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심이...를 만나 볼려고 두 번이나 날을 잡았다가 사정이 여의치 않아
만나지 못한터라 사모하는 마음이 더 절절해져 다시 한 번 2011년 08월 13일에
만나 볼 꺼라꼬 날을 잡았다 삼세판이다
강원도 평창도 삼세판만에 동계올림픽을 유치 하였으니 이번에는 학심이를
꼭 만날 수 있으리라 생각을 하였다 그런데 12일 저녁에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며 천둥 번개까지 난리 부루스를 춰대고 있어 밤새 잠을 설쳤다
삼세판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꼭 세판만 한다는 건데 그걸 깨어야 하나...
삼이란 숫자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신성시 되어온 숫자다
삼은 바로 천(天), 지(地), 인(人)에서 나온 숫자라 우주를 뜻하는 숫자이며
천상계(天上界:신), 지상계(地上界:인간), 지하계(地下界:아귀)로 세상을
세 개로 나누고 있으며 과거, 현재, 미래로 자신의 삶을 세 개로 나누고 있다
그리고 삼판양승, 삼세판, 만세삼창 등 우리생활속에 삼이란 숫자가 녹아있다
깜박 잠들었다가 시계가 울어대는 바람에 억지로 눈을 떴다 비몽사몽간에
컵라면에 밥 말아서 아침을 먹고 집을 나선다 어제의 우려와는 달리 날씨가
괜찮은 것 같아 마음이 놓인다
이윽고 우리를 태운 버스는 경부고속국도 하행선으로 들어서서 북대구I.C에서
다섯명을 태우고서 경산I.C를 빠져 나와 자인, 남산을 거쳐 운문댐을 지나친다
여름휴가의 막바지인지 아직 계곡에는 자동차와 사람들로 가득차 있다
운문사 삼거리에서 좌회전을 하여 천문사, 운문산휴양림을 지나 오늘의
산행기점인 운문령(630m)에 올라선다 길가에 자동차들이 서있어 우리를
태우고온 버스가 겨우 회전을 하여 돌아서는 것을 보고 기념사진을 박고는
오솔길로 들어서 출발을 하니 09시 47분이다 삼분여 오르니 상운산 생태 경관
보전지구 초소가 나온다 근무자 말씀이 학심이 계곡 일대가 2010년 9월 부터
생태 경관 보전지구로 지정이 되었으니 취사를 하지 말고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등의 일장훈시를 듣고서 산행을 시작한다
사실 여름철 계곡 산행에서 물속에 발이라도 쫌 담구어야 제맛이지 구경만 하고
지나가라는 건 며칠 굶은 넘한테 밥과 고기국 냄새만 맡고 그냥 가라는 것과 같다
물론 자연을 그대로 보존하여 대대손손 물려주자는 것은 당연히 옳은 일이다
계곡에서 밥을 해 먹거나 고기를 구워 먹고는 개울물에 설거지를 하고
샴푸를 가져와 계곡물에 머리를 감고 비누로 몸을 씻어대는 그런
몰상식한 행동을 하는게 아니고 그냥 몸만 쫌 식히려 물에 들어갔다
나오는 건 생태계나 자연환경에 누를 끼치는 일은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나의 이기적인 사고방식인지 모리지만...
그래도 하지말라는 일을 해야될 것 같아서 마음이 쪼매 편치않다
성인 말씀에 "말에 얽매이지 말라"는 구절이 있다
어느날 제자가 성인께 여쭙기를 "스승님 제가 본 것을 보았다고 해야
합니까 아니면 아니보았다고 말해야 합니까" 하니 성인께서 이르시길
"만일 본 것을 보았다고 말을해서 세상사람들과 사물들에게 이로움이
많다면 본 것을 보았다고 말해야 할 것이고 이로움보다 해로움이 많다면
아니보았다고 말해야 될 것이다" 라고 하셨다
"그렇다면 본 것을 아니보았다고 한다면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아니옵니까"
"내가 너희들에게 거짓말을 하지 말라고 가르쳤지만 사람이나 사물들을
살리고 이롭게 하는 말이라면 그것은 이미 거짓말이 아닌 것이다..
