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40609 (월)
- 도인(桃仁), 행인(杏仁), 산조인(酸棗仁)
- 식물의 열매와 씨앗 (2)
- 식물이야기 (103)
아침에 나오는데, 예쁜 “초롱꽃”이 함초롬하게 고개를 숙이고 반겨주어서
너무나 기분이 좋았습니다.
초롱꽃, 금강초롱, 잔대, 도라지, 더덕 등은 모두 초롱꽃과에 속합니다.
* 우리는 일상에서 식물의 꽃이 피는 과정이나 피어 있는 꽃을 감상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는 엄밀히 말하면 식물들의 “성생활(性生活)”을 감상하는
것으로, 그렇기 때문에 더욱 아름답게 보이는 것입니다.
-------------------------------------------------------------
아주 한참 전인 2011. 06. 07일에 “식물들의 열매의 분류”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린 적이 있지만, 오늘은 조금 다른 내용의 이야기를 하려합니다.
우리는 식물을 보고 느끼고 즐기기 위해서도 기르고 또 찾아다니기도 하고,
그리고 일상의 음식으로 또는 건강을 위해서 또는 아픈 곳을 낫게 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식물을 섭취합니다.
그런데 식물의 이름들을 살펴보면, 개나리, 진달래, 철쭉, 쑥부쟁이, 파, 잣나무,
달맞이꽃 등등 순 우리말도 있고 인삼, 목련, 모란, 단풍나무, 매실나무, 구기자,
주목 등등 한자말에서 온 것도 있고 또 루드베키아, 마가렛, 컴프리, 메리골드,
팬지, 페튜니아, 베고니아 등등 외국어에서 온 것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아픈 곳을 낫게 하기위해서 우리가 약으로 쓰는 식물들이 무척 많은데,
양약(洋藥)도 물론 식물을 원료로 하여 추출하는 경우도 많지만, 우리의 전통의학인
한의학(韓醫學)에서는 식물에서 그 원료를 얻는 것이 정말로 많습니다.
그래서 한의학적인 한약(韓藥)의 재료를 보면, 식물의 잎, 줄기, 꽃, 뿌리, 열매나
씨앗 등등이 모두 원료가 되지만, 특히 씨앗이 약의 재료가 되는 경우
그것을 부르는 이름이 무척 다양합니다.
그리고 인삼, 복분자, 구기자, 오미자, 결명자 등등 한약 재료의 이름과
식물의 이름이 같은 경우도 많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식물의 이름과 한약 재료의
이름이 서로 다릅니다.
그래서 오늘은 한약의 재료가 되는 식물들, 그 중에서도 열매나 씨앗을
약으로 쓰는 경우에 불리는 이름들을 살펴보려 합니다.
이들은 다양한 분류에 의한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 그 중에서 약으로 쓰이는
식물들 중에 많은 것들이 뒤에 “인(仁)” 또는 “자(子)”가 붙습니다.
그 중에서 오늘은 뒤에 “인(仁)”이 붙는 것들을 먼저 살펴봅니다.
-------------------------------------------------------------
< 한의학(韓醫學)과 한약(韓藥) >
- 저는 한의학(韓醫學)이나 한약(韓藥)을 전공하거나 연구한 적이 없어서
오늘 올리는 글은 단순히 평소 저의 관심에 의한 것이라서 혹시 잘못된 점이
있어도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참고로 한의학은 “인체의 조화와 균형” 즉, “음양(陰陽)의 평형(平衡)”을 이루는
것을 치료의 기본 목적으로 하는데 그래서 다음의 말이 있습니다.
- “통즉불통 불통즉통(通卽不痛 不通卽痛)”이라 하여 동의보감에 나오는 말이라고
하는데, 즉 “몸속을 흐르는 모든 것이 잘 흐르면 아프지 않고, 흐르지 않고
막히면 통증이 생기며 아프다.”라고 합니다.
