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얼 T. 윌링햄의 『공부하고 있다는 착각』"
가. 두뇌 사용 설명서
‘공부하고 있다는 착각.’ 참 멋진 제목이다. 나는 자주 독서를 한답시고 책을 펴들기는 했는데 무엇을 읽었는지 잘 모를 때가 있다. 뿐만 아니라 언제부터였는지 모르지만 꾸벅거리며 졸고 있을 때도 있다. 아마도 책을 읽다가 나도 모르게 스스로 잠으로 빠져들었을 것이다.
이런 행위야말로 이 책 제목처럼 ‘독서하고 있다는 착각’에 다름 아닐 것이다. 우리는 무엇이든 ‘하는 척하기’와 ‘하는 것’을 구별하지 못하거나 그 경계를 쉽게 넘나든다. 정말 잠이 왔을 수도 있거나 내용이 어렵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어느 쪽이든 내용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임이 분명하다. 공부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책을 펴들었는데 책의 내용이 머릿속으로 들어오지 않는 날은 종일 책상 앞에 앉아있어 봐야 소득이 없을 것이다. 책상 앞에 앉아있다고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다.
그야말로 ‘공부하고 있다는 착각일 뿐이다. 수능고사 제도 때문에 전국의 고등학생들은 어쩔 수 없이 하루 중 많은 시간을 책상 앞에서 보낸다. 대부분 동일한 시간을 책상 앞에 앉아있어도 그 결과는 천차만별이다. 학습 능력의 차이보다는 대부분은 학습 방법의 차이 때문이다.
학습 방법의 차이는 분명 학습 성과의 차이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대니얼 T. 윌링햄의 『공부하고 있다는 착각』은 학습 방법의 차이에 주목하고 있다. 그의 생각은 각자의 학습 방법을 점검해 보고 이를 최적화하면 학습 성과를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두뇌 최적화다.
나. 이 책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법
이 책은 학생들의 스스로 학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우리 두뇌의 사용 설명서인 셈이다.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은 학교 교육은 대부분 비슷한 형태를 취한다. 즉, 학생은 수업을 듣고 책을 읽으면서 공부하고, 시험을 통해 학습 성과를 검증받는다.
결국 학습은 이 세 가지를 원활하게 함으로써 성과를 올릴 수 있다는 말이 된다. 따라서 이 책은 각 장에서 독자들이 이러한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도록 세세하게 지침을 준다. 그러므로 학생들은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중심으로 장을 선택하여 읽을 수도 있다.
말하자면 각 장을 꼭 순서대로 읽거나 빠짐없이 모두 읽어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런가 하면 본인의 관심도에 따라 흥미로운 장을 골라 읽는 방법도 괜찮다. 거기서 소개한 한 가지 방법이 성공을 거뒀다면, 다른 방법도 시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먼저 이와 같이 학습 방법에 대한 문제점을 제시하고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팁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는 그러한 팁을 중심으로 각자가 부족했거나 소홀했다고 여겨지는 것들을 중점적으로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제시된 팁들을 중심으로 <한줄 요약>을 해두어서 독자들이 행간을 놓치는 일이 없도록 배려하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학습 방법에 대한 세세한 지적과 코칭에 대해 모든 부분을 다 따라하려고 하기 보다는 선택적 학습이 필요하다고 본다.
다. 효율적인 학습 방법
이 책에서 개인적으로 중요하다고 여기는 부분은 공부 계획을 세우는 것의 중요성이다. 이 책에서도 ‘공부 계획을 세우는 것부터 공부’ 라고 하고 있다. 한편, 공부는 장기 레이스 이므로 중간에 지쳐 공부를 멀리하고 싶어 할 때도 있을 것이다.
이럴 경우에 관한 이야기도 빠뜨리지 않고 있다. 즉 공부를 미루고 싶은 욕구에 끌려 다니지 말고, 환경을 통제하고 집중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공부를 하는데 있어 중요한 것은 끝까지 흔들리지 않는 마인드가 중요하기 때문에 불안을 잘 다스리는 일도 중요하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노트필기법이다. 여기서는 저자의 설명을 따라가 보기로 한다. 학생들은 교사의 설명을 중심으로 노트를 한다. 그러다보니 수업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한 주의력은 많이 남아있지 않다. 쓰기와 이해 사이에서 전략적으로 균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무엇보다 소중한 것은 주의집중이다. 그러므로 수업 중간에 다른 일을 최대한 줄이도록 해야 한다. 수업은 세부적인 정보로 가득하지만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면, 최대한 많이 기록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그 외에도 필기를 하려면 연필이 아닌 펜을 미리 준비하라거나, 노트북을 활용할 경우 충전이 되어 있는지를 점검하라거나. 자료를 잘 챙겨두었는지 확인하라거나 아침에 잊어버리지 않도록 현관문 앞에 놓아두라거나 하는 것까지 세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한편, 교과서는 수많은 정보를 짧은 글로 압축한다. 교과서 저자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늘어놓기보다 학생들에게 광범위한 내용을 잘 이해시키려고 한다. 이런 이유로 교과서를 읽는 일은 꽤나 어렵다.
