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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구경 이야기 79
제6장 현자 (Pandita Vagga)
네 번째 이야기
왕위를 버리고 출가한 마하깝삐나 장로 1-1
부처님께서 제따와나에 계실 때 마하깝삐나 장로와 관련해서
게송 79번을 설하셨다.
* 마하깝삐나의 과거생 : 베짜는 사람 (직조공)
아주 먼 과거생에 마하깝삐나 장로는 빠두뭇따라 부처님 앞에서 서원을 세웠다.
그 후 긴 세월 동안 윤회를 거듭하다가 베나레스의 한 마을에 베짜는 사람으로 태어났다.
이때 천 명의 벽지불이 히말라야에서 팔 개월을 보내고 베나레스 가까이로 내려와서 우기를 보내고 있었다.
그들은 왕에게 여덟 명의 벽지불을 보내 거처와 음식을 도와줄 수 있는지 물었다.
그러나 이때 왕은 농경제 행사를 준비하느라 몹시 바빴다.
왕은 벽지불이 오는 것을 보고 나가서 무슨 일로 왔는지 묻고 나서 대답했다.
“존자님들이시여, 오늘은 너무 바빠서 여러분들의 요구를 들어줄 시간이 전혀 없습니다.
내일은 농경제 행사를 해야 합니다.
모레 다시 오시면 원하시는 대로 도와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공양에 초대하지도 않고 궁으로 들어가 버렸다.
벽지불들은 서로 의견을 교환했다.
“우리 다른 마을로 가보자.”
그들은 그렇게 떠나갔다.
이때 어떤 마을에 사는 직조공 촌장의 아내가 심부름을 갔다 돌아오다가 벽지불들을 만나 인사를 올리고 물었다.
“존자님들이시여, 이런 늦은 시간에 어떤 일로 여기를 오셨습니까?”
현명하고 지성을 갖춘 직조공의 아내는 벽지불들이 안거를 지낼 장소를 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공양에 초대하며 말했다.
“존자님들이시여, 내일 저희 마을에 오셔서 공양을 받아주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숫자가 많습니다.”
“몇 분이나 됩니까?”
“천 명입니다.”
“존자님들이시여, 우리 마을에는 천 명의 직조공이 살고있습니다.
한 사람이 한 분에게 공양 올리면 됩니다. 우리의 공양을 받아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 마을에서 거처를 마련할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벽지불들은 공양청을 받아들였다.
직조공의 아내는 마을에 들어가서 사람들에게 알렸다.
“천 분의 벽지불님들을 만나 공양에 초대했어요.
이 고귀한 분들을 위해 자리를 준비하고 음식을 준비합시다.”
그녀는 마을 한 가운데 대형천막을 세우고 의자를 가져다 놓았다.
다음 날 벽지불들이 오시자 마을 사람들은 자리를 제공하고 맛있는 음식을 올렸다.
공양이 끝나자 마을의 모든 여인들과 함께 그녀는 벽지불님들께 삼배를 올리고 말씀드렸다.
“존자님들이시여, 여기서 삼 개월의 안거를 보내기로 약속해주십시오.”
그녀는 약속을 받아내고 다시 동네사람들에게 벽지불들의 꾸띠를 짓는 일에 동참하라고 외쳤다.
“모두 잘 들으세요. 한 집에 남자 한 사람씩 도끼와 자귀를 들고 나오세요.
숲속에 들어가서 집 지을 나무를 베고 나뭇잎과 갈대잎을 가져다 귀한분들을 위해 거처를 마련하도록 합시다.”
동네 사람들은 그녀의 지시에 따라 나뭇잎과 갈대잎으로 한 사람이 한 개씩 천 개의 꾸띠를 지었다.
벽지불들은 하나의 꾸띠에 한 사람씩 들어가 머물렀다.
마을 사람들은 벽지불들이 필요한 것은 모두 성실하게 제공하고 공양을 올리고 후원해 주었다.
안거가 끝나갈 무렵 여인은 자기가 지은 꾸띠에서 안거를 보낸 벽지불들을 위해 가사 한 벌씩 준비하라고 마을 사람들을 설득했다.
