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봄맞이 나들이
홍 재 석
누구나 새해를 맞이하고 입춘(立春)이 지나면 순풍을 따라 새봄맞이의 마음이 부풀어 오른다. 남쪽의 먼 산 넘어에는 잔설 속에서 아름다운 꽃이 피어 기다리고 있는 덧 한 생각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그래서 답답할 때는 새 희망을 갖으려고 나들이를 하는 경우가 누구나 종종 있다.
옛 사람들도 속된말로 코 구멍에 봄기운으로 생기를 얻으려고, 규중 아낙네들도 봄바람이 불면 나물바구니를 들고 집을 나서는 사람들처럼 말이다.
지금은 편리한 교통수단으로 어느 곳에도 자유롭게 볼거리 먹을거리를 찾아서 나들이를 할 수가 있으니 얼마나 좋은 세상에 살고 있는가.
산수(傘壽)가 불원한 대학원 동문 6명이 지난 2월13일에 우리고장 고속전철역 오송에서 아침 일적이 모였다. 행선지는 KTX를 타고 세계적인 새로운 공법으로 수중은구(水中隱溝)의 구조물로 바다 속에 터널 길을 만들은 거가대교와 날로 발전하는 항도부산(港都釜山)의 관광을 함 이었다.
일행은 스마트하게 부산역까지의 왕복 승차권을 쥐고 KTX에 올랐다. 고속으로 달리는 차창 넘어 획획 스쳐가는 풍광에 빠져 마치 아이들처럼 수학여행을 가는 기분이었다. 누군가가 늙은이들의 주책이라고 욕을 할지 모르지만 즐거운 마음을 숨길수가 없었다. 환담을 몇 마디도 아니한 것 같은데 어느 사이 금강의 신탄진 철교를 쏜살같이 지났다. 낭랑한 차내 방송은 대전역 정차를 알려준다. 우리 고속열차 기술에 자부심이 들며 문뜩 지난날 대전역 구내에서 가락국수를 사먹던 시원한 국물 맛이 아련한 추억으로 생각이 난다.
잠시 후 바람도 쉬어 간다는 험준한 추풍령도 터널을 통해 단숨에 지났다. 어느덧 영남의 젖줄인 낙동강의 뚝 밖에 산더미 같이 쌓아 놓은 모래를 보니 4대 강 개발의 현실감이 눈에 들어 왔다.
한편 더 넓은 대구근교의 들판에 그 많은 비닐하우스의 장관은 풍요로움이 느껴진다. 저 하우스 속에는 파란 새싹의 각종 먹을거리 채소가 밤낮으로 자라고 있을 것이 아닌가. 지난겨울 강추위와 많은 폭설 속에서 채소재배를 하기가 얼마나 힘겹고 어려웠을까? 사람이 먹고 산다는 생(生)자는 소가 외나무다리를 걷는 형국의 글자처럼 우리들 삶의 어려움을 뜻함이 아닐는지.
때 아닌 동해안에 내린 100년 만에 폭설의 여파로 신 경주역 부근의 높은 산 정상에는 흰 눈으로 쌓여있다. 능선의 잔설과 푸른 소나무의 조화는 마치 아름다운 외국의 알프스의 화면을 보는 듯 신비롭기도 하였다.
오송역에서 부산역까지는 불과 1시간50분에 도착하니 마치 축지법으로 날아온 기분이다. 일행은 부산역 앞에서 봉고차 한 대를 대절하여 소문난 ‘거가대교’ 의 관광길에 나섰다. 거가대교는 최저수심이 48m의 깊은 바닷물 속에서 50m짜리 구조물을 연결하는 새로운 공법으로, 세계를 놀라게 한 우리 토목기술의 발명특허며 전 세계 첫시공작 이라니 너무나도 자랑스러웠다.
바다 속 터널의 길이는 3,7Km이고 섬과 섬 사이의 거가대교는 4,5Km로서 총길이 8,2Km의 웅장한 모습은 갈매기가 날개를 펼친 형국 같았다. 정상에 다이아몬드 형의 조형물이 햇빛에 눈부시게 번쩍인다.
그 깊은 바다 속에서 어떻게 구조물 연결을 했는지 의문의 꼬리는 끝이 없다. 거가대교의 주탑 높이는 156m의 상판 두 개를 주축으로 만들어진 대교다. 남쪽 다도해 특유의 아름다운 운치와 어울려져 그 풍광의 비경은 으뜸으로 보였다. 2조2천8백억 원의 사업비 민자 유치도 놀라 왔다. 거가대교를 관광하고 부산에서 중식은 생대구의 회 맛과 국물이 시원한 뽀얀 대구탕의 맛은 일미 이였다.
