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에 산림이 우거지고 인적이 드문 깊은 산속에 호랑이가 많이 살아
호랑이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고 해서 붙여졌다는 호명산!
남과 동으로 청평호와 북한강이 휘감아 돌고, 서북으로는 계곡을 끼고 조종천이 흐르며,
북과 서로 한북정맥 고산의 능선들이 파노라마 처럼 이어지고
그 아래로 사시사철 푸른 잣나무 소나무 등 고목들이 하늘 높이 뻗어 있고,
높은 산 만큼이나 깊은 계곡에 맑은 물이 흐르는 알프스를 연상케하는
아름답고 고즈넉한 전원 풍경을 간직하고 있는 자연의 풍경속에 자리한 호명산!
오늘 이 호명산 11km의 장거리 종주산행에 걱정이 앞섰다. 나이가 들었나 보다.
주말 춘천행은 배차간격이 평시보다 길고 산객과 여행객이 겹쳐
앉아 가기 위해 일찌감치 줄을 서서 기다리며 즐건 대화들을 나눈다.
아침에 순양형이 어제 양천모임에서 과음했는지 몸이 안좋다고 불참 통보왔는데,
오랜만에 양천 총장이신 젠틀하신 만기형이 합류했다. 방가 방가^^
오랜만에 춘천행 전철에 몸을 싣고 낭만과 그리운 젊은 시절로 돌아가 본다.
완행열차에 몸을 싣고 창밖 풍경을 보며 여행과 캠핑 다니던 시절이 엊그제였는데..
세월이 어느사이 육순을 넘어 섰으니..
빠른 길을 만드느라 굴을 많이 내어 전철이 굴을 많이 통과하다 보니 예전 풍경이 아니고 세월속에 느낌도 다르다.
전철 안에서는 배원형이 출제한 문제의 정답 100만원 또는 200만원을 확인하는 소동이 벌어졌는데
상현, 진모가 답을 확인 해 주었으나 배원형은 자기만의 논리로 계속 자기 답이 옳다고 하며, 재미있게 가다보니...
10시10분 청평역에 도착, 몸이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영한, 희환을 모시고 월성형이,
수원에서 과천을 거쳐 수송 임무를 수행하려고 영철형을 모시고 상모형이 승용차로 이동해 합류했다.
몸이 불편한 월성형은 하산하여 도킹키로 하고,
안전유원지앞 냇가의 운치있는 돌다리를 건너 돌밭골 산행초입에서 오랜만에 장거리 산행을 위한 몸을 풀고
산행안내도에서 코스를 재확인하고 일찌감치 아이젠을 차고 10시30분에 산행을 시작했다.
서쪽에서 오르는 오늘 산길은 그늘이 져 하얀 눈밭이 부분적으로 얼어있고 경사가 있어 미끄럽다.
하지만 눈길을 걸을때 뽀드득 뽀드득 사각 사각 눈 밟히는 소리는 언제나 살갑고 포근하며
속세를 벗어난 자유로움 속에 마음속의 부정한 것들을 씻어내 준다.
하늘 향해 높이 뻗어있는 소나무들 아래 하얀 눈을 밟으며 초입부터 가파르고 구불한 산길을 올라 능선에 섰다.
봄 기운이 완연히 느껴지는 날을 체감하며, 복장을 가볍게하고 정상까지 오르막 산행을 위해 재정비한다.
다시 시작되는 가파른 길을 한참 올라 전망대에 섰다.
올라온 만큼의 고운 풍경이 우리의 피로를 풀어준다.
발아래 청평호의 파란 물이 따사로운 햇살을 받아 은빛을 띠고 있었고,
강건너 화야산 뾰루봉과 강건너 멀리 용문산까지의 산은 겨울속에 봄을 맞고 있었다.
정상까지의 경사가 더해지는 가파른 산행길이 계속된다.
오랜 산행에서 얻은 것은 힘들때미다 체력을 잘 분배하며 몸도 마음도 스로우로, 쉬면서 주변 풍경도 감상하고,
즐기면서 반보로 한발 한발 오르다 보면 힘도 덜 들이고 자연과 풍경을 만끽하다 보면 정상에 다다른다.
세상사 쉬운게 어디 있으랴, 이런 수고 속에 높이 올라야 멀리 넓게 많은 것을 볼 수 있는 게 아닌지...
햇살을 받는 지면은 봄 기운과 함께 해동하며 질퍽거리고 그늘진 곳은 눈길이다. 눈길을 따라 걷는다.
오늘도 선두는 희환, 금식, 진모, 영한, 민성형이다.
이전과 다르게 상모형이 예쁜 큰 배낭을 메고 오늘은 후미에서 배원형과 한조를 이루며 서서히 오르고 있다.
계속되는 오르막에 오를 수록 경사가 급해지는 산길을 쉬엄 쉬엄 한참을 올라 호명산 정상에 섰다.
높이 오른 수고로움 만큼 눈앞에 펼쳐지는 전경은 한폭의 풍경화를 연출하고 있었다.
파란하늘 아래로 겨울 속의 봄을 맞고 있는 산과 들과 강과 시골마을들이 어우러진 포근하면서도 평화로운 풍경^^
아! 이 맛이다. 시야에 펼쳐지는 풍경과 자유 속의 평안함이.. 넘 좋다^^
2.7km의 가파른 산행길의 피로를 한방에 날려버렸다.