그래서 벽지불들은 각자 천 냥의 값어치가 나가는 가사 한 벌씩 보시 받았다.
안거가 끝나자 벽지불들은 법문을 해주고 히말라야로 되돌아갔다.
이러한 공덕으로 마을 사람들은 죽어 삼십삼천에 한 무리의 천신들로 태어났다.
거기서 천상의 영광을 즐기다가 모두 깟사빠 부처님 당시에 베나레스의 가정에 태어났다.
과거생에 직조공 촌장이었던 사람은 촌장의 아들로, 그의 아내는 다른 직조공의 딸로 태어났다.
모든 여인들이 결혼할 나이가 되자 전생에 남편이었던 사람과 다시 결혼했다. 그들은 부모의 뒤를 이어서 가업을 이어받았다.
어느 날 남자들은 부처님이 사원에서 법을 설하고 계신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들은 아내들을 데리고 법문을 들으려고 사원으로 갔다.
사원의 담장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사미나 비구스님들과 친하거나 친척인 사람들은 스님들의 방으로 들어가 비를 피했다.
그러나 이들은 사원 안에 아는 사람이 전혀 없어서 방으로 들어가지도 못하고 비를 맞을 수밖에 없었다.
촌장이 말했다.
“이 낭패한 꼴 좀 보게.
이런 궁지에 빠지게 된 처지에 부끄러워할 줄 알아야 한다네.”
“그럼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합니까?”
“우리는 스님들을 가까이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궁지에 빠진 것이네.
미래의 안식처를 구하기 위해서라도
사원을 지어 기증하기로 하세.”
“좋습니다.”
연장자는 천 냥을, 나머지 남자들은 오백 냥씩, 여인들은 각각 이백오십 냥씩 기부했다.
이렇게 돈이 모이자 그들은 마하 빠리웨나(대사원)라는 이름의 사원을 세우기 시작했다.
천개의 첨탑을 얹고 부처님이 머무실 꾸띠도 마련하느라 의외로 큰 공사가 되어 돈이 충분하지 않았다.
그래서 처음에 기부했던 돈의 반을 각각 더 기부하여 공사가 마무리 되었다.
공사가 끝나자 낙성식을 열어 일주일 동안 부처님과 비구들에게 공양을 올리고 이만 명의 비구들에게 가사 한 벌씩 보시했다.
촌장의 아내는 다른 사람들이 보시했던 것만큼 똑같이 시주했지만 뭔가 좀 더 보시하고 싶었다.
"나는 부처님께 직접 공양을 올려야겠다.”
그녀는 천 냥의 가치가 있는 아노자꽃 색깔의 가사를 준비하고 한 다발의 아노자꽃을 가지고 사원으로 갔다.
부처님께서 공양을 드시고 법문하실 때 가사와 꽃다발을 올리고 서원을 세웠다.
“부처님이시여, 미래생에 제 피부 빛이 아노자꽃과 같은 색깔을 띠게 하고 제 이름도 아노자가 되고 싶습니다.”
“그렇게 되리라.”
부처님께서 대답하고 법문하셨다.
모두가 여생을 편안히 보내고 나서 죽어 천상에 태어났다.
천상에서 수명이 다하자 촌장은 꾹꾸따와띠 성의 왕실에 태어나 마하깝삐나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나머지 사람들은 대신들의 가정에 태어났다.
촌장의 아내는 사갈라라는 도시에 있는 맛다 왕국의 왕실에 태어났다.
그녀의 몸은 아노자꽃 색깔을 띠고 있어서 가족들이 아노자라고 이름 지었다.
그녀가 결혼할 나이가 되자 마하깝삐나 왕과 결혼하여 아노자 왕비가 되었다.
신하들의 가정에 태어난 여인들도 결혼할 나이가 되자 과거생에 남편이었던 신하들과 결혼했다.
그들은 모두 왕이 누리는 것과 같은 영광을 누렸다.
왕이 장신구로 화려하게 치장하고 코끼리를 타고 행진하면 신하들도 똑같은 모습으로 코끼리를 타고 행진했다.
