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교구장 선출을 앞두고 드리는 9일 기도
여덟째 날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하느님 아버지의 것이옵니다. 아멘.
내일은 대한민국의 운명을 가르는 날입니다. 간절히 비오니 자신들의 탐욕과 죄를 보수를 참칭하여 가리고 공동선을 억압하고 파괴하는 수구세력들이 회개의 길로 들어서는 날이 될 수 있게 하여주소서.
이 나라는 한 번도 제대로 된 용서와 화해의 역사가 없었습니다. 지배와 피지배, 착취와 폭력그리고 살해 까지도 은폐되고 억압하고 왜곡하며 지금 까지 왔습니다. 피맺힌 원한과 치유 받지 못한 상처와 슬픔과 분노가 화해되지 못한 채 남아 신음하고 절규하고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세우신 교회의 정수는 용서와 화해인데 이 땅의 많은 교회들은 주로 피해자들에게만 용서를 강요하고 세력과 권력에 순종하는 것이 하느님의 뜻인 양 가르쳐왔습니다.
대한 성공회는 125주년 기념 선언에서 ‘우리 사회의 화해자’가 되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로부터 10년의 세월만이 덧없이 흘러왔습니다.
아버지 하느님, 진정으로 간절히 찾고 구하며 두드립니다. 저희 성공회가 대한민국에서 당신이 함께하시는 진정한 화해자로 거듭나게 하여주소서. 모든 진실이 빛을 보게 하시고 모든 이들이 서로에게 그리고 하느님 앞에 진정한 용서를 구하는 역사가 일어나, 이 땅의 모든 억울한 울부짖음과 상처와 피눈물이 거두어지게 하소서. 비오니 당신의 이 장대한 역사의 도구로 성공회 서울교구의 새 교구장을 세워주소서. 우리 그리스도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