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점심 내가 살테니 식당 가서 먹자는 어머님의 말씀에, 어디로 가지 하는 고민을 잠시 해 보았다.
때가 되면 먹는거 고르는거 고민하는 사람이 어디 나하나 뿐이겠는가.
막상 어디 식당으로 어떤 메뉴로 할지 고민을 안할 수가 없었다.
예전의 운동회 때나 되야 먹을 수 있었던 짜장면, 아버지께서 월급날 돼지고기 사서 들고 오시던 지금 그런 시절도 아니고, 요즘 밥상에 고기 반찬 빠지지 않게 살아가는 시대에 식당들도 다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이 많이 드는 세상이 아닌가도 싶다.
이런저런 생각 고민 중, 잠시 스쳐가는 모습이 떠 올랐다.
작년 어느 동네를 걸어 가는 도중에, 식당 옆 주차장에서 70대 아주머님이 혼자 김장(?)을 할려고 준비를 하고 계시는 모습이 떠 올랐다.
무, 배추, 대파, 고추가루 등등 재료들을 볼 수 있었다.
난 그때 지나가며, 주택 건물 어느 집에서 김장(?) 하는 것으로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몇 달전 그 곳을 다시 지나 걸어 가게 되었었다.
아주머님이 김장(?)을 하고 계시는 모습을 또 보았다.
지나가면서 보니 한식과 분식을 하는 식당이 있고, 김장(?)하고 계셨던 분이 바로 '밥스프렌즈'라는 식당 주인 아주머님 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늘 점심으로 원주 단관택지에 숨어 있는 맛집 '밥's 프렌즈' 식당으로 결정하고 어머니와 둘이서 방문을 하게 되었다.
식당 입구 유리창에 쓰여진 글귀가 참 재밌다.
'밥은 먹고 하자'
식당 인근에 치악고등학교가 있어서 그런지, 학생들 밥은 먹고 공부 해 하는 느낌이 들었다. ㅎㅎ
실내에 들어서니 복잡한 인테리어의 여느 식당들 보다는 깔끔한 내부 분위기가 참 좋았다.
주방 쪽 벽에도 '잘먹고 잘살자' 글이 씌여져 있었다.
가슴에 확 와 닿는다. ㅎㅎ
원주 맛집 밥스프렌즈 식당 한쪽에는 아주머님이 키우시는 관상어들이 예쁘게 잘 크고 있다는게 보였다.
어머님은 김치찌게, 난 잔치국수와 참치 주먹밥을 주문 했다.
잠시 뒤, 밑반찬들이 식탁 위에 놓여 졌다.
9가지 반찬에 아기자기 하게 담겨져 있는 모습이 보는 눈도 즐거웠고, 맛도 심심하니 깔끔하게 맛있었다.
주 메뉴가 나오기 전에 김치에 손이 먼저 갔다.
김치 색깔이나 모양 등등이 여느 식당에서 나오는 공장 김치가 아닌것 같아 보였다.
다 아시지만 중국집 가나 한식집 가나, 분식집, 칼국수집, 냉면집 어디 식당이든 공장에서 받아 쓰는 김치로 눈으로만 봐도 알 수 있는 세상이다. 그러니 이식당 저식당 김치 맛이 다 거기서 거기여서 그런지 요즘 식당에서 김치 먹는 사람들도 눈에 잘 안보인다.
또 옛날 이야기 해 봐야 그렇지만, 예전에는 김치 하나 만으로도 밥한그릇 후딱 비우던 시절도 있었는데 말이다.
원주 맛집 밥스프렌즈 김치 맛은 달랐다. 맛있었다. 확실히 어머님표 손맛의 김치 맛이라는걸 느꼈다.
일반 공장 김치 맛이 아니었다.
주 메뉴가 나오기 전에 어머님과 김치를 먹고 한 접시 더 달라고 했다.
김치찌게가 먼저 나오고, 잔치 국수도 나오고, 참치 주먹밥도 나왔다.
난 호기심에 아주머님께 물어 보았다.
"이 김치 직접 담그신 거예요?"
"공장에서 안받아서 해요, 저는 제 손으로 직접 김치를 담그고 반찬들도 싱싱한 국산 재료들로 직접 다 만들어요"라고 하신다.
아 맞다.
그때 지나 걸어 가는길에 본 모습이 김장(?)을 하시고 계셨던게 아니고, 식당 김치를 만들고 계셨다는걸 이제 알았다.
역쉬 김치 맛이 달랐다.
원주 맛집 밥스프렌즈 김치 맛에, 잔치 국수도 시원하고 심심하니 맛깔나게 맛있고, 참치 주먹밥도 내 입맛에 딱 이었다.
김치 찌게도 생 돼지 고기를 사용하시고 국물도 매콤하니 깔끔했다.
어머님도 참치 주먹밥을 한수저 떠 드시더니 맛있다 하신다.
가게 한쪽에는 원주시 맛집 선정 '착한 가격 업소' 증도 보이고, 메뉴판의 가격을 훌터 보니 요즘 식당들에 비해 가격이 많이 착해 보였다.
여느 식당에 가면 다 카드 내밀고 했는데, 오늘은 착한 가게 음식 맛에 반해 갖고 있던 현금으로 결재를 하고 나왔더니 왠지 뿌듯하고 행복한 기분이 드는건 뭘까.
다음에 또 올께요 하고 식당을 나섰다.
어머님표 밥이 그립고, 어머님표 김치 맛이 생각 날땐, 원주 맛집 착한가게 착한 가격 식당, 단관 택지에 위치한 밥스프렌즈 식당을 적극 추천 해 드립니다.
(본 글과 관련해서 금전 또는 금품을 요구 하거나 음식 제공 등 일체 받지 않음을 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