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일도(전남 완도군 금일읍) |
2008-08-2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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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가족 휴양지로 그만인 평화로운 섬
강진 마량항에 이르면 코앞에 떠 있는 가막섬이 눈길을 끈다. 후박나무를 비롯해 60여 종의 상록수림이 빽빽하게 우거진 자그마한 무인도다. 천연기념물 172호로 지정되어 들어갈 수는 없지만 배를 기다리는 동안 푸른 숲으로 둘러싸인 섬을 바라보는 운치가 제법이다. 저 작은 섬이 온통 상록수로 뒤덮여 있다니 자연이란 참으로 오묘하다. 사람이 심지 않아도 나무들은 스스로 뿌리를 내리고 자연의 주인이 된다. 가막섬이 건너다보이는 갯바위에서 쉬는 사이 금일도로 가는 배가 뜰 시간이 다되었다. 차도 실을 수 있는 카페리이기는 하지만 마량항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몸만 배에 올랐다. 수많은 섬 사이를 지나, 때로는 바다에 떠 있는 양식장들을 요리조리 피하면서 배는 행진을 이어간다. 1시간 20분 남짓 걸려 금일도 일정항에 닿았다. 예전에는 그런 식으로 금일도로 건너갔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마량과 고금도, 고금도와 조약도가 다리로 이어진 까닭이다. 마량항에서 고금대교를 건너 고금도에 올라선 다음, 다시 약산대교를 건너 조약도 약산면에 있는 당목항에서 배를 타면 불과 30분만에 금일도에 이른다. 금일도(金日島)는 넓이 18.9㎢에 4천여 주민이 살아간다. 남해의 다른 섬들과 달리 왜구의 침입을 받지 않아 ‘평온한 날’이 많았던 까닭에 평일도(平日島)라는 이름을 얻었지만 지금은 행정구역 명칭인 금일읍을 따서 흔히 금일도라고 일컫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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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일명사, 월송리 송림, 용항리 등 해변 풍경 일품
금일도 일정항에서 버스를 타고 25분 가량 달리면 금일명사 해수욕장에 다다른다. 섬에 있는 해수욕장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엄청나게 넓고 고운 백사장이 펼쳐진다. 활처럼 굽은 해변 길이는 2㎞가 넘는다. 소랑도, 우도, 소다랑도 등 앞 바다를 장식하는 올망졸망한 섬들도 저 너머 탁 트인 망망대해로부터 밀려드는 파도를 막기에는 힘에 부친 듯, 남해치고는 물살이 거세다. 힘찬 파도에 밀려온 대합과 홍합 등 조개들이 백사장 여기저기 굴러다닌다. 한적한 바닷가에서 모래를 뒤적이면서 예쁜 조가비들을 정신없이 줍노라면 두어 시간은 훌쩍 지나간다. 여름철의 금일명사 해수욕장은 피서객들이 제법 찾아오지만 백사장이 워낙 넓어 붐빌 정도는 아니다. 금일명사 해수욕장 옆에 있는 월송리 송림(상록수림)은 이삼백 년 묵은 소나무 2천여 그루가 1㎞ 가까이 늘어서서 멋진 풍경을 연출한다. 솔밭 사이로 난 오솔길을 걷노라니 철썩거리는 파도 소리가 귓전을 스친다. 아무리 무더운 여름이라도 소나무 그늘 아래 돗자리를 깔고 앉거나 누우면 더위가 싹 달아나는 곳이다. 금일도에서 가장 외진 곳 가운데 하나인 용항리 갯돌밭(짝돌밭)은 한여름에도 호젓하다. 해변 길이는 짧지만 자잘한 갯돌과 맑고 푸른 바다가 다정하게 손잡은 아늑한 정취가 일품이다. 귀엽고 예쁘장한 갯돌들은 슬쩍 집어오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킬 만큼 매혹적이다. 그러나 참자. 주민들 감시의 눈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자연은 원래 있던 제자리를 지켜야 하는 것이므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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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와 다시마로도 명성 높은 섬
금일도의 또 다른 비경인 용굴은 찾아가는 길이 좀 까다롭다. 그 동안 나왔던 관광 안내 지도들이 잘못된 탓이다. 금일읍 소재지에서 해안을 따르는 길은 좀 복잡하므로 구동리 4거리에서 남쪽 길로 들어서는 게 낫다. 그리고 850m 지점에서 왼쪽 길로 1.4㎞ 가량 달린 뒤에 잠시 걸으면 용굴 앞이다. 넘실대는 파도가 들락거리는 해안 동굴이 신비스럽다. 굴 밖으로는 채석강 같은 층암절벽이 고개를 내밀며 풍정을 돋운다. 이 섬에 살다가 승천하던 용의 꼬리가 해안 암벽을 때리는 바람에 앞뒤로 구멍이 뚫린 것이라는 전설이 그럴듯하게 느껴진다. 파도에 밀려온 조개를 줍는 재미도 쏠쏠하다. 용굴 입구 자갈밭에서는 다시마를 말리고 있다. 금일도는 다시마의 명산지이기도 한 것이다. 다시마는 칼로리가 낮고 섬유질이 많으며 장운동을 활발하게 해주므로 변비와 비만을 모두 해결하는 다이어트 식품이다. 그러나 다시마를 손질하는 일이 워낙 고되고 힘들어서 한 해 하고 나서는 ‘다시는 안 하마’라고 다짐한다고 해서 ‘다시마’라는 이름이 붙은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다시마의 명산지인 금일도는 온화한 기후 덕분에 유자의 천국이기도 하다. 늦가을이면 금일도 어디서든지 코를 찌르는 그윽한 유자 향기를 음미할 수 있다. 유자의 진한 향이 맑은 공기를 뒤덮으며 진동하면 누구나 감동에 젖어들 수밖에 없으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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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안(15번)고속도로-목포 나들목-목포시-2번 국도-강진-23번 국도-마량-고금대교-고금도-약산대교-약산을 거쳐 당목항으로 온다. 부산 방면에서는 남해(10번)고속도로-광양 나들목-2번 국도-순천-2번 국도-보성-2번 국도-장흥-2번 국도-강진 못미처 갈림길-23번 국도-마량-고금대교-약산대교를 거쳐 당목항으로 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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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부산에서 강진으로 가는 고속버스 운행. 광주, 목포, 여수, 마산 등지에서 강진행 직행버스 운행. 강진에서 약산 당목항으로 가는 버스 이용.
# 해운교통 약산 당목항에서 금일도 일정항으로 가는 카페리 운항. 30분 소요. 문의 ☎061-553-9085.
# 섬내 교통 금일도에는 버스와 택시 등 대중교통이 불편하지 않을 만큼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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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일도에 청명식당(☎061-553-3022), 하와이(☎061-553-2339) 등 생선회 전문 식당이 많다. 어느 집이라고 굳이 꼽을 것 없이 싱싱한 회와 다양한 해산물, 얼큰한 매운탕 등을 맛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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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일도에 금일장(☎061-553-2035), 청해여관(☎061-553-2009) 등을 비롯해 여관과 민박집들이 여럿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