그러니 내 말에 매이지 말고 어느 것이 세상을 이롭게 하는 것인지를
잘 살펴서 일을 행해야 할 것이니라" 라고 하셨다
교리나 율법보다 앞서는게 세상을 이롭게 하는 일이라는 뜻이다
물론 그 말씀에 적용이 되지도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메어치고 둘러쳐서
비스무리하게 만들어 나 자신을 정당화 시키려는 모습이 가소롭기만 하다
잘 닦여진 임도를 따라가다보니 오솔길 같은 등산로가 나온다 등산로를
따라서 가다 보니 중간중간에 등산로와 임도와 마주치며 진행이 된다
삼십분쯤 올라가니 임도옆 등산로에 생태 경관 보존지구라는 현수막이
걸려져 있는데 여기가 상운산과 그밑 헬기장으로 가는 갈림길이다
이곳에서 등산로로 가야만 상운산으로 가는 길이고 임도로 가면 상운산
아래쪽 헬기장으로 바로 나오는 길이란다 그래서 우리는 등산로를 택하여
올라가는데 오솔길은 계속 그늘이 져 있고 가끔 바람이 솔솔 불어와
그렇게 더운 줄 모리긋따 그리고 땅바닥은 낙엽들이 그대로 쌓여서
폭신한 감촉이 좋아 발걸음이 저절로 떼어진다
조금가다 보니 표지판이 나오는데 하나는 글씨가 이중으로 씌어져 러시아
글자같이 이상한데도 그대로 표지판에 달아놓은게 희한하다 표지판을
지나서 가다보니 귀바위가 멀리 보이는 걸 보니 여기가 1058고지인가 보다
여기까지 약 5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잠시 걸음을 재촉하니 귀바위가 나온다 바위가 누워있는 불상의 귀처럼 생겨서
귀바위라고 부른다는데 내 눈에는 긴가민가한데 머리를 옆으로 해서 보니
귀처럼 보이기도 한다 귀바위에 올라 잠시 쉬다가 뒷편의 운문댐을 바라보고
다시 석남사 계곡쪽을 쳐다본다 경치는 좋은데 시계가 맑지를 못해 쪼매
아쉬울따름이다 귀바위를 뒤로하고 조금 올라가다 보니 11시 15분에 오늘의
정상인 상운산(1114m)에 올랐다
상운산은 예전에는 산이름이 없는 무명산이었는데 1980년 이후에
상운산악회에서 자신들 산악회의 모산(母山)으로 삼아 상운산이란 이름으로
정상표시목을 설치하여 그 이후부터 상운산으로 불리었으며 현재의 정상석은
S정밀에서 상운산을 회사의 모산으로 삼아 세워 놓았다고한다
정상석을 한 방 찍고서 조금 내려오다 보니 이정표가 붙어있다 그런데 이정표에
생뚱맞게 운문산이라는 표시가 있다 아마 운문산휴양림을 잘못 적어 놓았나 보다
옆에서 건네주는 잘 얼은 캔맥주 한 잔과 자그마한 참외를 먹으며 쉬다가
쌀바위 방향으로 하산을 하여 헬기장에 도착하니 11시 20분이다 원래는 이곳에서
점심을 먹고 갈려고 계회을 했었는데 시간이 빨라 조금 더 내려 가다가 먹기로 했다
회원들을 먼저 보내고 마지막 팀을 기다리다 슬슬 내려오니 학심이계곡으로 가는
삼거리가 나온다 예전에는 돌무더기가 있어서 갈림길을 찾기가 쉬웠다고 했는데
지금은 돌무더기 대신 경고문을 적은 경고판이 붙어있다 휴대전화가 안터지고
길이 위험하니 주의를 요한다는 그런 요지의 표지판이다
십여분이 지나니 후미가 도착을 하여 학심이계곡으로 길을 바꾸어 하산을 하니
이제부터는 길이 너덜길이라 쪼매 힘들거라 생각했는데
이건 그냥 너덜길이 아닌 토르지형이다 완전히 바위로 덮힌 길이라 보면 되긋따
일반적인 산에는 통상적으로 돌로된 너덜지대가 어느정도 가면 다시 흙길이
나오는데 여기는 계속 돌로된 길이다 그것도 굵직굵직한 돌로 되어 발목
다치기 십상인 길이 계속 되어 조심스럽다 에고~ 길이 아이고 물없는 계곡이여..
