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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복지관 단기 사회사업
방화11종합사회복지관 정우랑 사회복지사 수료사
‘꽃 곁(방화동傍花洞)’에서 피는 꽃보다 아름다운 아이들의 웃음소리.
그리고 뜨거운 태양보다 열정적인 예비 사회사업가.
2017년 여름. 예년보다 무더운 날씨에 쉽게 지치고 힘들 때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뜨거운 태양보다 더 뜨거운 열정으로 똘똘 뭉친
단기사회사업 학생들 덕분에 잘 견뎌낼 수 있었습니다.
끊임없이 공부하고, 실천하고, 성찰하고, 기록하는 학생들의 열정이 있었기에
5주간의 단기사회사업 기간이 무척 행복했습니다.
1. 기대 반 걱정 반
이전에도 구슬 카페나 정보원 카페를 통해 단기사회사업, 시골사회사업 등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봐 왔습니다.
‘언젠가는 우리 복지관에서도 한 번 쯤 해보면 좋겠다’ 라는 막연한 생각만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4월 경 각 부서별 복지관 단기사회사업 참여 여부에 대해 함께 고민해야 할 시간이 왔습니다.
당시 부서 관리자의 이직으로 인해 대행 업무를 맡고 있던 터라 심적으로 많이 부담스러웠습니다.
이왕 하는 거 제대로 잘 하고 싶은데 익숙지 않은 부서관리업무에,
아직 결정되지 않은 향후 부서 운영방향 등 때문에 고사했습니다.
하지만 전 부서가 참여하는 데 더 의의가 있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서비스제공팀이
실습과정에서 빠지면 안 되지 않겠냐는 기관장님의 말씀에 기대 반, 걱정 반의 마음으로 참여하였습니다.
팀원들과 어떤 활동을 해보면 좋을지 고민하고, 기관 내에서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여러 의견 중에 ‘심심한 아이들 모두 모여라’ 라는 내용으로 방학 중 놀고 싶어 하는 아이들과 함께
복지관 내, 외부에서 신나게 놀았던 지역조직팀 권민지 주임님의 프로그램을 떠올렸고,
그 당시 정말 신나게 놀았던 아이들의 미소와 웃음소리를 다시 한 번 보고, 듣고 싶었습니다.
또한 이전에 김세진 선생님과 함께 한 책모임에서 나누던 ‘놀이가 밥이다’라는 책도 생각이 나서
아이들의 놀이 활동을 주제로 정했습니다.
2. 당사자 면접
우선 복지관 도서관 밴드를 통해 참여아동을 모집했습니다. 10명의 아동을 모집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20명의 아이들이 신청했습니다.
실습생 두 명을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10명 정도면 적당하다 생각하여 10명의 아이들에게만
참여가 확정되었다고 연락했습니다. 그리고 당사자 면접을 준비했습니다.
아이들과 만나 활동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나누고, 어떤 선생님을 뽑을지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똑똑한 선생님, 계획을 잘 세우는 선생님, 혼을 내지 않는 선생님, 재미있는 선생님 등 많은 의견이 나왔습니다.
어떻게 질문을 할지 물어보자 수학문제를 풀게 하자, 일본어를 물어보자,
우리를 웃길 수 있는지 시험해 보자 등 선생님을 뽑기 위한 아이들만의 질문지를 만들었습니다.
면접 당일 아이들과 과업을 나누었습니다. 선생님 응대하기, 자리 안내하기, 차 대접하기, 명찰 만들기,
면접 장소 준비하기 등 설레는 마음으로 아이들이 분주하게 준비했습니다.
한 명, 두 명 면접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면접 대기 장소에 도착했습니다.
아이들이 맞이하고, 직접 만든 메뉴판을 보여주며 차를 대접하는 모습에 조금은 얼떨떨한 표정을 보인
학생들도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각자 맡은 일을 열심히 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게 면접관 역할을 다 했습니다. 준비했던 질문 이외에 궁금한 내용도 물어봤습니다.
학생들이 말하는 내용을 각자 면접지에 열심히 적었습니다.
함께 할 선생님을 뽑는 일이기에 아이들은 정말 궁금한 내용을 열심히 물었습니다.
그리고 학생들도 성심성의껏 답변했습니다.
그 과정을 지켜보며 면접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과정 또한 아이들에게는 ‘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의논하여 합격자를 정했고, 대표로 한 아이가 합격발표 연락을 했습니다.
어떻게 이야기할지 적어주었고, 긴장하지만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읽어가며 합격 소식을 전했습니다.
앞으로 학생들과 아이들이 함께 할 골목놀이터 활동이 기대되었습니다.
3. 방화동 골목놀이터 시작!!
당사자인 아이들에게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는 과정이 처음에는 쉽지 않았습니다.
의견을 물을 때 답을 제대로 하지 않은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쑥스러워 하는 아이들, 마냥 장난만 치고 싶어 하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사회사업 방법대로 당사자의 자주성을 살리기 위해 열심히 물어보는데 왜 이야기를 하지 않을까?
