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18일 목요일
고향인 철원 김화의 텃밭으로 가서 가을 시금치 씨앗을 심었다.
화강쉬리공원 뒤편에 있는 부모님 산소의 축대 보수공사를 올봄에 했고, 그 바람에 산소 아래에 텃밭을 만들만한 공간이 생겨서 텃밭을 너댓새에 걸쳐 일궜다.
어렸을 때 아버지가 산비탈의 공간(주로 소규모 부대가 파견 나와서 임시로 거주하던 곳들)을 밭으로 일구던 방식을 사용했다. 삽과 톱과 낫 등을 사용하여 나무뿌리와 칡뿌리를 잘라내고 캐냈다. 매우 힘든 작업이었다. 아버지께서 흘리셨을 그 많은 땀을 생각했다.
호박과 수박, 고추 모종을 사서 심었고, 서리태콩과 들깨 씨앗도 파종했다.
얼마 뒤에는 산소 앞에 꽃밭도 조금 마련하여 꽃씨를 인터넷에서 주문하여 심었다.
수박과 호박은 아주 잘 자라서 예상외로 열매를 많이 맺었다. 자라는 걸 보는 재미와 수확하는 재미가 아주 쏠쏠하였다. 8월이 지나 9월이 되자 고추도 많이 열리기 시작했다. 순지르기를 해 놓은 서리태콩과 들깨도 마음에 들 정도로 잘 크고 있다.
의정부 집에서 이 텃밭까지는 70km 정도의 거리로 먼 편이긴 하지만, 내 어린 시절의 추억과 땀이 배어있는 고향 산천을 바라보며 텃밭을 가꾸는 재미가 있고, 또 부모님 산소를 돌보는 보람도 있기에 먼 길을 마다하고 1주일에 한두 번씩 들르곤 하는 것이다.
수박과 호박을 수확하고 나서 그 자리에 가을 상추 모종을 사서 20여 포기를 심었고, 오늘 가을 시금치 씨앗을 심었다. 잘 발아해서 추운 철원의 날씨를 견디며 무사히 겨울을 나길 빌었다. 다행스럽게도 위치가 북풍을 막아주고 남서향을 향해 있어 어린 시금치들이 월동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