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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자료 스크랩 급매물 교회
행복한 목사 추천 0 조회 45 11.11.09 10:00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급매물 교회

 

상가 건물 3층에 이삼십 명 모인 교인들이 웅성거리고 있었다. 밖에는 눈발이 날리는 스산한 날씨였다. 날씨만큼 그들의 마음도 스산하였다. 교회가 부도가 나서 쫓겨나야 한다는 소문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실내에는 뒷방에 목회자 상담실도 있고, 간이 설교단도 만들어져 있으며 전자키보드도 있고 드럼도 있었다. 마이크, 스피커 등 음향 시설도 있어 작은 교회의 모습은 다 갖추고 있었다. 아직 목사가 안 보인 것뿐이었다. 교인들은 실내에 놓인 의자에 앉아 재정 장로인 이 장로의 눈치를 살피었다. 교회의 사정을 알고 있다면 먼저 그가 알고 있어야 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는 아무 말이 없다.

이 때 뒷문으로 검은 두루마기를 입고 목에 하얀 목도리를 두른 낯선 사람이 터벅터벅 걸어 들어왔다. 그는 서슴없이 강대상 위로 올라가 교인들을 돌아보았다.

“여러분, 오늘부터 제가 여러분의 목사입니다.”

모두 웅성거렸다.

“조용히 하십시오. 제가 이 교회를 샀습니다. 교회 뿐 아니라 여러분 50명도 함께 샀습니다. 그래서 이 교회는 나의 것이며 여러분도 나의 것입니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거요? 우리를 샀다고요? 누구 맘대로 우리를 사요? 누구한테 샀다는 말입니까?”

“여러분의 이전 목사에게 교회와 신도를 싸잡아서 흥정하고 샀다는 말입니다.”

“무슨 개 같은 소리를 하는 거요?”

한 사람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여러분은 그러나 기뻐하십시오. 내가 이 교회가 진 모든 빚을 다 갚았으니 여러분은 교회 빚 걱정할 것이 없어졌습니다. 그뿐 아니라 여러분은 교회에 약정하고 내야 할 돈에서 해방된 것입니다. 이제 건축헌금 걱정하지 마십시오. 십일조 걱정하지 마십시오. 일천번제 헌금 내지 않아도 됩니다. 여러분은 교회에 빚진 것이 없습니다. 내도되고 안 내도 됩니다. 내고 싶으면 억지로 하지 말고 자원하는 마음, 감사하는 마음으로 드리십시오. 여러분은 여기서 쫓겨날 염려 없이 예배를 드릴 수 있습니다.”

교인들은 눈을 둥그렇게 뜨고 돌아보았다.

“여러분은 목사 사례 어떻게 할 것인가? 이 예배당 월세는 어떻게 낼 것인가 이제부터는 걱정하지 마십시오. 나는 사례를 받지 않습니다. 월세는 헌금으로 넉넉히 내고 남을 것입니다. 교회 있겠다. 목사 있겠다. 교인 있겠다. 무엇이 걱정입니까? 여러분의 구원은 어디 가는 것이 아닙니다. 안심하고 주님께 붙어 있으십시오. 그러면 됩니다.”

어리둥절한 가운데 예배를 마치고 그들은 재정 장로에게 정말 교회의 부도위기는 끝난 것이냐고 물었다. 그는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새로 온 천 목사는 약간 떨어진 시골에 집을 가지고 있었는데 차도 없이 거기서 버스로 출퇴근한다고 말했다. 재정 장로는 무언가 좀 알고 있는 눈치였다.

천 목사는 다음 주 광고 시간에 더 큰 폭탄선언을 하였다.

“여러분 내 말을 잘 들으시오. 나는 이 교회에서 장로와 집시 직분을 다 없애고 모두 자매, 형제로 부르기로 하겠습니다. 이 직분은 교회의 계급이 아닙니다. 평신도가 집사가 되고 집사가 장로로 진급하고 그 위에 목사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 직분은 주님의 몸인 교회의 손과 발이 되어 하나님의 청지기로 일하도록 받은 은사인데 잘못 인식하고 있어 원점에서 새로 시작하려고 합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합니다. 제가 새 목회를 시작하면서 모든 제도를 초대교회 정신으로 되돌려 새 부대에 담으려 합니다.”

