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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사랑 그리고-28-(마지막회)
그는 의아했지만, 대수롭잖게 여겼다. 누구에게 든 사랑한다 라고 말 할 수 있는 곳이 이곳 캐나다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며 마지막 계단을 올라 방으로 들어갔다.
"여보, 일어났구나. 내가 우리가 어떻게 살지 계획을 말해주고 싶어서 밖에서 급히 달려왔는데도 좀 늦었다. 쏘리~ 오늘은 북쪽으로 갈거다."
초희는 급히 올라와 환하게 웃으며 말하는 제임스를 보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왜, 무슨 일 있어?"
그녀는 망설이다 입을 열었다.
"늦어도 내일 출발 해야 해요. 학교에서 연락이 왔어요. 지금 급히 돌아오라고. 학교 일 때문에 학과장이자 도서관장으로 새로 취임한 최진락 교수가 전화했어요. 어떡하죠?"
그 말을 들은 제임스는 갑자기 예상치 못한 말이라 황당하여 창가 테이블 옆 의자에 쓰러지듯 앉았다.
"여보~ 어차피 한국에 가서 정리해야 하는데, 좀 일찍 떠나는 거예요. 이해해 주세요."
"그랬어."
그는 맥없이 대답하였다. 이게 무슨 씨츄에이션인가? 물어볼 수도 없었다. 모든 게 물거품인 것 같았다. 그는 2층 거실을 지나 베란다로 나가 담배를 꺼냈다. 맥이 풀렸다. 힘이 다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 그는 2가피의 담배를 피며 생각했다. 초희는 얼마나 더 황당하겠는가? 초희를 위해서는 이렇게 힘 빠져 있어서는 안되었다. 일을 빨리 마치고 돌아올 것이다. 그 동안 내가 할 준비를 하면 될 것이고. 그는 안방으로 들어갔다. 초희가 울며 달려와 안겼다.
"여보~ 어떡해요? 제가 어떻게 해야 되요?"
"초희야. 꼭 가야 될 일이야?"
"예. 제가 맡은 도서관의 경리 문제와 인수 인계 문제를 다 해결하고 캐나다로 온 줄 알았는데... 꼭 와야 한데요."
그는 초희를 봤다. 66세의 해맑은 얼굴이었다. 그 동안 같이 있는 사진도 찍어 두지 않았다. 같이 함께 살 것이라서. 그는 빨리 결심했다.
"좋아. 그렇게 중요한 일이면, 지금 내가 공항에 예약해 볼께."
"여보~"
초희의 애처로운 모습을 보기가 힘들었다. 그는 보관하고 있던 여권과 티켓을 찾았다.
"헬로, 대한항공 벤쿠버 지사이지요? 한사람 오늘이나 내일 출발 할 수 있습니까? 예. 왕복 티켓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잠깐만 기다려 주시겠습니까? 고맙습니다. 끊지마시고요."
제임스는 초희를 보며 물었다.
"오늘 밤에 출발 할 수 있다는데..."
"예. 그렇게 해 주세요."
"오케이. 오늘 밤 10시30분, 서울에는 언제 도착합니까? 다음날 새벽 6시. 좋습니다. 예약해 주시고 다시 확인 안 해도 되지요? 예. 부스터 샷을 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제임스는 전화를 끊고 고개를 숙이고 있는 초희를봤다. 그는 다가가서 고개를 들게 하고 초희를 꼭 안았다.
"초희야. 너가 내 손을 놓지 않는 한 나는 당신 손을 놓지않을 거다. 가능한 빨리 잘 처리하고 다시 돌아오길 기다린다. 내가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달려 갈 것이야. 알았어? 명심하길 바란다."
"예. 여보~ 제 손 놓지 마세요. 빨리 돌아 올 거예요."
제임스는 SUV에 초희의 빽쌕과 핸드백 그리고 점퍼와 앵글부츠가 든 쇼핑백을 실었다. 그 외는 없었다. 제임스는 버나비에 있는 백화점에서 고급스럽게 잘포장되어 튼튼한 박스에 든 캐나다산 최고급 꿀을 3병 샀다. 그외 다른 선물은 초희가 거부하여 사지 않았다. 그들은 아침을 팀하튼에서 도너츠로 때우고 점심은 벤쿠버 공원에서 맥 햄버그를 사서 바다를 보며 먹었다. 그들은 특별히 많은 말을 하지 못하였다. 영원한 이별을 하는 연인같이. 공원이 빠져 들어간 바다는 검푸렀다. 바람은 그렇게 강하게 불지 않았으나 초희의 머리카락을 날리기에는 족하였다. 초희는하얀 북극 여우 털이 붙은 파커의 후드를 썼다. 여행 때의 분위기는 아니었다. 제임스는 할 말이 많은 것 같은데 아무 말도 하지 못하였다. 이건 이별이 아니거든 하고 생각하였지만, 말이 되지 않았다. 아직 충격이 가슴에 남은 것이다. 게다가 초희 또한 후드로 인하여 앞 만 볼 수 있었다. 그녀가 고개를 돌려 높이 처 들지 않는 한, 큰 키의 제임스를 볼수 없었다. 그녀는 애써 보려고 하지 않았다.