- 또한 한의학에서는 아무리 좋은 약의 재료라도 인체에 독성을 가지고 있거나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오로지 한 가지만을, 즉 단품(單品) 만을
너무 많이 섭취하는 것 보다는 서로 조화를 이루는 여러 가지 재료를 조합하여
드시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
1. 인(仁)과 자(子)
위에서 말씀드린 대로 식물의 씨앗들 중에 약의 재료로 사용되는 것들에
뒤에 “인(仁)”이나 “자(子)”가 붙는 것들이 많습니다.
1-1 인(仁)
식물의 씨앗들 중에서 일반적으로 뒤에 인(仁)이 붙는 것들은 “열매의 과육 속에
딱딱한 씨앗보호 장치가 있고 그 속에 씨앗이 들어 있는 것” 즉, “과실의 씨눈”
또는 속칭 “속 씨” 즉, “속에 있는 씨”들 중에서 약으로 쓰이는 것들을 말하는데,
식물학적으로 엄밀하게 말하면 “속씨”는 이런 뜻이 아닙니다.
1-2 자(子)
씨앗이 겉으로 드러나서 우리가 바로 씨앗의 위치를 알 수 있는 것들 중에
약의 재료로 쓰이는 것을 말합니다.
1-3 겉씨식물과 속씨식물
- 식물의 분류에서 가장 기본적인 분류방법중의 하나인 이것은 식물학적으로
좀 어렵게 이야기하면 다음과 같은데, 별 의미가 없는 이 내용을 한 번쯤
읽어보셔도 나쁘지 않을 듯합니다.
- 겉씨식물과 속씨식물의 크게 다른 점은 씨방의 유무입니다.
< 겉씨식물 >
- 씨앗이 될 밑씨가 씨방에 싸여있지 않고 밖으로 드러나 있거나 비늘조각에
일부 싸인 식물로 “나자식물(裸子植物 = gymnosperm)”이라고도 합니다.
- 식물계에서 이루어진 가장 큰 발전은 씨앗의 진화에 있는데, 겉씨식물은
종자식물 중에서 가장 초기에 나타난 원시적인 식물로 고생대 석탄기에
나타나 페롬기를 거쳐 중생대 쥐라기까지 번성하였다고 합니다.
- 그러나 중생대에 이르러 번성하였다가 겉씨식물에서 갈라져 나온 속씨식물에
의해 점차 쇠퇴하여 오늘날에는 전 세계에 약 62속 670종,
우리나라에는 6과 19속의 50여 종만이 자라고 있다고 합니다.
- 겉씨식물은 꽃에 화피(花被)가 없고 암꽃과 수꽃이 따로 피며
주로 바람에 의해 수정(受精)이 이루어집니다.
- 이들은 대부분 목본류(木本類)로 줄기 내에 형성층이라는 세포층에서 부피생장이
왕성히 일어나 줄기가 굵으므로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자원인 목재를
생산하며, 이는 건축재-제지용-펄프-향료-약품재료 등으로 이용되고
또한 일부는 관상용인 정원수나 분재로 애용됩니다.
- 여기에는 주로 침엽수인 소나무, 향나무, 전나무(젓나무), 잣나무, 노간주나무,
측백나무 등의 소나무과와 측백나무과의 식물들 그리고 소철류, 은행나무 등이
분포합니다.
< 속씨식물 >
- 생식기관으로서의 꽃과 열매가 있는 종자식물 중 밑씨가 씨방 안에 들어 있는
식물로서 “현화식물(顯花植物 = flowering plant = phanerogams)”
또는 “피자식물(被子植物 = anthophytes, angiosperms)”이라고도 합니다.
- 속씨식물은 중생대(약 1억4천만 년 전)에 지구상에 처음 나타나
백악기(약 1억 년 전)에 확산되어 오늘날 전체 식물의 약 90%를 차지하여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우세한 식물군이며, 약 22만 종이 알려져 있습니다.