학생들과 어떻게 할지 고민했습니다. 직접 활동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익숙지 않은 아이들에게
계속해서 질문만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이들의 상황과 때를 잘 고려하고,
아이들이 잘 이야기할 수 있도록 궁리하여 물어보자고 이야기했습니다.
우선 매번 모일 때마다 아이들과 놀았습니다. 놀이 활동을 하기 위해 모여서 마냥 회의만 할 수 없었습니다.
놀이터, 운동장, 복지관 강당 등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놀이를 했습니다.
신나게 놀다보니 아이들이 한두 명씩 이야기 했습니다. 어떤 놀이를 하고 싶은지, 어디에서 놀고 싶은지,
1박 2일 캠프 때 무엇을 먹고 싶은지, 누구와 함께 하고 싶은지 이야기 나눴습니다.
그 이야기를 잘 정리하며 차근차근 준비했습니다.
놀이팀, 캠프팀 과업을 나누고, 각 과업별 할 일을 정했습니다.
놀이를 정하고, 놀이 규칙도 정하고, 시장도 보고, 준비물도 준비했습니다.
모든 과정에 아이들이 주인 노릇하게 거들었습니다.
학생들은 그 과정이 잘 진행되도록 아이들이 어려워하는 것만 도왔습니다.
방화동 골목놀이터가 아이들의 일, 활동이 되도록 했습니다. 의견이 달라 다툴 때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에도 학생들이 직접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의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과정을 도왔습니다.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때가 많았습니다.
또한 이 활동을 구실로 관계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을 궁리했습니다.
노인정 회장님과 동네 어르신에게 옛 놀이 듣고 배우기, 부모님에게 격려금을 받기 위해 아이들이
직접 편지 쓰기, 동네 어른에게 캠프 식사 한 끼 부탁하기, 골목 미션 달리기를 위해 인근 상점과
동네 어르신에게 부탁하기, 아이들의 강점을 매일 정리해서 부모님에게 보내기 등 방법은 다양했습니다.
그리고 모든 과정 이후에는 꼭 ‘감사’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직접 이야기하거나, 편지를 적어서 읽어드렸습니다. 캠프 때 시원한 물냉면을 만들어주신 진달래님은
아이들이 적은 편지를 직접 읽어드리면서 전달해드리자 ‘눈물 날 것 같다’ 하셨습니다.
다음번에도 또 활동을 한다면 더 맛있는 거 해주고 싶다 하셨습니다. 골목놀이터 활동을 구실로
아이들과 아이들의 관계, 아이들과 부모의 관계, 아이들과 지역사회의 관계를 살리고자 애썼습니다.
매 순간이 귀하고 감사했습니다.
캠프 당일 복지관 안팎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직접 식사를 준비하고, 함께 정한 놀이를 신나게 하고 밤늦은 시간까지 깔깔대며 놀았습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절로 미소 지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아이들 잘 놀고 있는지 궁금해서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사들고 응원 와주신 어머님도 계셨습니다.
아이들과 잘 놀기 위해 다른 팀 실습 동료들도 함께 도왔습니다.
동료의 활동에 관심 갖고, 도와준 동료들이 있기에 더욱 신났습니다.
4. 마침식
마침식도 아이들이 직접 준비하고 진행했습니다.
장소를 섭외하고, 사회자를 정하고, 대본도 만들고, 대표로 소감도 발표하고, 마침식 장소도 함께 꾸몄습니다.
아이들을 위해 골목놀이터 단원증을 준비하고, 그동안 정리한 아이들 각각의 잘한 점을 정리해서
총 두 장의 상장을 만들었습니다. 수료증이 아니라 골목놀이터 단원증을 만든 이유가 있습니다.
앞으로 골목놀이터 활동이 지속되길 바라며, 올 여름에 참여한 아이들이 선배 단원으로
다음번에 참여한 친구들을 잘 돕길 바라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골목놀이터’ 활동을 구실로 동네에서 아이들 간의 관계가 계속해서 확장되길 기대하며 만들었습니다.
수료증보다 더 근사했다 생각합니다.
야외 놀이터에서 진행하려 했지만 여러 가지 제약 때문에 실내로 장소를 옮겨야 했습니다.
복지관 강당이 비어있었기에 쉽게 장소를 정할 수 있었지만 가능하면 복지관이 아닌
지역사회의 어느 곳에서 해보고 싶었습니다.
옛 놀이도 들려주고 캠프 장소 관련해서도 함께 이야기 나눴던 노인정 회장님께 찾아갔습니다.
너무도 흔쾌히 승낙해주셨습니다. 장소를 제공해 준 노인정 회장님 덕분에 쾌적한 곳에서 아이들,
어머님이 그동안의 활동을 돌아보고 이야기 나눌 수 있었습니다.
학생들이 준비한 활동사진을 보며 골목놀이터에서 아이들이 얼마나 신나게 놀았는지 나눴습니다.
학생들의 소감, 아이들의 소감, 어머님의 소감을 나눴습니다.
“이제 집에서도 스스로 무언가 해보려하는 모습이 보이네요.
아이들에게 추억 한자리를 갖게 해주어서 고맙습니다.”