그들의 아쉬운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그들은 꽤 많이 걸었다. 드디어 해는 서쪽 하늘에 걸렸다. 초희가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제임스. 여보~ 그 동안 참 행복했어요."
"초희야~ 한국에 있는 동안 건강 잘 챙겨야 돼. 내가 어떻게 할 수가 없거든. 나는 지금 상황을 잘 몰라서 뭐라고 말 할 수 없지만, 당신은 언제나 돌아 올 수 있어."
그들은 3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하였다. 공항은 중동 쪽 사람들로 조금 떠들썩 하였지만, 한국 행 노선 쪽은 거의 텅 비어 있었다. 초희는 코비드 백신 확인을 마치고 체크 인 마저 쉽게 마쳤다.
"초희야~"
초희는 그가 부르자 돌아서서 그의 가슴에 안겼다.
"여보~ 왠지 불안해요. 떠나고싶지 않아요."
이젠 남아 있고 싶어도 그럴 수 없다. 모든 탑승 절차가 끝났거든. 그때 제임스가 손에 쥐고 있던 것을 내밀었다.
"여기, 캐나다 벤쿠버로 돌아 올 수 있는 원 웨이 티켓이야. 받아. 당신 이름으로 샀 어. 기간은 2달이야."
초희는 놀라운 표정인 채 그 티켓을 받아 파커 안주머니에 넣었다.
"I really hope I see you very soon, in early date."
"I do so."
순간 제임스는 초희의 얼굴을 봤다. '왜 I do so 야. I will do so 라고 하지 않고.' 그는 그렇게 생각했다.
이제 출국장으로 들어가야 할 시간이다. 그는 초희가 문을 들어서는 곳까지 함께 같다. 키스는 하지 않았다. 작별 같았고, 몇 몇 한국 사람들이 뒤에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한 사람 건너면 안면이 있거나 알 것이라 생각했기에. 아쉽지만 초희를 위해서다.
그는 손을 내밀었다. 악수였다. 그녀는 손을 내밀어 그의 손을 잡았다 놓았다. '잡은 손 놓지 말라 했는데...' 그녀는 제임스를 보며 걸음을 옮겼다. 그녀가 출국대를 지날 때 까지 보고 있었다. 그의 눈에는 그제서야 눈물이 가득 고여 흘렀다. 뜨거운 노 중년 남자의 눈물이.
초희는 벨이 울리자 놀란 듯 머리를 매만지며 말했다.
"여보세요. 김 교수님 이세요."
전화에서는 반가운 듯한 목소리가 들렸다.
"장 초희씨, 저 말고 또 누가 전화합니까? 언제 돌아 오셨어요. 너무 보고 싶었어요. 제가 곧 가겠습니다."
"김 교수님, 저 집 옮긴 것 아시지요. 전에 알려 준 그 주소로 오세요."
초희는 원 룸의 산뜻한 분위기를 돌아다 보고는 두사람을 위한 저녁 식사 준비를 하였다. 장 초희의 손가락에는 커플 반지가 없었다. 아마도 책상 설합 어딘가 에 있을 것이다.
잠시 후 현관의 벨이 올리자 초희는 입은 옷을 거울에 비쳐보고 문의 핸들을 돌렸다. 그러자 기다린 듯 문이 열리며 점잖아 보이는 60대 중반쯤 의 남자가 들어왔다. 그는 초희를 덥석 안았다.
"초희씨, 너무 보고 싶었습니다. 별 일 없이 잘 다녀 오셨어요."
그 중년 신사는 안에서 기다린 초희를 껴 안았다. 그는 아마도 172센티 정도 되었다. 그에게서는 케빈 클라인 향수 냄새가 물씬 풍겼다.
"김 교수님."
"건강한 모습 뵈니 너무 좋습니다."
"저도 보고 싶었어요. 어서 앉으세요. 제가 저녁식사 준비해 놓았어요."
