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전(골없는 밭:농종)은 씨앗을 밭이랑(두둑)에 뿌린다. 밭두둑은 물기가 빨리 마르고 햇볕을 쬔다. 일주일 정도 심한 가뭄이 들면 싹이 나지 못한다. 대전(골이 있는 밭:견종)은 고랑에 씨를 뿌린다. 그늘지고 촉촉해 씨앗이 쉽게 싹튼다. 이것이 첫 번째 좋은 점이다. 만전은 씨를 가지런히 뿌리지 못한다. 김을 맬 때 등을 구부리고 엉덩이를 땅에 붙여야 한다. 뿌리를 살펴 북돋아 주고 잡초를 하나 하나 뽑는다. 장부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하루동안 겨우 이랑 3개를 돌볼 수 있을 뿐이다. 대전은 이렇게 김을 맨다. 긴 자루 호미로 서서 두둑 윗 흙을 쳐서 양쪽 구덩이로 내린다. 자연스럽게 잡초가 뿌리 채 뽑히고 뿌리는 북돋게 된다. 장부가 하루동안 열심히 일하면 이랑 10개 정도는 다스릴 수 있다. 이것이 두 번째 좋은 점이다. 만전은 (씨를 골고루 뿌릴 수 없어) 뭉텅 뿌려지면 종자가 아깝고 너무 적게 뿌려지면 땅이 아깝다. 제멋대로 뿌려져 통풍이 잘되지 못한다. 대전은 고랑을 만들 때 일정한 법이 있다. 고랑이 똑바르게 되어 (씨가 똑바르게 뿌려져) 통풍이 고르게 된다. 이것이 세 번째 좋은 점이다. 만전은 씨뿌리는 곳이 일정하지 않아 씨뿌리기 전, 거름을 줄 때 많이 준 곳은 거름이 아깝고 적게 뿌려진 곳은 힘이 없다. 대전은 고랑에 거름을 주기 때문에 뿌리에만 작용을 한다. 이것이 네 번째 좋은 점이다. 만전은 뿌리가 깊이 내리지 않아 바람과 가뭄에 견디지 못한다. 대전은 고랑이 두텁고 뿌리가 깊어 바람과 가뭄에 잘 견딘다. 이것이 다섯 번째 좋은 점이다. <임원경제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