왕이 말이나 마차를 타고 가면 그들도 똑같이 말이나 마차를 타고 갔다.
그들은 함께 공덕을 지었기 때문에 영광도 함께 누렸다.
왕에게는 왈라, 뿝파, 왈라와하나, 뿝파와하나, 수빳따라는 이름의 다섯 마리 말이 있었다.
다섯 마리 말 가운데 왕은 수빳따만을 타고 다니고 나머지 네 마리는 심부름을 보내는 데 사용하였다.
아침마다 왕은 식사를 마치고 네 명의 전령을 불러서 명령을 내렸다.
“말을 타고 각각 네 성문으로 나가 이삼 요자나 주위를 돌아다니며
불 · 법 · 승 삼보가 세상에 나타났는지 알아보고 좋은 소식이 있으면 보고하라.”
네 명의 전령들은 네 성문으로 나가서 이삼 요자나 주위를 살펴보았지만 늘 소득 없이 되돌아왔다.
어느 날 왕은 말을 타고 신하들과 함께 놀이동산으로 가다가 오백 명의 상인들이 피곤한 몸을 이끌고 성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
‘이 사람들은 긴 여행으로 지쳐 보이는 구나. 아마 이들에게 좋은 소식을 들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왕은 이렇게 생각하며 상인들을 불러 물었다.
“어디서 오는 길이오?”
“폐하, 여기서 백이십 요자나 떨어져 있는 곳에 사왓티라는 성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곳에서 왔습니다.”
“그 나라에는 어떤 소식이 있소?”
“폐하, 이 소식은 입을 씻지 않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한 항아리의 물이 오자 그는 입을 헹구고 나서 말했다.
“스스로 올바로 위없는 깨달음을 얻으신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셨습니다.”
왕은 온몸이 순식간에 다섯 가지 황홀감으로 휩싸였다.
왕은 아직 생각을 정리할 수 없어서 잠시 말을 더듬거렸다.
“방금 뭐라고 말했소?”
“폐하,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셨습니다.”
왕은 두세 번 더듬거리며 묻고 나서도 생각이 정리가 안 되어 네 번째로 물었다.
“방금 뭐라고 말했소?”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셨습니다, 폐하.”
“내가 그대에게 십만 냥의 돈을 주겠소.다른 소식은 또 없소?”
“있습니다, 폐하.
법이 세상에 출현하였습니다.”
이 말을 듣고 왕은 또 전처럼 황홀감에 휩싸여 세 번이나 더듬거리며 묻고 나서 네 번째에서
‘법’ 이라는 단어를 겨우 알아들었다 왕이 그에게 말했다.
“십만 냥을 더 얹어주겠소.
이외에 또 다른 소식은 없소?”
“있습니다, 폐하.
승가가 출현했습니다.”
왕은 이 말을 듣고 또 황홀감에 휩싸여 세 번이나 더듬거리고 묻고 나서 네 번째에 ‘승가’ 라는 단어를 알아들었다. 왕이 말했다.
“십만 냥을 더 주겠소.”
왕은 신하들을 둘러보고 물었다.
“친구들이여, 어떻게 하겠습니까?”
“폐하께서는 어떻게 하겠습니까?”
“나는 ‘부처님이 출현하셨습니다.
법이 출현하였습니다.
승가가 출현하였습니다.’ 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나는 다시 왕궁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입니다.
부처님을 만나 뵙고 비구가 될 생각입니다.”
“폐하, 우리도 함께 비구가 되겠습니다.”
왕은 금판을 꺼내 왕비에게 전할 말을 썼다.
“왕국은 이제 그대의 것이오.
그대가 원하는 대로 영광을 누리시오.”
왕은 이 금판을 상인들에게 주면서 말했다.
“이 금판을 왕비에게 주면 삼십만 냥을 줄 것이오.”
왕은 말을 덧붙였다.
“왕비가 ‘왕은 어디 있소?’ 라고 묻거든 부처님을 만나 비구가 되려고 떠났다고 전하시오.”
