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울트라 달림이 러셀 쿡(27)이 지난 7일(현지시간) 튀니지 튀니스의 아프리카 최북단 라스 안젤라에 도착해 352일 동안 아프리카 남단에서 북단까지 1만 6000㎞를 종단하는 데 성공했다. 다음날 국내 언론에도 소개됐는데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겠다.
BBC 보도에 따르면 웨스트서식스주 워딩 출신인 쿡은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후회를 남기지 않고 싶어 아프리카 종단 도전에 나섰다. 그는 도박과 음주에 매달렸던 정신건강 문제로 씨름하고 있어 인생에 변곡점을 만들고 싶었다. 16개 나라를 달렸고, 처음 도전에 나설 때 약속했던 자선기금 모금 목표인 70만 파운드(약 12억원)를 초과 달성했다..
라스 안젤라 결승선을 넘으면서 그는 환호하는 이들과 함께 달렸다. 많은 이가 "geezer"라고 외쳤다. '괴짜'라는 뜻이다. 그의 별명은 '가장 센 괴짜(hardest geezer)'라고 방송은 전했다. 쿡은 취재진과 나중에 엑스(X, 옛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많이 지쳤다"고 밝힌 뒤 자신의 뒤를 따라 결승선까지 함께 뛴 이들을 향해 "임무 완수"라고 외쳤다.
처음 계획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출발, 240일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튀니지까지 마라톤 풀코스에 해당하는 42km를 360번 뛰는 것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2월 고향을 떠난 뒤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맨먼저 알제리 비자가 말썽을 일으켰다. 곡절 끝에 아프리카 최남단을 떠난 것이 지난해 4월 22일이었다. 도시들은 물론 열대우림, 산악, 사하라 사막 등을 거쳐야 하는 험난한 여정이었다.
두 번째 시련은 남아공과 나미비아를 벗어난 50일 만에 찾아왔다. 지난해 6월 24일 앙골라에서 그와 지원팀의 카메라와 휴대전화, 현금, 여권 등을 무장강도에게 털렸다.
세 번째 시련은 등의 통증이었다. 매일 마라톤 풀코스 이상을 소화하느라 초기 몇 주는 경미한 등 통증이 느껴졌지만 45일째에 그의 용변에 혈액과 단백질이 섞여 나오자 의사들은 하루 휴식을 명했다. 하지만 등의 통증으로 재발돼 지속적으로 그를 괴롭혔다. 200일째에 쿡은 하루 뛰는 거리를 줄여야 했고, 나이지리아의 병원을 찾았고, 205일째와 206일째 연거푸 쉬어야 했다.
하지만 그는 그만 둘 수가 없었다. "몇 가지 촬영 검사를 받느라 며칠을 까먹었다. 뼈에 이상은 없는 것이 분명한 이상 꼬맹이 족제비마냥 여기저기 뒤적이지 않고, 가장 센 진통제 먹고, 좀비처럼 다시 길에 나서는 것이 유일한 선택사항이었다."
길 위의 모든 어려움을 이겨낸 것처럼 보였는데 278일째에 다시 알제리 비자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모리타니아와 알제리 국경을 통과할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다시 멈춰야 했다. 그는 당시 "비자를 얻지 못하면 그때는 게임이 끝난다"고 말했다.
그는 X에 자선 모금 캠페인 동참을 호소하는 동영상을 계속 올렸는데 1100만명이 봤다. 심지어 X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의 관심까지 끌었다. 영국 내무부는 물론 알제리 주재 영국 대사관까지 관심을 갖고 비자 문제 해결에 나섰다.
사하라 사막을 통과할 때는 밤에만 달렸다. 결승선 도착 시점은 4월 7일로 정했다. 까먹은 시간을 벌충하려 그는 하루에 뛰는 거리를 오히려 늘려 이날 저녁 무사히 결승선에 당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