“기름 부은 장로를 목사가 마음대로 없앨 수 있습니까?”

한 교우가 손을 들고 말했다.

“이 교회는 어느 교단에 속하지 않은 독립교단의 교회입니다. 다시 말하면 이 건물은 소속 교단의 재산이 아니며 상부 기관의 허락을 받아 장로를 세운 것도 아닙니다. 목사가 교회정관을 만들고 임의로 정한 것이란 말입니다. 그러나 나는 옛 정관을 무시하고 제가 만든 새 정관으로 교회를 운영할 것입니다. 불만으로 이 교회를 나가려면 나가도 됩니다. 그러나 다른 교회에 간다고 장로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예 여기서 새로 시작하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모든 제도를 없애고 교인이 얼마 안 되기 때문에 교회의 모든 문제는 전체 회의인 공동의회에서 결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재정이 약한 이 교회에서는 예배당 건물을 임대하기 위해 장로를 두 사람을 세웠다. 그리고 그들 각각에게 삼천 만원씩 특별헌금을 부담 시켰다. 그렇게 해서 세움 받은 두 장로들이 교회의 직분을 없앤 것에 제일 불만이 많았다. 그러나 다른 교인들은 이런 계급을 없애는 것에 별 관심이 없었다. 오히려 더 좋아 하는 것 같았다. 두 장로 중의 한 사람인 이인식 장로가 현재 재정 장로였는데 헌금 집계는 어떻게 할 것이며 자기의 위치는 어떻게 될 것인지 불안한 모양이었다. 천 목사는 앞으로 얼마 동안 재정 장로였던 이인식 형제가 헌금은 집계하되 매주 천 목사 자기 명의로 된 통장에 입금하고 지출결의서를 만들어 결재를 맡고 출금해서 쓸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선언했다. 급하게 지출해야 할 일을 위해 50만원의 소액 예비금을 회계에게 주어 선 지불 후 결재를 한다고도 말했다.

천 목사는 이 장로를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이 건물을 임대하는데 일억 원이 들었는데 교회에서 장로 장립 때 낸 돈을 합해 준비한 돈 오천만원을 내고 나머지 반은 은행 대부를 받으면서 이 장로가 자기 집을 저당하고 대신 교회의 임대계약은 자기 명의로 했다. 교회가 어려워지자 은행 상환금을 제 때 못 내고 예배당 건물의 월세도 제대로 내지 못해 교회는 부도 직전에 몰린 것이다. 여기서 제일 위기에 처한 사림은 이 장로였다. 은행 빚을 갚지 못하면 자기 집이 위태롭기 때문이었다. 생각다 못한 이 장로는 자기 명의로 임대한 예배당 건물을 급매물로 내 놓은 것이었다. 아무도 교회에 관심을 가져 주지 않았는데 그래도 천 목사가 문제를 해결해 준 것은 다행이었다. 그래서 급매물로 내놓은 교회가 팔린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목사는 교체했지만 자기의 기득권은 가지고 교회에 군림하고 싶었었다. 그런데 천 목사는 건물의 전세계약서를 자기 명의로 하고 교회헌금도 자기 명의의 통장을 만들어 관리하겠다고 선언 한 것이었다. 이건 교회와 신도들을 자기의 사유물로 만들겠다는 이단 교주들과 무엇이 다른가 하고 이 장로는 불만이었다. 적어도 교회 헌금은 교회명의로 은행 계좌를 개설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6주 동안 수요일 저녁은 천 목사가 매주 주기도에 대한 강해설교를 하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네 주일 째 수요 예배가 끝나자 젊은 성도 몇 사람이 귀가 하지 않고 목사와 면담을 하겠다고 신청하였다. 좀 심상치 않았지만 천 목사는 그들을 상담실로 인도하여 대면하였다. 그런데 그들의 첫 질문은 목사는 어디서 안수를 받았으며 어느 신학교를 나왔느냐는 것이었다.

“예수님이 말씀을 전하는데 그분이 어느 신학교를 나오셨는지, 병자를 많이 고치셨는데 그분이 어느 의과대학을 나오셨는지 문제가 되었습니까? 제 목사 안수가 왜 문제가 됩니까?”

“목사님은 예수님이 아니잖아요? 목사님이 어느 교파에 소속된 것인지, 신앙노선은 어떤지 알아야 따라갈 것이 아닙니까?”