오늘도 정상에 서서 화창한 날을 열어주신 하늘께 감사하고
오랜 산행에 행복한 동행을 함께 해 주는 벗들에게 감사하고
우리들의 살아갈 날들에 대한 작은 소망과
병상으로 함께 하지 못한 진홍형과 월성형의 빠른 쾌유와 더욱 강한 체력을 구했다.
(작업모 와 베레모)
조용한 곳에 자리를 잡고 오곡찰밥에 게장에, 계란말이에 전에 김치에 한잔씩 나눈다.
수영형이 해외에 나갔다가 벗들 생각에 사온 양주를 한잔씩 돌리니 그 마음까지 더해져 맛과 향이 일품이다.
오늘도 찰밥이 끝내준다. 어제가 보름이었는데.. 반찬없이 먹어도 고소하고 맛이 죽여 준다. 늘 감사함으로...
오늘은 희환, 상현, 회장 세군데서 라면을 분산하여 끓이니 빠르고 푸짐하고 넉넉하다. 맞들면 낫다더니...
살가운 정성이 듬뿍한 맛나는 음식에 양주에 오랜만에 양도 적정하여 기분좋게 남김없이 잘 먹었다.
기차봉과 호명호수를 거쳐 상천역까지 8km의 하산길이다.
시원한 능선을 따라 눈녹은 질퍽한 길과 음지의 하얀 눈길, 바위길을 번갈아 오르 내림을 반복하며 산행을 하며
겨울내내 새로운 생명을 태동시키고 있는 벌거벗은 나무사이로 햇살을 받은 은빛 호수와 어우러진 전원의 풍경들...
하얀 눈에 내려앉은 햇살이 고운 빚을 내고, 눈을 밟으며 발을 옮길 때마다 기분좋은 소리와 포근한 촉감이 정겹다.
풍경을 감상하며 가다 보니 나무로 된 계단이 나오고 오르니 기차봉 정상이다.
풍경있는 곳에서 기념도.. 휴식도 하고...
능선으로 다시 한참을 이동하니 앞산 산위 8부능선쯤에 호명호수가 보인다.
가파른 산을 한참 내려와 다시 산을 힘겹게 오르니 시원한 호수가 우리를 맞는다.
호명산 정상에서 능선을 따라 산을 넘고 넘어 4km...오랜만의 고된 산행^^
지난해 뜨거웠던 여름 날! 산을 다섯개 정도 넘으며 기진하며 올랐던 징했던 금학산이 생각났다.
인공으로 만든 호수지만 지상의 여느 호수와 같았고 산과 조화를 이룬 조용한 호수에 백조가 평화로이 떠 있었다.
그 호명호수의 고즈넉한 풍경에 세상으로 부터의 자유로움을 만끽하며 고된 산행을 식히고 자연을 한껏 안았다.
기술과 장비도 부족했던 시절에 고산에 이 호수를 조성하느라 많은 사람들의 노고와 희생이 있어
오늘 우리가 물과 전력에 어려움없이 살고 있다는 감사함으로 추모를 올렸다.
호수가 없고 호수로 인해 길도 내지 않았으면 호랑이가 사는 깊은 산속이었을터...
상천역꺼지 3.8km 본격적인 하산길이다.
잣나무, 소나무, 낙엽송 등 고목이 우거진 구불 구불 가파른 산길을 한참 내려와 계곡을 건너고,
한겨울에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하고 있는 야영장을 지나 상천역에 도착하니 4시가 조금 지났다.
5시간 30분 산행^^
월성형이 반갑게 우리를 맞는다.
오랜시간동안 얼마나 심심했을까. 벗들에 대한 배려에 미안하고 감사하다.
환하고 싱싱한 모습으로 기다리면서 운동 많이 했다고 우리의 미안한 마음을 달래주었다.
*산행코스 : 청평역 - 안전유원지 - 돌밭골 - 전망대 - 정상 - 기차봉 - 호명호수 - 상천역(11km)
월성형 승용차가 남춘천역앞 닭갈비집을 정한다고 먼저 출발했고
우리는 전철을 타고 남춘역 건너편 춘천닭갈비 식당에서 합류하여
닭갈비에 수영형이 사온 양주와 소주와 맥주를 나누며 장거리 산행을 끝낸 기쁨을 보태 즐건시간을 나누었다.
오늘도 함께해 준 벗님들! 감사합니다.
장거리에 수고 마니 하셨고, 오늘 산행에 아직도 청춘임을 확인하셨으니 자신감 회복, 힘 내세여^^
* 다망하심에 오랜만에 출전한 만기 넘 반갑 * 감사. 중한 약속을 일정을 변경하고 동행해 준 무영, 감사합니다.
* 월성, 수영, 영철, 현철 그 고운마음과 수고에 늘 감사합니다. 동호, 월성 빈자리에 상현, 희환 라면 감사합니다.
* 3월 산행은 15일 11시 하남 에니메이션 고등학교 앞에서 만나 검단산에 오릅니다.
♣ 동 행
김무영, 김성여, 김일영, 노수영, 마상현, 박민성, 박영철, 오진모, 윤대환, 이배원,
이재원, 이상모, 이영한, 이현웅, 장희환, 조금식, 최만기, 황월성.(18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