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맥의 지맥으로 팔각산과 칠보산, 옥계계곡, 53㎞의 동해바다가 한데 어우러진 경북 영덕군은 가족여행지로 제격인 곳이다. 영덕에서의 포항방면으로 7번 국도를 타고 10분 남짓 가면 도착하는 곳이 ‘대게의 고향’이라는 강구항이다. TV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의 촬영지로도 유명한 강구항은 국내 최대의 대게 집산지로 항에 들어서면 100여개의 대게요리점들이 눈에 들어온다. 영덕의 명물로 널리 알려진 대게는 길고 가는 다리가 대나무와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몸통은 15㎝ 정도, 다리까지 펴면 70㎝에 달한다. 영덕은 청도와 함께 국내 최대의 복숭아 산지로 1959년 사라호 태풍으로 산비탈 경작지가 온통 황폐화되자 대체작물로 복숭아나무를 심으면서 유명해졌다.
그 다음 신돌석 장군의 유적지와 생가를 간다. 조선 말기에 기울어가는 나라를 구하려고 일어선 의병장들은 많지만 신돌석 장군처럼 약관의 나이에 평민으로서 의병대장이 되어 활약한 예는 찾아보기 어렵다. 신돌석 장군은 을사보호조약 다음해인 1906년에 의병을 일으켜 영해, 영덕, 평해에서 부터 삼척, 양양, 강릉, 원주, 안동, 영양 등 경북 북동부와 강원도 일대까지 신출귀몰하며 왜군에 저항했던 의병장이다.
울진군 울진읍에서 36번 국도를 따라 20여분 가다보면 불영계곡으로 이어지는 수려한 산세를 만난다. 걸음을 잠시 멈춰 시선을 돌리면 깎아놓은 듯한 암괴석들로 가득 찬 바위절벽과 오색으로 갈아입은 나무가 가져다주는 운치에 저절로 감탄사가 흘러나온다. 이곳 계곡 깊이 자리 잡은 천축산 불영사의 창건은 신라의 의상대사의 행적과 관련 있을 정도로 유서가 깊다. 의상대사는 산 아래 큰 못에서 지내던 아홉 마리의 용을 주문을 외워 쫓아내고 그 자리에 절을 짓고는 잠시 구룡사라 불렀다. 그 뒤 절의 서편 산 정상에 있는 바위의 그림자가 부처님 형상으로 항상 호수에 비쳐들었다고 해서 불영사(佛影寺)로 개칭했다고 한다. 지금도 용이 산으로 굴을 뚫고 넘어간 흔적이 남아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