오후에는 친절하게 안내하는 박기사의 배려로 21개국 정상회담을 한 ‘누리마루’ (APEC)하우스의 지붕은 동백섬의 능선을 형상화하여 매우 아름다웠다. 또한 조경이 잘된 유엔 기념공원에 안장 되여 있는 2,300여기의 영령들을 위로하고 6,25 전쟁 때 전사한 유엔군 4만 여명의 이름이 새겨진 추모조형물 앞에서 머리 숙여 고마움의 정중한 마음다짐을 했다. 이해인수녀의 현시 “우리의 가슴에 님들의 이름을 사랑으로 새김 니다” “우리의 조국에 님들의 이름을 감사로 새김 니다” 의 뜻 깊은 추모 시에 숙연함을 느꼈다.
다음은 달맞이공원과 동쪽 바다의 세찬 파도소리를 들으면서 한가지의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해동용궁사' 에서 나만의 소원을 빌었다.
때 이른 봄이지만 제법 바다 냄새가 풍기는 남쪽바다는 푸른빛을 더하고 미역, 다시마, 멸치 생산의 보고인 항도부산에는 이미 남태평양의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한편 부산의 명소인 7,7Km의 광안대교의 반짝이는 불빛과 조화롭고 아름다운 야경 쇼를 볼 기회가 있어 행운의 날이 되였다.
낭만을 느끼는 여행길은 대자연의 순수한 경치가 가장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지만 현대식 건축물의 조화로움을 가미한 지금의 부산모습은 더욱 멋지게 보였다. 호젓하고 편안하며 즐거운 관광의 기쁨을 벗들과 같이한 새봄맞이 나들이의 추억을 오래도록 간직 하고 싶다. 새해에 꿈을 이루고 만사형통을 원한다면 정초에는 조상의 은덕을 섬기고 보은의 도리를 가져야만 한다. 즐거움의 천국과 괴로움의 지옥은 천상이나 땅속에 있는 것이 아니고 우리의 마음과 삶의 생활 속에서 그 참뜻을 찾아야만 되지 않을까?
그래서 명절에는 외국나들이 보다가는 고향이나 우리의 전통과 멋이 살아있는 이 땅에서 관광을 하는 깊은 뜻은 우리의 위상을 한층 더 높여줄 것이다.
첫댓글 "여행길은 대자연의 순수한 경치가 가장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지만 새로운 건축구조물의 조화로움을 가미한 오늘날의 부산모습은 더욱 멋지게 보였다. 호젓하고 편안하며 볼거리 먹을거리의 기쁨을 벗들과 같이한 새봄맞이 나들이의 추억을 오래도록 간직 하고 싶다." 즐거운 旅情이 눈에 선합니다.
이른 봄나들이 하셨군요, 아름다운 경치도 구경하고 좋은 수필도 쓰셨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다음은 달맞이공원과 동쪽 바다의 세찬 파도소리를 들으면서 한가지의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해동용궁사' 에서 나만의 소원을 빌었다".
선생님의 봄나들이에서 소원까지,~~ 소원성취 하시기를 기원 합니다. 좋은글 잘 갑상 하였습니다.
"호젓하고 편안하며 즐거운 관광의 기쁨을 벗들과 같이한 새봄맞이 나들이의 추억"
즐겁게 봄 나들이 하고 돌아 오는 길. 추억도 한아름 담아 가지고 오셨군요 .가끔씩 꺼내 보세요 .
"낭만을 느끼는 여행길은 대자연의 순수한 경치가 가장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지만 현대식 건축물의 조화로움을 가미한 지금의 부산모습은 더욱 멋지게 보였다. 호젓하고 편안하며 즐거운 관광의 기쁨을 벗들과 같이한 새봄맞이 나들이의 추억을 오래도록 간직 하고 싶다. 새해에 꿈을 이루고 만사형통을 원한다면 정초에는 조상의 은덕을 섬기고 보은의 도리를 가져야만 한다. 즐거움의 천국과 괴로움의 지옥은 천상이나 땅속에 있는 것이 아니고 우리의 마음과 삶의 생활 속에서 그 참뜻을 찾아야만 되지 않을까? "
참 잘하셨습니다. 선생님 먼저 좋은 친구분들과 행복한 여행하심을 축하 드립니다.
참 좋은 우리기차 KTX를 타시고 가시면서 창밖을 내다보시는 정갈하신 선생님 모습을 떠올립니다.
창밖을 스치는 구름속에 젊은날 사모님과의 추억이 몽실몽실 피어 오르지 않으셨는지요?
년전에 저도 기차여행 해보니 너무 행복했습니다. 해서 머잖아 다시한번 해볼 생각입니다.
쉬지않고 글을 퍼올리시며 노익장을 보이시는 선생님 존경합니다.
덩달아 저도 여행을 잘 하였습니다. *^^*
"그래서 명절에는 외국나들이 보다가는 고향이나 우리의 전통과 멋이 살아있는 이 땅에서 관광을 하는 깊은 뜻은 우리의 위상을 한층 더 높여줄 것이다.'
좋은여행을 하셨습니다. 선생님의 글에는 언제나 가르침이 있어 감사합니다.
홍재석 선생님 가보신 그곳 모두 눈에 선한 저의 구역?입니다.
한발 앞서 안내해 드리지 못한것이 죄송하군요.
좋은 여행 하셨으니 더욱 젊어지세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