“한 삼주 간 아무 말도 없이 잘 따라오기 때문에 순한 양인 줄 알았는데 이리였습니까?”

그리고 그는 계속하였다.

“저는 현재 어느 교단에 속해 있지 않지만 성경 말씀을 정확무오한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으며 삼위일체 하나님을 믿고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을 나의 고백으로 삼습니다. 또 예수께서 오셔서 십자가로 구원을 이루셨으며 예수님만이 나의 구주임을 믿습니다. 목사 안수와 출신 신학교에 대해서는 목사 안수 당시 내가 어느 교회에 속해 있었는지 여러분이 인터넷의 인물 정보를 통해 알아보십시오. 제가 청문회의 대상 인물이 되어 답변하고 있으면 신앙 지도자의 권위를 잃게 됩니다.”

“혹 우리 교회가 이단이 아니냐고 물으면 어떻게 대답하면 됩니까?”

“와서 말씀을 들어보고 함께 교회생활을 해보라고 전하십시오. 내가 성경을 임의로 해석했습니까? 내가 예수님이 이루지 못한 구원을 이룰 유일한 말씀의 소유자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까? ‘당신은 언제 몇 시에 거듭 났느냐’고 질문한 일이 있습니까? 삼위일체를 부인한 적이 있습니까? 병역과 수혈을 거부하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까? 내가 신비체험을 했으며, 그리스도 및 세례 요한과 대화를 했으며 나만이 진리 수호자라고 주장하며 여러분을 비밀집단에 가두어둔 일이 있습니까?”

“알겠습니다. 그런데 우리 교회는 왜 새벽기도를 안 합니까?”

“나는 새벽기도를 없앤 적이 없습니다. 언제나 교회는 열려 있습니다.”

“그래도 목사님이 와서 인도를 하셔야지요.”

“기도는 하나님과의 대화입니다. 하나님과 나 사이에 누구를 끼워 넣으면 남편과 아내 사이에 딴 남자를 끼워 넣은 것처럼 어색해지지 않겠습니까?”

“그래도 목사님이 나와서 사회 하고, 순서를 정해 찬송하고 말씀 전하고 그리고 기도하는 것이 원칙 아닙니까? 그 때 일천번제 헌금도 걷고.”

“다니엘은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 갔을 때 어떻게 기도했습니까? 모여서 누구의 도움을 받고 기도했습니까? 그러나 여러분이 모여서 합심기도를 하고 싶으면 내가 다음 주부터 두 주간 매일 새벽기도 훈련을 하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새벽기도가 다시 시작되었다. 그러나 그때까지의 새벽기도와는 전혀 다른 형식이었다. 목사가 새벽기도 모범을 짜가지고 왔다.

사도신경, 찬송, 교회가 드리는 기도문으로 기도, 시편 교독, 신약성경 묵상, 기도, 그리고 주기도문으로 기도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었다.

이십 명 남짓한 사람이 둥글게 앉았고 첫날은 이인식 성도가 사회를 하였다. 교회가 드리는 기도문은 목사가 만들어 순서지에 복사해 가지고 왔다. 시편교독이 끝나고 신약성경을 읽었다. 마태복음 5장 39-42절이었다.

39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악한 자를 대적하지 말라 누구든지 네 오른 뺨을 치거든 왼 뺨도 돌려 대며 40또 너를 고발하여 속옷을 가지고자하는 자에게는 겉옷까지도 가지게 하며……”

“이 말씀을 묵상하고 생각난 대로 말씀해 보십시오.”

이인식 형제가 물었다. 모두 처음 당한 일이라 어리둥절하여 입을 여는 사람이 없었다. 침묵이 흘렀다. 그러자 어떤 학생이 입을 열었다.

“그냥 궁금해서 그러는데요. 왜 오른 뺨을 때렸을까요? 때린 사람은 왼손잡이였나요? 왼 뺨 때리기가 더 쉬울 것 같은데”

모두 웃고 분위기가 누그러졌다.

“저도 궁금한 것이 있어요. 왜 겉옷을 달라고 하지 속옷을 달라고 송사를 했을까요?”

