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에도 중앙버스차로… 서울 東西 잇는다
[8월 흥인지문~세종대로 2.8㎞ 설치… 8차로를 6차로로 축소]
- 보행자 중심 도로 변신
100m 간격으로 횡단보도 설치… 자전거길 만들고 보행로 확대
버스, 시속 14.5㎞로 빨라지고 승용차는 시속 10㎞로 느려져
기존 버스 노선 40% 우회시켜 통행량 줄여 원활한 소통 유도
종로 거리가 서울 '버스 네트워크'의 심장부로 변신한다. 서울시는 올 8월까지 종로에 중앙버스전용차로(흥인지문~세종대로 2.8㎞)를 설치하고, 8차로 도로를 6차로로 축소한다. 우선 내달 말까지 새문안로(세종대로 사거리~서대문역 사거리 1.2㎞)에 중앙버스전용차로 공사를 끝낼 예정이다. 이곳까지 버스전용차로가 들어서면 서울의 동서축이 하나로 이어지며, 버스(전용차로 총 123.3㎞) 환승도 편리해져 지하철처럼 시내 어느 곳으로든 쉽게 이동할 수 있게 된다.
◇버스는 빨라지고 승용차는 느려져
시내 도로의 평균 속도는 시속 17.4㎞인데, 종로 구간은 평균 시속 13.6㎞에 그치고 있다. 버스(평균 시속 11.2㎞)는 더 느리다. 워낙 차량 통행량이 많다 보니 버스가 스케줄에 맞춰 운행되기 어려웠다. 시는 버스 운행의 '정시성(定時性)'을 높이려고 종로를 지나는 기존 버스 노선 74개 중 31개를 을지로, 율곡로 방향으로 우회시킨다. 종로 구간을 그냥 통과만 하거나 정차하는 정류장 숫자가 적은 버스 노선을 분산시키겠다는 것이다. 중앙버스 정류소는 320~620m 간격으로 15곳을 만든다.
도로 환경은 보행자 중심으로 바꾼다. 횡단보도를 현 17개에서 27개로 늘려 도로 100m 간격마다 하나꼴이 되도록 한다. 차로가 34m에서 29.4m로 축소되면서 생기는 가로변 공간은 자전거길과 보행 공간, 택시 주정차, 공항버스나 관광버스 통로 등으로 쓰일 예정이다.
승용차 운행은 상대적으로 불편해질 전망이다. 시는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생기면 승용차의 속도는 시속 13.6㎞에서 10㎞로 느려지고, 버스는 시속 11.2㎞에서 14.5㎞로 빨라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버스로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마포 방향의 경우 4분(19분→15분), 청량리 방향은 5분(19분→14분) 줄어들 전망이다. 시 관계자는 "승용차는 꼭 필요할 때만 타고 다니도록 보행 중심 환경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중앙버스전용차로 현황
◇회전 신호등, 이동형 승차대 설치
종로 개편안의 특징 중 하나는 360도 회전 신호등, 탈부착 중앙분리대, 이동형 승차대 등을 설치해 도로 설치물을 움직일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중앙차로 이용을 위한 승차대(80m)가 국내 최초로 이동형으로 설치된다. 무단횡단을 막기 위한 중앙분리대는 필요할 때만 설치한다.
회전식 신호등은 창원과 울산 등 일부 산업단지에서 높이 5m 이상의 대형 화물 통행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도입한 시설이다. 이동식 도로 시설은 국가무형문화재인 연등회 등 대형 축제를 종로대로에서 치르기 위한 장치다.
"종로에 중앙차로가 들어서면 연등 행렬이 도로 중심에서 양쪽으로 나뉘어 행사 진행이 어렵고, 시야에 방해된다"는 조계사 연등회보존위원회의 의견을 반영했다.