- 이들은 진화과정에서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환경에 적응하여 그 크기와 형태,
서식지, 생활방식 등이 매우 다양한데, 떡잎의 수에 따라
“외떡잎식물(Liliopsida)”과 “쌍떡잎식물(Magnoliopsida)”의 두 무리로 나뉩니다.
- 외떡잎식물은 대부분 초본(草本)이며, 쌍떡잎식물은 초본(草本)이거나 목본(木本)
인데, 외떡잎식물에는 벼, 보리, 옥수수, 잔디, 강아지풀, 대나무, 붓꽃, 백합
등등이 있으며, 쌍떡잎식물에는 진달래, 국화, 장미, 민들레, 무궁화, 배추, 참나무
등등이 있습니다.
=============================================================
2. 식물의 씨앗이름 뒤에 인(仁)이 붙는 것들
위에서 말씀드린 대로 이것은 “과육 속에 딱딱한 씨앗보호 장치가 있고 그 속에
씨앗이 들어 있는 것” 즉, “과실의 씨눈”인데, 그렇지만 이러한 종류 중에
모과, 대추, 매실, 호두, 은행, 산수유, 수박, 호박, 오이, 포도, 배, 자두 등등은
그렇게 부르지 않습니다.
(1) 도인(桃仁)
- 복숭아는 한자로 “도(桃)”라고 쓰는데, 이 글자가 복숭아를 나타내는 데에는
다음의 두 가지 설이 있습니다.
- 즉, “나무 목(木)” 옆에 붙는 “조(兆)”라는 글자에 대한 것인데,
-------------------------------------------------------------
① “조짐(兆朕)”, “징조(徵兆)”의 “조(兆)”에서 나왔다는 설
- 옛날 은(殷)나라에서는 중요한 일을 점칠 때, 거북의 배딱지나 짐승의 뼈를 불태워서
그 균열(龜裂)의 형태에 따라 길흉(吉凶)을 판단하였는데,
이러한 균열을 본뜬 글자가 <조(兆)>이었습니다.
- 즉, 균열의 형태에 따라 어떤 일이 생길 기미를 뜻하는 “조짐(兆朕)”에서의
“조(兆)”에서 나왔다는 것인데,
- 복숭아꽃이 피는 시기는 물이 많이 필요한 못자리 설치시기와 비슷한데,
비에 약한 복숭아꽃이 많이 떨어지면 비가 많이 내린 것이라 풍년이 들 조짐이라고
생각하는 등의 복숭아꽃을 보고 한 해 농사의 조짐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설입니다.
② 많은 수를 나타내는 “억(億)”의 만 배인 <조(兆)>에서 나왔다는 설
- 복숭아는 꽃이 일찍 피고 쉽게 심을 수 있으며 열매가 매우 많아 "나무 목(木)” 옆에
많은 숫자를 나타내는 “조(兆)”라는 글자가 합쳐진 것이라는 설입니다.
------------------------------------------------------------
- 복숭아열매의 분류는 “핵과(核果)”에 속하는데,
- 우리가 복숭아나 산복숭아를 먹을 때 보면, 속에 딱딱하고 커다란 씨가
들어있는데, 그것을 깨 보면 마치 아몬드 비슷한 속 씨가 나오는데,
이것이 “도인(桃仁)”입니다.
* 실제로 “아몬드”는 복숭아와 같은 종류입니다.
- 도인(桃仁)은 다른 말로 “탈교영아(脫咬嬰兒)”, “탈도인(脫桃仁)”,
“핵도인(核桃仁)”이라고도 부르며,
- 이의 효능은 어혈을 제거하여 하복통, 월경폐색, 월경불순, 타박상, 폐농양,
맹장염 등에 쓰이며, 장을 윤활하게 하여 변비에 사용되며 또 피부가려움증,
건조, 기미, 주근깨 등에 쓰입니다.