모두 처음으로 성경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여러 가지 상상한대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속옷에 대한 것은 목사가 이스라엘 풍속을 이야기 했다. 아무리 가난한 사람이라도 빚을 갚으라고 송사할 때는 겉옷은 덮고 자기도 하고 일하러 갈 때 입을 옷이며 재산이기 때문에 송사해서 빼앗아 갈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예수님의 말씀은 오른 뺨, 왼 뺨의 문제가 아니고 예수의 제자가 된 사람은 악한 자라도 그렇게 대적하지 말라는 것이 요점이라고 말했다.

“천국은 정말 좁은 문인 것 같습니다. 그렇게 맞고 빼앗기면서도 천국에 가고 싶은 사람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예수님은 너무 할 수 없는 것만 가르치십니다.”

여러 말이 오간 뒤 목사가 다시 말했다.

“이것은 천국에 가기 위해서 어떻게 살아야 한다고 가르치는 것이 아니고 구원 받고 예수님의 제자가 된 사람은 천국 백성으로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가르치는 것입니다.”

말씀 묵상이 끝난 뒤 각각 기도 제목을 내 놓았다. 그 중 다섯 가지만 골라 주제를 따라 합심기도를 하고 마무리 기도를 하였다. 이 새로운 방식의 새벽기도는 모두에게 너무 생소하였다. 목사가 하라는 대로 하고 기도하라면 소리 높이 외치며 울고 기도한 뒤 돌아갈 때는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돌아갔는데 새로운 형식은 공부하는 것처럼 부담만 되었다. 싫은 사람은 점차 안 나오게 되고 또 꼭 새벽기도에 나와야 복 받는다는 신비감도 없어졌다. 그래서 수가 줄어들었다. 한편 새로운 형식에 호기심을 갖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나오기 시작하였다. 

두 주가 끝날 때 목사는 예배위원회 팀장을 선출하였다. 그로 하여금 한 주간 동안의 새벽기도 사회자를 뽑게 하고 그 사회자는 목사가 준 순서지 초안을 따라 새벽기도를 인도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이 일에 익숙해지자 그들은 목사에게 새벽기도를 위해 앞으로는 먼 곳에서 택시로 왔다가 버스로 돌아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스스로 하겠다는 것이었다.

목사는 처음 공동의회에서 이인식 형재를 회계에서 사임시키고 새로 회계를 가장 신임이 있는 사람으로 선출하게 했다. 그리고 부 회계 한 사람은 회계가 임명하고 감사1명은 공동의회에서 뽑기로 했다. 그리고 매월 첫 주는 공동의회를 열어 한 달 동안 교회 헌금의 수지결산을 공개하도록 했다. 이래야 재정 운영이 투명해 지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또 여섯 주의 주기도문 강해가 끝나자 목사는 이번에는 또 다른 광고를 하였다. 앞으로 누구든지 교회와 나라와 세계를 위해 교회에서 대표기도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기도내용을 수요일까지 A4 용지에 11호 크기로 타자하여 예배 위원회 팀장에게 보내주면 선발해서 기도할 수 있게 하겠다고는 광고였다. 예배 때 대표기도는 누구나 할 수 있으며 특히 기도를 중언부언하는 것은 하나님을 경홀히 여기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기도를 시험 보듯이 내용을 써서 제출하여 뽑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교인 중에서 한 사람이 반대했다. 이것은 유창하게 글 잘 쓰는 사람만 기도 할 수 있다는 말이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그리고 기도는 성령이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지 써서 읽는다는 것이 첫째 말이 안 된다고도 했다. 그러나 목사는 꺾이지 않았다.

“기도는 자기 마음대로 하는 것이 아니고 성경에서 말하는 대로 배워서 하는 것입니다. 또 내가 유창한 기도를 뽑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눈물로 침상을 띄우는 간절한 기도를 뽑겠습니다. 기도의 질만큼 교인의 믿음은 성장하는 것입니다. 이런 대표기도를 통해 우리가 배우고 수준 높은 기도를 하는 교인이 되고 싶기 때문입니다. 또 읽는 것이 아니라 미리미리 기도를 준비하자는 것입니다.”

이 교회는 직분이 없고 모두가 평신도이기 때문에 누구나 기도할 수가 있었다. 이렇게 되자 기도에 대해 비평하는 버릇이 없어졌다. 자기라면 어떤 기도를 했을까를 생각하면 그 기도는 잘한 것이었다. 그러면서 스스로 기도 준비를 하고 있기도 했다. 기도가 길지도 않고 여러 사람이 간구하고자 했던 내용들이어서 격이 자연 높아졌다.

