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종이 봉림대군 시절, 병자호란을 겪으면서 조선이 청나라에게 당한 치욕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병자호란에서 굴복한 조선 왕조는 이듬해 소현세자와 더불어 봉림대군을 청나라에 볼모로 보낼 수밖에 없었는데, 볼모로 청나라 심양에 끌려가면서 그 비참함과 처절한 심정을 읊은 노래이다.
볼모로 잡혀가서는 병약한 소현세자는 죽게 되고, 봉림대군이 8년 만에 돌아오게 된다.
[이해와 감상]
처절한 정경이다. 이름도 낯설은 오랑캐 땅, 음산한 호풍에 궂은비까지 내리며 옷을 적신다. 구중궁궐에서 고이고이 자란 일국의 왕자가 이런 비참한 모양새로 적국으로 인질이 되어 끌려가고 있는 것이다. 그 정경이 너무도 처절하고 참혹하기 이를 데 없다. 얼마나 애타고 외로웠기에 '아무나 내 행색 그려내어님 계신 데 드리고' 싶은 생각이 들었을까.
그 당시의 원한이 뼛속에 사무쳤기에 훗날 이를 악물고 '북벌'의 칼을 갈았던 것이다. 물론 그것도 수포로 돌아갔지만.
* 청석령 → 만주 요령성 동북쪽에 있는 고개 이름 * 지나거냐 → '-거-'는 과거시제 선어말 어미임. * 초하구 → 청석령과 더불어 효종이 병자호란 때에 심양에 볼모로 잡혀갈 때 지나간 만주의 고장 이름 * 호풍 → 오랑캐 땅에서 부는 차디찬 바람 * 행색 → 나그네의 차림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