“평생 지내며 꺼내보며 웃을 수 있는 즐거운 추억 만들어주셔서 감사드려요.”
어머님들의 소감이 기억에 남습니다.
겨울 방학 때에도 꼭 골목놀이터를 만들어 달라는 아이, 아쉬움에 선생님을 꼭 안아주는 아이,
몰래 준비한 편지와 선물을 건네며 활짝 웃는 아이들을 보며 참 잘했다 생각했습니다.
복지관에서 일방적으로 만들지 않고, 아이들의 직접 만든 활동이었기에 더욱 좋아했다 생각합니다.
함께할 선생님을 직접 뽑고, 모든 과정에서 아이들의 의견을 잘 듣고, 반영하였기에
아이들의 기억에 오래 남을 것입니다.
그동안의 활동을 돌아보고 정리하는 마침식이었습니다.
하지만 마침표( .)가 아니라 잠시 숨을 고르는 쉼표( ,)를 찍었다 생각합니다.
앞으로 방화동에서 아이들이 신나게 놀 수 있는 구실로 골목놀이터가 계속되길 희망해봅니다.
5. 든든한 예비사회사업가 금희, 희수, 시훈에게
유일한 홍일점으로 골목놀이터 팀에 항상 웃음꽃을 피게 만드는, 밝은 미소가 매력적인 금희.
아이들의 마음을 잘 헤아리고, 신나게 아이들과 놀면서도
해야 할 과업을 잘 챙겨 놓치지 않게 중심을 잡아주었습니다.
항상 모든 과정을 곰곰이 성찰하며 동료들과 잘 실천했습니다. 잘 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활동을 돌아보며 깨달은 내용, 고민하는 내용도 잘 기록했습니다.
잘 기록했기에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사회사업의 근본을 놓치지 않기 위해 부단히 애썼습니다.
고맙습니다.
묵묵히 본인의 과업을 다하고, 모든 일에 누구보다 열정적이며, 수줍은 미소로 무장한 희수.
날렵한 몸놀림으로 아이들과의 놀이 활동에서도 두각을 보였습니다.
희수는 마치 녹취록을 푼 것처럼 세세한 과정 하나하나까지 꼼꼼하게 적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록을 보며 그 상황을 생생하게 떠올릴 수 있고, 잘 성찰할 수도 있습니다.
활동을 하며 마음이 상한 아이 곁에서 1시간 넘도록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듬직한 매력도 있습니다.
또한 가끔씩 보이는 수줍은 미소는 주위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듭니다.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는 자세 또한 좋습니다. 주어진 일이 어떤 것이든지 최선을 다합니다. 고맙습니다.
그 누구보다도 아이들과 신나게 잘 놀아주며, 보이지 않게 뒤에서 동료들을 잘 챙겨주는 섬세한 남자 시훈.
맏형으로 역할을 충분히 다 했습니다. 처음에는 무뚝뚝하다 생각했지만 큰 오산이었습니다.
뒤에서 보이지 않게 동료들이 불편해하는 부분을 챙겨주고 도왔습니다.
아이들과의 만남에서도 그 강점이 잘 발휘되었습니다.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놀이에 빠져들 수 있도록 잘 거들었습니다.
아이들끼리 갈등이 생겼을 때에도 현명하게 잘 해결했습니다.
아이들의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잘 도왔습니다.
계획대로 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해도 유연하게 대처했습니다.
아이들과 동료들이 자연스럽게 상황을 헤쳐 나갈 수 있도록 잘 도왔습니다. 고맙습니다.
세 학생은 마치 준비된 톱니바퀴처럼 잘 어울렸습니다.
세 학생 중 한 명이라도 없었다면 골목놀이터 활동을 잘 할 수 없었습니다.
첫 슈퍼바이저로 금희, 희수, 시훈 세 학생을 만난 건 행운이었습니다.
사회사업 잘 해보고 싶은 열정적인 학생들이었기에 슈퍼바이저 또한 자극을 받아가며
열정적으로 임할 수 있었습니다.
학생들이 성장한 만큼 슈퍼바이저도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슈퍼바이저와 슈퍼바이지의 관계로만 설명할 수 없습니다.
제대로 사회사업하고 싶은, 당사자의 자주성과 지역사회의 공생성을 살리고 싶은
든든한 사회사업 동료였습니다. 바라보는 이상이 같았기에 함께하는 시간 참 행복했습니다.
매 순간이 귀하고 감사했습니다.
언젠가는 함께 사회사업 이야기 원 없이 나눌 수 있는 현장의 동료로 만날 수 있길
간절히 희망하고 기대합니다.
2017년 여름. 함께한 시간 잊지 못할 것입니다.
‘사회사업’을 생각하면 가슴 설레는, 가슴 떨리는, 가슴 뜨거워지는 사회사업가
김금희, 임희수, 장시훈 학생을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2017년 8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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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수료사 감동입니다.
"매 순간이 귀하고 감사했습니다."
좋은 슈퍼바이저를 만나
잘 배웠을 실습생들이 부럽습니다.
늘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