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노조, 양대노총 단일후보 꺾었다… 서울교통公 선거 이변
영업본부 산안위 근로자 대표 선거
조합원 비율 31% 올바른노조 승리
“양대 노총내 대거 이탈표 나온 듯”
서울교통공사 영업본부 근로자 대표 선거에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노조가 양대 노총의 단일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양대 노총 소속이 아닌 노조가 서울교통공사 조직의 근로자 대표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0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영업본부 산업안전보건위원회에 참여할 근로자 대표 선거에서 올바른노동조합 소속 허재영 후보가 1899표(55.1%)를 득표해 당선됐다. 양대 노총의 단일 후보로 출마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소속 임정완 후보는 허 후보보다 357표 적은 1542표(44.81%)를 얻는 데 그쳤다.
산업안전보건위는 산업안전보건법 24조에 따라 일정 규모 이상 회사는 반드시 설치해야 하는 의결기구다. 역무원이 주축인 영업본부의 경우 산업안전보건위 근로자 대표는 근로자 과반수가 가입된 노조 대표가 당연직으로 참여하거나 과반수 노조가 없으면 선거를 통해 선출한다. 이 때문에 그동안 영업본부 근로자의 과반수가 가입한 민노총이 내세운 대표가 당연직 대표로 산업안전보건위에 참여해왔다. 그러나 올바른노조 설립 이후 영업본부의 젊은 조합원들이 대거 이탈하며 민노총의 과반이 무너졌고, 이번엔 선거로 근로자 대표를 뽑게 됐다.
이번 선거에서 민노총과 한국노총은 임 후보로 단일화했다. 영업본부 양대 노총의 조합원 수를 합한 비율(53%)이 절반이 넘기 때문에 단일화하면 올바른노조를 이길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조합원 수 비율이 31%에 불과한 올바른노조가 근로자 대표에 선출되는 이변이 발생한 것이다.
이를 두고 노동계에선 양대 노총 내부에서 이탈표가 상당했을 거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 올바른노조는 영업본부 조합원 수(1200여 명)보다 약 700표를 더 득표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양대 노총 내부에서도 노조의 변화를 요구하는 움직임이 일면서 상당수의 조합원이 올바른노조 후보를 뽑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올바른노조는 향후 다른 본부의 근로자 대표에도 도전할 가능성이 있어 앞으로 노동계에 미칠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영업본부 외의 다른 본부에선 올바른노조가 근로자 대표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회사 전체를 놓고 보면 민노총에 가입된 조합원이 59%로 절반을 넘는다”며 “다른 본부들에선 민노총이 과반수 노조여서 근로자 대표 선거가 치러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