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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19 도드람 V-League, 여자배구 우승팀을 가리는 경기가 3월 9일(토)에 있었습니다. 바로 어제죠.
수원체육관에서 진행되었던 5위 현대건설 대 선두 흥국생명의 경기를 풀타임 딜레이(Full Time Delay) 시청했습니다.
KB스타즈의 WKBL 정규시즌 우승경기도 리뷰까지 썼는데, 우리 여자배구도 시작만큼이나 마무리를 잘 해줘야겠죠? 그래서 일부러 찾아서 봤습니다. 항상 우리 스포츠팬들을 편하게 해주는 네이버스포츠, 고마워요~
오늘 경기, 양팀의 스타팅라인업 소개
■ 오늘의 경기 리뷰
황민경의 깔끔한 첫 득점을 시작으로 이다영 세터는 김미연의 공격을 막아내고. 다시 황민경 선수는 공격득점에 서브에이스(김해란 리베로의 리시브 범실)까지 기록해주며 4대1! 홈팀 현대건설의 1세트 출발이 산뜻했습니다.
반면 아무래도 우승을 코앞에 둔 부담감 때문인가요? 흥국생명 선수들은 전체적으로 긴장된 모습이었습니다. 이재영 선수의 공격은 네트를 넘지 못했고(5대1), '천하의' 김해란 리베로는 황민경 선수에게 또 서브득점을 헌납하네요(12대8 시점).
현대건설쪽에서 양효진 센터가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가운데, 확실히 반대편 김세영 선수쪽에 찬스가 많이 나긴 했습니다만(6대3, 11대8 시점 등), 전체적인 분위기는 현대건설쪽이었습니다.
승패에 대한 부담이 없다보니, 현대건설 선수들은 아주 신이 나 보였습니다. 신인 정지윤 선수는 대선배 김세영을 앞에 두고도 중앙에서 과감한 공격을 연이어 선보이고(19대17), 이다영 세터도 직접 공격에 나서네요. 흥국의 코트 빈 곳으로 톡톡 밀어넣기(7대3, 14대11)에 맛들이더니, 과감한 스파이크도 선보이는 모습이었습니다(21대18 시점).
세트 중,후반 김세영의 블로킹(22대21 시점 - 역대 3호 통산 850번째 블로킹)과 이재영 선수 강타(22대22, 23대23 등)로 흥국생명팀의 거센 추격도 있었지만, 의외로 첫세트는 현대건설의 것이었습니다(황민경이 끝냄. 25 대 23).
2세트는 정반대의 흐름이었습니다. 김세영의 첫 공격을 잘 블로킹해낸 정지윤 선수가 바로 공격범실, 이어서 긴 랠리를 수비로 잘 버텨내고도 마야의 연속된 공격범실, 또 황민경의 에러까지.. 2대6으로 초반 끌려가는 현대건설입니다(해설은, 현대건설 선수들이 상대 블로킹을 너무 의식한 결과라고 봤네요). 여기에 흥국쪽에서는 '에이스' 이재영의 공격장면이 여럿 보이며 4 대 8입니다.
오늘 양효진 대신 투입된 정시영 센터의 연속득점(6대9, 7대10)이 있기도 했지만, 김미연의 서브득점(12대7)과 김세영의 블로킹(황민경을 잡은, 14대8 시점), 이재영의 블로킹(마야를 막아낸, 15대8 시점) 등등으로 계속 순항하는 흥국생명입니다.
이번 세트는 "블로킹(2대7)과 범실(9대3)", 이 두 단어로 완벽하게 요약될 수 있겠네요.
계속되는 경기에서 현대건설 정시영 선수는 김미연과 이주아 선수에게 연속으로 블로킹을 잡히고(12대18, 12대19 시점). 외국인선수 마야는 이주아(12대20)와 톰시아 선수에게 또 블로킹(14대22 시점) 당했습니다. 블로킹 아니면 현대건설 자체 에러! 세트 막판, 고유민의 공격은 안테나를 때리고(24대23 시점), 황민경의 마지막 공격마저도 아웃. 15 대 25로 손쉽게 승부의 균형을 맞춘 흥국입니다.
정규시즌 우승을 코앞에 둔 원정팀 흥국생명과, 이를 저지하려는 홈팀 현대건설의 3세트 대결은 더 치열했습니다.
