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자신을 원수처럼 미워하면서 비통에 잠겨 있는 얼굴이었다'의 '비통'이란 한자어는 읽을 줄 안다고 뜻을 아는 것은 아니니, 먼저 '悲痛'이라 바꾸어 쓴 다음에 하나하나….
悲는 '아프다'(painful)가 본뜻이다. 非(아닐 비)는 발음요소이니 뜻과는 무관하고, '마음 심'(心)이 의미요소다. '슬퍼하다'(feel sad)는 것은 '남의 고통에 대하여 함께 마음 아파하다'는 것임을 悲자의 본뜻을 통하여 분명하게 알 수 있다.
痛자는 '아프다'(painful)는 뜻을 나타내기 위해서 '병들어 누울 역'이 의미요소로 쓰였고, 甬(길 용)이 발음요소였음은 桶(통 통)도 마찬가지다. 후에 '몹시'(greatly; terribly)란 뜻도 이것으로 나타냈다.
悲痛은 '몹시 슬프고[悲] 가슴이 아픔[痛]'을 이른다. 가슴 아픈 일이 없도록 하자면 2000년 전 한 시인의 충고를 귀담아들어 보자. '젊은 시절 노력 없이 빈둥거리다가, 늙고 나면 헛되이 슬픔만 남네'(少壯不努力, 老大徒傷悲 - '長歌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