- 또한 약리작용으로 혈관확장작용, 혈류량증가, 자궁수축 및 자궁지혈작용 촉진,
배변작용, 항염증작용, 진해작용, 진통작용, 항알레르기작용, 항종양작용 등이
보고되어 있습니다.
- 특히 머리가 많이 빠지는 병이나 감기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
(2) 마인(麻仁) = 대마인(大麻仁)
* 이는 지난 2013. 12. 30일에 올렸던 “삼베와 대마이야기”에서의
속 씨를 말합니다.
- “삼”은 “신이 내려준 약초”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산업용이나 의료용으로의 가치도 뛰어납니다.
- “삼”은 대부분의 나라에서 주로 섬유를 얻기 위해 재배하는데,
- 줄기의 섬유로 실을 자아 천을 짜서 옷을 만들거나
그물, 모기장 등의 재료로 씁니다.
- 열매는 “수과(瘦果)”에 속하며 약으로 쓰는데,
머리카락을 잘 나게 하고 변을 잘 나오게 합니다.
- 또 말린 속 씨를 “마인(麻仁)” 또는 “대마인(大麻仁)”이라 하며, 깨뜨리면 특이한
향내가 나는데, 완화제(緩和劑), 이뇨제(利尿劑), 통경제(通經劑) 등으로 씁니다.
- 그리고 “삼”의 씨에서 추출한 기름은 페인트, 니스, 비누, 식용유 등을 만드는 데
사용할 수 있으나 상업적으로는 씨를 주로 새장에서 기르는 새의 먹이로
쓰고 있다고 합니다.
- 특히 삼베로 행주를 만들어 쓰면, 흡수성과 건조성이 모두 뛰어난 데다
떨어져 나오는 섬유질이 적어서 부엌이나 식탁용 행주로 아주 좋다고 합니다.
* 그렇지만 “삼” 즉 “대마(大麻)”의 줄기, 잎, 꽃에는 마취성분이 있어서 감각,
사고(思考), 운동 기능을 떨어뜨리는데, 일부에서는 이를 환각제(幻覺劑)인
“대마초(大麻草)”라 하여 마약(痲藥)으로 사용하기도 하므로 대마의
생산-소지-사용-판매하는 행위를 법으로써 규제하고 있습니다.
-------------------------------------------------------------
(3) 사인(砂仁)
- “사인(砂仁)”이란 생강과에 속한 여러해살이 초본식물인 “양춘사(陽春砂)”의
과실로 만든 약재인데,
- 이름도 생소한 “양춘사(陽春砂)”는 베트남, 태국, 미얀마,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지에서 재배되고 있는 열대식물로서,
- 중국 광동성의 양춘현(陽春縣)에서 대량으로 재배되고 있기 때문에,
중국에서는 “양춘사”라고 불리고 있어서 우리도 그렇게 부른다는데,
- 중국의 운남성(雲南省)과, 미얀마의 양춘사에서 나온 “사인(砂仁)”을
최고로 치고 있다고 합니다.
- 이 약의 맛은 약간 강하고 따뜻한 성질을 가지고 있으며,
- 약효는 주로 소화기 계통에 효과가 있어서, 기가 잘 안통하거나 식욕이 없으면서
배가 불러오는 증상과 때로는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에게 유효하다고 합니다.
- 또한 위장기능장애로 인한 소화불량, 구토에 쓰이고, 또한 위장이 찬데다가
찬 음료나 음식을 먹어서 통증을 일으킬 때에 쓰이는데,
- 특히 여름에 하복부가 한랭하고 이질 설사를 연달아 일으키는 증상에
탁월한 효능을 나타낸다고 하며,
- 또 임신 중에 사용하면 태아를 보호하고 산모의 소화 장애, 구역증상 등의
일체 질환에 반드시 배합되어야 하는 약물인데, 임신구토를 가라앉히고
식욕이 없을 때에 식욕증진효과가 현저한 약이며, 소아과 환자에게도
긴요한 약물이라고 합니다.
