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전원생활을 할 것 같으면 제일먼저 진돗개를 한마리 분양받아 마당의 잔디밭에서 마음껏 뛰어 놀게 키우는 것이 얄상한 내 숙원사업(??)이었다.
그래서 5도2촌에서 365촌으로 귀촌하자마자 주변에 진돗개를 분양 하는 곳을 알아보니 둘째 처제의 지인이 진돗개를 분양한다기에 생후 1달쯤 된 새끼라서 어미에게 그 나름의 사회교육이 아직 덜 된것 같아 망설였는데, 또 다른 지인이 생후 3달된 진돗개가 있다하여 데려 오기로 하고 갔었다.
그런데 이놈도 생 후 1달쯤 될 무렵에 어미가 새끼들에게 시달려 어떤 제조공장에 떠맞겨지다 싶이 분양된 놈이었다.
그 어린것을 공장의 직원들이 모두 퇴근하면 아무도 없는 공장의 자재창고에 묶어 놓고. . .
다행이 그 공장의 여직원이 이놈의 신세를 가엽게 여겨 다시 다른 좋은 곳으로 분양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모아
그 수분양자가 내가 되었다.
분양 받기로 하고 갔었는데 내가 원하던 진돗개도 아니고 (전화상으로는 진돗개라고 분양자가 말했었다). . .
여러가지 점에서 썩 마음에 내끼지는 않았지만, 중간에 소개한 처제의 체면도 있고, 또 이놈을 보니 이것도 인연이라면 인연인데. . . . . 연민의 마음으로 데려왔다.
차의 조수석에 이놈을 앉히고 올 때에 나를 빤~히 처다보는 모습이 마치 이 인간도 나를 데려가서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파양 할 놈은 아닌가 하고 처다보고 있는 것 같다.
이놈의 이름은 "두부"이다.
식구로 잘 살아 보자꾸나. . . . . .
식구가 된 지 3달 되었다.
두부의 뒷모습
두부가 오줌 눈 자리가 . . . 개 오줌이 잔디의 비료역활을 하는것인가?
밤에는 온 마을을 지가 다 지킨다는 자세로 눈동자를 또렷또렷하게 뜨고 목청좋게 짖어대다가, 낮에는 이렇게 나무그늘에서 팔자좋게 뻐드러져 잔다. . .아직 초경도 하지 않은 아가씨가 버릇없이 하반신을 모두 하늘을 향해 드러내 놓고. . .
오래간만에 할아버지와 할머니 보러온 7살짜리 이웃집의 손자가 우리 두부에게 쪽지편지를 남기고
한바탕 신나게 놀았다.
구덩이도 파고
이렇게 깊게 파서 겨울에 김치장독을 묻을 생각이란다
김치독은 나중에 묻고, 우선 시원하게 정자밑에 퍼질러 누웠다.
엄마에게 간식도 얻어 먹고
이놈의 행동반경을 정원마당 전부로 하기위해 원두막과 본체사이의 17m 리드줄을 걸고
그 리드줄에 10m 개줄 목걸이를 하여 정원마당을 모두 휩쓸고 다닌다.
양파와 마늘도 쏠쏠하게 수확 했고
감자도 총 20m 밭두둑 중 6m정도만 우선 캐 봤는데 나름 수확이 있다.
사과
자두
또 사과, 언젠가는 많이 달리겠지. . .
방울 토마토
토마토
고추
오이
마을 공유밭에 심었던 강남콩의 일부를 수확했다. 1년정도는 매일 콩밥을 먹을수 있을라나?.
지인한테 선물로 받은 콩나물 시루에 콩나물도 길러보고. . . . . .
찰나와 순간의 행복을 만끽하면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