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 두레박 신부의 영적일기 (사순 제1주간 수요일)
‘십자가의 은혜’로 초대합니다….
윤동주 시인이 쓴 ‘십자가’라는 시가 있습니다.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에게서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어두워 가는 하늘 밑에 조용히 흘리겠습니다.”
시인의 시에서의 ‘십자가’는 종교적 의미보다 조국 광복을 위한 고귀한 희생이라는 상징적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결국, 예수님의 ‘고난’을 ‘행복’으로, ‘수난 속에서 희생되는 사람의 피를 ‘피어나는 꽃’으로 표현함으로써 시인 자신도 희생으로 ‘십자가’를 지겠다는 결의를 보인 것입니다.
그래서 윤동주 시인의 ‘십자가’를 통해 이런 묵상을 해봅니다.
지금 어렵고 힘들어하는 것, 아프고 고통스러운 것은 벌 받는 것이 아니라, 십자가를 바라보면서 기도로 주님을 찾으라는 ‘희생’이고, 바쁘게 살았으니 잠시 쉬어가면서‘위로받아라.’하고 주신 말씀의 은총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이 사순시기에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치는 일에 전념하고, 하느님의 말씀을 붙들고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서 죽음을 맛보셨지만, 그 십자가에 죽음을 이기셨습니다.
죽을 것 같지만 죽지 않은 은혜가 십자가입니다. 아멘.
오늘 독서와 복음을 보면, 니네베 사람들이 요나 예언자의 외침을 듣고 악한 길에서 돌아선 일과 요나 예언자의 표징에 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요나는 예언자가 싫다며 하느님으로부터 먼 곳으로 달아나다가 죽음을 체험합니다.
바다 한가운데서 폭풍우를 만나자 태풍의 원인이 자신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더구나 자기 때문에 무모한 사람들이 죽는 것을 알게 되자 그들에게 말합니다.
“나를 들어 바다에 내던지시오. 그러면 바다가 잔잔해질 것이오. 이 큰 폭풍이 당신들에게 들이닥친 것이 나 때문이라는 것을 나도 알고 있소(요나서 1장 12절).”
마침내 요나는 마음을 비우고 하느님 말씀에 순명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그래서 요나가 외친 “이제 사십 일이 지나면 니네베는 무너진다.”라는 하느님의 말씀을 들은 니네베 사람들은 하느님을 믿었습니다.
그들은 죽음의 위협을 느꼈기에 단식을 선포하고 높은 사람부터 가장 낮은 사람까지 자루 옷을 입고 잿더미에 앉아 회개합니다.
요나의 목소리에는 죽음을 이겨낸 힘이 담겨 있었던 것입니다.
왜냐하면, 주님께서 힘을 실어 주셨기 때문입니다.
요나는 3일 밤낮을 큰 물고기 배속에 머물게 되었고, 그 배 속에서 요나는 하느님께 기도드렸습니다.
그러므로 “고생하고 죽을 뻔했던 사건들은 모두가 기도하게 만드는 은총”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표징’을 요구하는 군중들에게 요나 이야기를 하셨던 것입니다.
“제가 곤궁 속에서 주님을 불렀더니 주님께서 저에게 응답을 주셨습니다. 저승의 배 속에서 제가 부르짖었더니 당신께서 저의 소리를 들어 주셨습니다(요나서 2장 3절).” 아멘.
사랑하는 고운님들!
사순시기를 보내면서 은혜로운 십자가 앞에 무릎을 꿇고 간구합니다.
“주님, 저희를 보아 주십시오. 당신이 전부임을 고백하며 살 수 있는 은혜를 주옵소서.”
그러자 사도 베드로에게 물으셨던 예수님의 말씀을 묵상하게 하셨습니다.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예수님께서 물으시는 이 말씀은‘내 안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라는 의미로 받아들입니다.
“주님, 저는 저의 빈 잔을 가지고 고통의 길을 가로질러 당신께로 천천히 나아갔습니다.
그것은 저의 목마름을 시원하게 해줄 물 한 방울을 얻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나 제가 주님을 제대로 알았더라면 커다란 양동이를 들고 뛰어갔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지금 고운님들이 어렵고 힘들어 고통스러운 것, 아프고 고생스러운 것은 벌 받는 것이 아니라, 기도로 주님을 찾으라는 것이고, 바쁘게 살았으니 잠시 쉬어가라는 것입니다.
“고운님들아, 너희는 나를 사랑하느냐?” 아멘.
저 두레박 사제도 ‘너희는 나를 사랑하느냐?’라는 말씀을 묵상하면서 몸과 마음이 아픈 고운님들과 아픈 이들을 돌보는 고운님들, 그리고 고운님들의 자녀에게 주님의 치유와 회복의 은총이 임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아멘.
영적 일기를 마무리하면서….
희생과 속죄를 위하여 바치는 십자가의 길 기도에서, 고운님들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만을 바라보면서 주님을 찾고, 주님 안에서 쉬면서 치유와 회복의 은총을 누리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강복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 전능하신 천주 성부와 (+) 성자와 성령께서는 고운님들에게 강복하시어 길이 머물게 하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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