한 달에 한 번씩 있는 공동의회에서는 각 가지 생각들이 튀어 나왔다. 이 교회에서 남녀 각 4명씩 복 사중창단을 구성해서 예배 때에 찬양하고 싶다는 안이 나와 예산까지 통과시켜 준 것도 이 공동의회에서였다. 인원이 50 여명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거창한 찬양대를 만들 수가 없었다. 그러나 성악도 하고 취미도 있는 대학생들이 스스로 찬양 팀을 조직해서 예배를 돕겠다는데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 또 거리에 나가서 노방 전도를 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그러나 이 의견은 말이 많았다. 옛날 말이지 노방전도로 구원 받을 사람이 몇이나 되겠느냐는 것이었다. 길 가는 사람에게 유인물을 돌리는 것이나 아파트의 편지함에 전도지를 넣는 것은 음식점 광고물보다 못한 재활용 쓰레기를 늘이는 것에 불과하다고 혹평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나이 든 분들은 예수님도 말씀을 뿌릴 때 옥토에 떨어지는 것은 1/4밖에 안 되었지만 계속 뿌렸다고 주장했다. 목사가 한마디 했다.   

“만일 전도가 교인수를 늘리는 것이라면 중단 되어야 합니다. 교회가 건물의 크기나, 교인 수나, 일 년 예산을 자랑하는 것이면 이것은 주님이 제일 싫어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교회는 그 교회 교인들의 삶을 보고 무엇이 그들을 변화 시켰는지 가 보아야겠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야 합니다.”

“목사님, 그렇게 해서 언제 교회를 성장시킵니까? 불신자를 마구 찔러보는 ‘고구마 전도왕’, 한 번 물면 놓치지 않는 ‘진돗개 전도왕’들의 간증을 못 들어보셨습니까? 적극적인 전도를 위해 ‘세계전도왕 사관학교’도 있습니다. 6주 단위로 훈련을 시켜서 5명씩 반을 짜서 불신 세계에 침투 작전을 하는 거지요.”

“저는 하나님의 나라에 합당하지 않은 전투적인 용어 자체를 싫어합니다. 또 예수님이 제자들을 세상에 내보낼 때도 귀신을 제어하며 병을 고치는 능력과 권위를 주시며 하나님 나라를 알게 하고 병 든 자를 고치기 위함이었지 그들이 만난 사람을 끌고 예수님께 데려오라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여러 논의 끝에 이 전도방법은 일단 보류 되었다. 그러나 하나님의 지상명령이 전도인 만큼 전도는 끊임없이 대두되는 화제였다. 중동에 선교사를 파견하면 어떻겠느냐는 안이 나왔다. 매월 이백 만원씩 후원하자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서는 회계집사인 이인식 형제가 절대 반대였다. 현재 교인 수가 증가해서 앞으로는 2층에 있는 피아노 학원까지 임대하여 교회를 확장할 비전을 가지고 있는데 그렇게 예산 지출을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인식 형제는 수완이 좋아서 새롭게 회계를 뽑았는데도 그 자리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교회는 점차 인원이 늘어서 2년째는 2부 예배를 보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 그러자 교회의 조직이 필요하다는 말이 나왔다. 장로 두 사람을 공동의회에서 선출하고 서리집사도 임명하지 않고 30명을 공동의회에서 선출하기로 하였다. 이것은 어려운 일이 별로 없었다. 새벽기도 때의 성경 묵상이나 예배 때의 대표기도들을 통해 어느 정도 자격자들이 검증되었기 때문이다. 놀라운 것은 이인식 형제는 이 때도 무난히 장로로 뽑힌 것이었다. 이제 서서히 조직이 교회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두 사람의 장로로 당회를 구성하고 집사회 회장 및 총무가 방청으로 들어와서 목사가 이 네 사람과 함께 당회를 열고 교회 행정을 상의하게 되었다. 하부에 재정, 예배, 찬양, 선교, 교육, 봉사 위원회를 두고 어설프지만 예산을 편성한 뒤 교회재정은 그 예산 안에서 집행하게 되었다. 이 때부터 각 위원회가 예산 배정을 더 받으려고 경쟁을 시작했다. 그 뿐 아니라 각 위원회가 자기 나름대로 이벤트 기획을 하고 각종 행사 계획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다른 교회에서 하고 있는 모든 프로그램들을 가져오기 시작한 것이다. 찬양 위원회는 유급 지휘자를 구하고 성과를 높이기 위해 단원들을 확대하여 밤늦게까지 연습시키고 또 주일에는 일찍부터 교회에 나오게 해서 예행연습을 하였다. 교육위원회는 3,4명씩 각 부 학생들을 묶어주고 축호 방문을 해서 학생 수를 늘이라는 명령을 내렸다. 선교 위원회는 전도단을 조직해서 주중에 몇 구릅으로 나누어 축호방문을 하고 유명한 전도왕들의 간증에 단체로 참석을 권유하였다. 봉사 위원회는 지체 부자유자들을 방문하는 날을 정해 돕기도 하고 외국인 노동자들을 초청하여 축구시합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인원은 부족한데 이 모든 일을 하기 위해서는 한 사람이 두세 군데의 원원회에 참여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었다. 그러자 각 교인들은 고단해서 일주일에 한 번도 제대로 쉬지를 못하고 집에 가면 졸도할 정도로 피곤이 쌓였다.

