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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MBC <거침없이 하이킥>은 반쯤은 멜로 드라마다.
<거침없이 하이킥>엔 민용(최민용)과 민정(서민정)처럼
가슴 아픈 이별을 하는 연인부터 그들과 묘한 삼각관계를
이루는 신지(신지)와 자기도 모르게 점점 민정에게 다가서
는 연하의 고교생 윤호(정일우)도 있다. SBS <순풍산부인
과>에서 영란(허영란)이 오중(권오중)을 짝사랑하며 수없
이 상처받고 아파하던 그 시절부터, 김병욱 감독의 시트콤은 늘 일종의 멜로 드라마였다. 그러나, 어떤
작품도 <거침없이 하이킥>처럼 복잡한 애정관계를 보이는 경우도 없었고, 민용과 민정의 경우처럼 멜로
가 스토리의 연속성을 가지며 일주일치 에피소드의 절반을 차지하지도 않았다.
‘김병욱 시트콤’에서 사랑이란 남녀 두 사람의 일상이 쌓이는 것이었고, 남녀의 이별은 그 일상에서 파생
된 문제로부터 비롯됐다.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에서 홍렬(이홍렬)은 종옥(배종옥)과 결혼하
기까지 그의 연애사를 일기장에 빽빽이 적어야 할 만큼 수많은 일들을 겪었고, <똑바로 살아라>에서 정
윤(최정윤)이 정명(천정명)과 헤어진 것은 아버지의 반대 때문이 아니라 이렇다 할 비전도 없는 정명을
스스로 견디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거침없이 하이킥>의 멜로는 ‘일상’이 아닌 ‘사건’에 의해 움
직인다. 민용이 민정과 헤어진 것은 민정의 언니가 민정과 이혼남인 민용과의 교제를 반대했기 때문이
고, 이별의 ‘비밀’을 알게 된 민정이 민용에게 다가서려다 포기한 것은 민용과 신지가 다시 사귄다고 ‘오
해’했기 때문이다.
멜로가 일상 대신 비밀과 오해가 겹치는 사건들에 의해 전개되면서 <거침없이 하이킥>의 멜로 스토리는
보다 연속성이 강조된다. 그래서 민용과 민정은 매회 괴로워하고, <거침없이 하이킥>은 이들의 감정선
을 이어가기 위해 이들의 에피소드를 계속 집어넣는다. 물론 이는 연속성이 강한 서사구조의 도입으로
과거보다 훨씬 더 빠르게 자리를 잡은 <거침없이 하이킥> 특유의 캐릭터와 결합하고, 결과적으로 시트
콤으로서는 유래가 없을 정도로 시청자들을 <거침없이 하이킥>의 멜로에 몰입하도록 만들었다. 단기간
내에 가장 평범하면서도 가장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만들어낸 민정의 러브스토리는 곧 시청자 개인의 연
애담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오해와 비밀에 의해 점점 복잡해져만 가는 민용과 민정의 멜로 스토리
는 점점 더 전형적인 멜로 드라마처럼 변하고, 그들의 에피소드가 <거침없이 하이킥>의 일주일치 방영
분의 절반에 가까워지는 사이, <거침없이 하이킥>은 김병욱 감독만의 달콤씁쓸한 일상의 한자락을 잃어
간다.
