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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게시판 스크랩 뭐 일본이 조선을 근대화 시켰다고?
머무는나그네 추천 0 조회 1,048 13.03.29 21:16 댓글 61
게시글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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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3.04.04 00:13

    식근론이 근원적으로 가진 문제의식은 우리나라의 국사교육 속에 숨어있는 일제강점기의 총체적 수탈과 총체적 저항의 신화에 대한 비판입니다.
    일제강점기에 일제가 총체적으로 수탈했다면 친일 부역 매국노의 형성은 도무지 설명이 안됩니다.
    일제강점기에 한민족이 제국주의 일본에 언제나 총체적으로 저항했다면 무려 36년이나 식민지 상태가 유지된 점과 독립운동가들 사이에서의 내분이 설명되지 못합니다.

    그 과정에서 근대화를 경제적 차원에서 정의하게 되고 뉴라이트처럼 주화입문한 사람도 있습니다만 식근론이 품고 있는 문제의식 자체는 생각해볼 법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13.04.04 00:14

    -_-; 민주주의의 정착이 근대화의 요건이라면, 서구 국가들조차 오늘날 우리에게 익숙한 민주주의의 정착기는 20세기 중반에 와서에나 이루어진건데, 그럼 그 나라들 몽땅 20세기 이전까지는 근세나 봉건제(諸)국이었다는 소리가 되지요.

  • 13.04.04 00:45

    예 그렇습니다. 결론을 안 써놨네요. 그래서 저는 식민지 근대화론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근대화를 경제적으로 정의하면 식근론이 맞는데 근대화는 경제적으로 정의할 때 그나마 확실하게 설명되기 때문입니다.

  • 13.04.04 00:31

    더욱이 논의를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근대화"라는 것이 단순히 계량 가능한 물질적, 물리적 요인들로만 논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닌 이상, 여러가지 비물리적인 요소들의 중요성 또한 살펴봐야 한다는 겁니다. 예컨대, 우리에게 익숙한 많은 근대적 용어들 - 민족, 외세, 독립, 식민지, 강대국 등등 - 이런 것들은 명백히 근세사회에서는 개념조차 존재하지 않았어요.

    애초에 민족이라는 단어 자체가 nation을 일어로 번역한 것에서 나온 것이고, 마찬가지로 그에 대립되는 "외세"라는 개념은 단어는 존재조차 하지 않았고 피상적으로 "우리와는 다른 외부인" 정도로만 인식되던 존재였죠. "독립"이라는 것은 애초에 본국-식민지라는

  • 13.04.04 00:36

    맥락에서 볼 때 그런 종류의 총체적 속국화의 개념 또한 근대 이전에는 없었기에 역시 "독립"이라는 단어 또한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독립"도 역시 영단어를 일어로 번역한 한자어를 그대로 쓰는거고요.

    사실, 수 많은 "근대적 개념"이 명백히 조선말기에는 아직 존재하지 않던 것이 일제시대와 함께 시작됩니다.

    위에 자본이니 노동이니를 차치하고서라도 애초에 임노동의 개념, 그리고 "노동을 하여 먹고 산다"는 개념부터가 새로운 것이거든요. 조선말기에서 소농의 증가 및 임노동자의 증가는 분명한 사실이지만, 애초에 사람이 어떤 것에 "고용"되어 "직장"을 다니고, "일"을 하여 그에 대한 대가로 "임금"을 받아서 일하는 그 패턴

  • 13.04.04 00:39

    자체가 근세인들의 기준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것일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이런 쪽의 미시사적/심성사적 계통의 연구는 우리 나라에서는 아직 좀 약한 편이지만, 서구에서의 연구는 꽤 흥미로운 내용을 보여주고 있죠. 근세사람과 근대인은 아예 '시간'의 개념부터가 달라요.

    식민지로 떨어지면서 동시에 민족주의에 대한 개념이 사람들 사이에 잡히고, 구체적인 "독립"의 목표가 잡히고, 국왕을 정점으로 하는 봉건적 신분질서의 복원이 아닌, 새로운 국민국가의 수립이 독립운동의 목표가 되면서부터 물질적인 요소와는 별개의 차원에서 "근대의식"이 탄생한겁니다.

  • 13.04.04 00:43

    나름대로 자연스러운 근대화를 이룩한 여타 국가들로써는 이해하기 힘들 정도의 목적의식과 열정을 갖고, 그야말로 한풀이를 하듯 "강대국", "국가의 부강", "민족의 독립", "경제의 성장", "산업의 육성" 등등을 이룩해나간 50년대~80년대 사이의 대중적 의식의 출발점은 바로 식민지화의 설움에 있다는 것은 크나큰 아이러니죠.

    "배워야 산다", "교육을 받아야 한다", "돈을 벌어야 사람대접 받는다" 등등, 우리에게 오늘날 익숙한 이러한 얘기들은 식민지가 되면서부터 그 순간 나오기 시작한겁니다. 그 이전도, 그 이후도 아니고요. 애초에 배워야 한다는 것은 식민지에서의 계몽운동 - 명백히 근대의식의 함양을 목표로 하는 - 에서 비롯

  • 13.04.04 00:45

    된 것이고, "근면성실"한 노동윤리를 강조하는 것 또한 "독립을 위해서는 나라가 부강해져야 한다"는 것에서 출발한거고요. 앞서 설명했듯이, 근대 이전의 사람들은 농업본위의 자연적 시간의 흐름에 따라 하루를 보내고 일과를 조절하고 살았고, "타임 매니지먼트"라는 개념 아래 하루의 시간을 나눠서 사용하면서 계획과 스케쥴에 따라 업무의 수행을 결정하는 방식은 근대 이후에나 등장한 것입니다. (애초에 시계가 그렇게 흔한 것도 아니었고 말이죠)

  • 13.04.04 00:47

    시간이 흐르는 와중에 어느 시점에서인가, 조선인은 더 이상 "조선인이어서는 안된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한국인"또한 어느 순간엔가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니라 결국 조선인들이 한국인으로 바뀌어간겁니다. 그 변화가 시작되는 시점이 곧 근대화의 시작이고, 그 변화는 일제시대 때 찾아왔다는 사실은 어떻게 봐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


  • 13.04.05 12:19

    근대화는 '국민국가' 형성이 전제조건입니다. 식민지에선 '국민국가'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근대화가 될수 없습니다. 식민지근대화론도 광복후에 그걸 기반으로 근대화가 되었다는 말이지 식민지때 근대화가 되었다고 말하진 않습니다.

  • 13.04.05 13:14

    산업화는 근대화의 일부이지 산업화=근대화가 아닙니다.
    일본도 메이지유신하고 좀 지났다고 근대화한게 아니라, 근대화 과정에 들어간것 뿐입니다.
    하지만, 한국은 일제강점기에는 '국민국가'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으니 근대화 과정 자체에 들어가지도 못했습니다.
    조선의 입장에선 광복없이는 절대로 근대화가 불가능합니다.
    반면, 일본의 입장에선 식민지에서 근대화에 진입했다고 할수 있습니다. 물론, 조선을 독립시켜주어야 가능한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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