왕의 신하들도 또한 아내들에게 보낼 편지를 써서 상인들에게 주었다.
왕은 상인들을 보내고서 천 명의 신하들을 데리고 떠나갔다.
이른 아침 부처님께서 세상을 살피시다가 마하깝삐나 왕이 신하들을 데리고 오는 것을 보셨다.
“저기 마하깝삐나가 상인들로부터 삼보가 출현했다는 말을 듣고 그들에게 삼십만 냥의 보상을 내리고, 왕국을 버리고 천 명의 신하들을 데리고
출가하려고 오는구나.
그와 그의 신하들은 모두 사무애해를 갖춘 아라한이 될 것이다. 그러니 그들을 만나러 가는 것이 마땅하다.”
다음 날 부처님께서는 마치 전륜성왕이 마을 촌장을 만나러 가는 것처럼,
가사와 발우를 들고 백이십 요자나를 날아서 짠다바가 강둑에 있는 반얀나무 아래로 가서 여섯 가지 색깔의 광명을 발하면서 앉아계셨다.
왕은 말을 타고 가다가 강가에 도착하여 물었다.
“이게 무슨 강이오?”
“아빠랏차 강입니다, 폐하.”
“깊이와 넓이가 얼마나 됩니까?”
“깊이가 일 가우타(약 3~4Km)이고 너비가 이 가우타입니다.”
“여기 나룻배나 뗏목이 있습니까?”
“아무것도 없습니다, 폐하.”
“나룻배와 뗏목을 찾는 동안 늙음이 다가오고 죽음이 찾아오고 있는데 어찌 무작정 기다릴 수 있겠는가?”
왕은 엄숙하게 합장하고 이렇게 선언했다.
“‘우리는 진실로 삼보를 위해 출가합니다.’
이 진실의 맹세에 의한 초월적인 힘으로 이 물이 땅으로 될지어다.”
왕은 이렇게 삼보의 공덕을 생각하고 붓다에 대한 명상을 외웠다.
이런 이유로 부처님께서는
공양을 받을 만한 분이시며(응공)
바르게 깨달으신 분이시며(정변지)
지혜와 실천을 구족하신 분이시며 (명행족)
피안으로 잘 가신 분이시며 (선서)
세상을 잘 아시는 분이시며(세간해)
가장 높은 분이시며 (무상사)
사람을 잘 길들이시는 분이시며 (조어장부)
신과 인간의 스승이시며(천인사)
깨달으신 분이시며 (불)
부처님이시다 (세존).
이렇게 왕과 신하들은 불수념을 외우고 부처님을 명상하면서 말을 타고 강물 위로 올라섰다.
신디의 말들은 강물 위를 마치 평평한 바위 위를 달리듯이 발굽조차도 젖지 않고 달려갔다.
이렇게 아빠랏차 강을 건너 왕은 계속 나아가자 또 다른 강이 나타났다.
“이 강의 이름은 무엇이오?”
“닐라와하나 강입니다, 폐하.”
“깊이와 너비가 얼마나 되오?”
“깊이와 너비가 반 요자나입니다, 폐하.”
앞에서 강을 건널 때처럼 진실의 맹세를 하고 나서 이번에는 법에 대한 명상을 외웠다.
법은 부처님에 의해서
잘 설해졌고
스스로 보아 알 수 있고
시간이 걸리지 않고
와서 보라는 것이고
향상으로 인도하고
지혜로운 자들이 스스로
알 수 있는 것이다.
왕과 신하들은 법을 명상하면서 닐라와하나 강을 건너고 나서 계속 나아가자 세 번째 강이 하나 나타났다.
“이 강의 이름은 무엇이오?”
“짠다바가 강입니다, 폐하.”
“깊이와 너비가 얼마나 되오?”
“깊이와 너비가 일 요자나입니다, 폐하.”
앞에 강을 건널 때처럼 진실의 맹세를 하고 나서 이번에는 승가에 대한 명상을 외웠다.