초희는 거실 안에 있는 작은 조리대로 조심스럽게걸어갔다.
"장 과장님, 어떻게 연락도 없이 이사를 하셨어요? 먼저 전화 번호는 연결이 되지 않고... 새로 취임한 도서관장이 알려주었습니다. 제가 도울 수도 있었는데, 학교는 모두 정리한건가요?"
초희는 조리대에서 돌아서 바로 옆의 작고 둥근 흰색탁자 옆의 의자에 앉으며 말했다.
"캐나다에 가기 전에 말씀드렸잖아요. 거의 이사 준비가 끝났다고. 그리고 학교에도 정식 퇴직서와 인수 인계 등 준비를 마쳤기에 돌아와서 바로 이리로 이사 올 수 있었어요. 전화 번호는 새로 시작하는 의미에서 바꿨어요. 관심 가져 주어서고맙습니다. 교수님께선 별 일없이 잘 지내셨겠지요. 부스트 샷은 어떻게 됐고요? 저는 캐나다에서 부스트 샷까지 다 맞았어요."
"아, 그러셨군요. 저는 무슨 일이 생겼나 해서 걱정했습니다. 이리 옆에 앉으세요. 냄새라도 좀 맡고 싶군요."
그는 그가 입었던 고급스러워 보이는 회색 코트를벗었다. 초희는 얼른 달려가 그 코트를 받아 문 입구의 옷걸이에 걸고 주춤하며 김 교수 우측 옆에 다소곳이 앉았다. 그녀가 앉자 김 교수는 팔을 초희의 어깨에 두르고 그녀를 당겨 키스를 하였다. 초희는 그대로 그의 입술을 받았다. 그는 담배를 피지 않기에 냄새는 나지 않았다.
"잠깐만 앉아 기다리세요. 맛있는 된장찌개가 준비되었어요."
초희는 가벼운 키스를 마치고 곧 조리대로 가서 음식을 식탁에 옮겼다. 그러면서 조리대 위의 시계를 보았다. 6시를가리키고 있었다. 짧은 겨울 해는 이미 지고 어둠이 깔렸다. 그녀와 김 교수는 다정스럽게 저녁 식사를 마치고 커피까지 마셨다. 주로 김 교수가 말했다. 그 동안의 학교 사정과 도서관의 후임자에 대한 이야기로 근 1시간 30분을 보냈다.
"자, 오늘은 저도 계획에 없던 방문이라서 이만 일어나겠습니다. 내일이 토요일이니 오후 5시에 롯데 호텔 커피 샾에서 만납시다. 저녁을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대접 하겠습니다. 그리고 그 날 밤은 저와 함께 그 호텔에서 지낼 테니 그렇게 알고 계십시요."
"예. 좋아요. 그럼 그 시각에 뵙겠습니다."
그가 떠나자 초희는 커피 한잔을 만들어 들고 탁자에 앉았다.
그 다음 날, 하루는 집에서 이것 저것 정리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참 지루하였다. 초희는 스마트 폰의 사진들을 찾아 보았다. 미나와 사위 마이클 그리고 사랑스러운 손녀 스잔나의 사진들이 머물던 기억들을 되새기게 하였다. 그때 생각난 것이 그 동안 제임스와 여행을 하면서 마지막 순간에도 같이 함께 있는 사진은 커녕 그의 사진 한 장 찍어둔게 없음을 발견하였다. 초희는 놀라 다시 사진을 다 훑어보았지만 없었다. 이럴 수가... 내가 무슨 생각을 하며 그 여행을 한거야. 내 진실은 어디에 두고 함께 여행 한 거냐고? 낙담하여 식은 커피를 마져 마셨다.
이제 나는 어떻게 하지? 스스로에 대한 물음이었다.
