,000m 계주에서 한국최고기록을 세우며 1위를 했다. 오랜만의 우승이었다. 나 혼자 힘으로 이룬 게 아니다. 그냥 옆에 낀 조연 정도였다. 3,000m 계주는 팀워크가 중요한데 팀플레이가 좋아 우승할 수 있었다.
국가대표 출신인 (김)혜미 언니와 (임)주희 언니의 실력이 워낙 뛰어나다. 호흡도 잘 맞았고 내 실력도 향상된 것 같다. 오랜 기간 특별한 성적을 거두지 못해 남원코리아오픈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싶었다. 언니들에게 고마울 뿐이다.
1만5,000m 제외경기에서는 라이벌 우효숙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운동을 1년 가까이 안 하다 2개월 동안 집중적으로 했다. 그런데 은메달을 획득했다. 그동안 내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과 함께 자신감을 얻게 됐다.
1초726 차로 크게 뒤지지 않았다. 주위에서 (우)효숙 언니와 라이벌 관계로 모는데 우린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제 몸 상태가 많이 올라온 것 같다. 동계훈련을 하지 않아 체력적으로는 문제가 있지만 컨디션은 많이 좋아졌다. 80% 정도까지 올라온 것 같다. 장거리 선수는 심폐 기능과 지구력이 중요한데 체력 훈련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
전국체육대회가 1달 밖에 남지 않아 스케이팅 위주로 기술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체력 훈련은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대신하고 있다.
훈련 도중 김태수 코치에게 지적을 많이 받던데. 그만큼 나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내게 신경 쓰고 하나라도 더 가르쳐 주려는 거니까. 훈련 도중 다른 선수보다 한번이라도 더 크게 내 이름을 불러 주는 것만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
요즘 자주 지적 받는 내용은 코너링이다. 장거리 선수도 순발력이 필요한데 난 부족한 편이다. 인터벌 훈련으로 보완하고 있다.
지난달 전남 나주에서 열린 제28회 대한체육회장배 전국인라인롤러대회에 출전했는데. 5,000m 포인트경기에서 은메달을 땄다. 성적에는 크게 연연하지 않았다. 전국체육대회가 가장 가까운 목표이기 때문에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했다.
편안하게 경기에 나섰다. 몸 상태나 경기 감각이 많이 나아졌다. 전국체육대회에서는 금메달을 따기 위해 이를 악물고 달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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궉채이는 팬들에게서 최선을 다하는 선수라는 말을 듣고 싶다.
사진 김수홍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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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정의 꿈인라인롤러는 이제 동호인 수준의 스포츠가 아니다. 2010년 광저우 대회부터 아시아경기대회 정식종목으로 경기가 열린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는 지난해 5월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열린 제50차 집행위원회에서 바둑과 정구, 인라인롤러를 아시아경기대회 정식종목으로 채택했다.
OCA는 아시아경기대회 정식종목 수를 41개로 유지하기 위해 인라인롤러를 크리켓과 묶어 하나의 종목으로 표시하는 편법을 썼다.
아시아경기대회에서 어떤 경기를 치를지는 내년 초에 있을 OCA 집행위원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대한인라인롤러연맹의 한 관계자는 “인라인롤러에는 스피드, 피겨, 하키, 프리스타일 등이 있는데 가장 대중적이고 인기가 많은 스피드 경기가 유력하다”고 말했다.
인라인롤러가 아시아경기대회에서 벌어진다는 소식에 궉채이의 가슴은 뜨겁게 달아오른다. 태극마크를 다시 달고 싶은 열정으로 가득하다. 보란 듯이 재기해 국가대표팀에 다시 뽑혀 아시아경기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게 궉채이의 목표다.
인라인롤러가 2010년 아시아경기대회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2010년 아시아경기대회는 인라인롤러가 국제종합경기대회 정식종목으로 치러지는 첫 번째 대회다. 당연히 출전에 욕심이 난다. 주위에서 목표를 물어보면 “2010년 아시아경기대회에 출전해 금메달을 따는 것”이라고 힘줘 말한다.
내 머릿속은 광저우 대회로 가득하다. 전국체육대회를 비롯해 많은 국내, 국제대회에 나가겠지만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리스트 1호가 되는 게 가장 큰 목표다.
하지만 국가대표팀에서 탈락한 지 오래다.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한국 인라인롤러의 수준은 매우 높다.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면 50여 개국 가운데 종합 3위 안에 든다. 2006년 대회에선 종합 2위를 차지했다.
성적이 좋다는 건 그만큼 뛰어난 선수들이 많다는 뜻이다. 세계선수권대회보다 국가대표 선발전이 더 어렵다. 경쟁이 치열하다.
방심하는 순간 탈락이다. 내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최선을 다해 반드시 다시 뽑히도록 하겠다. 몸 상태가 많이 좋아져 몇몇 국가대표 선수들보다 낫다는 평도 들었다.