정지윤 선수의 전광석화와도 같은 중앙 공격에 이주아 선수가 특유의 이동공격으로 맞받아쳤습니다(3대3).정지윤 선수의 또 한 번의 속공득점(8대7)에 대해 '2번은 안 당한다'는 듯 벼른 김세영 선수의 블로킹(8대9 시점)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걸 또 그대로 되갚아준 정지윤 선수의 블로킹도 참 인상 깊었고요(9대10).
그렇게 치고받는 와중에도 흥국생명이 조금씩 앞서가기 시작하는 모양새였습니다. 세트 초,중반 마야의 공격을 잡아냈던 이주아 센터의 블로킹과 시원하게 백어택을 성공시킨 톰시아의 공격 장면이 기억나네요(11대14 시점). 현대건설이 황민경의 서브득점으로 16 대 17까지 추격해왔지만, 이재영이 퀵오픈 공격으로 이를 뿌리쳤고(16대18). 세트는 후반부에 접어들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현대건설 세터 이다영 선수에게 시선을 집중했습니다. 어제 경기 후 흥국생명 선수들의 우승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이다영이 언니 이재영 선수에게 다가가 장난을 치자, 많은 팬들이 '이다영 선수의 3세트'에 대해 이야기한 걸 들었거든요.
그리고 실제로 제 눈에 들어온 것은 네트에서 멀찌감치 떨어진 토스(16 대 18 시점에서 정지윤 선수에게 올렸던 백토스 : 센터라인보다 백어택라인에 가깝게 형성됐던), 오버네트 범실(18대24 시점)과 마지막 점수를 주는 상황 등등이 있었습니다. 뭐, 18 대 23이 되었던 서브범실이야 너무 눈에 띄고 아쉬운 것이었지만, 마지막에 이주아 선수가 공격한 공을 멀뚱멀뚱 보고 서있었던 건 황민경 & 김연견 리베로도 마찬가지니까요. 저도 이다영 선수에겐 많이 비판적이긴 하지만, 너무 뭐라고 할 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쨌든 이번 세트를 18 대 25로 마무리한 흥국생명은 최소 승점1점을 챙겨오며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었습니다. 이어 4세트는 보너스 타임이겠죠?
양팀 정지윤과 김세영의 중앙에서의 공격득점(1대2)을 시작으로 시작된 세트! 흥국생명 선수들의 공격이 돌아가며 터져나왔습니다.
이재영의 멋진 앵글샷을 시작으로 이주아 센터의 이동공격은 여전히 날카로웠고(2대4). 톰시아의 백어택(3대5), 김미연 선수의 큰각으로 밀어넣기도 성공하며 4대6이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계속 순항~. 12 대 19에서 16 대 25까지.. 시간이 참 더디게 흘렀을 흥국생명 선수들이겠습니다. 어쨌든 25점까지 채워서 세트스코어 1대3을 만들어야 우승컵 들고 집에 갈 수 있었으니까요.
흥국생명 선수들, 2018-19 정규시즌 우승(통산 5번째)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 그 외 주요 Point!
일단 이번 시즌 5위 현대건설(9승 21패, 승점29점)의 시즌 마지막 경기를 지켜보며...
많은 배구팬들이 우려와 비판어린 시선을 보냈던 부분으로, 끝내 현대건설은 이다영 세터 1인 체제로 한 시즌을 마무리했네요. 부상과 같은 비상상황에 대비해서도 백업은 확실히 필수인데 말이죠. 현대건설은 이다영으로 시작해서 이다영으로 끝냈습니다.
뭐, 시즌 초,중반까지만 해도 정말 죽을 쑤다가, 그래도 마야 영입 이후 제대로 된 반전으로 비난도 줄어들고... 그냥 그렇습니다.
확실히 시즌 중반에 외국인선수 마야(밀라그로스 콜라, Milagros Collar)를 데려올 수 있었던 건 신의 한수였고, 고유민 선수를 발굴한 부분도 높게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벌써 프로 6년차 선수이지만, 이렇게 수비를 잘 버텨줄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이어 양효진 센터와 김연견 리베로는 팀내에서도 가장 기복없이 잘 버텨줬고, 신인선수상이 유력한 정지윤의 발굴도 큽니다.
