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한 시골의 외딴 곳에 떨어져 있는 허름한 초가집. 늦은 시간이지만 집안에서는 희미하게 불빛이 새어나오고있다. 집 앞에는 작지만 정성스럽게 손질된 나무들과 꽃들이 예쁘게 정돈되어 있다.
방 안에는 머리가 희끗희끗한 할아버지 한분과 할머니 한분이 나란히 누워있다.
할아버지는 옛일을 회상하듯 먼곳을 바라보면서 말을 하고 있지만 할머니는 이미 잠에 빠져든듯 눈을 감고 있다.
할아버지 : 허허..그때 기억나오? 내가 할멈과 결혼하고 처음으로 회사에 출근할때.. 넥타이를 못매서 허둥지둥 하고 있을때.. 그 고왔던 손으로 정성스레 넥타이를 매줬었는데.. 어렴풋이 생각나는구려.. 그때가 참 좋았지...
할머니 : .....
할아버지는 말을 하고 난 후에 그때의 일을 생각하며 입가에 작은 미소를 짓고 다시 말한다.
할아버지 : 허허...새삼스럽게 그때일도 기억나는구만.. 우리 첫째가 대학교 졸업할때.. 둘째가 교통사고가 났었지.. 그때 할멈 우는게 얼마나 서럽던지.. 누가 보면 아들 세명 있는거 다 죽었는줄 알았을거야.. 허허허... 그렇지?
할머니 : .....
할아버지 : 아..그때 기억나오? 막내가 대학 들어간다고 시험 준비할때.. 당신이 시험 100일전부터 100일 기도한다구 그래서 나한테 많이 혼났잖소...허허.. 그때 막내가 얼마나 밉던지... 시험치는날.. 당신 잠도 못자고 다음날 눈 밑이 거뭇거뭇 해져서 막내 바래다 주지도 못했다고 얼마나 힘들어했던지... 막내가 그래서 대학에 붙은게지... 당신 고생 때문에...
할머니 : .....
할아버지 : 허허...그때가 방금전처럼 생각나는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렀구려..
할머니 : .....
할아버지는 잠시 말이 없다가 갑자기 생각난듯 다시 말을 잇는다. 할아버지: 그때도 기억나는구만.. 우리 큰딸.. 결혼식날 당신 안운다고 그러더니 결국 눈물 몇방울 흘리는거 봤지.. 당신 그때 이후로 우는걸 본적이 없는데.. 그때 이후로는 눈물이 모두 말라버렸나...허허...
할머니 : .....
할아버지의 입가에는 계속 미소가 걸려있다. 예전의 기억을 조금씩 되살리면서 점점 현재까지 오고 있는지 입에는 미소가 보이지만 눈가에는 조금씩 눈물이 맺히고 있다.
할아버지 : 작년부터 당신 친구들하고 내 친구들이 점점 우리 곁을 떠났잖소.. 그때부터인가.. 당신 머리에도 점점 흰머리가 늘어나는것 같았는데.. 친구들 장례식 갈때마다 당신이 점점 내손을 꽉 쥐었다는거 알아요? 허허...
할머니 : .....
할아버지의 눈가에는 점점 이슬이 맺히듯 눈물이 많이 고여간다.
할아버지 : 이제 내가 당신의 손을 꽉 쥘 차례구려.. 지금까지의 인생길..혼자가 아니어서 참 행복했었는데.. 이제는 내가 무슨 말을 해도 한마디 대꾸도 없구려..
할머니 : .....
할아버지 : 우리가 함께 걸어온 인생길.. 떠나가기 전에 꼭 간직하고 떠나줬으면 좋겠구만.. 임자.. 잘가시오.. 안녕히 잘 가시오..
아무런 말 없던 할머니의 입가에 보일듯 말듯한 작은 미소가 그려지며 할머니의 몸이 잠시 반짝 빛나는 듯 싶더니 다시 미소가 사라지고 잠든듯 편안한 표정만 남는다.
첫댓글 눈물이 나려하네요.....
참 슬픈 이야기 같지만 우리가 닥쳐야 할 일들이고 옛날과 달리 나에게도 곧 올것이라 생각 하니 초연한 마음으로 수긍이 가네요...참 귀한시간들 이니 모두 아껴서 좋은 추억 만들어 갑시다..
맘이 괜스레 바빠지는 그리고 가슴이 싸아해지는 글이네요. 소중하고 아까운시간들 예쁜추억 많이 만들며 또한 귀하게 보내는 시간으로 ...
이런노래가 있다는것도 모를때.. 어느날 사무실 라디오에서 처음 듣는 노래 한자락에 그만..울어버렸더랬지요. 그 곡이 이 곡입니다. 김광석씨도 버스안에서 이노래 듣고 눈물흘린뒤 자신이 이곡을 부르게 되었다더라구요.
다크엘님 오랜만...^^ 김광석 라이브 동영상에 김광석이 멘트하는거 들었어요...^^
찐교스님///이거 퍼 가면 혹 저작권 간은데 걸리나요...제 싸이 에 올려 놨는데....넘 좋아서리...
마구마구 퍼가세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