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냇골 통신 520 - 담쟁이* 日記 5
오늘 아침 출근 길에 선명이(27세)가 차에서 내리자마자 어물거리다 현관에서 바지를 내리고 오줌을 누고 있다
뭐, 부끄러울 거 있나? 무심하고 후련한 저 표정, 사실 선명이는 피곤하지 않으시냐고 어제도 오늘도 신경 써준 유일한 승객이다
화장실까지의 거리는 직선으로 10m 안팎, 하여간 우리가 그어놓은 잣대로 잴 수 없는 누가 보든 말든 저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선명이의 자유(?)에 나는 충격을 받았다
또 다른 자유로운 영혼, 선호도 반응이 오면 장소를 불문하고 바지를 내린다 (길 위에서 엄마는 안절부절이고) 7년 전, 내가 처음 경험한 발달장애우 지수는 산책을 하면 길가에서 自慰를 했다 어느 날 개발된 놀이였을 것이다 (슬픈 놀이라는 것은 내 생각이고)
대저 미와 추, 羞恥의 내 기준은 남이 볼 때나 보이지 않을 때나 행위가 같을 것이냐에 있었는데, 이 장면에서 나는 순간 에덴 동산의 神話가 떠오른 것이었다 왜 선악과를 따 먹은 Eve는 하필 下體를 가렸나, (이 신화는 많은 논쟁을 요구하지만) 필경 부끄러운 곳을 가렸다는 암시!
또 다른 일행 중 성현(24)이는 운행 중에 좌석배치에 신경을 써야 한다 그의 돌발은 예고없이 옆자리 여자친구의 가슴을 더듬는다는 것이다 아직 나는 이 장면을 목격하지 못했지만 그랬다해도 솔직히 성추행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을 것이다
(제주의 바바리 맨, 모 검사장 실황을 상기해 보라, 공무수행 중에 연상의 피의자와 어쩌구 저쩌구 했던 철없는 검사, 대통령 해외순방 중에 알몸으로 스캔들을 일으킨 모 대변인, 골프場 캐디에게 수작걸다 고개 숙인 P모 전 국회의장... 지금은 다들 숨죽이며 지내고 있지만, (그래서 지구는 하루에 한 번씩 돈다)
담쟁이* 엄마들은 아들이 사춘기가 되었다고 걱정이 태산이다 雌雄同體였으면 사랑과 전쟁이 없을까
창세기 신화로 비약한 오늘 아침 출근길 담쟁이* 풍경,
2015.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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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淸韻詩堂, 시인을 찾아서 원문보기 글쓴이: 동산
첫댓글 동산 시인님, 설날을 맞이하며 건강하시고 福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하음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