인라인롤러 요정에서 인라인롤러 여왕이 되는 날은 언제가 될 것 같은가. 글쎄, 시점은 잘 모르겠다. 일단 현재는 아니다(웃음). 국내대회에서 빠지지 않고 메달을 따면 그 선수의 실력은 일단 상당하다고 봐야 한다. 국내대회에서 꾸준히 3위 안에 드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선수는 그런 게 아니다.
출발선에 섰을 때 감독, 다른 선수, 관중 모두가 “이번 경기도 궉채이가 이기겠구나”라는 확신이 들 수 있는 수준에 이르러야 한다. 체력을 보완한다면 머지않아 그 시점이 오지 않을까 싶다.
당신은 어떤 인라인롤러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가. 인라인롤러는 국내에서 여전히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종목이다. 광저우아시아경기대회에서도 간신히 정식종목이 됐다. 올림픽 정식종목이 되는 건 요원하기만 하다. 미래도 보장되지 않는다.
그래서 흔히 인라인롤러 관계자들은 인라인롤러선수에 대해 “반짝 빛나다가 금방 사라지는 별과 같다”고 말한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한다. 그래서 공부를 열심히 해 인라인롤러를 가르치는 교수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그 꿈은 잠시 미뤄두기로 했다. 요즘은 체력이 다하는 날까지 운동을 하고 싶다. 결혼을 하고 애를 낳아도 계속 인라인롤러를 타 ‘늘 최선을 다하는 궉채이’라는 말을 듣는 선수가 되고 싶다.
무대에서는 화장을 하고 화려한 옷을 입으면 예뻐 보이겠지만 운동선수는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하고 땀을 흘린 뒤 메달을 목에 거는 게 예뻐 보인다. 난 그런 선수로 오랫동안 팬들의 기억 속에 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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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T FILEㅣ인라인롤러인라인롤러(Inline Roller)는 스피드, 피겨, 프리스타일, 하키(쿼드/인라인) 등 4개 종목 가운데 스피드가 대표적인 경기다.
스피드경기는 트랙과 도로로 나뉘며 세부 종목은 타임 트라이얼, 제외경기, 집단출발경기, 시간제한경기, 포인트경기, 계주, 역전경기, 추발경기, 제외+포인트경기 등이 있다.
국제롤러경기연맹(FIRS)의 공인 거리는 300m, 500m, 1,000m, 1,500m, 2,000m, 3,000m, 5,000m, 1만m, 1만5,000m, 2만m, 3만m, 5만m다. 마라톤경기는 42km와 84km를 달려야 한다.
전국체육대회의 경우 300m 타임 트라이얼, 1,000m, 3,000m 계주, 1만m 제외+포인트경기, 1만5,000m 제외경기 등 5개 세부종목만 있다. 궉채이는 10월 전남에서 열리는 전국체육대회에서 3,000m 계주와 1만m 제외+포인트경기, 1만5,000m 제외경기에 출전할 예정이다.
3,000m 계주 | 팀마다 3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기본적으로 주자가 1바퀴를 돌 때마다 교대를 해야 하지만 2바퀴를 돌고 교대해도 된다.
교대는 터치로 하는데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처럼 주자가 다음 주자의 엉덩이를 밀어주는 것으로 이뤄진다. 마지막 교대는 마지막 바퀴를 돌기 전에 해야 한다.
1만5,000m 제외경기 | 200m 트랙을 75바퀴 돌면서 마지막 3명이 남을 때까지 특정 지점에서 1명 이상씩을 떨어뜨린다. 심판은 제외되는 바퀴의 앞 바퀴마다 종을 울려 선수들에게 이를 알린다.
출전 선수 수에 따라 제외되는 바퀴와 제외 선수 수가 바뀐다. 스피드 그리고 지구력과 함께 경기 운영 능력이 중요하다.
1만m 제외+포인트경기 | 제외경기와 포인트경기가 섞인 경기다. 200m 트랙을 50바퀴 돌면서 특정 지점에서 1명 이상씩이 제외된다.
제외되는 바퀴에서 1, 2등에게 각각 2점, 1점이 주어지며 마지막 바퀴에서는 1~3등에게 3~1점씩이 부여된다. 빨리 들어온 순서가 아니라 종합 점수 순으로 순위를 매긴다. 점수가 같을 경우 마지막 바퀴 순위로 순위를 정한다.
궉채이
생년월일│1987년 5월 15일
신체조건│168cm/50kg
소속팀│안동시청
학력│오산초-안양 범계초-귀인중-동안고-한체대 휴학 중
약력│2001년 세계선수권대회 주니어 5,000m 포인트경기 1위
1만m 제외+포인트경기 2위
2002년 전국종별대회 여중부 5,000m 포인트경기 및 1만m 제외+포인트경기 1위
2004년 세계선수권대회 주니어 5,000m 포인트경기 및 1만m 제외+포인트경기 1위
2005년 전국체육대회 여고부 1만m 제외+포인트경기 1위
2007년 전국체육대회 여자일반부 1만5,000m 제외경기 3위
2008년 남원코리아오픈 여자일반부 1만5,000m 제외경기 2위SPORTS2.0 제 120, 121호(발행일 9월8일)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