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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일시 : 2020년 12월 5일. 토요일 당일산행
참석인원 : 영희언니, 하늘비, 수미, 대간거사, 일보, 소백, 산정무한, 신가이버대장, 오모, 해피, 다올, 영수씨, 무불
산행거리 : 19.38Km. 산정무한님 오룩스 정보
산행시간 : 7시간 38분
산행정보 : 농암면 용유리 – 청화산(988m) – 조항산(954m) – 고모치재 – 892m 봉 - 삼거리 – 대야산자연휴양림 하산
산행날씨 : 눈부신 햇살 – 진눈개비 – 흐림 – 구름과 파란하늘
사신촬영 : 영희언니, 하늘비님, 무불 콜라보.
06:30 : 동서울터미널 출발
??:?? : ??휴게소 (잔다고 어딘지 확인하지 못함)
08:40 : 용유리 산행시작
10:30 : 오모님 휴대폰분실
11:20 : 청화산 오모님 휴대폰 찾음 (신입과 신대장님의 콜라보)
12:05 : 점심
??:?? : 조항산
15:00 : 고모치재
16:45 : 대야산자연휴양림 하산완료
17:40 : 문경온천 (여전히 할인 못 받음. 마스크쓰고 목욕. 참~~나~~)
18:20 : 새재식당 (사장 할매 또이 또이 하심. 3000원 할인받음)
21:30 : 동서울 도착. 해산.
새벽 4시 30분 어김없이 은하의 부드러운 목소리를 들으며 잠이 깬다. 여느 토요일 아침과 같이 기계적으로 몸에 등산관련 부품들을 갖다 붙인다. 지난주 꽉끼는 등산복때문에 온몸에 발진이 심해진 관계로, 오늘은 최대한 헐렁한 옷 위주로 선택해 본다. 아! 스타일 구려.
오늘 산행은 오모님이 오미네이터스타일로 줄을 그은, 또 한번의 진격산행이다. 신가이버대장님의 산행스타일인 스피드산행이 최근 오지의 대세다. 잡목 헤치고 풀뿌리 움켜잡는 재미는 없지만, 쭉 쭉 치고 나가는 맛이 있고, 확 트인 조망도 감상할 수 있어 눈이 시원한 산행이다.
오늘 이상하게도 2호선에 사람이 많다. 서서 가는 사람도 제법 있다. 코로나 2단계로 많은 사람들이 멈춤을 하고 있을 것인데, 이 많은 사람들은 토요일 새벽부터 어디론가 움직인다. 나도 이 사람들 중에 하나이다. 멈춤이 미덕인 세상에, 멈추지 않는 나는 분명히 이기적인 선택을 하고 있다. 그럴수록 조금 더 주의하고 배려하여, 나와 가족을 지키고 또 오지팀의 안전도 지켜야지. 대간거사님의 단체톡 메시지가 스친다. “산에 오지 않아도 되니 몸 상태가 안 좋거나 건강이 의심되는 사람은 참석하지마시기를”. 오늘이 2020년 오지팀 마지막 산행일 수도 있으니, 오늘을 감사하고 즐겁게 산행해야지.
오늘 들머리 사진을 찍지 못하였다. 오늘 컨디션도 조금 가라앉았고, 오모님이 열심히 사진 촬영을 하기에…. 다행이다 오늘 산행기 쓰지 않아도 된다. 야호! 개꿀! 결국은 이렇게 산행기를 쓰게 되었지만.
농암면 들머리로 시작한 산행은, 초반에 빠른 속도로 전개되었다. 유독 신입이 오는 날은 항상 그랬던 것 같다. 신입의 건강상태를 체크하고, 또 우리 오지팀의 “실력??” 도 보여주고. 그런데 내가 죽겠다. 오지 않은 지난주 신입 성현군과 오늘 온 신입 영수씨에게 대접할 편육과 라면 끓일 물의 무게가, 중력과 함께 나를 아래로 아래로 묵직하게 잡아 당긴다. 오늘 신입을 챙기기 위해 출동한 해피님은 열심히 챙기겠다는 말만 남기고 홀연히 사라지고, 오늘 신입 영수씨는 등산단화에 나들이 바지와 잠바를 입고 홀연히 앞으로 폴 폴 폴 전진한다. 참~나~ 산 잘 타네. 나이가 실력인가? 나도 저 나이에 막 오지에 입문하여, 해마님 말대로 “눈물 질질 짜는 산행”을 시작할 때였다. “해마형 저 안울었거든요? 진짜! 다른 회원들 특히 신입들 앞에서 무불 산에서 울었다고 이야기 하지 마세요 이제. 위원장 체면이 말이 아녀요.”