천 목사는 교회의 이 행사들을 없애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지만 아무 효과가 없었다. 이것은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이 아니다. 하나님은 엿새 동안 일하고 제 칠일에는 쉬라고 하셨다. 그런데 왜 쉴 줄을 모르고 일중독이 되느냐 하고 설득했지만 아무도 듣는 위원회가 없었다.

“주일은 쉬는 날입니다. 하나님께서 엿새 동안 일하시고 일곱째 날에 쉬시면서  거룩하게 하신 날입니다. 가족이나 종이나 가축까지도 쉬라는 날에 왜 이렇게 많은 행사를 가지고 들어옵니까? 그 뿐 아니라 이 일을 평일까지도 확장해서 교회 일을 하고 직장에서도 교회 일로 전화 하고 유인물을 복사해 오고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쉴 틈 없이 성도들을 힘들게 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닙니다.”

목사가 이렇게 말하자 곧 빗발 같은 반발에 부딪쳤다.

“목사님은 구약에서 지키던 토요일의 안식일이 지금은 주일로 바뀌었으며 따라서 주일에 안식일의 규례를 지켜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나는 비본질적인 문제로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예수님은 우리가 지키지 못해 죄인이 된 율법에서 우리를 자유롭게 하시면서 자신이 돌아가신 십자가에 구약의 율법도 못 박으셨습니다. 이제 안식일에 대한 법조문이 주일에 우리를 구속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를 살리고자 하시는 생명의 법 즉 안식일이든 주일이든 구원 받은 자들이 하루를 쉬며 거룩하게 지키라는 명령은 변함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예배도 드리지 않고 쉬면 더 좋겠네요.”

“참 안식은 하나님 안에 있습니다. 하루를 거룩하게 구별하여 하나님의 임재를 깨달으며 예배하는 것이 참 안식입니다. 또 ‘이것이 우리와 하나님 사이에 여호와가 우리 하나님인 것을 알게 하는 표징’이라는 에스겔서의 말은 지금 주일에도 해당되는 생명의 말이기 때문에 예배는 일하는 것이 아니고 드려야 합니다.”

“그 예배를 거룩하게 드릴 준비를 하는 행위를 왜 목사님은 반대하십니까?”

“행사가 지나쳐 예배를 망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성도들은 행사에 짓눌려 조용히 하나님을 만날 시간을 잃었습니다.”

그러나 일단 조직이 만들어지자 다투어서 행사를 하고 교회는 천 목사가 생각하는 방향과는 점점 멀어지고 하나님과도 멀어져 가는 것 같았다. 또한 점차 목사의 뜻에 반하는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목사가 너무 이단 교주처럼 되어간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공동의회에서 헌금을 수납하는 은행 계좌는 목사 개인 명의는 안 되며 교회명의로 개설해야 한다고 제안해서 그렇게 통과 하였다. 또 교회가 사유화 되지 않고 법적 보호를 받으려면 기성 교단에 속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지만 교단에 속하는 것은 교회가 아직은 초창기이며 교단에 속하면 정치적 집단이 되기 쉽다는 것 때문에 일단 보류 되었다.