이런 돌밭에도 단풍나무와 서어나무, 신갈나무, 굴참나무, 노각나무, 마가목 등이
씩씩하게 자라는 걸 보니 새삼 생물들의 끈질긴 삶이 존경스럽다
이 계곡에는 노각나무와 서어나무가 오래되어 고목이 된 것들이 자주 보인다
다른 산에서는 고목은 잘 볼 수 없던데 이곳에는 골이 깊어 사람들 손을 타지 않아
그런가 보다 노각나무는 어떤 본초학 책에도 적혀 있지 않지만 간염이나 간경화증,
지방간과 같은 간질환과 손발마비, 관절염 등에 뛰어난 치료 효과가 있으며
뼈를 튼튼하게 해 주는 효과도 탁월하고 알코올 중독, 농약 중독, 중금속 중독을
풀어주는 작용도 뛰어나다 그리고 어혈을 풀어주는 효과도 뛰어나 산에서 넘어져
발을 삐었거나 다쳤을 때 노각나무 껍질을 짓찧어 붙인 다음 노각나무 껍질이나
잔가지를 달여서 먹으면 오래 지나지 않아 통증이 없어지고 부은 것이 삭아진다
그리고 이른봄철에 수액도 많이 나오는데 간질환과 위장병, 신경통, 관절염 등에
좋은 효험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잘 모른다 그래서 이런 말을 올리는게
사실 조심스럽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몸에 좋다고 하면 씨를 말리니까...
노각나무는 우리나라에만 자라는 특산종이며 현재 보호수종으로 지정되어있다
한참을 내려가다 보니 계곡이 보이기 시작한다 졸졸 흘러내리는 물을 한 잔
마셔보니 시원하니 좋다 일행들을 먼저 보내고서 길옆에서 바지를 수영복으로
갈아입고서 내려가는데 회원들이 물가에 삼삼오오 모여앉아 점심을 먹고있다
위쪽에 보니 물가에 자그마한 돌맹이가 있어 그 위에 걸터앉아
도시락을 펴 들고 물소리를 안주삼아 쐬주 한 잔과 곁들여 김밥을 먹었다
한쪽발을 물속에 담그고 앉아 홀로 밥을 먹노라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올여름 땀 줄줄 흘리며 일 한다꼬 고생 마이했다 종우야 오늘 시원한데서
실컷 즐기고 올여름 피로를 다 풀거라 그라고 다음주부터 또 열심히 살아보자..
쐬주를 한 잔 마시다 보니 김소월님의 "님과 벗" 이라는 시가 생각이 난다
벗은 설움에서 반갑고
님은 사랑에서 좋아라
딸기꽃 피어서 香氣(향기)로운 때를
苦草(고추)의 붉은 열매 익어가는 밤을
그대여, 부르라, 나는 마시리...
간만에 운치를 즐기는데 쐬주가 모자란다 후배가 술이 없다길래
두어 잔쯤 남기고 다 부어 주었더니...
하는 수 없이 밑에 가서 일행에게서 한 잔 얻어와 마무리를 한다
송알송알 흘러가는 학심이골 물은
자신이 어디로 가는강 알까보냐
세월에 부딪치는 대로 흘러가는
나는 어디로 가는지 아는강...
폭포 만나면 떨어지고
바람 불면 일렁이며
운문댐에 잠시 머물다가
동창천으로 흘러가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사이에
유천, 밀양지나 낙동강으로 가긋지
철새들 노니는 을숙도를 지나면
내 엄마 자궁인 바다로 간다네
바다에서 수증기로 변하여 구름 되는 날
이 세상 소풍 다 끝내고 하늘로 가는 날...
아그야 슬퍼마라 삶이란 다 그런거다
있는 것이 없는 것이고 없는 것이 있는 것이란다
쏘맥이나 한 잔 가득히 부어다고...
오늘이 지나가야 내일이 오듯
내가 없어져야 또다른 내가 나오나니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지만
산은 산이 아니고 물도 물이 아니라네
내가 부르는 노래에 내가 취하며 한 잔 술에 내 삶을 담아 보내련다
흘러가는 학심이골 계곡물에 내 몸을 싣고 같이 떠나간다
내가 가는 날에 내가 울까보냐...