빠른 속도로 800m 올라가는 와중에도 오이네이터(오모), 대간거사님은 더덕을 캐시면서 전진한다. 그야말로 “살신성인” 이 구간은 오지팀이 이미 털었던 곳이라 전혀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조금의 세월이 자연(더덕)을 치유하였나 보다. 오지팀과 잠시 이~~별~~을 한 산들이시여 빨리 치유되소서!
편육과 막걸리로 첫 휴식한다. 고기가 부드럽고 잡네가 없다고 칭찬이 자자하다. 신가이버대장님이 이거 어디 좋은 식당에서 사온건지 물어 보신다. “이마트트레이더스에서 샀어요.” 갑자기 뚱한 분위기에 머슥한 신가이버대장님의 화답. “ 그러고 보니 깊은 맛은 없는 것 같기고 하고.” 영희언니 대답 “무불 담부터 사오지마 (버릇나빠져)”
대간길이라 오가는 사람들이 드문드문 있다. 아저씨 한분 지나가시길래 막걸리 권한다. 아저씨 왈 “산에서 술드시지 마세요” 뭥~~뮈! 맞는 말이기는 한데 영~ 기분 나쁘다. 혼난느낌? 아주 잘못한 느낌? 지는 순수 정의고, 우리는 절대 악인가? “ㅅ ㄲ! ㅈ ㄹ ㅎ ㄴ” 욕한마디 속으로 하고 껄걸 웃는다. 다들 어색한 표정으로. 껄! 껄! 껄
일이 터졌다. 오모님이 황급히 뒤돌아 온다. 핸드폰을 잊어 버렸다고. 모든 이들이 다 공감할 것이다. 이 일이 얼마나 힘들고 불편한 일인지. 그러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찾아야 한다는 것을. 혹시 모를 통신을 위해 내 핸드폰을 오모님께 건넨다. 그렇게 오모님을 뒤로 보내고 우리는 진격한다 청화산으로 고! 고! 고!. 진눈깨비 내린다. 올해 보는 첫눈이라거 하기에는 너무 미약하지만 분명 하늘에서 내리는 눈이다. 산행시작 전 그렇게 파랗던 하늘이 흐려지면 꽤 쌀쌀한 날씨에 손도 시리다. 거리상 시간상. 핸드폰을 찾았노라는 승전보가 들려 왔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모님으로부터 아무 소식이 없다. 해피님도 말띠동기인 오모님의 핸드폰을 구하기 위해 같이 동참하였으나 별 도움이 안되나 보다. 이때부터 내내 조영히 산행하던 신입 젊은오빠 “영수씨”의 활약이 부각된다. 구글에 내 핸드폰 찾기 기능부터 “내기기찾기”라는 어플을 통해 잃어 버린 핸드폰의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있고 또 그 핸드폰을 찾을 수 있도록 벨을 계속 울릴 수 있는 방법을 오모님께 전달해 준 것이다. 이때 신가이버대장님이 오모님의 전화번호를 가르쳐 주어 핸드폰 찾는 데 큰 기여를 하였다. (나중에 “내기기찾기” 어플 및 기능을 카페에 올리겠습니다.) 결국 오모님이 사진을 제대로 찍지 못했다는 이유로 산행기는 무불에게 스윽 넘겨진다. 나도 휴대폰 빌려줘서 사진 못 찍은건 매 한가진데. ㅋㅋㅋ. 따질것 없다. 오지정신 하면 하고 하면 된다.
이제 거칠것이 없다. 오늘 줄그은데로 가려면 진격의 속도를 조금 더 올려야 한다. 오르락 내리락 오르락 내리락. 길 좋은 대간길 모두들 쭉 쭉 뻗어 나간다. 나는 컨디션이 안 좋은지 갑자기 추운날씨에 몸이 적응이 안되는지, 아니면 점심때 먹은 오미자주의 취기가 빨리 가시지 않아서인지 다리가 마냥 무겁다. 아니면 산에서 술마시지 말라고 하던 아재에게 마음속을 한 욕이 영 마음에 걸린다. 아자씨 쪼매 미안합니데이 욕해서.
갓바위재 지나 조향산으로 진격. 다올님은 대간거사님께 불려다니면서 새로 제작한 연장으로 열심히 작업한다. 3년 전부터 오지팀으로 영입하기 위해 꽤 많은 공을 들였었는데, 오지에 오고나니 이제 정예멤버다. 등산도 잘하고 땅도 조금 파본 솜씨다. 오지에서 에너지 많이 얻으셔서 사업도 진취적으로 하시고, 인생도 풍요로와 지시고. 대간거사님이 명명해 주신 닉네임 “다올” 처럼, 다~~ 이루시고, 모든 산을 다~~오르소서.
