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33주간 금요일
요한묵시록 10,8-11 루카 19,45-48
2024. 11. 22. 체칠리아성녀
주제 : 내 몸은 하느님을 찬미하는 악기일까?
오늘은 음악하는 이들의 수호 성녀인, 체칠리아를 기억하는 날입니다. 우리가 오늘 체칠리아 성녀를 기억하면 노래를 못 하던 사람도 잘하게 될까요? 노래를 잘하고 싶은 사람의 간절한 소망이겠지만 성녀를 기억한다고 해서 내가 저절로 노래를 잘하는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작곡자의 의도에 따라서 부르는 것이 노래이기는 합니다만, 노래는 두 번 기도하는 일이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눈으로 한번 읽고, 악보에 따라서 그 내용을 나의 입으로 한 번 더 외치는 일이 노래입니다. 신학교에 다닐 때 한참 부러웠던 일은 악기를 잘 다루는 사람들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물론 그 일은 여전히 간절한 꿈으로만 남았습니다만, 노래에 관한 것은 영원한 숙제입니다. 성녀를 대하면서 노래를 잘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면 지나친 꿈일까요?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성전을 정화하시는 내용을 전하는 루카 복음사가의 말씀입니다. 예수님의 열성을 보고 성전에서 활동하던 율법학자와 백성의 지도자들은 분노하는 마음을 드러냈습니다만, 올바른 자세가 아니라 자기들의 감정을 드러낸 일이었기에 그 모습이 좋게 보이지는 않습니다. 우리도 현실에서 성전을 어떻게 대하는 사람일까요? 우리의 행동이 율법학자나 백성의 지도자들과 똑같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성전에 관하여 올바른 태도를 기억해야 합니다.
묵시록의 말씀으로 읽은 내용은 하느님의 뜻을 전하겠다는 의도를 가진 사람이 받아들인 말씀은 그의 현실에게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입에는 달겠지만, 배를 쓰리게 할 거라는 천사의 예언을 대하면서 우리는 하느님의 말씀을 어떻게 대하고 맞이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생각하겠습니까?
당장 내 삶의 기쁨과 행복으로 오지 않는다고 분노하며 불편한 마음을 드러낼까요? 그렇게 하는 일로서 나에게 좋은 일이 생긴다는 보장은 무엇이겠습니까?
하느님의 집과 하느님의 말씀을 정성으로 대하면서 나의 삶의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고 따르는 사람들이 되도록 애쓴다면 좋겠습니다. 생각만으로 쉽게 완성되는 일은 아니겠지만, 우리의 삶이 그렇게 되도록 도움을 청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