지금이라도 한국을 떠날 수 있다. 옮긴 이 원룸은 월세이다. 학교 문제도 정리 되었다. 그 사이 정신없이 바빴다. 그러나 이제는 다 정리가 되었고 몸과 마음이 자유롭다. 그 긴 시계 추 같은 일상이 끝나고 이제 이 나이에 새로운 페이지에 새롭게 뭔가를 그릴 수 있다. 무엇을 어떻게 그릴까? 캐나다를 떠나 온지 한달이 지났다. 그는 나를 포기하고 일상 생활에 젖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원한다면, 김 교수와 함께 할 수 있다. 그의 두 자식들은 미국에 살며 가정을 꾸려 잘 살고 있다 하였다. 그는 5년 전에 상처하고 혼자 한국에서 가장 비싸다는 지역의 60평 콘도에 혼자 살고 있다 하였다. 그는 보수적이다. 그는 서울의 유명 대학교 석좌 교수이다. 그와 결혼을 한다면, 그와 함께 나가면 모두들에게 교수 부인으로 대접을 받을 수 있을 뿐더러 각광까지 받을 것이다. 아무것도 부러울 것 없는 생활을 할 수 있다. 장 초희의 남은 삶은 찬란 하고 화려하고 호화로운 일상 만 있을 것이다. 그는 내가 캐나다로 여행 가기 전에 한 번 잠자리를 같이 하였다. 솔직이 말해서 그와의 오웊은 형식적이었고 힘들었다. 그는 나이 들어서 인지 조루 같았다. 혼자 만족했는지 나도 못 느끼게 사정하고 끝났다. 그는 68세였고 나도 65세였다. 그리고 그는 나와 함께 살기를 바랐다. 지금 그는 69세이다. 나는66세이고. 나는 그에게 자존심을 버리고 하녀같이 살면 된다. 뭐라고? 자존심을 버려. 하녀같이. 그건 좀 아니다. 힘들겠지만, 그를 발기 케 할 사람은 나 이다. 젊은 여자들과는 미투 문제의 발생에 대한 염려로 하지 않을 것이다. 아니야. 그래도 남자란,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모든 걸 갖추었기에 남은 삶 속에 회춘적 경험을 원 할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견디어 내어야 하고.
뭐야! 좀 이상하구나. 이러면 안되는데.
나는 왜 제임스에게 로 돌아가지 않는가? 참, 사람 마음이란 스스로도 믿지 못하고 알 수 없다. 그와의 여행 동안은 새로운 많은 경험을 하였다. 오웊에 대한 정수를 다 만끽하지 않았던가? 그는 나의 국화꽃을 터지게 한 첫 남자 아닌가? 그는 덩치도 커서 내가 기댈 좋은 나무 역할을 할 것인데... 나이도 한 살 어려서 내가 그에게 잘 대해주면 그는 그 이상 나에게 잘 해 줄 것인데. 남은 삶 동안 같이 여행도 하고 열심히 일도 같이 땀 흘려 할 수 있는데... 그의 가슴에서 편히 쉴 수도 있을 것인데...
그는 내가 원하는 것이라면 다 해줄 것인데. 내가 아파 누워도 그는 내 손 발이 되어 줄 것인데...
그러나 그 곳에는 명예도 인기도 더 많은 부도 권세도 없단 말이야. 그는 다들 싫어하는 일제 차를 가지고 있지만, 김 교수는 벤츠를 타고 멋있게 폼 잡고 있단 말이야. 그 옆 자리에 내가 앉아 있고... 아니지. 그건 좀 그렇네. 김 교수가 학교 가고 외출할 때 나는 어디에 있지? 김 교수는 유우머는 통하지 않는 단 말이야. 다소곳이 옆에 있기를 바라거든. 한국에서는 도덕이라는 프레임이 있어서 그 속에 갇혀 버리면 나는 꼼짝 없이 김 교수의 늙은 인형 밖에는 다른 할 일이 없어진 단 말이야. 그래도 형제들에게는 늙어 막에 멋지게 산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거야. 김 교수가 출장이나 밖에 있을 때 나는 어디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친구들 모아 놓고 무엇을 자랑할 수 있을까? 그쪽에는 없는 이곳의 이런 삶 속에는 가식과 질투와 시기들이 난무할 텐데 그런 것들을 내가 견디어 낼 수 있을까?그런 속에서 어울려 같이 희희 닥 거리며 살아야 할 텐데… 그런 것이나에게 어떤 의미로, 삶 속에 어떤 가치로 나를 만족하게 할까? 김 교수와의 오웊은? 그건 거의 불가능 할 것 같아. 나는 아직 불타 오를 수 있는데... 아,아,아~~~ 나는, 어쩌란 말이야. 초희는 여권과 제임스가 공항에서 사 준 원 웨이티켓을 보며 천정을 보며 깊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녀, 장초희는 티켓을 손에 쥐었다. 찢을 수 있다. 쉽게 찢어 질것이다. 그리고 시계를 봤다. 티켓을 들고 갈 수는 없잖은가? 지금 나가서 택시를 잡아 타고 가면 그 보다 먼저 자리 잡고 있을 수 있다. 김 교수는 기다리는 것을 모욕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다. 장 초희는 다시 여권과 원 웨이 티켓을 잡았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