고모치재를 지나 892m 봉을 통과한다. 메아리형님이 그어주신 대로 가기에는 시간이 너무 지체 되었다. 코로나 2 +@ 단계로 인해 오늘부터 대중교통도 단축운행 되고, 이미 걸을 만큼 걸었다. 지체되었지만 핸드폰을 찾았으니 모두가 걱정하고 기다린 보람은 충분하다. 내려가자. 모두 같은 의견이다. 오늘 조금 힘들어 하던 하늘비님만이 아쉬운 표정으로 조금 더 진행 하자신다. 진짜 더 가고 싶은 건지 알 수 없는 미묘한 미소를 지으신다. 일보님이 무릎이 아프시다고 투덜댄다. 그래서 무릎신 한테 혼난다. “80이하 무릎 아프다는 소리금지” 오지의 무릎신님과는 이~~별~~ 해야 하는데.
내려오는 길은 언제나 홀가분하고 즐겁다. 오늘 오전 진눈개비가 내리길래 내심 오후에는 함박눈을 바래보았으나, 하늘은 초연히 맑디 맑다. 아주 맑다. 오늘도 오지팀의 하산 풍경은 오지팀만의 하산 분위기이다. 저 앞에서 간간히 대간거사님의 노래 소리가 들리고 나도 가끔 흥얼거리고, 이상하게 오늘은 해피님의 노랫소리만 들리지 않는다. 노래와 이~~별~~ 하셨나.
80이 아니어 아직 청춘인 일보님과 이런저런 이야기 하며 내려온다. 고흐의 그림집과 누두화보집에 대해서 격조의 있고 없음을 이야기하고, 궁극에는 예술과 외설은 차이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다. 예술이 외설이고 외설이 예술이다. 내 마음에. 바르게 살되, 너무 고귀한 척 하지 말자.
드디어 다 내려왔다. 오늘산과는 이제 이~~별~~ 이다. 전혀 서운치 않다. 되려 행복하다. 빨리 온천가서 씻고 한 목 가득 더덕주를 넘기리라. 오랜만에 많은 인원이 모여서, 카메라 화면이 꽉 찬다. 코로나로 오지에 참석 못하는 회원들과 함께 모든 오지팀원을 “위하여~”
에피소드 I
일보님이 하산 길에 문득 다올님의 좋아하는 노래가 궁금 하다시며, 다올님의 최애 가수를 물어 보니 “김광석”이라고 얘기 한다. “김” “광” “석” 울림이 있는 가수이자 찐한 인생노래를 만든 음유시인. 하지만, 한 개인으로 그리고 아버지로서 참으로 못 난 그의 삶을 생각하면 화가 치밀어, 몇 년 전인가 부터 그의 노래를 듣지도 않고 부르지도 않았다.
내려 오며 가사 한 구절이 계속 입에 맴돈다. “매일 이~~별~~ 하며 살고 있구나~”
31세 짧은 생을 마감 한 그는, 이미 80을 산 사람처럼, 어쩌면 자기가 그리 일찍 죽을 줄 알고 먼저 세상을 살아버린 것처럼, 그런 삶을 살다가 생과 이별하였던 것 같다.
동생 광석아 난 너보다 더 오래 살아 더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 가고 있단다. 서른하나 그 나이에 머물고 있는 너는 아직 젊고 아름답겠다. 그곳에서 못다한 노래들 부르며, 딸과 함께 매일 매일 행복하여라. 우리는 여기서 다 같이 행복하게 매일을 보낼 테니.
에피소드 II
젊은 시절 맞벌이였던 우리 부부는 출퇴근이 편리한 강남에서 신혼을 쭈욱 보내었다. 주위에 친척들이 많기도 하고 우리집 경조사를 다 보아 주시는 지관님께서 강력히 권유한 이유가 컸다. 하지만 치솟는 집값과 전세값에 힘들어 할 때 즈음 귀여운 쌍둥이들도 태어나 우리 부부는 녹지가 풍부한 상암동으로 이사를 결정 하였다. 여기서도 지관님의 조언이 컸다 (서쪽으로 갈 경우 지금 사는 곳에서 줄 그어 아래 위 15도 각도를 벗어나야 좋은 위치). 이곳에서 건강하게 애들 키우고 큰 걱정 없이 살아왔다. 특히 오지명문 서부팀이 있는 곳이라 더 없이 만족하며 살아왔다. 최근 애들 교육과 회사 이전으로 다시 강남으로 이사를 결정하였다. 짧은 시간에 허겁지겁 결정하여 실감도 나지 않지만, 이사날짜가 어느새 한달 남짓 남았다. 이제 익숙한 동네와도 이~~별~~ 이다. 그래서 인지 최근 자꾸 동네 풍경을 사진으로 찍는다. 결국 지울것을 알면서도 또 찍는다. 아직 가보지 않은 맛집 탐방도 남았는데. 시간은 가고 자의든 타의든 우리는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첫댓글 묵직한 질문을 던지면서도 재미와 유머가 있네요. 갈수록 능수능란하고 유창해지는 산행기 짱이어유.
