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먹고 오후 5시에 잠이 들어 중앙시장 뒤편 평상에 누웠다.
벌써 자정이 넘어가고 있었다.
누워서 밤 하늘을 쳐다 보았다. 구름이 흘러가고 비행기가 지나가고 별들이 반짝였다.
아! 코페르니쿠스와 갈렐레오 갈렐레이가 생각났다. 천동설이 아닌 지동설을 주장했다가 교황청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한 두 사람이 문득 생각이 났을까.
나도 500년 전 사람이었으면 그들과 같은 주장을 했을 것이 틀림없었다.
구름은 기체이기 때문에 중력이 없어 지구와 상관없이 떠다닌다. 별은 지구와 인력이 유지 되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반짝이는 것처럼 보인다.
비행기는 스스로의 빠른 동력을 보유했기 때문에 지구의 자전과 공전과는 상관없이 밤 하늘을 달릴 수 있다.
나는 코페르니쿠스와 닮았다. 그리고 갈렐레오 갈렐레이와 주장이 같다.
30년전 아내와의 사랑 이야기를 옮겨 적는다.
"별이 보여요....흐흐흑"
아내의 말에 대답을 할 수 없었다. 난 별을 볼 수 없었다.
난 아내의 얼굴만 볼 수 있었다.
옥상, 평상 주위에는 내가 키운 자식들(상추,고추 등)이 잘 자라고 있었다.
우리 둘을 지켜보는 것은 녀석들 뿐이다. 우리의 사랑을 지켜보면서 녀석들은 잘 자랄 것이다.
옥상 평상에서 친구들과 한잔 하고, 아내와 2차를 하던 중 기여코 눈이 맞고 말았다.
그것이 그 날 아내가 별을 볼 수 밖에 없는 이유였다.
그날, 나는 아내에게 우주의 중심에 있게 만들었다.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도, 천지창조를 했다는 사기를 치는 기독교도 아내에게는 소용이 없었다.
지구가 태양의 둘레를 초속 35만 키로로 돌고 있다는 사실과 아내가 방금 본 별빛이, 대충 통일신라 시대에 반짝거렸다가 지금은 사라지고 없을지도 모를, 그 빛을 봤더라도 상관이 없다.
아내와 난, 그날 진정 살아있었다. 사람은 사랑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 사랑한다는 사실이 맞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날 아내와 난, 살기 위해 사랑은 했지만, 유전자를 번식시킬 수는 없었다.
다만, 그날 아내가 별을 본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나는 별을 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