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창원에서 초고액 배당이 연거푸 터진 이유 중에 하나로 경주로 특성에 대한 논란이 흥미롭다.
경륜전문가들은 선수들이 적응에 은근히 애를 먹는다며, 경기장의 특성에 따라 전법 또한 달라져 전개상 혼전이 곧잘 유발된다고 분석한다.
특히 창원은 돔경륜장인데다 경주로가 넓고 경사도가 낮아 상대적으로 초고액 배당이 많이 터졌다고 분석한다.
서울 잠실경륜장은 경주로 직선거리가 길다.
또 바닥의 재질이 미끄러지지 말라고 논슬립으로 깔아 상대적으로 단스피드나 추입력이 우수한 선수들이 유리하다. 이 때문에 서울에서는 강축 선수에 대한 신뢰도가 부산이나 창원보다 높게 나타난다.
서울 '경륜위너스'의 박창현 전문위원은 "서울에서는 입상 후보가 스퍼트 타이밍을 놓쳐도 다시 한번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며 "예를 들어 젖히기에 실패했다면 추입 작전으로 전환할 수 있으며, 마크에 실패해도 짧은 젖히기로 추입에 나설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된다" 라고 분석했다.
반면에 창원 돔경륜장은 좀 과장되게 표현해서 경주로가 푹신한 아스콘 재질이다. 특히 직선이 상대적으로 짧은 대신에 코너가 길다. 다시 말해 먼저 치고나가는 선행형 선수에게 매우 유리한 조건이 형성된다.
창원 '경륜힛트'의 이정구 분석실장은 "창원에서는 마크 의존도가 높은 선수나 경기운영 능력이 미숙한 선수가 입상후보로 꼽혔을 경우, 단 한번의 기회를 놓쳐버리면 회복이 불가능하다"라고 진단했다.
거의 따라갈 수 없다. 그래서 창원에서는 제 아무리 추입의 달인이라 해도 한두번쯤 초고액 대박의 빌미를 제공하고 만다는 분석이다. '추입황제'의 대명사인 김보현이 이른바 '999 제조기'로 악명이 높은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부산경륜장은 지붕이 없는 것은 서울과 같지만, 경주로 조건은 창원을 연상시킨다.
부산 '경륜윈윈'의 여경훈 전문위원은 "바람이 변수이기는 해도 서울에서 반바퀴를 끄는 것도 버겁던 선수들이 한바퀴 이상을 끌며 입상하는 경우가 많을 정도로 부산 역시 창원처럼 선행형에게 유리하게 전개된다" 라고 분석했다.
앞으로 5주후면 서울 교차베팅이 끝나고 창원 교차베팅이 실시된다.
경주로 특성에 따른 전법 변화에 관심을 기울여 볼 만한 때다.
< 조경제 기자 eco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