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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6포병여단이 대대급 부대의 완전 편성(완편)을 구현하고 6주간 전술훈련을 전개하는 ‘전시 완편하 전술훈련’ 모델을 개발해 처음으로 시행하고 있다. 동원전력 없이 현역 장병과 가용 물자만을 최대한 활용해 대대급 부대를 완편 상태로 만들어 실전적인 전술훈련을 시행하는 방식의 새로운 시도다.
여단은 3일 “예하 강속대대와 청포대대가 타 포병대대의 병력·물자 지원을 통해 전시 편제를 90% 이상 달성한 가운데 지난달 26일부터 오는 6일까지 2주 동안 야외집중전술훈련을 하고 있다”며 “12월까지 여단 예하 전 대대가 ‘전시 완편하 전술훈련’에 참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시 완편’이란 작전계획에 반영된 한 제대의 전시 편제 인원과 장비가 완전하게 편성된 상태를 의미하며, 전시 동원 및 부대 증편 절차 등을 통해 이뤄진다.
완편을 갖추고 진행되는 훈련으로는 상비·동원전력을 모두 동원해 연간 1~2회 진행되는 대규모 ‘군단 축선 동시통합 동원훈련’이 대표적이다.
이외에는 부대별로 전시 완편 상태를 만드는 절차 자체를 숙달하는 증·창설 훈련을 하거나, 동원사단이 동원훈련 시기를 맞춰 전술훈련평가를 하는 정도다.
평시 편제 상태인 대대급 전투부대가 전술훈련을 할 경우, 치장 물자를 카드로 대체하는 등 실제 완편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개념상으로만 완편 상태를 가정하고 훈련을 진행하는 것이 보통이다.
대대 장병들을 각종 훈련에 모두 투입하기도 쉽지 않다. 주둔지 경계 등 필수 임무에 투입할 일정 이상의 병력을 남겨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대대급 포병부대는 즉각사격대기 상태를 주기적으로 유지해야 하기에 실전적인 야외전술훈련을 장시간 시행하는 것이 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3일 경기도 연천군 일대 진지에서 ‘전시 완편하 야외 집중전술훈련’ 중인 육군6포병여단 강속대대 K9 자주포가 엄중한 경게 속에 포연을 내뿜으며 포탄을
발사하고 있다. 사진=한재호 기자
완편 상태로 오직 훈련에만 집중
여단은 이런 한계를 극복해 대대급 전술훈련의 실전성을 제고하고, 실질적인 작계 시행 능력을 철저히 검증하기 위해 ‘전시 완편하 전술훈련’ 개념을 도입하게 됐다.
전시 완편하 전술훈련은 4주간의 훈련 준비와 2주간의 야외전술훈련으로 총 6주 동안 진행된다.
먼저, 2개 대대를 각각 훈련부대와 지원부대로 나눠 1대1로 짝짓는다. 이번에 첫 시행한 전시 완편하 전술훈련에서 훈련부대인 강속·청포대대의 지원부대는 각각 솔개·태극포병대대가 맡았다.
이들 훈련·지원부대는 즉각사격대기에서 제외돼 훈련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보장받는다. 훈련부대는 4주 동안 전시 완편을 위한 병력·물자 소요를 꼼꼼히 확인하고, 전투 수행 복안 검토 및 지도 등 철저한 훈련 준비를 한다.
이후 훈련부대는 부대 증편 절차를 통해 지원부대로부터 전시 편제에 맞는 병력과 장비를 인수하고 완편에 근접한 상태로 야외전술훈련에 임한다.
지원부대에 남겨진 인원들은 훈련부대의 주둔지 경계, 안전통제 등 각종 임무를 전폭적으로 지원해 훈련부대가 오직 전술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이렇게 6주 전술훈련이 모두 마무리되면 훈련·지원부대가 서로 역할을 바꿔 다시 훈련하게 된다.
‘전시 완편하 야외 집중전술훈련’의 하나로 실사격 훈련에 나선 K9 자주포 내부에서 승무원들이 긴박하게 사격 절차를 수행하고 있다. 사진=한재호 기자
지휘관의 전술적 판단 실제 구현
지휘관들은 전시 완편하 전술훈련을 통해 부대의 전시 임무 수행 능력과 강·약점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지휘관으로서 머릿속에만 가지고 있었던 작계에 대한 전술적 판단을 실제로 구현해 볼 수 있다.
훈련에 참가한 장병들도 전시 임무에 대한 이해가 대폭 증가한다. 종이 카드가 아닌 전시에 실제로 운반해야 하는 포탄·식량 등 무거운 물자를 나르면서 전장의 무게감을 느낄 수 있고, 낯선 타 부대 전우들과 함께 임무를 수행하며 유사시 동원 예비군과 신속히 팀워크를 발휘하기 위한 경험을 쌓게 된다. 아울러 여단 차원에서는 전시 편제로 진행한 실제 훈련을 사후검토함으로써 작전계획을 정밀하게 보완·발전시키는 기회가 된다.
배현국 6포병여단장은 “전시 완편이 아닌 상태에서 ‘했다 치고’ 식의 전술훈련은 대대급 지휘관의 지휘역량 강화와 실전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며 “전시 완편하 전술훈련 시행을 통해 단 한 번의 훈련이라도 제대로 할 수 있는 여건을 보장하고 적과 싸워 이기는 부대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글=김상윤/사진=한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