교회를 시작한 지 2년이 다 되어 갈 때 천 목사에게 문제가 생겼다. 그의 절친한 친구가 미국에서 교회를 시작했는데 임파선 암으로 입원할 일이 생겼다. 교회가 말썽이 있어 분열 직전이었는데 이런 병이 걸린 것이다. 그래서 천 묵사가 2개월 정도만 꼬박 도와주었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부탁이 왔다. 당회에서 이야기를 했더니 이제 교회는 어느 정도 기반을 잡았으므로 다녀와도 좋겠다고 말했고 특히 이인식 장로는 정말 걱정하지 말라고 간곡히 말하며 이 개월 정도 교회를 비워도 된다고 말했다. 그래서 천 목사는 대학에 있는 교수나 기관 목사들에게 자기가 빈 주일의 설교를 맡기고 떠나기로 했다.

교회 회계는 자기 인감 도장과 함께 이인식 장로에게 맡기고 예산대로 집행하라고 말한 뒤 미국으로 떠났다. 미국의 친구는 비호치킨 종양이었는데 다행히 수술이 잘되어 육주 만에 화학요법으로 퇴원하게 되었다.

천 목사는 두 달이 채 안 되었는데 한국의 찬양 위원회 팀장으로부터 자기네 교회가 급매물로 나와 다른 목사에게 팔린 것 같다는 이상한 메일이 와서 급하게 귀국하였다. 과연 교회는 딴 목사에게 더 많은 값으로 팔려 있었다. 천 목사가 전세계약을 한 삼층은 그냥 비어 있었고 피아노학원을 하고 있던 이층을 새로 계약하여 교회 건물로 쓰고 있었다. 이인식 장로는 아주 태연하게 천 목사가 체결한 삼층의 전세계약은 만기가 되면 목사에게 전세금을 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조건으로 이 교회를 급매물로 팔았다는 것이었다.

“그건 사기가 아닙니까? 내 인감 도장을 도용해서 교회를 판 것이 아닙니까?”

이인식 장로는 케이크를 사 들고 천 묵사의 집으로 저녁에 찾아왔다. 그리고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면 사죄하였다. 그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았다.

천 목사가 소송하면 자기는 감옥에 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것은 다 교회를 성장시키기 위한 하나님의 일이다. 새 목사가 2억을 들고 와 교회에 투자하겠다는데 어떻게 거절할 수가 있겠는가? 또 교회가 사유화 되어 있다고 교인들의 불만이 많아서 어쩔 수가 없었다. 그래서 차제에 우리 교회도 한국 독립교회 및 선교단체 연합회에 교회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고 공동의회 결의서 및 교인연서 날인 동의서도 이미 만들어 보넨 바 있다. 새 목사가 그런 일에는 능통해서 모든 서류를 갖추었다. 이제는 연합회에서 실사 팀이 와서 보기만 하면 끝난다. 천 목사도 하나님의 일을 하는 분이 아닌가? 이번 일만 용서해 주면 교회는 교회대로 더 확장되고 천 목사도 투자한 돈을 건물 3층의 대여기간이 만료되기 전에라도 찾아가면 되는 일인데 용서할 수 없는가? 이 일로 누구에게 금전적으로 피해를 준 일이 없다. 다만 천목사의 허락 없이 이 일을 한 것이 잘못일 뿐이다.

“이제는 연합회에 교회 등록을 했으니 급매물로 교회를 파는 일은 없겠군요?”

“목사님, 용서해 주시는 것입니까? 정말 그런 일은 절대 없습니다. 하나님의 일에 열심이다 보니 그리 되었습니다.”

“그럼 3층은 다시 내가 빌려 교회를 하나 시작하면 어떨까요? 하나님은 교회가 많이 생길수록 좋아한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설마 신앙 좋으신 목사님께서 그러지는 않으시겠지요? 우리 교인 다 빼 가서 복수하시겠다는 겁니까?”

“다른 사람은 안 빼오겠습니다. 다만 유능하신 이인식 장로만은 꼭 빼와야겠다고 생각하는데 어떠십니까?”

“무슨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진심입니다. 이 장로를 빼와야 그 교회가 살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해서 급매물 교회 사건은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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