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이야기)
벽에 뿌리를 내린 식물 이야기
1년 여전, 한 분의 권사님께서 작은 화분 몇 개에 여러 식물을 심어 오셨습니다. 저의 관리 소흘과 키우는 법을 잘 몰라서 이미 몇 개의 식물은 사라졌지만, 교회 카페안 좁고 긴 탁자 위 유독 잘 자라 주는 식물이 있습니다. 이 식물의 특징이라면 사시사철 변하지 않는 일편단심 초록의 줄기와 잎입니다. 높은 탁자 위에서 옆으로 아래로 길게 자라는 중입니다. 처음 이곳으로 올 때는 조금 넓고 둥그런 화분에 심기어져 왔는데 줄기가 사방으로 제법 자라 약 1m 정도의 크기가 되었습니다. 이 식물에 대해 확실한 지식이 없었기에 가끔 작은 콩알만 한 크기의 거름을 주는 일과 일주일에 한 번씩 주는 소량의 물이 전부입니다. 식물이 처한 환경상 옆으로 아래로 자랄 수밖에 없습니다. 아래로 자라난 식물은 탁자와 바닥이 높기에 별무리가 없어 보이나 탁자 위를 타고 옆으로 자란 식물은 장애물을 만날 수밖에 없습니다. 건물을 지탱하는 견고한 기둥이 앞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입니다. 탁자와 기둥이 맞닿은 형태가 한글의 자모 ‘ㄴ’(니은)입니다. 언제부터인가 옆으로 자란 식물의 끝 줄기가 가로막힌 벽 아래서 마치 작은 병아리가 물 한 모금을 입에 물고 하늘을 쳐다보는 형태입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일까요? 작게 위를 쳐다보던 식물이 위로 30cm나 자라있는 것입니다. 조금은 신비로워서 높이 솟아난 식물의 끝을 손가락으로 조심스럽게 이리저리 밀쳐보고, 슬며시 당겨 보았습니다. 순간,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유인즉 기둥을 타고 자라던 식물이 마치 거미줄처럼 벽에 뿌리를 내리며 붙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별안간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이름을 모른 상태에서 키우고 있었던 식물의 이름을 알고 싶었습니다. 네이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이 초록 식물의 이름이 ‘에피프레넘’입니다. 이후 상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공기정화에 아주 특화된 식물이다. 주요 공기오염 물질인 포름알데히드 제거에 효과적이다. 매달기 화분으로 기르면 생장이 빠르고, 멋진 모양의 화분을 만들 수 있다. 또한 식물의 관리가 쉽고 병충해에 잘 걸리지 않아 식물을 처음 기르기 시작하는 사람에게 적합한 난이도 하의 식물이다. 물을 좋아하므로 물을 자주 주고 직사광선은 피하면서 실내의 밝은 곳에 놓아야 한다.’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별탈 없이 이렇게 잘 자랄 수 있었구나!’ 별안간 에피프레넘이 내린 뿌리와 모나지 않는 성질에 감동이 되었습니다. 곧장 신앙생활에의 적용으로 다가왔습니다.
‘예수님께 뿌리를 내리는 성도는 그 어떤 장애물도 넘어설 수 있다.’ 그리고 ‘예수님으로부터 배우게 된 온유함은 어떤 다툼의 자리에서든 넘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에피프레넘이라는 식물로부터 얻게 된 지식입니다.
‘뿌리를 가졌다.’ ‘성격이 모나지 않다.’라는 두 정보입니다.
이 땅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에게 있어서 필요 이상의 것임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그는 물가에 심어진 나무가 그 뿌리를 강변에 뻗치고 더위가 올지라도 두려워하지 아니하며 그 잎이 청청하며 가무는 해에도 걱정이 없고 결실이 그치지 아니함 같으리라”(예레미야 17:8)
“이 사람 모세는 온유함이 지면의 모든 사람보다 더하더라”(민수기 12:3)
초록 식물을 통해 주의 말씀을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은혜입니다.
섬김이 박희석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