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이스라엘 12지파에게 영토를 분할한 이후에 여호와 종교의 한 특징을 나타내는 도피성 제도가 언급되게 됩니다. 이 도피성 제도를 통해 하나님은 죄인을 무조건 냉엄하게만 다루는 분이 아니시라는 사실과 하나님은 죄인의 구주시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알 수 있습니다.
1. 도피성 제도에 관한 명령
1) 여호와께서 친히 명령하심
하나님께서는 여호수아를 향하여 도피성에 관한 규례를 직접 지시하십니다. 그런데 이 도피성 규례는 민35장에 보면 하나님께서 모세에게도 직접 계시해 주신 바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결국 도피성 제도는 인간이 창안하고 발전시킨 제도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친히 입안하시고 이 땅에 설치하게 하신 거룩한 제도라 할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 땅에서 진행되는 모든 사건과 질서와 인간 관계를 간섭하시며 당신이 소망하시는 바대로 세상 역사를 주도해 가십니다. 사실 하나님을 떠난 인간, 하나님을 무시한 역사, 하나님 없는 사건이란 결코 있을 수가 없습니다. 특히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백성의 안전과 보호를 위해 불철주야 일하고 계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a.성도를 지키시는 하나님(시121:3-8)
b.하나님의 지극한 관심(약1:17)
2) 비고의적인 허물에 대한 안전 보장책
하나님께서 도피성 제도를 친히 마련하신 근본 취지는 부지중 오살한 자, 곧 전혀 살해 의지가 없이 비고의적인 실수로 타인을 살해한 자를 보호하고, 불필요하고 저급한 피의 보복이라는 악순환을 방지하기 위해서 이 제도를 만드셨던 것입니다. 사실 하나님은 인간의 생명을 참으로 귀하게 여기시며 모든 생명을 하나님의 주권 아래 두고 계십니다. 따라서 살인과 같은 죄를 엄격히 다루고 계십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인간 행위의 동기와 과정을 아예 무시하시고 단순히 드러난 결과만을 보시고 판단하고 심판하시는 분은 결코 아닙니다. 하나님은 공의로우신 분인 동시에 실수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연약함을 익히 이해하시고 그러한 실수를 덮어 주시는 사랑과 자비가 충만한 분이기도 하십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거룩한 품성을 바로 이해할 때 우리 역시도 이웃과 형제들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난과 정죄를 삼갈 수 있을 것입니다.
비고의적인 살인자에 관한 규례(민35:22-28)
2. 도피성 제소의 세부 규례
1) 원칙을 정함
도피성은 비고의적으로 살인한 자들이 피의 보수자들의 보복을 피하여 생명을 보존하기 위해 하나님이 친히 만들어 주신 성입니다. 아무런 살해 의지 없이 이웃을 죽이고 만 자가 있다면 일단 도피성 문 어귀에 와서 자신이 저지른 실수에 대한 자세한 보고가 있어야만 합니다. 그렇게 하면 장로들이 그를 성안으로 받아들여 그 실수한 자의 생명을 보존해 주게 됩니다. 여기서 보듯 도피성은 아무나 들어가 생명을 보존하는 곳이 아니라, 단지 비고의적인 죄인만이 들어갈 수 있는 곳이요, 또 반드시 정해진 절차에 따라 그 곳에 들어갈 수가 있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은 무원칙이 아닌 원칙과 질서를 가지고 이 땅의 일들을 친히 주장하고 계십니다.
a.질서를 따라 행하라(고전14:33,40)
b.법이 있는 이유(딤전1:8-9)
2) 피의 보복이라는 악순환을 방지함
도피성 제도는 비고의적인 살인자의 생명을 보존하기 위한 제도로서 특히 살해당한 자의 친척 등으로 구성된 처의 보수자에게서 생명을 보존시켜 주기 위해 마련한 제도입니다. 사실 하나님은 생명의 주인으로서 고의로 살해한 자에 대한 피의 보복을 허락하셨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비고의적인 살인자마저 그러한 피의 보복이라는 악순환으로 내몰지는 않으셨습니다. 결국 하나님은 은혜와 자비의 제도를 마련하시어 보복의 무가치함과 그릇됨을 일깨우고자 하셨던 것입니다. 실로 정죄와 보복은 피의 악순환을 불러오지만, 사랑과 자비와 긍휼과 용서는 화해와 평화와 생명의 호순환을 연출해 줍니다.
a.보응하시는 하나님(출32:34)
b.복수는 하나님께 속한 것(롬12:17-19)
3) 생명과 인격의 중요성 강조
하나님은 도피성 제도를 통해 비록 범죄한 인간이라 할지라도 그 생명과 인격이 하나님 앞에서 참으로 귀하고 가치 있는 것임을 가르쳐 주고자 하셨습니다.
생명의 주인이신 하나님(창9:5)
3. 도피성을 마련함
1) 여섯 도피성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허락하신 도피성은 모두 여섯 개의 성읍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여섯 개의 성읍들은 한결같이 레위 지파에게 속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즉 단지 한 곳에만 도피성을 둔 것이 아니라, 요단 강 동편에 세 개와 요단 강 서편에 세 개의 도피성을 두었습니다. 한편 이 여섯 도피성은 죄인을 받아들이시며 그 생명을 연장시켜 주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예표한다 하겠습니다. 진실로 도피성 문 밖에서 소정의 양식을 좇기만 하면 모두가 받아들여지듯이 그리스도 예수 앞에서 하나님의 은혜만을 붙잡는 인간들은 그 누구나 하나님의 구원의 은총을 덧입을 수가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오직 하나님만이 구원이심을 깊이 믿고 하나님께 나아와 경배하고 자신들의 모든 사정을 아뢰는 성도들에게 차고 넘치는 은혜와 구원을 맛보게 하실 것입니다.
a.참된 도피처(시14:6)
b.도움이 되시는 하나님(렘17:17-18)
2) 전국에 고루 분포시킴
도피성은 전국에 단 한 곳에만 설치된 것이 절대 아니었습니다. 이 거룩한 성읍은 6개의 지역, 그것도 전국에 골고루 분포되어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누구나 쉽게 발견할 수 있도록 산 위에 주로 설치하였습니다. 이처럼 전국에 고루 도피성을 분포시킨 것은, 부지중에 살인한 자가 피의 보수파의 손을 피해 전국 어느 곳에서나 신속하게 도피성에 들어가 생명을 보존할 수 있게 하기 위함입니다. 이와 같이 하나님께서는 단지 특정한 백성, 어떤 특수한 신분의 사람들과만 교통하거나 은혜의 대상이 되게 하시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하나님은 모든 백성, 모든 민족에게 동일한 은혜와 사랑을 베풀기를 원하십니다.
a.열려 있는 구원의 문(요3:16-17)
b.넓은 하나님의 사랑(마5:45)
결론
하나님은 결과만을 놓고 죄인을 다루시는 분이 아니라 그 원인과 동기를 먼저 살피시는 분입니다. 그러므로 마음 중심에 추함이 없는 자는 비록 실수와 허물이 있다 할지라도 하나님의 사랑과 긍휼의 대상이 될 수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