읽기를 통해 배우는 것은 상당한 도전이지만 몇 가지 전략을 활용한다면 저자가 의도한 대로 개념들을 잘 연결할 수 있다. 먼저 읽을 때는 밑줄을 그으며 읽지 말아야 한다. 그냥 읽고 표시하는 것은 좋은 전략이 아니다.
읽기 전 배경 지식을 확보하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중요성에 대한 기준이 없음에도 특정 내용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을 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읽기 전 목적을 반드시 떠올려봐야 한다. 읽어나가면서 완성해야 할 구체적인 과제를 마련해야 한다.
읽기 전략을 통해 떠올린 아이디어를 노트에 적는다. 이를 통해 일상적인 읽기 모드로 빠져들지 않을 수 있다. 물론 노트는 이후 검토 작업에 쓸모가 있다. 수업을 듣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듯 읽기 역시 마찬가지다.
공부 준비가 곧 공부다. 학습 가이드를 통해 기억을 끄집어내도록 한다. 이 경우 다른 누군가가 만든 학습 자료를 사용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그러한 자료는 종종 부정확하고 완전하지 않다. 자신이 직접 만들어보는 것이 최고의 학습 방법이다.
라. 시험 전후의 공부 방법
학생들은 성과와 학습을 혼동하는 경우가 있다. 기억에서 무언가를 끄집어냈다면 우리 두뇌는 자신이 충분히 공부했다고 결론을 내린다. 그러나 그것이 성과와 연결되었는지는 확인해봐야 한다. 가장 쉬운 방법은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환경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다.
자신이 정말로 무언가를 알고 있는지 평가하기 위해서는 최근 그 내용을 보지 않았을 때 셀프 테스트를 해야 하고, 큰 소리로 분명하게 답을 해야 한다. 이는 학습 가이드를 암기하기 위한 방법과 연결된다.
성과를 확인하기 위해 기출 문제를 사용하지만 그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한다. 다만 기출 문제는 참고를 할 수 있을 뿐이다. 즉, 이는 충분히 공부했는지 평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어떤 유형의 문제가 출제되는지 파악하기 위해서다.
내용을 알 때까지 공부하고 알고 난 후에도 공부를 중단해서는 안 된다. 공부와 시험 사이에 망각이 일어나지 않도록 계속해서 공부를 이어가야 한다. 반복 학습은 학습 내용을 두뇌 속에 각인시키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 기억은 시험을 치를 때 효과를 발휘한다.
시험을 치를 때 우린 두 가지 일을 해야 한다. 하나는 기억에서 정보를 끄집어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 정보로 무엇인가를 만들어내야 한다. 예를 들면, 문제를 풀거나, 설득력 있는 글을 작성해야 한다.
시험 불안에 대처하는 법도 미리 배워두면 좋으며 그 방법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설명한다. 즉, 시험 당일 카페인이 들어간 음료의 섭취를 줄이도록 한다. 시험을 치를 때는 다른 사람을 의식하지 않도록 한다. 시험 직전에 잡담을 나누지 않는 편이 좋다.
명상이나 기도를 통해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집중도를 높이도록 하라는 자질구레해 보이는 내용까지 담고 있다. 그런가 하면 답안을 작성할 때 유의할 사항들도 꼼꼼하게 짚어주고 있으며, 시험 답안을 작성하는 팁도 설명한다.
이 책은 수능고사 준비를 해야 하는 고등학생들이 참고할 만하다. 이 책을 통해 각자의 공부 방법을 점검해 보고 필요한 부분은 특별히 익혀 각자의 공부 방법으로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필기와 독서메모 부분에 눈길이 간다.
물론 이 책은 각장의 말미에 교사들의 교수법에 대한 조언도 제시해 놓았으므로 교사들 또한 어느 정도는 활용이 가능할 것이다. 더 좋기로는 교사와 학생이 이 책으로 상호작용을 하면 그야말로 금상첨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