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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백질, 그리고 동물성 단백질과 식물성 단백질 작성자 이의철
안녕하세요. 대전 선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산업의학전문의 이의철입니다.
베지닥터 회원이기도 하고, 학술부 차장을 맡고 있기도 합니다.
이 글은 오늘 부산지역 베지닥터 강연에서 시간관계 상 미처 소개드리지 못한 슬라이드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특히 오늘 부산 강연에 참석하신 분들은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핵심은 동물성 단백질이 식물성 단백질보다 더 위험할 수 있지만,식물성 단백질도 과하면 동물성 단백질과 마찬가지로 위험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점 염두에 두시고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단백질은 현대 영양학에서 가장 추앙받는 영양소입니다.
인체의 근육과 섬세한 인체의 기능을 조절하는 효소, 면역기능을 담당하는 항체 등이 모두 단백질이고, 이들 물질들이 인체에서 불균형을 이룰 경우 심각한 건강장해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중요한 단백질은 몸에서 적정 수준을 유지해야지 과해서는 결코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단백질은 우리가 하루에 섭취하는 열량의 5% 수준이면 충분합니다. 성인 남성은 대체로 하루 2,600Kcal의 열량이 권장됩니다. 5%면 130Kcal이고, 단백질 1g이 4Kcal이기 때문에 질량으로는 32.5g 정도입니다.
미국 코넬 대학의 콜린캠벨 박사(우리나라에 '건강,음식,질병에 관한 오해와 진실'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된 'THE CHINA STUDY'의 저자)는 우유 단백질의 주 성분인 카제인(전체 우유 단백질의 80%를 차지합니다)을 전체 열량의 20%(미국인들의 평균적인 섭취 수준)가 되게 먹이를 준 쥐와 열량의 5%가 되도록 먹이를 준 쥐에서 암발생을 비교한 실험을 했습니다. 이 쥐는 강력한 간암 유발물질인 아플라톡신에 노출시킨 쥐로, 아플라톡신에 의해 간세포의 유전자 변형이 와서 간암이 발생하게 되어있는 쥐였습니다.
당시 캠벨이나 동시대 과학자들은 단백질이 면역체계에 있어서 중요하기 때문에 단백질이 부족할 경우(단백질 섭취량이 5% 수준이면 '영양실조' 수준으로 평가됩니다.) 항체 생산에 지장이 초래되고, 면역 기능이 떨어져 간암세포가 방해를 받지 못하고 더 잘 자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때문에 카제인(우유 단백질)단백질을5% 수준으로 투여한 군에서 간암이 더 많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실험 결과는 정반대였습니다. 카제인 단백질을 20% 투여한 쥐들에서는 100% 간암이 발생한 반면, 5% 투여한 군에서는 간암이 하나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결과가 너무나 충격적이어서 당시에는 이 실험 결과의 의미를 제대로 해석하기 어려웠습니다.
이후 캠벨은 콩단백과 밀단백으로 똑같은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밀단백과 콩단백을 전체 열량의 20%가 되게 먹이를 주고, 밀단백과 콩단백을 전체 열량의 5%가 되게 투여한 아플라톡신 전처리 쥐에서 간암 발생율을 비교한 것입니다.
결과는 더욱 충격적이었습니다.
대표적인 식물성 단백질인 밀단백과 콩단백은 먹이 전체 열량의 20%가 되어도 간암이 발생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밀단백과 콩단백이 전체 열량의5%인 쥐에서도 역시 간암이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카제인으로 대표되는 동물성 단백질이 과잉이면 간암이 발생하지만, 식물성 단백질은 과잉이 되어도 간암이 발생하지 않는다.
동물성 단백질이 아닌 식물성 단백질을 열심히 섭휘하는 것이 좋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여기까지는 '건강,음식,질병에 관한 오해와 진실'에 소개된 내용입니다.
하지만, 식물성 단백질도 결코 안전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책에 실리지 않은 캠벨의 다른 실험 결과를 마저 소개하겠습니다.
아래 내용은 책에 소개되지 않은 내용이니, 특히 유의해서 보시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책을 보신 분들이라면 더욱 흥미를 느끼실 수 있을 것이고, 건강한 식생활을 계획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상의 내용을 보면 동물성 단백질과 식물성 단백질 사이에 뭔가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차이의 핵심은 단백질의 '질(quality)'에 있습니다.
단백질은 총 20개의 아미노산의 조합으로 만들어 지고, 이중 9개의 아미노산은 인체에서 합성할 수 없기 때문에 필수 아미노산이라고 합니다. 우리 몸은 아미노산이 부족하지 않을 때 이들 아미노산들을 이용해서 몸에 필요한 단백질을 만듭니다. 특히 필수 아미노산이 부족할 경우 이 부족한 필수 아미노산이 보충이 될 때까지 단백질 생산이 지연되게 됩니다.
보통 단백질의 '질(quality)'이 높거나 낮다고 하는 것은 이 필수 아미노산이 표준 단백질의 아미노산 비율과 얼마나 유사하느냐로 판단됩니다. 그리고 질이 높은 단백질은 일정 기간(대략 10일) 단백질 단위 질량(1g)당 얼마나 체중을 늘리느냐로 표현됩니다. 동물성 단백질들은 체중을 많이 올리기 때문에 '질'이 높고, 식물성 단백질은 체중을 적게 올리기 때문에 '질'이 낮다고 평가됩니다.