- 그러나 금기증상으로는 복통이 열로 인하였거나, 자라나 거북이와 함께 사용하지
않아야 하며, 또 폐에 열이 있거나, 기운이 없는 사람으로 가슴이 답답하고
호흡을 몰아 쉴 때에는 복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합니다.
* <제호탕(醍醐湯)>의 주재료
- 갈증이 많이 나는 무더운 여름철이면 민간이나 한약방에서는 앵두화채를 만들어
마시거나 또는 칡뿌리, 오미자, 인삼, 맥문동 등을 구하여 달여 마셨는데,
궁중이나 상류층에서는 갈증 해소 음료로 <제호탕(醍醐湯)>을 으뜸으로 꼽았다고
합니다.
- 제호탕(醍醐湯)이란 사인(砂仁), 오매육(烏梅肉), 백단향(白檀香), 초과(草果) 등을
곱게 가루 내어 꿀에 재워 끓였다가 냉수에 타서 마시는 청량음료를 말합니다.
- 조선조 궁중에서는 단옷날에 내의원에서 만들어 임금께 올리면 임금이 이것을
부채와 함께 여름을 시원히 보내라고 기로소(耆老所)에 보내고, 가까이 있는
신하들에게도 하사하는 풍습이 있었다고 합니다.
- 따라서 조선시대에는 구하기 귀한 약재라서 말(馬)과 바꾸었다는 기록이
있다고 합니다.
-------------------------------------------------------------
(4) 욱리인(郁李仁)
- “앵두”, “산앵두” 그리고 산에서 자라며 앵두나무와 비슷하게 생긴
“이스라지”라는 나무의 열매의 속 씨를 말합니다.
- 앵두나무 열매의 분류는 “핵과(核果)”에 속하는데,
- 일반적으로 “욱리인(郁李仁)”이라고 부르는 이 약재는 다른 이름으로
”욱자(郁子)“, ”욱리(郁李)“, ”체인棣仁)“, ”산매자“라고도 부릅니다.
- “욱리인”은 지방 성분이 많아서 대장에 기가 울체(鬱滯)되어 생기는 노인성
변비나 산후 변비 등에 장을 윤택하게 하여 대변과 소변을 잘 나오게 하고,
- 또 몸 전체에 생기는 부종과 각기병 등에 사용하여 부기를 빼주며,
복수(腹水)가 찼을 때 물을 빼 주고 기운을 내리고 소화를 촉진시키며,
- 그리고 앵두나무의 뿌리는 잇몸이 붓고 아픈 것을 치료한다고 합니다.
[ 단오(端午)에 먹고 마시던 음식 ]
- “단옷날”에 먹고 마시던 음식으로는 위의 <사인(砂仁)>에서 말씀드렸던
“제호탕(醍醐湯)”을 비롯하여 “앵두편”, “앵두화채” 그리고 “도행병(桃杏餠)”,
“수리취떡”, “도미면”, “준치만두” 등등이 있었는데,
- “앵두편”은 앵두즙에 설탕이나 꿀을 넣고 조린 일종의 젤리이고,
- “앵두화채”는 앵두씨(= 욱리인-郁李仁)를 빼고 꿀이나 설탕에 재웠다가
식힌 물을 부어 만든 음료인데 민간에서 주로 만들어 마셨고,
- “도행병(桃杏餠)”이라는 멋진 이름을 가진 이것은 한겨울 주로 강릉지방에서
즐겨먹던 별미의 강원도 향토 떡으로, 복숭아와 살구의 씨를 빼고 으깨고 체에
걸러 즙을 만든 다음 여기에 멥쌀가루와 찹쌀가루를 넣어 버무려 볕에 말려
가루를 만들어서 기름종이에 보관하였다가 겨울철에 설탕가루나 꿀을 넣고
버무려 대추, 밤, 잣, 후추, 계피 등으로 고명하여 멥쌀가루를 시루에 안쳐 찌거나
완자모양으로 빚어 볶은 꿀팥소를 넣어 삶아 잣가루를 묻혀 단자를 만들어 먹던
것인데 복숭아와 살구향기가 은은하게 퍼진다고 합니다.