붓다의 제자들인 승가는
도를 잘 닦고
붓다의 제자들인 승가는
바르게 도를 닦고
붓다의 제자들인 승가는
참되게 도를 닦고
붓다의 제자들인 승가는
합당하게 도를 닦으니
곧 네 쌍의 인간들이요
여덟 단계에 있는 사람들이다.
이러한 부처님의 제자들의 승가는
공양 받아 마땅하고
선사 받아 마땅하고
보시 받아 마땅하고
합장 받아 마땅하고
세상의 위없는 복전이다.
왕과 신하들은 이렇게 승가를 명상하면서 강을 건넜다.
*마하깝삐나와 아노자의 현재생 1-2
이들은 세 번째 강을 건너 계속 나아갔다.
왕은 저 멀리 반얀나무 아래에 앉아계신 부처님의 몸에서 발산하는 여섯 색깔의 광명을 보았다.
반얀나무 가지와 잎이 부처님의 몸에서 나오는 빛으로 순금으로 만들어진 것처럼 보였다.
“이 빛은 달빛이나 햇빛이 아니고 천신, 마라, 범천, 용, 가루다에게서 나는 빛도 아니다.
이것은 내가 부처님께 출가하기 위해 집을 떠난 것을 알고 고따마 부처님께서 모습을 드러내신 것이 틀림없다.”
그가 말에서 내려 빛을 향해 몸을 숙이고 다가가자 마치 심홍색의 바다에 뛰어든 것처럼 부처님의 빛에 휩싸였다.
왕은 신하들과 함께 부처님께 삼배를 올리고 한쪽에 공손히 앉았다.
부처님께서는 차제설법을 하셨다.
이 법문 끝에 왕과 신하들은 수다원과를 성취하고 모두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출가를 허락해 달라고 요청했다.
부처님께서는 그들의 공덕을 살펴보셨다.
‘이 고귀한 사람들은 과거 공덕의 힘으로 저절로 가사와 발우를 갖추게 될 것인가?’
부처님께서는 곧 이 같은 사실을 아셨다.
‘이 고귀한 사람들은 천 명의 벽지불에게 가사와 발우를 보시하였다.
깟사빠 부처님 당시에 이만 명의 비구에게 이만 개의 가사를 보시했다.
이들이 저절로 생겨난 가지와 발우를 갖추게 되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오른손을 들고 말씀하셨다.
“에히 빅쿠!(오라 비구여!)
괴로움을 끝내기 위해 청정한 삶을 살아라.”
그들에게 즉시 가사와 발우 등 비구팔물이 저절로 갖추어지고 승랍 육십세의 장로와 같은 위의를 갖추어 공중으로 날아올랐다가 내려와서 부처님께
삼배를 올리고 앉았다.
상인들은 궁전으로 가서 왕이 보내서 왔다며 왕비의 알현을 청했다.
그들은 왕비의 허락으로 궁전으로 들어가 인사를 올리고 한쪽에 공손히 섰다.
그러자 왕비가 물었다.
“무슨 용건으로 오셨나요?”
“왕비마마, 저희는 전하께서 보내서 왔습니다.
전하께서는 우리에게 삼십만 냥을 주겠다고 했습니다.”
“당신이 말하는 금액은 상당한 액수인데 그대들이 무슨 일을 했기에 왕이 그런 거금을 준다고 했나요?”
“대단한 일은 아닙니다, 마마.
우리는 단지 전하께 어떤 소식을 전했을 뿐입니다.”
“그런 소식이라는 게 무엇인지 나에게도 말해줄 수 있나요?”
“네, 마마.”
“그럼 말해주세요.”
“왕비마마,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셨습니다.”
왕비는 이 말을 듣고 왕이 그랬던 것과 똑같이 감동을 받아 황홀감에 휩싸였다.
그녀는 세 번이나 들었던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고 네 번째 질문하고 나서 ‘부처님’ 이라는 말을 들었다.
그녀는 상인에게 물었다.
“왕이 이 말을 듣고 당신에게 무엇을 준다고 했나요?”
“십만 냥을 주겠다고 했습니다, 마마.”