때문에 우리들이 단백질을 특정 식물성 식품에서만 섭취한다면 특정 아미노산 부족이 고착화돼 단백질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채식주의자들은 단백질 섭취에 있어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얘기들이 나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매 끼니마다 모든 필수 아미노산이 부족하지 않게 신경써야할 필요는 없습니다. 과거 매 끼니마다 이렇게 조심스럽게 필수 아미노산 비율을 신경 써서 식사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기도 했었지만, 최근엔 매 끼니마다가 아닌 며칠 단위로 부족하지 않게 보충해주면 아미노산 불균형이 발생하지 않는 다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입니다. 우리 몸은 단백질을 소화해서 흡수한 후 아미노산 웅덩이(pool)을 형성해서 이들 아미노산을 일정 기간 보관했다가 필요할 때 꺼내서 쓰기 때문입니다. 매끼니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그렇게 긴장하면서 식사를 할 필요까지는 없다는 것입니다.
동물성 단백질은 우리 인체의 단백질과 아미노산 구성 비율이 유사해 필요한 아미노산이 부족하지 않습니다. 이런 동물성 단백질의 대표가 카제인(우유 단백질)이고, 위의 실험에서 카제인이 아닌 다른 동물성 단백질로 실험을 해도 동일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 가능한 것입니다. 카제인을 동물성 단백질로 바꿔서 해석해도틀린 말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반면 식물성 단백질은 필수 아미노산 중 1~2개가 부족합니다. 콩단백질은 '메티오닌'이 부족하고, 곡류는 일반적으로 '라이신'이라는 필수 아미노산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위 실험에서 콩단백이나 밀단백을 전체 열량의 20%가 되도록 먹이를 주어도 카제인을 20%로 주었을 때와 같은 반응이 나오지 않았던 것입니다.
책에 소개되지 않은 캠벨의 다른 실험이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밀단백에는 '라이신'이 부족합니다. 이 '라이신' 부족 때문에 밀단백의 '질'이 카제인보다 낮은 것입니다. 그래서 캠벨은 밀단백을 20%, 5%가 되게 다시 쥐 실험을 했습니다. 이전 실험과 다른 점은 이번엔 라이신을 보충한 것입니다.
실험 결과는 동물성 단백질과 식물성 단백질이 뭔가 차원이 다르게 다를 것을 기대하는 사람들에겐 실망스러울 수도 있는 내용입니다.
라이신을 보충한 밀단백 20% 섭취 쥐에서 카제인을 20% 섭취한 쥐와 같은 암발생이 관찰된 것입니다.
식물성 단백질도 안심하고 많이 먹으면 동물성 단백질을 과잉으로 섭취한 것과 똑같은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단백질이 동물성이냐 식물성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질'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이제 제가 강연에서 말씀드리고자 했던 내용의 결론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동물성 단백질이든 식물성 단백질이든 과잉되면 위험합니다.
단백질은 전체 열량의 5% 수준이면 충분하고, 10%를 초과하면 암세포의 성장을 촉질할 위험이 있습니다.(여러 농도의 단백질로 실험한 결과, 단백질이 전체 열양의10%가 넘어가면 암 발생율이 증가했습니다.)
다만 동물성 단백질은 '질'이 높아 전체 열량의 10%가 넘을 경우 암세포의 성장이 촉진되게 되지만, 식물성 식품은 전체 열량의 10%가 넘는다 하더라도 동물성 단백질만큼 암세포의 성장을 촉진시키지는 않는다는 차이만이 있을 뿐입니다.
그리고 식물성 단백질을 효과적으로 섭취하는 방법은 곡류와 콩류를 적당히 섞어서 섭취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콩밥이 아주 유용한 방법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현미밥으로 3끼 식사를 하면(햇반 1.5개를 1끼로 할 때) 30g의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고,두부 1/2모면 20g의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습니다. 모두 50g이고, 각자 부족한 일부 필수아미노산을 감안하면 실제 유효 단백질량은 이보다 다소 적을 것입니다. 앞서 남자 성인의 권장 섭취 열량 2,600Kcal의 5%인 32.5g을 충분히 만족시키고, 10%인 65g은 넘지 않는 양입니다. 밥만 잘 먹고, 콩류만 적절히 먹으면 단백질을 안전한 수준으로 걱정 없이 섭취할 수 있는 것입니다.
채식을 한다고 필수 아미노산을 신경 쓰면서 식사를 할 이유도 없는 것입니다.
콩은 단백질 이외에도 여러 가지 몸에 좋은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에 콩을 싫어하시는 분들이라면 이제부터 콩과 친해지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직업적으로 운동을 하시는 분들을 위해 보충을 하자면, 훈련이나 경기로 인해 초과로 소모한 칼로리를 보충할 때도 전체 칼로리의 5% 법칙을 적용하시면 적정한 단백질 섭취량을 계산하실 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남의살먹고만먹자'님은 하루 4,000Kcal를 본인의 섭취 칼로리로 하신다고 했는데, 이때 필요한 단백질은 50g 수준입니다. 현재는 체중 당2g의 단백질을 그것도 우유 단백질인 카제인을 단백질 보충에 쓰고 있다고 하는데, 이렇게 단백질을 섭취할 경우 장기적인 건강은 좋지 않을 수 있습니다.
운동 선수들이 단백질을 과도하게 많이 섭취하는 경우가 많은데, 운동을 열심히 해서 건강한 신체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평균수명은 65세 수준입니다. 이렇게 평균 수명이 짧은 이유를 과도한 단백질 섭취에서 일부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동물성 단백질은 질이 높아 식물성 단백질보다 위험하기 쉽고, 콜레스테롤과 포화지방에 오염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직접 운동을 하고 있지 않고, 운동 후 회복의 느낌을 잘 몰라 그저 이론적인 주장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운동하실 때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출처] 단백질, 그리고 동물성 단백질과 식물성 단백질 (한울벗채식나라 ° °。) |작성자 이의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