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짝은 요즘 엄청 바쁩니다.
추석연휴도 지나고 비가 와 이틀을 쉬었지만 하루 열번쯤은 통화를 합니다.
내용을 보면 딱히 중요한 것도 없지만 늘 심각합니다.
전화가 옵니다.
여보세요?
지금 누가 20년이 넘은 향나무 여섯그루를 공짜로 준다는데 어떻게 하지??
그래요?
그럼 얼른 가져 와야지~
그런데 경비가 만만치 않을 건데?
그냥 뽑아오면 안되요??
이그~
그 정도의 나무면 포크레인으로 작업해야 되고 5톤쯤 되는 차가 필요하고 또 심을 때도 포크레인이 있어야 되요~
아마도 7-80만원은 들걸요?
그렇구나~~~~
또 전화가 옵니다.
누가 배롱나무 7년된 것을 2만원씩에 판다네요?
그것 살까요?
그래요??
파는 곳이 어디래요??
담양이랍니다.
그럼 왕복 경비가 족히 7-8만원을 들 것 같은데??
그렇구나~~~~
또 전화가 옵니다.
얼른 TV 홈쇼핑좀 보세요~
한샘싱크대를 특별할인 해 준답니다.
그래요?
하고 얼른 체널을 돌려 보니 이게 뭐야??
가격이 300백만원대네??
이거 좀 비싸지 않아요??
그래도 한번 사면 10년을 써야 하는데 그냥 이것으로 할래요~
잠깐만요~
마감시간이 다 되어 얼른 신청해야 하니 전화 끊어 보세요~
잠시 후~
혹시나 해 전화를 하니 방송이 마감 되었단다.
아이고~
십년감수 했네~
이번주는 교회에 가서 감사 헌금 해야겠다~ 하며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습니다.
우리는 늘 이렇게~
살까요? 하면 이건 이런 것이고 저건 저런 것이라 꼼꼼하게 따지고 고민합니다.
어떨때는 함께 차를 타고 지나가다 무심코 던진 아무 뜻도 없는 얘기로 심각 해 집니다.
저 집 참 잘 가꾸었네~
그럼 함 들러 쥔장에게 팔라고 해 볼까?
그럽시다.
우선 로또를 사서 일등이 된 후 내 함 얘기 해 보리다.
콜~
그거 좋겠다~~^^*
말이 통한다는 것이 이렇게 좋습니다.
국가경제가 어떻고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어떻고 안심번호제가 과연 옳은 것 인가??
하는 이런 격조 있는 대화보다는 시시콜콜하고 좀 유치하고 싱거운 얘기들 이지만
건내면 맞춰 받아주는 편안함~
어떠한 얘기도 바로 답해주고 짐짓 모른체 심각하게 답해주는 배려가 있어
말 잘하려 고민해도 되지 않는 지금의 이 상황이 넘 좋습니다.
그래서 나는 참으로 복되고 행복한 사람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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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춰줍니다.
어찌 본인 생각이 없겠습니까?
늘 나보다 한 수 위인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감사합니다.
가을비가 추적 추적 오고 딱히 할일도 없어 푸념삼아 자랑삼아, 그리고 아부도 할겸 글 적었습니다.
짝이 읽을거라 믿으면서요~^^
경지에 오르신 모습니다^^
살아 남아야 하거든요~
여기가 땅끝이라서 더 이상 갈 곳이 없답니다~^^*
소소한 행복이 보이네요. ^^
그래서 짝꿍은 없는 것 보다
있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
제가 늘 푼수짓을 한 글만 올리죠?
저도 잘 알고 있답니다~~^^
그래도 이해로 관심으로 봐 주셔서 힘이 됩니다.
중년의 어떤이가 불륜의 사랑을 시작하면서
그 상대방에게 했다던 말이 기억나네요
<우리의 이 사랑은 작은 모닥불과
같기에 서로가 노력하지 않으면
금방 꺼져 버릴것이다. >
소중한 행복 가꾸어 가시길......
다시 주어진 삶을 알곡으로 추수 해야하기에 작은 것도 크게보며 지냅니다.
댓글 감사 드립니다~~!!!
늘 소소한 수필같은 일상을 올려주셔서 제 맘을 아늑하게 하시네요
건강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