- “수리취떡”은 “수리취 절편”, “차륜병(車輪餠)”, “애엽병(艾葉餠)”이라고도
부르는데, 수리취(잎이 작고 둥글며 뒷면이 흰 엉거시과의 여러해살이 풀)나
쑥을 멥쌀과 섞어 만든 절편인데,
- 여기서 “차륜병(車輪餠)”이라 한 것은 수레바퀴 모양으로 찍어낸 데서 유래한
것으로, 단옷날은 “수릿날”이라고도 하는데, “수리”는 우리말의 “수레”를 뜻하는
것입니다.
- 따라서, 수릿날의 떡은 수레모양을 상징해서 수레바퀴 문양의 백자나 청자,
또는 박달나무나 대추나무로 만든 떡살로 찍어내었고, 재액을 물리치기 위하여
수리취나 쑥을 넣어 만들었던 것으로 추측되며, 지금도 농촌에서는 단옷날
이른 아침에 쑥을 뜯어다가 묶어서 문 옆에 세워두는 풍속이 있다고 합니다.
- 또 “도미면”은 생선인 도미 살을 전유어(=전, 저냐, 부침개)로 부쳐 고기와 채소,
당면과 함께 끓인 고급 전골이고,
- “준치만두”는 역시 생선인 준치의 살을 넓게 포 떠서 다진 쇠고기 소를 넣고
동그랗게 빚은 만두를 말합니다.
--------------------------------------------------------------------
* 앵두나무
- 앵두나무는 벚나무와 형제사이인데, 비록 키는 작지만 꽃잎-수술-암술의 개수나
생김새, 또 열매의 생김새가 벚나무와 아주 비슷합니다.
- 그렇지만 열매의 구조는 복숭아를 닮아서 한자로 “앵도(櫻桃)나무”라고 부르다가
“앵두나무”가 되었습니다.
* 앵두술
- 초여름에 즐겨 먹는 과일인 앵두는 잘 익은 열매를 3배의 소주에 담가서
두 달 정도 두면 아름다운 빛깔의 “앵두술 = 앵도주(櫻桃酒)”가 되는데,
피로회복과 식욕증진에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
(5) 산조인(酸棗仁)
- “산조인”은 대추나무와 함께 갈매나무과에 속하는 “묏대추=멧대추=산대추”
나무의 열매의 속 씨로 한방에서 많이 쓰이는 약재 중의 하나입니다.
- 대추나무 열매의 분류는 “핵과(核果)”입니다.
- 묏대추나무는 전체적으로 대추나무와 아주 비슷하나 가시가 있고 나무의 외형과
잎과 열매가 대추나무의 그것보다 많이 작습니다.
- 묏대추나무는 유럽남부가 원산지이나 세계각지에 분포되어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재배하고 있는데, 산야에 야생하는 것들도 많습니다.
- 이의 열매는 무척 작은데 비하여 씨가 크고 과육(果肉)은 씨에 붙어 있을 정도로
적어서 과일은 먹지 못하고 씨를 빼내어 약으로만 씁니다.
- 산조인(酸棗仁)은 다른 이름으로 산산조(山酸棗), 조인(棗仁), 이인(樲仁)이라고도
부르며,
- 이는 다른 모든 약과 배합이 잘되는데, 소화기능을 도와 원기를 돋워주고
얼굴피부를 곱게 하여 주며, 잠이 안 올 때 복용하면 신경안정제나 수면제를
먹는 이상으로 잠이 잘 온다고 하여 불면증이나 신경쇠약으로 고생하는 사람에게
좋은 약재입니다.
- 또한 건망증이나 식은땀 등에도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 단, 임산부에게는 자궁 흥분작용이 있으므로 복용을 금해야 한다고 합니다.
