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양도성 [인왕산 수성동계곡]
◌ 날짜 : 2018. 4. 21. (토) 15:00- 17:00
◌ 장소 : 인왕산 수성동계곡, 서촌
[사직공원 ⇒ 인왕산정상 ⇒ 수성동계곡 ⇒ 서촌 ⇒ 남정 박노수 미술관 ⇒ 통인시장 ⇒ 옥인동 삼계탕집]
◌ 동행 : 백두대간
◌ 인왕산 코스
오늘의 산행은 인왕산으로 정하다. 수년전 향초 동창생들과 인왕산에 올랐다. 개나리꽃 벚꽃이 화사했던 그날의 기억이 선하다. 오늘은 꽃들이 지고 성급한 진달래가 꽃망울을 터뜨린다.
지하철 경복궁역에서 만난 우리는 전과 같이 사직공원 사직단 건물을 지나 서울 성곽을 타고 계단길 인왕산에 오른다.
[사진 – 사직단]
오늘 날씨도 화창하다. 최근에 하늘 공기가 탁한 날이 계속되는데, 오늘은 다행히 시야가 좋다. 시내도 잘 보이고 남산도 깨끗하다. 정상 바위에도 상춘객이 많지 않아 여유롭다.
[사진 – 인왕산 성벽]
[사진 - 인왕산 정상 바위]
◌ 수성동(水聲洞) 계곡
인왕산 정상에서 성곽을 따라가면 자하문 쪽으로 간다. 어찌하다 중간에서 하산하자는 데에 의견이 일치한다. 자하문은 이미 가 본 곳이니, 오늘 서촌에 가보자는 내 의견에 대간 친구가 동의한다.
높지 않은 산이지만 내리막길은 급하다. 약수터도 있고 물맛도 시원하다. 그곳이 청계천 발원지라고 표지판이 서있다. 아 하- 그렇구나.
[사진 – 약수터]
[사진 - 청계천 발원지 간판]
짧은 계곡이지만 아기자기 하다. 조금 내려오니 조그만 바위 개울이 나온다. 수성동계곡이란 간판이 예쁘다. 자세히 보니 이곳이 보통이 아닌 유적지이다. 안평대군이 별장을 짓고서 시와 그림을 즐겼다는 안내표지도 있고, 겸재 정선이 그린 수성동계곡의 그림이 안내판에 카피되어 있는데, 정말 지금의 실물과 거의 일치한다.
[사진 - 수성동 계곡과 겸재 정선의 그림]
[사진 – 수성동 계곡]
◌ 남정 박노수 미술관
수성동 계곡 바로 아래는 주거지가 있는 시내이다. 시내에서 이렇게 가까운 곳에 이처럼 아름다운 계곡이 있다니-. 아, 역시- 서울은 넓고 아름답다.
내려오는 길은 최근 젊은이들에게 뜨는 서촌을 지난다. 은근히 북촌의 인상을 기대했는데, 전통적인 가옥은 거의 없고 현대화한 젊음의 거리 분위기이다.
다행히 남정 박노수 미술관이 구립(區立)으로 지정되어 그곳에 있다. 미술관으로 뿐만 아니라 전통가옥으로도 볼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남정 선생의 그림은 물론이고 선비 같은 삶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미술관이다. 미술관 안에서의 사진촬영은 금지되어, 아쉽지만 머릿속 미지근한 필름에 추억만 남긴다.
[사진 – 미술관]
미술관을 나온 우리는 백두대간의 고집에 이끌려 유명하다는 ‘옥인동 삼계탕’ 집에서 막걸리에 삼계탕을 마신다. 이른 시간에 입장해서 막걸리에 취할 무렵 식당을 나오는데 대기 손님이 줄을 서서 기다린다. ‘맛집’이라고 소문난 집에는 젊은이들이 장사진을 이룬다. 맛보다는 실속(신속, 저렴, 양)을 따지는 나보다는 저 젊은이들이 훨씬 문화인들인가 보다. ^^
[사진 – 맛집 앞의 젊은이들]
막걸리에 얼굴이 상기된 채 집에 오니 긴장이 풀려 잠에 빠진다.
인왕산의 산행도 좋았지만, 계획 없이 간 수성동은 우리 두 사람에게 감동적인 공간이었다. 항상 친구를 배려해 안내해 주는 백두대간에게 감사드린다.
오늘 맛있는 삼계탕까지 얻어먹었으니, 친구에게 더더욱 고맙다는 말을 이곳에서 전한다.
2018. 4. 20. 정리,
요산요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