식사를 마치고 조금 내려가다보니 자그마한 폭포가 나온다 부산에서
오신 분들이 폭포 밑에서 식사들을 하고 있다 사진만 잠깐 찍고
나오는데 조금전 담배 피운다고 잔소리 하던 사람이 삼겹살을
구워먹고 있다 에혀 이 중생들아 하고는 돌아선다
내가 알기로는 국립공원지역이 아니면 담배는 태워도 되는 줄
아는데.. 아인강... 우쨌든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는 말이
꼭 맞는 것 같다 저그들도 숨어서 먹는다는게 내한테 걸리니
멋적은 것 같이 보인다
쪼매 더러븐 기분으로 내려오자니 삼거리가 나온다 오른쪽으로 가면
비룡폭포로 가는 길이고 바로 가면 학소대로 가는 길이다
일단 학소대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돌 길을 조금 내려가니 폭포가 보인다 수량도 적당하여 보기가 좋다
바위로 된 길을 기다시피 건너가니 폭포 아래에 도착한다 물속에
앉아있으마 너무나 좋겠는데 일행들과 너무 벌어질까봐 사진만 박고
다시 올라간다 물이 많이 없으면 계곡으로 내려가도 된단다
학소대(鶴巢臺)라는 말은 학이 둥지를 틀고 살던 곳이란 뜻인데
전설따라 삼천리에라도 한 번쯤 나왔음직하다
다시 돌아와 내려가다 보니 4계단으로 된 비룡폭포(2폭포)가 나온다
사진을 좀 박고는 염치불구하고 신발을 벗고서 삼단폭포 밑으로 들어가
물을 맞아본다 아..!! 신발끄내키 머리 쪼매 기울이다
귀에 물이 다 들어갔네 그랴.. 그래도 씨원해서 좋타
앞으로 취침, 뒤로 취침 별노무 자세를 다 취하며 놀다가 다시 신발을
신고는 하산 길에 들어선다 계곡으로 내려오다 다시 길이 이어지고 하는게
길 잊어묵기 딱 좋은 길이다 그리고 계곡에 물이 많으면
사람들이 다니지 못하게 통제를 해야 될 곳인 것 같다
쌍폭을 잠시 둘러 보고는 내려오니 운문사와 천문사로 갈라지는
삼거리에 도착한다 일행중 아홉명이 보이지 않아 잠시 쉬면서 기다려도
도통 오지 않는다 전화도 먹통이 되어 조바심을 내다가
혹시 우리보다 먼저 갔능강 몰라 하산을 하기로 한다
십여분 가니 배바위가 나온다 내 눈에는 배 보다 상륙장갑차인 LVT
비스무리하게 보인다 그런데 바위 주변에 나무를 많이 걸쳐두었다
배라꼬 노를 놓아두었나보다
이제부터 배넘이고개까지 사십분 정도는 죽었다 복창하고 올라가야 된다
한참을 하산하다가 새삼스럽게 올라가려니 더욱 힘이 든다
"에고 나 죽어.. 헥헥.." <-- 요거 세 번하니 배너미고개에 올라선다
옛날에 배가 넘나들었다는 전설이 있어서 배너미고개란다
그라마 학심이골이 바다였었다는 것인강...
잠시 숨을 돌리고는 배넘이계곡으로 내려선다
십여분 내려오니 자그마한 선녀탕 비스무리한 목간통들이 있어
조금전 흘렸던 땀을 잠시 씻고서 천문사쪽으로 내려가니 계곡에는 유원지가
되어있어 많은사람들이 더위를 쫒으려 애를 쓰고 있다
천문사를 잠시 둘러 보고는 우리를 기다리는 버스로 간다
버스와 백숙이 기다리는 장소에 도착하니 16시 46분이다
11.9Km 정도를 묵고 놀며 7시간 가량 걸렸나 보다 올해 처음으로 물에 몸을
담그기도 하고 좋은사람들과 좋은장소에서 하루를 보낸게 너무나 즐거웠따
늘 준비에 수고가 많으신 두분총무님과 운영진 여러분의 노고에 박수를 보내고
함께 산행을 하며 같이 즐겨주신 모든 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 산행코스 : 운문령 - 귀바위 - 상운산(1,114m) - 상운산 북릉 - 헬기장 -
갈림길(쌀바위-학심이골) - 학심이골 - 학소대 - 비룡폭포 -
쌍폭포 - 배바위 - 배너미재 - 천문사 - 삼계리2교
* 산행거리 : 약 11.9km (실제 이동거리)
* 산행시간 : 7시간 (들머리시간 : 09시 47분, 날머리시간 : 16시 46분)
식사 및 휴식시간 포함
* 상세시간
09:47 - 운문령
09:50 - 환경감시초소
10:40 - 1058고지
10:55 - 귀바위
11:15 - 상운산(1,114m)
11:25 - 헬기장
11:35 - 갈림길(학소대-쌀바위)
12:40 - 점심
13:36 - 학소대
13:55 - 2폭포(비룡폭포)
14:40 - 운문사 갈림길
15:06 - 배바위
15:50 - 배너미재
16:05 - 마지막계류에서 10분정도 알탕후 출발
16:35 - 천문사
16:46 - 주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