“이런 놀라운 소식을 전해주었는데 겨우 십만 냥이라니 적절한 보상이 아니군요. 삼십만 냥을 더 준다 해도 오히려 보잘것없는 보상입니다.
왕에게 또 다른 소식을 전해주었나요?”
“법과 승가가 출현했다는 소식도 전해주었습니다.”
왕비는 왕처럼 소식을 들을 때마다 황홀감에 휩싸이며 세 번이나 그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고 네 번째에야 말을 알아들을 수 있었다.
그녀는 상인들에게 삼십만 냥씩 모두 합해서 백이십만 냥을 주었다.
그리고 왕비는 그들에게 물었다.
“왕은 지금 어디에 있나요?”
“왕비마마, 전하께서는 ‘부처님을 만나 비구가 되겠다.’ 라고 말씀하시고 떠나셨습니다.”
“왕이 나에게 무슨 말을 전하지 않았나요?”
“왕권을 왕비마마에게 넘길 테니 원하시는 대로 영광을 누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럼 신하들은 어디에 있나요?”
“왕비마마, 그들도 ‘전하와 함께 비구가 되겠다.’ 라고 말하면서 떠나갔습니다.”
왕비는 신하들의 아내들을 불러 말했다.
“그대들의 남편들은 ‘전하와 함께 비구가 되겠다.’ 라고 말하면서 떠나갔다고 하는데 그대들은 어떻게 할 거예요?”
“마마, 남편들이 저희들에게 전하는 말은 없었습니까?”
“그대들에게 모든 영광을 넘기니 마음대로 즐기라고 했어요.”
“그러면 마마께선 어떻게 하실 작정입니까?”
“왕이었던 사람은 삼보에 대한 소식을 전해준 사람들에게 삼십만 냥을 주고 왕의 영광을 가래침 뱉듯이 던져버리고 비구가 되기 위해 떠나갔습니다.
나도 삼보의 출현 소식을 듣고 삼보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수십만 냥을 더 주었습니다.
왕에게 고통을 초래하는 영광은 나에게도 고통을 초래합니다.
왕이 뱉은 가래침을 어느 누가 몸을 굽히고 주워 먹겠습니까?
이런 영광은 나에게도 필요 없습니다. 나도 부처님께 출가하여 비구니가 되겠습니다.”
“왕비마마, 그러면 우리도 비구니가 되겠습니다.”
“그렇게 할 수만 있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마마, 우린 할 수 있습니다.”
“좋습니다. 그러면 출발하도록 합시다.”
왕비와 아내들은 천 개의 마차를 준비하여 타고 출발했다.
첫 번째 강에 도착하자 그녀는 왕이 했던 것과 똑같은 질문을 하고 똑같은 대답을 들었다.
그녀는 동료들에게 물었다.
“왕이 어느 길을 택했는지 찾아보도록 하세요.”
“마마, 신디 말들의 발자국이 강으로 향한 것 외에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왕비는 왕이 어떻게 강을 건넜는지 생각해보았다.
‘왕은 틀림없이 ‘나는 진실로 삼보를 위해 출가한다.’ 라는 진실의 맹세를 하고 강을 건넌 모양이다.’
왕비는 마음을 가다듬고 합장하고 외쳤다.
“‘나도 또한 삼보를 위해 출가합니다.’ 이 진실의 맹세에 의한 초월적인 힘으로 이 물이 땅이 될지어다.”
그녀는 이렇게 삼보의 힘을 명상하면서 천 개의 마차를 앞으로 나아가게 했다.
물은 평평한 바위처럼 되어 바퀴 가장자리조차도 물에 젖지 않았다.
그녀는 나머지 두 개의 강도 그렇게 건넜다.
부처님께서 그녀가 다가오는 것을 알고 당신과 함께 앉아있는 비구들을 볼 수 없게 만들었다.
부처님께 점점 다가가자 그녀는 부처님의 몸에서 빛이 뿜어져 나오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왕이 전에 생각했던 것과 똑같이 생각하고 부처님께 다가가 삼배를 올리고 한쪽에 공손하게 서서 물었다.
