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전래 설화(說話)
1. 홍장고사(紅粧古事)<강릉 경포호>
홍장고사 해설판 / 경포호 홍장암(紅粧巖/바위) / 박신(朴信)과 홍장(紅粧)
고려 우왕 때, 강원도 안렴사(按廉使, 일명 按察使) 박신(朴信)은 강릉기생 홍장(紅粧)에게 깊이 빠져들었다고 한다. 그 당시 강릉부사(江陵府使)였던 조운흘(趙云仡)이 박신을 골려주려고 어느 날 홍장을 만나려고 온 박신에게 홍장이 갑자기 죽어버렸다고 거짓말을 하자 박신은 몹시 서러워한다.
며칠 후, 조부사는 박신을 초청하여 경포대에서 뱃놀이를 베풀었는데 두 사람의 취흥(醉興)이 무르익었던 석양 녘에 멀리 호수를 보니 그림같이 떠 있는 배 한 척이 보이고 갑판 위에서 아름다운 여인이 노래를 부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
박신은 깜짝 놀라 저 배가 무슨 배냐, 저기서 노래를 부르는 여인의 모습이 홍장의 모습과 똑같다고 말하자 조부사는 짐짓 놀라는 체하면서 경포호에는 가끔 하늘에서 선녀(仙女)가 내려와서 뱃놀이를 하는데 저것은 필시 선녀의 놀음일 것이라고 하며 우리도 가까이 가서 같이 놀아보자고 한다.
가까이 가서 보니 그 여인은 분명 홍장인지라 박신은 깜짝 놀라며 그제야 조부사에게 속았음을 깨닫고 세 사람은 한바탕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는 이야기이다.
2. 객새지둥<강릉>
임영관(臨瀛館) / 객사문(客舍門) / 배흘림기둥(국보 51호)
강릉 시내 임영관(臨瀛館) 객사문(客舍門)은 고려 시대의 건축미를 가장 잘 나타내고 있다는데 그 중 ‘배흘림기둥’에 관한 이야기....
배흘림기둥은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위와 아랫부분은 잘록하고 가운데는 흡사 배불뚝이처럼 뚱뚱하게 되어있는 것이 특징이다. 객사문을 보면 바깥 부분 3개의 기둥은 배흘림기둥이고 안쪽의 기둥들은 모두 사각형의 민흘림 기둥들로 되어있다. 우리 어머니께서 내 어릴 적에,
‘어스름 저녁나절, 마당에서 인기척이 있기에 문을 열었더니 어두컴컴한 마당 한복판에 키는 구척장신에 꼭 객새지둥같은 놈이 떡 서 있어 기겁을 했잖나...’ 하셨던 기억이 난다.
어머니는 나무든 무엇이든 굵고 큰 것을 보면 모두 ‘객새지둥’이라고 하셨다.
‘객새지둥’이 바로 강릉 객사문의 배흘림기둥을 말하는 것으로 ‘객사(客舍) 기둥’이 엄청 크게 느껴지셨던 모양이다.
<지둥-기둥을 일컫는 강릉 사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