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리의 첫걸음, 버리기
"어, 이거 3년 됐네." 은아씨 귓불이 빨개졌다. 냉동고 구석에 뜯지도 않은 채 처박혀 있던 냉동 야채 덩어리, 3년이 넘었다. "잘 안 보이니까 있는 줄도 몰랐어요." 가뜩이나 미어터지는 냉장고 안을 숨통 막히게 하는 주범이다. "정리의 기본은 버리기예요. 아무리 꼼꼼하게 치운다고 해도 총량이 변하질 않으면 아무 소용 없어요." 희정씨는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은 과감히 버리라"고 했다. 아까워서 언젠가 쓰겠지 하고 남겨둔 음식재료는 결국 시간이 지나도 꺼내 쓰지 않는다.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변하기 전에 처분하자.
2. 식초, 글리세린으로 냉장고 청소
냉장고 선반과 서랍은 모두 빼서 주방 세제를 묻힌 수세미로 닦고 흐르는 물에 씻어준다. 식초를 묻힌 마른행주로 물기를 닦은 후 햇볕에 말리면 살균 소독까지 된다. 뜨거운 물에 적신 행주에 주방세제를 묻혀 냉장고 안을 닦는다. 그러고 나서 마른행주에 식초를 묻혀 닦아 낸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글리세린을 이용하는 것이다. 글리세린을 천에 묻혀 닦아주면 코팅 효과가 생겨 음식물 자국이 남지 않고 우유처럼 끈적이는 음식물도 쉽게 닦을 수 있다. 문짝의 고무패킹 사이는 칫솔이나 수세미로 문질러 닦아낸다.
3. 음식의 지정석 정하기
희정씨가 말하는 냉장고 수납의 대원칙, '내용물의 지정석'부터 정하라! 장류 첫째 칸, 반찬류 둘째 칸 식으로 음식과 재료의 고정 위치를 정해야 한다. 규칙이 있어야 청소한 다음에도 정돈이 편하다. 희정씨는 "주로 맨 위 공간에는 고추장, 된장, 양념장, 마늘 등 장류, 둘째 칸에는 두부, 햄, 어묵 등 음식재료, 손이 가장 닿기 편한 냉장고 중간 선반에는 매일 꺼내 먹는 반찬을 놓아두는 게 좋다"고 했다. 반찬통 아래에 얇은 쟁반을 두는 것도 팁. 뒤쪽에 있는 반찬통을 꺼내기 편하다. "집 비울 때 남편이 챙겨 먹기 편하겠어요. 쟁반만 빼면 되니까요." 은아씨가 웃었다.
- ▲ 뒤죽박죽 어지럽던 냉장고 안(큰 사진)을 아래 사진처럼 깔끔하게 정리했다. 1. 육수는 우유팩에 넣어 얼리기. 팩을 잘라 덩어리째 쓸 수 있어 편하다. 2. 육류 등 냉동식품은 진공백으로 압축한 뒤 바구니에 세워 담기. 3. 반찬통 아래에 얇은 쟁반을 받치면 꺼내기가 편하다. 4. 음식재료를 지퍼백에 넣어 세워 보관하면 공간을 넓게 쓸 수 있다. 5. 채소는 씻어서 지퍼백에 키친타월을 깔고 넣으면 신선하게 오래 보관할 수 있다. /이진한 기자 magnum91@chosun.com
4. 바구니 + 지퍼백 환상궁합 활용
수납 바구니와 지퍼백의 조합을 활용하라. 희정씨는 "최근엔 냉동실 전용 플라스틱 멀티락제품 등도 많이 활용되지만 음식물이 조금만 있어도 통은 자리를 차지하기 때문에 공간을 덜 잡아먹는 지퍼백을 활용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설명한다. 칸별로 가로세로 높이를 확인하고 적합한 크기의 수납 바구니를 구입한다. 바구니는 칸막이 역할도 하고, 냉장고 안이 지저분해지는 것도 막는다. 냉동 보관하는 고기, 생선, 소시지, 만두, 떡 등을 밀폐되는 투명한 지퍼백에 넣은 다음 바구니에 세워 보관하면 많이 보관할 수 있다. 견출지에 이름과 보관일자를 붙여놓으면 좋다. 소량씩 나눠 사용하는 국물용 멸치, 고춧가루, 천연 양념 등은 미니 지퍼백에 넣고 작은 바구니에 보관하면 된다. 돈가스, 육류 등은 진공 보관하는 게 좋다. 간편하게 쓸 수 있는 진공백이 시중에 많이 나와 있다. 그냥 보관했을 때보다 최대 5배 정도 오래 보관할 수 있다. 압축이 돼 공간도 덜 차지한다.
육수는 우유팩을 이용해 보자. 우유팩을 잘 씻은 다음 육수를 붓고 윗부분을 집게로 막아 준다. 겉면에 육수 종류를 써주는 게 포인트. 얼린 상태에서 꺼내 가위로 우유팩을 자른 다음 얼음째 육수로 사용할 수 있어 간편하다.
첫댓글 울 마누라 공부할 꺼리 또 생겼네요.
냉장고 술병 치울라 감시감독하며...
ㅎㅎㅎㅎ 울 서방님에게 간혹 한마다씩 듣는.....아까워서 다음에 먹으려고 냉장고에 보관한다고....미련을 갖지 않아야 되겠죠
echi님 덕분에 우리집 냉장고 청소끝!!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