단, 그럼에도 마야와 짝을 이룰 확실한 날개공격수가 없었던 부분(김주향 선수는 생각만큼 커주지 못했고, 황연주는 몰락), 얇디 얇은 벤치를 보강하는 문제는 다가올 오프시즌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입니다. 5위 자리가 그렇게 만족스러울 위치는 아니니까요.
왼쪽부터 현대건설 이다영 세터, 김연견 리베로, 고유민 선수의 플레이장면
반면 1위에서 꼴찌로, 다시 이번 시즌 1위에 오른 흥국생명은 역대급 순위경쟁이 펼쳐졌던 2018-19 시즌에서도 최고였습니다.
먼저 에이스 이재영 선수 이야기부터 해야겠습니다. 득점 전체 2위(561점)과 디그 7위(451개), 리시브도 8위(298 정확)! 공수에서의 성장이 정말 눈부셨습니다. 여기에 명불허전 김해란 리베로와 오프시즌동안 FA로 영입된 김세영 & 김미연의 활약, 신인 이주아까지 힘을 보태며 다함께 정규시즌 우승을 일궈낼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조금 더 덧붙이자면 어느 순간부터인가 기복이 많이 줄어든(=안정감이 생기고, 반대로 새가슴에서 탈피) 조송화 세터, 그리고 오늘 경기도 후반전 잘 마무리 해주며 어느샌가 부쩍 성장해버린 김다솔 세터도 칭찬해주고 싶어요. 톰시아도 고생 많았습니다.
다만, 여전히 공수에서 애매모호한 역할의 공윤희 선수. 또 이주아의 등장으로 설 자리가 좁아진 김나희 & 김채연 센터를 보고 있으면 많이 아쉽고 안타깝습니다. 신연경과 이한비 선수도 생각만큼은 많이 안보였던 올시즌이었죠? 아직 챔피언결정전이 남아있어 평가를 하기가 조심스럽지만, 다들 끝까지 최선을 다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길 응원합니다.
[관련보도] [The Spike] ‘꼴찌에서 1위로’ 흥국생명, 시련 딛고 맞이한 봄날&우승
https://sports.news.naver.com/volleyball/news/read.nhn?oid=530&aid=0000004222
[관련보도] [NEWS1] 성장한 이재영·FA 성공…흥국생명 2년 만에 정상 탈환
https://sports.news.naver.com/volleyball/news/read.nhn?oid=421&aid=0003872708
[관련보도] [STN Sports] '우승' 흥국생명, 김세영·김미연 '만점짜리' FA 영입이었다.
https://sports.news.naver.com/volleyball/news/read.nhn?oid=450&aid=0000048651
[관련보도] [연합뉴스] 흥국생명의 '조화'…공격 이재영·수비 김해란·블로킹 김세영
https://sports.news.naver.com/volleyball/news/read.nhn?oid=001&aid=0010683478
다시 한 번, 흥국생명의 정규시즌 우승을 축하하며! 챔피언이 결정되는 그날까지 여자프로배농사랑도 함께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오늘 경기, Photo~~
진짜 이번 2018-19 시즌의 흥국생명은 에이스 이재영이 이끌고(左), 김세영이 지키는 중앙 블로킹(中), 그리고 김해란 리베로의 수비가 확실한 뼈대였습니다. 특히 이재영 선수는 최근에 있었던 악플논란을 딛고 굳센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관련보도] [국민일보] ‘쌍둥이 자매선수’ 이재영이 공개한 악플 수준…계정 삭제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3122193&code=61161911&cp=nv
톰시아도, 조송화 세터도 다 잘했습니다. 뭐, 팀도 이기고 우승도 했으니까 당연한 말이겠지만요.^^
우승 축포 펑펑~~~!! 인천 홈에서 확정지었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이제 홀가분한 마음으로 챔피언결정전을 준비하겠습니다.
오늘 현대건설 황민경 선수는 공격에서도 분발해주고 잘했습니다(12득점). 더불어 (양효진 대신 많은 시간을 부여받게 된) 정시영 센터도 비판적으로 보려 했는데, 오늘 나쁘지 않은 활약이었습니다(7득점, 공격성공률 38.46%). 다음 시즌에는 제발 자리 좀 잡도록! 기대해 보겠습니다. 현대건설에도 볕들 날 있으라!~
우 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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