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월이후로 얼마나 오랫만에 배로 떠나보는 여행인가?
떠나기 며칠전 부터 가끔씩 설레이는 가슴을 가라앉히며 11월 12일 새벽 6시를 진심으로 많이도 기다려었다.
그러니까 스무살 그무렵 나의 친구가 찍어서 보여준 홍도의 그 바닷가를 본 그이후 부터 나는 홍도를 몹시도 그리워 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름답고 또한 고독을 감추고있는 노을지는 일몰때면 붉은 빛으로 물드는 마을 홍도는 쉽사리 네게 그모습을 보여주기를 꺼리는것만 같았다.
함께 가자는 사람도 또한 시간도 내게 쉽게 주어지질 않았었다.
그러다가 올해 혹독한 무더위와 가뭄이 기승을 부리던 여름 어느날ㅡ 나의 친구 명품메주가 11월 12일에 홍도엘 꼭 함께 가자는 말을 건네왔다. 더 늙기전에 꼭 가야 한다는 말과 함께...
난 더 생각해 볼 것도 없이 무조건 오케이 였다.
그리고는 가끔 그날을 생각하면서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기다려 왔다.
드디어 떠나기 전날 난 밤 아홉시가 되기도 전부터 잠을 청했다.
내가 해야할 모든 일들을 뒤로 미룬채...
하지만 11시가 조금 넘어서 깬 잠은 그이후 한잠도 이룰수가 없어 뒤척이기만을 수없이 하다가
5시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서 깨끗하게 샤워를 하고 옷을 단장 하고 약속한 장소로 정한 시간보다 일찍 나가서 기다리고 있었다.
새벽공기는 예상외로 제법 쌀쌀했다.
얇은옷으로 한껏 멋을 냈으나 너무나 싸늘한 기온에 떡집에서 막 쏟아져 나오고있는 김이 너무나 따뜻하게 느껴져서 덜덜 다리를 떨면서 떡집앞을 서성이고 있었다.
한참을 그러다가 만나기로 한 분을 만나서 차를 타고는 목포로가는 관광버스를 타기 위하여 상일동 휘레시 마트 앞에 제시간보다 약간 먼저 도착을 했으나 버스는 한참을 지체해서 나타났다.
그래도 설레이는 가슴으로 친구 두명이 먼저 타고 있는 버스에 올라타고는 5시간을 달려 목포여객선 터미널에도착을 해 점심을 간단히 먹고는 홍도로 떠나는 커다란 유람선에 몸을 실었다.뱃길 두시간반을 가야만 홍도를 볼수가 있다고했다.
올라타서 한오분 정도가 되자 선장님의 서비스인지 아찔아찔한 놀이공원 바이킹이 있었다.
배안에 꽉찬 남녀노소들은 아~ 하며 탄성을 질렀다.
그렇게 두시간반을 달려가서 만난 홍도는 내게 처음보자마자 자신의 숨겨진 아름다움을 발산하질 않았다.
그저 멋없게 지어져 있는 여관 모텔 호박 나이트 등등의 간판을 단 초라한 건물만이 눈에 들어왔다.
묵을곳이 정해지고 자유시간이 왔을때 우리는 홍도의 깃대봉으로 향하는 퇴색한 갈색의 나름대로 매력을 발산하는 나무계단을 올라가다 멈춰서서는 해풍때문에 아주 난쟁이꽃으로 자란 코스모스를 만나고 까맣게 익어있는 까마중과 키작은 분꽃들을 보며 옛추억을 떠올리고 시원하게 불어주는 해풍에 머리를 날리면서
조금은 어색한 포즈를 취하며 카메라 렌즈앞에 서기도 하고 자꾸만 귀에 걸리는 입을 어찌하지 못한채 함박 웃음을 웃으며 내려와서는 그리 길지않은 방파제를 걷다가 얼굴이 검게 그을린 깡마른 할머니의 소라 전복 해삼 멍게가 그득한 좌판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이만원이면 그것에 담긴 여러가지 해산물을 골고루 맛볼수가 있었다.
전라도 땅에만 있는 잎새주 한잔으로 우리셋은 중년의 건강과 행복과 우정을 위하여 건배를 하며 약간의 취기를 즐기면서 빨갛게 넘어가는 석양을 향해 박수를 보냈다.
밤에는 바닷가에 나가서 자연산 회한접시를 놓고 선배님들과 함께 기분좋은 덕담과 함께 살아온 인생을 논하며 아주 오랫만에 하늘에서 떨어져 내리는 별똥별을 보며 소리를 질러 보았다.
그렇게 첫날밤이 지나가고 다음날 아침 우리일행 138명은 그곳에서 제공 해주는 관광 유람선을 타고 홍도섬 전체를 돌아보는데 아~ 그곳에 옆으로 갈라진채 채곡채곡 쌓여 있는 바위들과 바위틈사이사이에 자라고 있는 소나무들. 원추리꽃풀들...사방을 둘러보아도 밝디밝은 바닷물...
이렇게 아름다운 섬이 이곳에 있고. 지금 이순간 이 아름다운곳에 내가 있다니...정말 정신을 잃을 정도의 아름다움이
오십이 넘은ㅡ 감정이 메말라가고 있는 이 중년의 여자를 가슴속 깊은곳부터 깨우고 있었다.
내가 너를 보기 위해 54년을 기다려 왔다!! 라고 속으로 외치니 홍도는 나를 태어나기도 전부터 기다려 왔다고 넌지시 답을 해온다...
그렇게 홍도해상을 한바퀴돌고 얼마후 우리는 흑산도에서 다시 내려서는 칠락산을 향해 올라갔다.
길은 외줄기... 그리고 온통 동백나무로 우거진 칠락산은 강진의 정약용 유적지보다도 아니 여수의 오동도 보다도 훨씬 더 오래되고 많디많은 동백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이미자가 오래전 불렀던 흑산도 아가씨를 부르면서 하산한 우리는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채 다시 목포로 왔고 그리고 밤새달려서 우리의가족과 카페의 님들이 기다리고 있는 서울로 다시 입성 하였다.
모든것이 마치 꿈속에 있었던 일처럼만 여겨진다.
명품메주는 이제 다음에는 거제도의 외도엘 가자고 한다.
하지만 난 또다시 한번 홍도를 찾고 싶다.
홍도는 한여름에 가장 바닷물이 밝다고 하니 그때 다시한번 더...
짧은 만남이 었지만 나와 홍도를 만나게 해준 내친구와 강송산악회에 고마운 마음을 진정어린 마음으로 전해 본다.
그래~ 세상은 아직도 아름다운곳이 너무나 많고 나를 기다리고 있는것들이 헤아릴수 없을 정도로 많이 있다는것에 다시 한번 깊은 경의와 행복의 미소를 보낸다...
기다려줘... 곧 다시 만나러 달려 갈테니...
첫댓글 항시 멋진글들 잘 읽고있습니다. 문학적인 멋으로 쓴 글들을
고맙습니다~~ 잘생기신 우리 파론님~~ 늘 그웃음과 건강 간직 하시고~ 산행에서 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