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왕실(王室)의 희비(喜悲)>
◐ 영화 1,000일의 앤
1969년, 영국의 찰스 재로트(Charles Jarrott) 감독의, 주제곡이 너무나 아름다운 영화 『천일의 앤(Anne of the Thousand days)』을 기억하는지.... 그 영화의 비극의 주인공이 바로 앤 불린이다.
앤 불린이 낳은 엘리자베스는 후일 ‘영국 역사상 가장 뛰어난 왕, 해가 지지 않는 대영제국의 발판을 닦은 여왕, 어학과 문학 분야에서 천재성을 번쩍인 영국의 자랑’으로 꼽히는 영국의 여왕 바로 엘리자베스 1세(Elizabeth I/1533~1603)이다.
앤 불린(Anne Boleyn)은 결혼식을 올렸던 런던타워가 훗날 감옥이 되는데 이곳에 갇혔다가 헨리 8세에 의하여 단두대(斷頭臺)의 이슬로 사라지는데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 ‘주님께 제 영혼을 바칩니다.’였다고 하니 가슴이 아프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던 앤은 남편(헨리 8세)에 대해 한마디의 원망도 없이 기꺼이 죽음의 길로...
앤 불린이 왕세자비로 있었던 기간이 단지 2년 반 정도였기에 ‘1.000일의 앤’으로 표현한 것이다.
◐ 엘리자베스 1세(Elizabeth I)
런던 트라팔가르 광장 / 기둥 위의 넬슨제독 / 엘리자베스 1세 / 앤 불린 / 바람둥이 헨리 8세
엘리자베스 1세는 어린 시절부터 천재성을 발휘했는데 7개 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였고 12살 때 시집(詩集)을 냈으며, 스페인 무적함대와 결전을 앞둔 영국 해군들에게 한 연설은 지금도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가슴을 울리는 명연설로 꼽힌다고 한다.
『나는 내가 연약한 여자의 몸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나는 왕의 심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잉글랜드 국왕(國王)의 심장(心腸)을 말입니다.』
1588년 4월, 영국은 당시 무적함대로 일컬어지던 스페인의 아르마다(Armada) 함대와 치열한 해상전투가 벌어진다. 이른바 ‘아르마다 대회전(Armada Encounter)’으로, 스페인이 동원한 전함은 120여 척으로 알롱소 구즈만(Alonso de Guzmán)이 총사령관이었고, 영국은 동원된 전함이 200여 척이었고 찰스 하워드(Charles Howard)가 총사령관이었다고 한다.
전함의 숫자로 보면 영국이 더 많았다고 할 수 있지만 전함의 크기나 전투능력에서는 영국이 훨씬 열세(劣勢)였다고 하는데 우여곡절 끝에 영국이 승리를 거머쥐게 되고 5대양의 해상권을 거머쥐는 계기가 된다.
이후, 1805년에 와서 영국의 넬슨 제독은 스페인 앞 트라팔가르 곶(Cabo Trafalgar) 앞바다에서 당시 무적함대라 일컬어지던 스페인과 프랑스의 연합함대를 또다시 격파하고 승리를 하여 세계 해상권을 명실공히 거머쥐게 되는데 이것이 트라팔가르 해전(Battle of Trafalgar)으로, 내가 런던을 관광할 때 런던의 트라팔가르(Trafalgar) 광장(廣場) 가운데 우뚝 솟은 기둥 위에 당시 전함을 이끌었던 넬슨 제독의 동상이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서 있는 모습이 매우 감동적이었다.
이후 영국은 인도를 포함하여 세계의 1/4에 해당하는 대륙을 점령하고 해상권을 지배하게 된다.
엘리자베스 1세는 3살이 되기도 전에 어머니(앤 불린)를 잃었고, 국가와 결혼했다며 평생 독신으로 살았던 처녀 여왕이었다.
엘리자베스 1세가 12살 때 펴냈던 시집에 실린 이 작품이 너무도 유명하다고 한다.
On Monsieur's Departure(임은 떠나는데)
I grieve and dare not show my discontent, I love, and yet am forced to seem to hate.
나는 애통하지만, 감히 불평을 드러내지는 못합니다. 나는 사랑하지만, 아직도 미워하는 척하려고 합니다.
I do, yet dare not say I ever meant, I seem stark mute but inwardly do prate.
나는 아직도 내 마음을 감히 말하지 못합니다. 나는 입을 굳게 다물고 있지만, 속으로는 끝없이 재잘거립니다.
I am and not, I freeze and yet am burned, Since from myself another self I turned.
나는 나면서도 아니고, 얼어붙었으면서도 아직 불타오르고 있습니다. 자신으로부터 또 다른 자신에게로 돌아서기 때문입니다.
마무리하면서 간추려보면, 조지 5세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올랐던 에드워드 8세(Edward VIII)는 유부녀였던 미국의 심프슨 부인에게 빠져 왕위에 오른 후 1년도 되지 않아 스스로 왕위를 내던지자 동생 조지 6세(George VI)가 즉위(1936년)하는데 조지 6세와 왕비 보스라이언(Bowes-Lyon)과의 사이에서 딸을 낳으니 곧 엘리자베스 2세(남편 필립공)이다.
영국은 통일되기 전 잉글랜드(England), 스코틀랜드(Scotland), 웨일스(Wales), 아일랜드(Ireland)의 4개의 작은 나라들로 나누어져 있었는데 후일 통일되어 영국(United Kingdom)이라 통칭(通稱)되었는데 세계로 세력을 뻗치면서 대영제국(Great Britain /British Empire)이라 불렀다.
그러나 현재 영국의 공식명칭은 ‘영 연방과 북아일랜드(United Kingdom of Great Britain and Northern Ireland)’인데 서쪽의 섬인 아일랜드(Ireland)는 따로 독립해 떨어져 나갔지만 섬의 북부 일부 지역(Northern Ireland)은 영국령이다.
이처럼 작은 소국(小國)들이 있었기 때문에 대영제국의 왕위 계승도 각 나라 왕족들이 돌아가며 계보를 잇도록 되어 있어서 단일왕조의 부자세습(父子世襲) 제도는 전혀 아니다.
위의 헨리 8세, 엘리자베스 1세는 잉글랜드(England) 국왕으로 분류되고 조지 6세, 에드워드 8세, 엘리자베스 2세는 잉글랜드 지역 출신이 아니므로 영국(Great Britain) 국왕으로 분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