윤호가 평소에는 거칠지만 연상의 여인에게는 한없이 귀여운, 만화 속 주인공에 가까운 캐릭터이면서도
현실의 접점을 잃지 않았던 것은 그 사이사이로 형을 편애하는 가족들에게 받는 상처에 아파하는 평범
한 둘째 아들의 슬픔이 배어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요즘의 윤호는 가출했다는 핑계로 민정의 집
에서 기거하며 그와 알콩달콩한 모습을 보여주며 ‘누나의 꿈’을 실현시켜주고, 한의사협회가 주
는 상을 받게 된 해미(박해미)에게 꽃다발을 준다는 핑계로 수트를 빼입고 나와 ‘캡쳐용 화
면’을 제공해주는 등 철저히 윤호 팬들이 바라는 모습만 보여준다. 또 러시아어를 몇 주 만에 마스
터하는 해미(박해미)가 그저 황당한 캐릭터가 되지 않은 것은 어머니의 과중한 가사노동에도 관심을 가
지는 그의 똑부러진 모습 때문이었지만, 지금의 해미는 자신을 거슬리게 하는 사람들에게는 처절
한 응징을 가하는 ‘복수해미’이자, 다른 일상이 없어 보일 정도로 민용과 민정의 관계에 간섭하
는 ‘집착해미’다. 실직 가장의 비애를 다양한 모습으로 보여주던 준하는 어느새 주식값이 오르
느냐 마느냐에 일희일비하는 캐릭터로 축소됐고, 유미(박민영)는 아예 민호(김혜성)와 범(김
범)에게 온갖 방법으로 돈을 벌도록 만드는 역할 캐릭터에만 머문다. 현재 <거침없이 하이킥>
에서 일상의 한 부분을 표현하는 캐릭터는 가사노동과 무뚝뚝한 남편이라는 현실적인 문제로
괴로워하는 문희(나문희)뿐이다.
분명히 <거침없이 하이킥>은 기존 시트콤이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새로운 스타일을 제시했고, 그것은
가족 시트콤이 인터넷을 들썩거리게 만드는 초유의 현상을 일으켰다. 그러나 <거침없이 하이킥>의 성과
는 그것이 김병욱 감독의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기존의 장점을 그대로 안은 채 새로운 것을 융합한 ‘진
화’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아무리 인터넷의 팬들이 민-민(민용-민정 커플의 줄임말)의 이야기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해도, <거침없이 하이킥>은 ‘멜로 드라마’이기 전에 김병욱 감독의 일일 시
트콤, 혹은 가족 시트콤이다. <거침없이 하이킥>이 끝까지 그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글 강명석
많이 공감가는 글이라 퍼왔다규
출처: 매거진 t
첫댓글 끊은지 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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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챙겨보다 대충보기 시작함
333 그날 못보면 꼭 다운 받아서라도 보곤 했는데 이젠 그냥저냥~ 그래도 하이킥 좋아. 나에게 행복을 주었던 하이킥!!!
이젠 시간 맞음 그냥 보고 아님 말고...
22222222222
33 안타까워...
33 안졸리면보고 졸리면자고
44 진짜 못보면 그날 새벽에 다운받아보고 그랬는데..요샌 티비틀었는데 하면 보고 아님 말고..
5555555555555555 그래서 안보다가 오늘 간만에 봤더니 내용완전 뭐야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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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민......1퍼센트에 걸겠다..................어떻게 끝나는지 내 두 눈으로 꼭 보고만다............
정말 공감... 제발 러브라인 집어쳐라.. 초창기 잠깐 윤민 밀었지만 이건 뭐 러브라인땜에 시트콤이 산으로 가는 꼴이니 그냥 제발 시트콤답게 러브라인 이딴거 하지 말길...
참 신지 민용이 이어줄거였으면 애초에 민정이랑 민용이 러브라인은 왜 잠깐 만들었는지 이해가 안감. 뭐랄까 매우 꼬였어요 러브라인이...그러니까 보는사람입장에서는 뭐 저렇게 서로 얽혀서 살 수 있나 공감도 안가고..
진짜 요샌 그나마 나문희땜에 보는거..ㅠ 윤호도 이젠 시들하다 서선생좋아하든지말든지
초심을 잊지 않았으면...
윤민만 응원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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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내가 하고 싶은 얘기들만 쏙쏙 뽑아 썼네요.. 완전 공감. 난 사랑놀음 보고 싶은 게 아니야!! 러브라인 적당히 가고, 가족 위주로 재밌는 에피들 해 주지..
상큼한 윤민만 원츄
그래도 하이킥 완소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