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고 존경하는 단양성당 신부님과 수녀님들, 그리고 신자들에게
어려움도 있었지만 은혜로웠던 2017년이 지나고, 희망과 설레움으로 시작된 2018년도 어느 덧 12일이나 지났습니다. 단양성당 공동체 여러분, 모두들 안녕하시죠?
어느 덧, 모든 것이 어색하고 서툴기만 했던 선교지 페루에서의 첫 해가 지내고, 조금은 편안해진 마음으로 선교의 두 번째 해를 맞았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어떻게 2017년을 살았고, 또 2018년을 살아야할까?"하고 생각하다, 문뜩 단양성당 공동체는 어떻게 2017년을 살았을까? 궁금해져, 오랜 만에 단양성당 블로그에 들어가 보았습니다. 그리고 하나둘 사진첩을 넘기면서, 모두들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고 있구나! 하는 마음에, 하느님께 감사드리게 되었습니다.
혹, 제 소식이 궁금한 분들이 계실까하여 조금 나눠볼까 합니다. 먼저, 저는 아주 건강히 잘 지내고 있습니다. 선교가 적성에 맞나 봅니다. 사실 하느님의 도우심과 한국에서 기도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여러분들 때문이겠죠. 건강한 것을 빼면 자랑할 것 없는 저기에, 늘 "건강"한 몸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건강해야 선교도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무조건 잘 먹고 잘 자려고 노력하고 있으니깐, 그 점은 걱정 안 해도 될 듯 싶습니다. ^^
감사하게도 6월에 원동 성당에서 주교님과 신부님들과 함께 "선교사 파견 미사"를 봉헌 드린 후, 7월 한달은 멕시코에서 선교지 파견을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8월 한달을 페루의 "리마"와 "쿠스코"에서 선교지 방문을 한 후, 8월 31일 드디어 제가 4년 동안 살아야 할 "뿌깔빠"라는 밀림 지역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날씨는 좀 많이 덥고 습하지만 도시 계발이 조금씩 되고 있어 제가 살고 있는 곳의 환경 수준은 괜찮은 편입니다. 단양군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요. 사실 인구 50만의 도시가 단양만 못하니 좀 그렇기는 합니다(그래서 사실 마음이 많이 아프고 안타깝습니다. 아직 계발이 되지 않은 곳은 비포장 도로는 물론, 안전한 식수, 집다운 집이 없는 실태입니다). 그렇게 9월부터 12월까지 약 4개월 간의 현지 적응 및 선교 실습시간을 마치고, 올 1월부터 정식으로 본당의 보좌(?)신부로 발령을 받았습니다. 아마도 선교가 끝날 때까지 보좌신부만 하다가 한국으로 돌아갈 듯 싶습니다.(ㅠㅠ) 제가 있는 본당은 공소가 9개, 신자수는 2000명 정도 되는 이곳에서는 그래도 큰 본당입니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해야 할일들이 많아지고 바빠질 듯 합니다. 그래도 위안이 되는 것은 신자들이 소박하고 착하다는 겁니다(한국인 같은 "정"도 있습니다). 하지만 심성 한편에 페루인의 "고집"과 "이기적인 모습들" 때문에 여전히 그들을 이해하고 받아 들이기 쉽지 만은 않습니다. 제가 먼저 마음과 생각을 열고 변화되어야 하겠죠. 하지만 주님의 도움 안에서 그들도 조금 더 성숙한 신앙인으로 변화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단양에서 응원해 주시고 기도해 주시길 바랍니다.
이곳 성당에서는 12월에 "초코렛타다"라는 행사를 합니다. 성탄을 통해 인류에게 구원의 선물로 오신 아기 예수님을 기념하며, 아이들에게 선물과 빵, 초코렛을 나누는 행사입니다. 제가 멕시코에서 선교를 준비할 때(작년 8월 29일) 단양 성당에서 "200만원"이라는 큰 선물을 보내주셨고, 여러분들의 그 큰 정성과 사랑, 나눔을 이번 행사를 통해 조금이나마 이곳 아이들과 함께 나눌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작은 장난감과 인형을 받고 좋아하는 아이들의 얼굴을 보면서, 제 마음 또한 행복해졌습니다. 아이들을 대신해 감사드리고 또 감사드립니다. "그렇게 나눔과 사랑을 통해서 우리 마음 또한 정화되고 성화되는구나!" 느끼는 큰 체험이었습니다. 조금이나마 제가 사는 곳과 그때의 사진들을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2018년 한해에도 주님의 섭리 안에서, 사랑과 봉사, 일치 가득한 단양 공동체가 되고, 신자분들 가족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길, 이곳 페루 뿌깔빠에서 기도하고 응원합니다. 사랑하고 감사합니다.
1월 12일에, 페루에서 이규준 요한 신부.
첫댓글 여전히 씩씩하게 잘 지내시는거
뵈니 반갑습니다.^^
어디서든 행복과 기쁨을 찾는 신부님!
늘~영육 건강하시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