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아에게 배우게 되는 착하고 고운 마음~♡
한국에 다녀올 때면 매번 고추장, 된장, 액젓, 멸치, 진미채 등등 집안 온갖 먹을 거리와 살림들을 다 준비해 오는 수아인데, 이번에는 돈도 없었고, 운임비 알바로 브라질에 오게 되다 보니 갖고 온 것이 거의 없습니다.
한국에 있을 때 수시로 가족들이 필요한 물품들을 사서 보내왔기에 이번에는 아무것도 안가지고 와도 된다고 하였는데도 아빠 배드민턴 양말, 주성이 겉옷 윗도리, 주현이 코팩 핸드크림 지갑, 주신이 지갑, 주찬이 지갑, 현서 양말을 사다 주었습니다.
집에 와서 제 모든 티들이 다 구멍이 심하게 난 것을 보고 왜 자기에게 말을 안했냐며.. 말했으면 한국은 엄청 싼데 티를 사왔을거 아니냐고 속이 상해 뭐라 하더니.. 수아 옷 가운데서 티를 다 골라 꺼내 주며 새 것은 아니지만 엄마 입으라며 내어 주었습니다.
신암교회 목사님, 전도사님들, 집사님들 그리고 현서 친구 어머님들께 너무 감사해서 선물을 드리고 싶은데 돈이 없어 선물은 못 사왔고, 이거라도 이렇게 드리고 싶은데 괜찮냐며 새벽 2시까지 초코렛, 사탕 등을 포장을 했습니다.
11월 현서 생일에 기절할 정도로 엄청나게 많은 메이커 옷들이 현서 방에 있었습니다. 아직 열어 보지도 않은 메이커 쇼핑백들도 잔뜩 있었기에 순간 저는 너무 너무 착한 아들인 현서를 오해할 뻔도 하였습니다.
이 많은 메이커 물품들이 왜 있는지 물어보는 제게 친구들이 생일 선물로 사줬다고 하는데.. 친구들이 무슨 돈이 있다고 이런 메이커를 사주냐고 물어보니 친구 엄마들이 사주었다고 하는게 아니겠어요?
엄마는 아들 생일에도 이런 메이커를 못사주는데, 무슨 아들 친구 생일이라고 이런 값비싼 메이커를 사주냐며 끝까지 물어 보았더니 그제서야 현서가 실토를 했습니다.
며칠 전, 친구들이 집에 놀러 왔다가 봉변(?)을 당했는데.. 엄마가 알면 또 얼마나 놀라고 마음 아파할까 싶어서 말을 안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친구들이 집으로 돌아가 엄마들한테 이야기를 했고, 엄마들이 현서가 불쌍하다고.. 이렇게 많은 선물을 사주신 것이었습니다.😭
값비싼 메이커 옷들 뿐 아니라.. 목걸이 향수도 있었고.. 봉투에 많은 용돈을 넣어 주신 친구 어머니도 계셨고.. 손편지까지 써준 어머니도 계셨습니다.😭
아.. 그래서 그랬구나...
뜬금없이 갑자기 제게 카톡으로 무슨 일 있으면 꼭 연락하라고 하는 어머님도 계셨고.. 도울 일이 있으면 꼭 말해 달라고 하는 어머님도 계셨고.. 신암교회 해피데이 사역하러 가서 뵜을 때 저를 너무 긍휼히 안쓰러이 여겨 주시는 친구 어머님도 계셨는데.. 이제야 그 모든 궁금증이 풀렸습니다.
아.. 우리 현서...😭
얼마나 무섭고 얼마나 힘들었을까..
친구들 앞에서 얼마나 챙피하고 부끄럽고 괴로웠을까..
안그래도 공황장애로 1년간 얼마나 죽을 고비를 넘기고 있는데..
그런데 엄마한테 입도 뻥긋 못하고..
엄마가 알면 엄마는 자기보다 더 힘들까봐..
혼자만 알고 숨겨왔다니...😭
그 일로 인하여서 현서는 평생 가져 볼 수도 없는 엄청나게 많은 메이커 옷들과 값비싼 선물을 받게 되었고, 친구 어머님들께 사랑과 관심과 돌봄을 받게 되었지만.. 엄마로서 저는 정말 이루 말할 수 없는 죄책감이 느껴집니다.
수아가 현서 친구 어머님들께 너무 감사해서 어떻게 하냐며.. 드리는 손이 부끄럽지만 이렇게라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새벽 2시까지 준비를 하는 모습을 보며 현서도 짠하고 수아도 짠하기만 했습니다.
사역을 하면서 빚이 생기면 안되는데, 10월부터 빚이 생기게 되었고.. 급한 대로 수아가 오자마자 해결해 주었는데.. 하나님께서는 얼마나 좋은 분이시고.. 우리 형편을 잘 아시는 분이신지.. 12월 30일에 한국에 계신 분을 통하여 필요한 재정을 정확하게 채워 주셨습니다.
2023년 사역을 하면서 지게 된 빚을 하나님의 사람을 통하여서 해결하게 하시고,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 예수님 마음과 뜻을 알기 위해 기도와 금식으로 매달려 달려온 2023년 한 해를 딸 아이 앞에서 부끄럽지 않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 찬송 경배 영광을 올려 드립니다.
12월 29일 오픈월드 하우스 아이들과 함께 하며 점심 식사도 함께 만들고, 청소도 돕고, 아이들에게 수학 수업도 주고, 우리 아이들은 평생 먹어볼 수 없는 한국 아이스크림 뽕따를 사주었습니다. 아이들이 얼마나 좋아 난리였는지 모른답니다.😅🤭
그리고, 오후에는 맥도널드 햄버거 30개와 음료수 6병을 사서 아이들에게 크게 한 턱을 냈습니다.
만 15살 때부터 늘 사역에 보태 쓰라며 힘들게 알바해서 번 돈을 제 손에 쥐어주던 수아가 저에겐 너무 든든한 동역자요 조력자가 되었습니다.
이제 고작 만 18살인데.. 얼마나 속이 꽉 차고 잘 자랐는지.. 수아를 이렇게 잘 키워주신 하나님 아버지께 모든 감사와 찬양과 경배와 영광을 올려 드립니다.
제가 키운 것이라면 수아가 이렇게 잘 자라나지 못하였을 것입니다.
제가 할 수 없음을 인정하고 기도의 무릎을 꿇고 하나님께 내어 맡겼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수아를 이렇게 잘 키워 주신 것을 저는 확실히 믿습니다.
개인주의와 이기주의 그것도 그냥 이기주의가 아닌 극단 이기주의에 빠진 다른 아이들과 같지 아니하고, 늘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과 뜻대로 인생을 계획하고 순종해 나가는 수아가 하나님 아버지의 딸임이 참 자랑스럽습니다.
나 자신만 중요하고, 나 자신만 생각하고, 내 인생 내 멋대로 즐기며 살자.. 하는 요즘 아이들과 다르게 늘 하나님 나라에 귀하게 쓰임 받고자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과 뜻을 기도로 여쭙는 수아가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귀하게 쓰임받게 되길 기도합니다.
대학에서 공부하랴, 두 곳에서 알바하랴.. 장애우 봉사 활동하랴.. 바쁜 가운데서도 늘 하나님 나라를 섬기는 일에 최선과 충성을 다하며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여 살려고 몸부림 치는 수아를 위해 엄마는 한 푼도 줄 것이 없고,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하나님께서 수아 인생을 책임져 주시길 기도하며 금식하려 합니다.
기도와 금식 외에는 다른 유가 없음을 잘 알기에..
아무 대책없는 제 인생.
기도와 금식 외엔 다른 길이 없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