* 대조(大棗)
- 그러면 우리가 흔히 보고 먹으며 제사상이나 차례상에 꼭 올라가는 대추는
무어라고 부를까요?
- 대추나무의 열매는 “조(棗)”, “대조(大棗)” 또는 “목밀(木蜜)”이라고도 하고
또는 그 색이 붉다 하여 “홍조(紅棗)”라고도 하는데, 홍조는 찬 이슬을 맞고
건조한 것이라야 양질의 대추가 된다고 합니다.
- “대추”는 영어로 “jujube” 또는 “date”라고 합니다.
- 대추의 과육에는 주로 당분이 들어 있고 점액질의 능금산, 주석산 등도
들어 있으며,
- 씨에는 베툴린, 베투릭산, 지방 등이 들어 있어 한방에서는 이뇨강장, 건위진정,
건위자양의 약재로 널리 쓰이는데,
- 한약의 재료로서는 주로 “대조(大棗)”라고 하여 잘 아시다시피 웬만한 한약에는
거의 다 들어갑니다.
-------------------------------------------------------------
(6) 능인(= 릉인 = 菱仁)
* 릉(菱) : 마름 릉
- “능인”은 강이나 시냇물, 연못, 늪 등에서 흔히 보이는 물에서 사는 마름과에
속하는 한해살이풀의 열매의 속 알맹이를 말합니다.
- “마름”은 영어로 “Water Nut"이라고 부르는데, 진흙 속에 뿌리를 내리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는 마름모꼴의 잎을 달고서 물위를 덮습니다.
- 그런데 잎자루에 공기주머니가 여러 개 달려 있어서 잎이 물위에 잘 떠서
부근 전체에 촘촘히 떠서 쉽게 눈에 뜨입니다.
- 여름에 흰색의 꽃을 하늘을 향해 피었다가 열매가 열리면 물속으로 들어갑니다.
- 열매의 분류는 “견과(堅果)”로서 세모꼴이고 가시처럼 딱딱하고
뾰족한 뿔 두 개가 양쪽으로 달려 있습니다.
* 전에 “견과”에 대하여 한참 올렸었는데, 이것은 빠뜨렸습니다.
- 이 열매의 껍질을 까면 밤 맛이 나는 알맹이가 있기 때문에
"물밤“, ”말밤“, ”물뱅“ 등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 이 알맹이 즉, 과육은 더위를 잊게 하고, 소갈(消渴)을 그치게 하며 창진(瘡疹),
탈항(脫肛)에 효능이 있는 약재인데, 최근에 암을 고치는 효능이 발견되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 또한 이 알맹이는 오래전부터 식용으로 쓰여서
한 때는 구황식품(救荒食品)으로도 이용되었으며,
- 민간에서는 열매를 해독제와 위암에 사용하였다는데,
- 마름을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복부 창만 증세를 일으키는데,
생강즙을 술에 타서 마시면 이를 방지할 수 있으며,
- 마름의 잎은 어린아이의 머리가 헐었을 때, 과피는 이질-설사-탈항(脫肛)-치질
등에, 줄기는 위궤양을 치료할 때 쓰인다고 합니다.
* 애기마름
- 마름과 비슷하나 잎이 작고 열매에 뿔이 4개 달려 마름과 구분되는데
용도는 마름과 같습니다.
* 우포늪
- 경남 창녕의 우포늪에는 “마름”이 많이 자란다고 하는데,
방송에서도 여러 번 나왔습니다.
-------------------------------------------------------------
(7) 의이인(薏苡仁) : 율무
* 율무에 대하여는 얼마 전인 2014. 05. 12일에 올렸었습니다.
- 9월 중순~10월경의 가을에 “영과(穎果)”로 익는 율무는 회백색, 황갈색, 암갈색
및 흑갈색을 띤 염주알과 비슷한 모양의 약간 긴 달걀꼴이며 껍질은 딱딱하지가
않습니다.
