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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신할머니"
그런데 어느 날 배가 남산만하게 부른 여자가, 아기를 낳지 못해 몸부림치고 있는 것을 본, 삼신할머니가 고걸 보고는, 배를 손으로 두어 번 쓸어주자, 대번에 아기가 쑤욱 기어 나오게 되는 거였습니다. 그라고는 울지도 않고 움직이지도, 않는 그 아기의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찰싹 때리니, 아기가 “응애~” 울음을 터트리며 숨을 쉬기 시작하는 데, 그런데 말이다, 고걸 본, 삼신할머니가 얼마나 좋았는지? 좀 세게 한번 더 때려서, 그 아기 엉덩이에는 고만 푸른 멍이 드려 버리게 됐다는 거였습니다.
"몽고 반점"
고런, 삼신할머니의 실수 때문에 우리나라 아기들의 모든 엉덩이에는 ‘몽고 반점’이라고 부르는 푸른 멍이 생기게 되고 말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고걸 지우기 위해 아기를 따뜻하고 미끄러운 미역물에다, 목욕을 시켜도 보았지만 고게 지워지지 않자, 삼신할머니는 산모에게 젖을 먹이게 하고는, 아기 어머니에게 멍을 지우는데, 미역국물이 좋다고 하면서, 끓여 먹이게 했는데,
그래도 고게 지워지지는 않았지만 그러나 고걸 먹은 어머는 물론 아기들도 산모가 젖이 아주 많이 나와서 건강해져, 이후론 삼신 할머니가, 점지해준 그 미역국을 모든 산모들이 다 즐겨 먹게 되었는 데, 그 관습은 지금도 산모들이 미역국을 먹게된 계기의 유래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요골 본 웬 여자가 나타나서 느닷없이 다짜고짜 삼신할머니의 멱살을 잡고 마구 때리는 거였습니다. 삼신할머니는 젊은 여자를 힘으로는 도저히 당할수가 없어서, 고게 너무 억울하고 분해서, 하늘로 올라가 옥황상제에게 이 사연을 하소연했습니다. 그랬드니,
옥황상제는 머리에 누런 두건을 두른 황건역사와 한달음에 천 리를 가는 중원차사와 쇠그물을 메고 다니는 철망차사에게 삼신할머니를 때린 여자를 당장 잡아들이라고 명을 했다 이겁니다. 그랬드니, 얼마후 한 여자가 끌려오자 옥황상제는 엄하게 꾸짖었습니다. 그라곤 그 연유을 듣고보니 그 여자는 동해 용정국 용왕의 딸이었던 거였습니다.
"동해 용왕의 딸"
그녀는 한 살 때 어머니 젖가슴을 때린 죄, 두 살 때 아버지 수염을 뽑은 죄, 세 살 때 곡식을 흩어놓은 죄, 네 살 때 곡식의 싹을 뽑아 낸 죄, 다섯 살 때 곡식의 싹 위에 돌멩이 얹어놓은 죄, 여섯 살 때 부모님께 말대꾸 한 죄, 일곱 살 때 동네 어른에게 욕한 죄, 여덟 살 때 곡식 낟가리를 무너뜨린 죄, 아홉 살 때 말 못하는 짐승을 때린 죄, 이렇게 모두 아홉 가지 죄를 짓고, 용궁에서 쫓겨난 고런 사연이 있는 데, 그래서 그 용왕 딸은 그 죄를 용서받기 위해 인간 세상에 가서 고걸 속죄한다고, 아기를 못가진 마음씨 고운 부부에게 찾아가서는 아기를 점지해주는 선행을 열심히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기를 갖게 해주는 일은 잘 했지만, 아기를 낳게 해주는 일을 잘 못했는데, 고걸 삼신할머니가 나타나 아기를 낳게 해 주고는 자기가 가지게, 해준 아기들을 삼신할머니가 다 간섭하려고 하니까 고기에, 화가나서, 때렸다고 말하는 거였습니다. 고런 사연의 동해 용왕의 딸 얘기를 다 듣도난 옥황상제는 고개를 끄덕거리고 난후,옥황상제를 보좌하는 신하에게, 은대야 두 개를 가져오게 하더니, 은대야에 각각 한 그루씩 꽃나무를 심어 삼신할머니와 용왕 딸에게 주며 말했습니다. “이 꽃나무에서 꽃을 더 많이 피우는 사람에게, 아기를 점지해주고 낳게 해주는 일을 시키겠노라.” 했습니다.
그러자 그날부터 삼신할머니와 용왕의 딸은 정성스레 꽃나무를 가꾸었습니다. 처음에는 용왕 딸의 나무에 꽃이 더 많이 피었지만 조금 지나자 용왕 딸의 꽃은 시들어지며 꽃을 피우지 못하고 죽었는데, 삼신할머니의 나무는 가면 갈수록 점점 더 꽃나무가 무럭무럭 더 잘 자라드니 사만오천육백 개의 가지가 뻗고는, 그 가지마다 서른세 송이 꽃이 피는 거였습니다. 요걸 본, 옥황상제는 용왕 딸에게 “이제부터 너는 저승 할머니가 되어서, 죽은 아이들을 돌보거라.” 그리고 삼신할머니에게는 세상에 가서 아기를 가지게 해주고 낳게 해주는 일을 모두를 다 관장해 그일을 계속 하라고 지시했다고 합니다.
그 후로 삼신할머니는 하늘나라의 서천 꽃밭에다 꽃을 가꾸며 꽃이 피는 대로 아기를 가지고 싶어하는 부부를 선정해 세상으로 아기들을 내려 보냈는 데, 이 세상 모든 아기들은 그래서 삼신할머니가 준 꽃송이를 들고 세상으로 내려가 자기가 태어날 어머니 뱃속으로 들어가게 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돼서 이 세상에는 아기를 못낳은 많은 어머니들은 삼신 할머니가 준 그 꽃을 받아야만 아기가 태어나게 된다는그 말을 듣고는, 아기를 가지게 해 달라고 그래서 꼭두 세벽에 정한수 떠놓고 삼신할머님께 치성을 드리며 빌게 되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