“부처님이시여, 마하깝삐나 왕과 천 명의 신하들이 출가하겠다고 이리로 오지 않았습니까? 그가 어디에 있는지 가르쳐주십시오.”
“먼저 바닥에 앉아라. 그러면 곧 그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여인들은 그곳에 앉아있으면 남편을 보게 될 거라는 생각에 기뻐하며 바닥에 앉았다.
*마하깝삐나와 아노자의 현재생 1-3
부처님께서는 차제설법을 하셨다.
이 법문 끝에 왕비와 여인들은 모두 수다원과를 성취했다.
마하깝삐나와 동료 비구들은 부처님께서 여인들에게 한 법문을 듣고 모두 사무애해를 갖춘 아라한이 되었다.
그 순간 부처님께서는 여인들에게 비구들을 보이게 만들었다.
만약 그녀들이 도착하여 남편들이 머리를 갂고 노란 가사를 걸치고 앉아있는 것을 보면 마음이 심란해져서 수다원과를 성취하지 못하게 될까봐
부처님께서 비구들을 보이지 않게 한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그녀들이 견고한 믿음을 갖출 때까지 기다렸다가 아라한이 된 당당한 모습을 그녀들에게 보여준 것이다.
여인들은 비구들을 보고 삼배를 올리고 말했다.
“스님들이시여, 이제 출가수행의 목표에 도달하셨군요.”
그렇게 말하고 그녀들은 부처님께 삼배를 올리고 한쪽에 공손하게 서서 출가를 받아주기를 요청했다.
그녀들이 비구니계를 받기를 원하자 몇몇 비구들이 이렇게 말했다.
“부처님께서는 웁빨라완나 비구니를 오게 하실 거야.”
※비구니계를 주기 위해서는 비구니 수계사가 필요하다.
부처님께서 비구니에게 직접 비구니계를 준 사람들은 부처님의 양모이신 마하빠자빠띠 고따미뿐이다.
아노자 왕비와 신하들의 아내들은 사왓티로 가서 웁빨라완나 비구니를 수계사로 계를 받았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그녀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사왓티에 있는 비구니 승단에 가서 비구니계를 받도록 하여라.”
그녀들은 걸어서 사왓티까지 갔다.
길가는 도중에 만난 주민들은 그녀들에게 공양 올리며 따뜻하게 대접하였다.
그녀들은 백이십 요자나를 여행한 끝에 비구니 승단에 도착하여 비구니계를 받고 열심히 정진하여 모두 아라한이 되었다.
부처님께서는 천 명의 비구들을 데리고 공중으로 날아서 제따와나로 돌아가셨다.
마하깝삐나 장로는 제따와나 사원을 돌아다니며
‘오! 이 얼마나 행복한가!
(아호 수캉), 오! 이 얼마나 행복한가!’ 라고 가슴속에서 우러나는 감흥을 자주 토해냈다.
비구들은 이 일을 부처님께 보고했다.
“부처님이시여, 마하깝삐나 장로는 돌아다니면서
‘오! 이 얼마나 행복한가!.
오! 이 얼마나 행복한가!’ 라고 말하며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그는 아마도 자신이 왕이었을 때 누렸던 행복을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부처님께서 그를 불러 물으셨다.
“깝삐나여, 그대가 사랑의 행복과 통치의 행복을 회상하며 한숨을 토해낸다고 그러던데 이 말이 사실인가?”
“부처님이시여, 부처님께서는 제가 어떤 종류의 행복을 토해내는지 잘 아실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나의 아들은 세간의 행복과 왕의 행복 때문에 감흥을 토해내는 것이 아니다.
그는 법을 들이마시면서 법을 즐거워한다.
그가 기쁨에서 훌러나오는 감흥을 토해내는 것은 불사(不死),
즉 닙바나에 관한 것이다.”
부처님께서 이 법문에 이어서 게송을 읊으셨다.
게송 : 79
법을 맛 본 이는
고요한 마음으로
항상 행복하게 살리라.
부처님의 가르침 안에서
맑은 마음으로
항상 기뻐하며 살리라.
득자량 사경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