시는 또 종로 전 구간에 자전거도로를 만들고, 공공 자전거인 따릉이 거치대 8곳을 세운다. 종묘공원을 미국 뉴욕의 패션위크 때 쇼가 열리는 맨해튼의 브라이언트파크처럼 행사용 장소로 활용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2017-03-30
종로 버스 중앙차로 있는 ‘6차로’로
서울시, 내달 착공…연내동서축 연결 즐어든 2개 차로는 보행·자전거 도로
서울시가 오는 12월까지 세종대로 사거리~흥인지문 교차로 2.8㎞ 구간에 중앙버스전용차로를 설치하고 6차로로 줄이기로 했다. 120.5㎞ 길이, 12개 축으로 서울을 잇는 중앙버스전용차로에서 중심부인 종로는 단절 구간으로 남아 있었다. 종로에 버스전용차로가 설치되면 길게는 경인·마포로에서 망우왕산로까지 서울의 북동과 남서의 중앙차로축이 하나로 이어진다.
종로는 1시간에 4200대의 차가 지나는 길이다. 그동안 갓길에 버스 전용차로가 있었지만 우회전하거나 주정차하는 차들에 막혀 속도를 내지 못했다. 서울시의 평균 버스 주행 속도는 시속 20.6㎞이지만 종로에선 평균 13.5㎞에 불과했다. 시는 중앙차로가 완성되고 버스 노선이 줄어들면 종로를 지나는 버스는 시속 17.7㎞로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9월 착공과 함께 종로를 지나던 67개 시내·광역버스 노선 중 13개가 퇴계로나 율곡로로 노선을 바꾸면서 버스 운행도 줄어들게 된다. 서울시 여장권 보행친화기획관은 “전체 종로 진입 차량 중 20% 정도를 차지하는 단순 통과 차량은 줄이고, 버스 등 대중교통 흐름을 위주로 개편했다”고 밝혔다.
붉은 선이 새로 만들어지는 중앙버스전용차로 구간.
종각역을 중심으로 중앙버스전용차로 모습을 그린 조감도.
개편 전 종각역 현재 모습을 그린 조감도.
종로 중앙차로 개편은 본격적인 도심 차량 진입 억제 정책으로도 풀이된다. 지난 6월 ‘녹색교통진흥지역을 위한 시민토론회’에서 서울시는 혼잡통행료를 검토하면서 “우선 종로 중앙버스전용차로 시행과 광화문광장 확장 등으로 한양도성 안 교통량의 62%를 차지하는 승용차부터 줄여보겠다”고 밝힌 일이 있었다. 종로 차로 개편은 도심 교통 제한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번 개편으로 줄어든 2개 차로는 걷는 길과 자전거길로 바뀌면서 걷는 길은 최대 10.1m까지 폭이 넓어진다. 이번에 15곳 중앙 버스정류소를 세우면서 정류소와 연결되는 6개의 횡단보도를 추가로 설치해 세종대로 사거리부터 동묘 앞까지 120m 간격으로 모두 24개 횡단보도가 마련된다.
자전거 전용 길도 함께 추진되고 있다. 자전거 이용 현황을 보면 올해는 지난해에 견줘 30~450%까지 자전거 이용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종로3가 2번출구~15번출구는 자전거 통행량이 65% 증가했다. 시는 갓길을 자전거만 달리는 길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정하고 경찰청과 협의 중이다.
그동안 종로에 중앙차로를 놓지 못한 것은 압도적인 소통량과 함께 지역 관계자들의 반대가 컸기 때문이다. 시는 이번 차로 개편 때 조계종에서 연등식 행사를 이유로 중앙차로 설치에 반대하자 중앙 버스정류장은 이동식으로 설계했다. 따라서 연등회 등 행진 때는 정류소를 갓길로 옮기기로 했다. 조립식으로 만들어진 이동형 중앙 버스정류소는 고정형보다 1개당 2억원이 비싼 5억원을 들인다. 또 종로의 바깥차로 폭을 4m가 넘게 넓혀 상인들의 차량에 여지를 줬고 창신길 진입로엔 교차로, 종로2가 교차로엔 좌회전 길을 들이는 등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했다. /남은주 2017-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