- 잎은 말려서 녹차처럼 달여 마시고, 또 가축의 사료로 씁니다.
- 열매는 쓸모가 많아서 껍질을 벗겨 쌀에 섞어 밥을 짓거나 죽을 쑤거나,
- 가루를 내어 차(율무차)로 마시고,
- 한방에서는 “의이인(薏苡仁)”이라고 하여 약으로 쓰는데,
- 어머니들이 흔히 않는 병이나 폐결핵, 신경통, 설사병 등을 낫게 하며,
기생충을 없애고 통증을 줄이며 장을 튼튼하게 한다고 합니다.
- 또 이뇨작용이 뛰어나 몸의 불필요한 수분과 부종(浮腫)을 제거하여
체중을 가볍게 해주며,
- 혈압강하 및 혈당치 저하 등의 작용도 하며,
- 특히 신기한 것은 “무사마귀”를 제거하는 데 특효가 있음이 알려져
신약을 만들려는 연구가 진행 중인데, 즉 율무를 차처럼 달여서 수시로 마시면
3주일 정도 지나서 신기하게도 “무사마귀”가 사라진다고 합니다.
- 그러나 율무는 성질이 차서 위장이 허랭(虛冷)하거나 약한 사람이 많이 먹으면
변이 묽어질 수가 있어서 주의해야 한다고 합니다.
- 또한 칼슘, 단백질, 탄수화물 등이 골고루 들어 있어서 영양가가 높은 식품이기
때문에 피부미용이나 기미, 주근깨 등에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
(8) 그 밖의 “인(仁)”이 붙는 씨앗들
- <백자인(柏子仁)>이라 하여 측백나무의 속 씨가 있는데, 이는 평소 심장이 자주
뛰거나 두근거려 잠을 잘 못자고 식은땀이 자주 나는 사람들의 마음을 안정시켜
주는 효능과 위장 계통을 원활하게 안정을 도와 변비 치료에 널리 사용되며,
또한 탈모예방에도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 이 밖에도 “행인(杏仁)” 등 뒤에 인(仁)이 붙는 속 씨가 여럿 있지만
우선 이상으로 마칩니다.
============================================================
그런데 씨앗을 “행인(杏仁)”이라고 하는 “살구 씨”는 “은행(銀杏)”과 “행(杏)”
이라는 글자를 함께 가지고 있어 가끔 헷갈리게 쓰이는 경우가 있어서
다음에는 이들 둘에 대하여 좀 더 알아보려 합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학장님 덕분에 공부 잘하고 있습니다.百의 우리말은 온, 千은 즈믄, 萬은 골, 億은 잘이라고 하는데, "잘한다"는 것은 억 정도를 한다는 것이나 잘할 수 밖에--- 어렸을 적 복숭아 씨나 살구 씨를 모아 한약방에 갖다 주면 계피와 감초를 주었는데 계피를 조금 입에 물고 빨면 단맛이 오래 갔던 생각이 납니다. 중동 출장 시 대추야자의 달콤한 기억도--- 대추야자를 사전에서 찾아 보니 data palm으로 되어 있더군요. 마름도 오랜만에 들어 보는 옛이름이네요. 건강하시죠? 감사합니다.
역시이십니다. 계피와 감초를 말씀하시니까 이상하게도 아련한 어린시절 생각이 납니다. 감초는 그냥 생 것 보다는 한번 우려내고 남은 것들을 질겅질겅 씹고, 계피는 한약방 하는 집의 아이가 한웅큼씩 들고 나와서 나누어 주면 조금씩 잘라서 맛을 느끼곤 했습니다. 요즘 아이들에게 주면 아마도 질겁을 하며 뭐 이런걸 먹어... 하겠지요. 사실 저희 어릴 때만 해도 의사는 지금의 한의사, 약이라 하면 지금의 한약이고 외국에서 온 의사나 약은 양의, 양약이라 했는데 요즘은 거꾸로 되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