제 스타일은 아니지만 조금 다르게 써 보려 했습니다.
핸드폰을 잃어버린 것을 인지하고 다시 비탈길을 내려가고 사면을 두어번 다시 뒤지고 그 것을 찾기가 힘들다고 생각할때, 하늘이 노래지고 내 자신을 엄청 책망했지요. 다행히 여러분들이 아이디어를 총동원하여 지원해주신 덕에 찾았습니다. 그런데, 한시간 가까이 핸드폰을 찾은 후 뒤쳐진 길을 단내 나게 따라 가다 보니 (그 와중에 알바까지), 그 당시는 아드레날린이 솟아서 힘든줄 모르고 막 뛰었지만, 다음날 일어나보니 종아리에 알이 배겼네요. 핸드폰 찾기 부터 같이 동행해준 해피 대원도 티는 조금밖에 안냈지만 제대로 고생 좀 했을듯 합니다.
맞아, 이번에 해피 의리가 빛났어. 어려울 때 같이 해주는 게 의리지.
우리 모두의 간절한 바램이 그리고 새로운 기술이 핸드폰을 찾게 했네요. 무엇보다도 오모님과 해피님의 우정이 더 돋보입니다. 산신령이 주신 핸드폰 약정 끝날때까지 오래 오래 쓰소서.
갈수록 흥미진진 산행기...재미납니다.,,무불님의 산행기덕분에 오지에 못가는 마음을 달래봅니다...오늘도 화이팅!!!
산행기 읽어 주고 댓글 달아 주시어 힘이 납니다. 우리 다 같이 오지에서 보는 그날까지 화이팅 입니다.
만나면 더욱 화이팀이구요!!
ㅎㅎ 행복합니다.
산행중에는 아름다운 경치에 행복함을 느끼고 하산하면서는 더덕주 마실생각에 행복함을 느낍니다.
이런 행복함을 느끼게해준 무불위원장님과
항상 격려해주시는 형님 누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다음 산행에는 더좋은
연장을 만들어서 참석하겠습니다.^^.
오지 화이팅!
다올님 덕분에 김광석 노래 다시 듣고 불러볼까? 하고 있습니다. 다음에 같이 부르시죠 예전에 같이 즐겨 부르던 광석이형 노래들....
네 무불님
같이 노래부를날이 빨리오길 바래요.^^.
어떤분이 언어는 두뇌와 눈으로 나오고 글은 가슴에서 나온다고 하던데 무불님은 말씀도 잘하시고
글쓰는 재주도 뛰어나 작가 소질이 많습니다 ~~산행기를 보고~~또.봐도 재미있는 소설보는것 같아요~~
정과 의리가 많은 오지의 사나이들 오모대장님 폰 잃어버렸다고 달려가는 총대장님과 해피님...오랫동안
같이한 의리로 뭉친 탓일까...같은곳을 바라보면 질주하는 오지산행 동호회 어느 산악팀보다 인간미가
있어요~~위에사진 총대장님과.오모대장님.50/60에 천진낭만스런 미소 개구쟁이 같은 사진 영희언니 향시
오지에 예쁜사진 감사합니다^^~~
오지팀 모두가 아름다운 산행과 이야기의 주인공들입니다. 특히 수미님의 응원과 칭찬에 더욱 힘내서 열심히 하겠습니다.
"같은 곳을 바라보며 질주하는" 가슴에 묵직히 와닿습니다.
수미님 감사합니다.
코로나 위기상황에서 오지를 지키려는 위원장님의 분투가 느껴집니다. 오지분들의 끈끈한 동지애를 보면서 오지는 코로나도 문제없이 이겨내리라 믿습니다^^
어려운 시기도 지나가겠지요. ㅎㅎ
모두의 안전이 최우선입니다.
맨 마지막 사진의
海不讓水
바다는 어떠한 물도 사양하지 않는다.
우리 오지산행이 그렇습니다.
무불 님 산행기로 일주일이 즐겁습니다. ^^
제가 즐거움을 드릴 수 있어서 오히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