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사태를 의도적으로 왜곡한 언론보도의 문제점
보통 우리 사회는 노동자들의 파업에 인색하다고 말한다. 그런데 알고 보면 노동자들의 파업을 의도적으로 나쁜 것으로 보이게 만드는 기술자들이 있다. 보수언론이 대표적 기술자들이다.
먼저, 보수언론은 먼저 피해를 상세히 설명한다. 대한민국 경제가 입은 타격은 얼만지 등등. 그다음 그들은 노동자들이 얼마나 폭력불법집단인지 설명한다. 그리고 귀족노조라고 규정한다. 마지막으로는 배후세력에 종북세력-빨.갱가 있다고 말한다. 이는 그동안 반복적으로 봐왔던 우리나라 언론보도의 기본적인 행태에 지나지 않는다.
보수언론은 노동자들이 왜 파업에 내몰릴 수밖에 없는지는 애초부터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대게의 언론은 왜 노동자의 권리가 지켜져야 하는지도 보도하지 않는다. 관심은 파업의 배후에 국가보안법 위반 세력이 있는지 그뿐이다. 그렇게만 되면 특종이고 노동자들을 증오와 척결의 대상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5월 2일 조준호는 ‘총체적 부정’이라는 폭탄을 터트렸다. 검증된 적이 없는 부실 그 자체인 진상조사보고서는 작성 당사자인 조준호조차 문제가 있음을 인정했지만 보수언론에게는 소용없었다. 그들은 '당권파는 종북세력‘이고, ’당권파는 괴물‘이라는 논리를 만들어 갔다. 보수언론에게 조사보고서가 진실이든 거짓이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보수언론에게 통합진보당은 애초부터 눈엣가시였다.
보수언론은 당권파는 무조적 척결의 대상이라는 전제하에 보도흐름의 밑그림을 완성시켰다. 거의 모든 언론은 한 목소리로 통합진보당 내의 이른바 ‘자주파’를 종북세력이라고 규정지었고, 새누리당이 종북세력의 국회 입성을 저지해야 한다고 하자 보수언론은 여기에 장단을 맞추며 사상검증을 시작했다. 소위 진보적 매체라는 언론에서도 북한에 대한 입장 문제를 통합진보당에 강요하기 시작했다. 팩트를 중시한다는 말이 무색하게 언론은 누가 흘린 정보들을 짜깁기해서 마치 당권파를 부정비리 집단으로 매도하기 시작했다. 사실근거가 없음에도 말이다.
그리고 조중동, 종편과 같은 보수언론들은 통합진보당 내의 통일지향적인 세력들을 간첩으로 몰고 갔다. 보수언론은 투표하는 방식까지도 북한과 똑같다는 등 말도 되지 않은 이유를 부풀려 통합진보당을 매장하기에 이르렀다.
정상적인 언론이라면 진짜 부정인지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누구인지 찾아야 한다.
그러나 보수언론집단은 검증되지 않는 사실로 낙인찍고 매장시키는 데는 역시 올림픽 금메달감이었다. 이번 통합진보당 사태의 보도 행태는 우리 사회 보수언론의 추한 민낯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보수 언론은 사실이 아닌 주장을 검증 없이 일방 보도했다. 국민들은 그러한 일방적 보도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하나 둘씩 사실이 아니라고 밝혀지고 있지만 그런 기사를 담은 언론매체를 접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다. 언론은 정정보도도 없고 ‘총제적 부실부정’이라는 낙인을 더 깊이 찍기에 충실했다.
조선일보는 5월3일 <도덕성 외치던 그들... 모든 수단 동원해 '不正경선'>, 5월7일 <이석기, 온라인 득표의 60%는 IP 중복 투표?>, 동아일보는 5월3일 <부정선거 수법은 온라인 프로그램-데이터 4차례 손대>, 중앙일보 역시 같은 시기에 <여러 투표지에 같은 필체.. 온라인도 동일 IP로 대리투표> 기사를 내보내어 통합진보당 비례대표선거를 ‘심각하고 총제적인 부정선거’로 규정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허위사실에 불과했다. 이러한 허위 주장에는 소위 진보개혁적 매체도 빠지지 않았다.
‘오마이뉴스’는 10일 <주민번호 뒷자리 같은 당원 무더기 발견, 소스코드 열린 뒤 후보 득표율 수직상승>이라는 조준호의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 조준호는 “소스코드를 열고 들어간 시점부터 유독 한 후보의 득표율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73%를 기록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실제 그래프 상 득표율은 감소하고 있다. 결국 이 기사는 오보임이 밝혀졌다. 그리고 동일 주민번호 문제 역시 통합진보당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의 직접조사로 허위 사실임이 밝혀졌다. 오마이뉴스 뿐만 아니라 한겨레, 경향 역시도 검증되지 않는 보도근거를 가지고 여론몰이에 동참했다.
이미 그려진 그림에 따라 언론의 보도행태는 일관하게 전개 되었다.
조선일보는 5월4일 <진보당 비례대표 2번 '당권파' 이석기 유시민에 '당권 줄테니' 거래 제안>, 5월15일 <진보당의 젊은 폭력, 한대련(한국대학생연합) 소속.. 선봉대>라는 사실무근의 보도를 하였다.
조선일보는 5월4일 <주사파(진보당 NL계 당권파)의 뿌리깊은 선거부정... 패권 위해 모든 수단·방법 동원>, 중앙일보는 5월3일 <이정희 “조사결과 인정 못해” 비당권파 “뻔뻔함에 질려”>, 동아일보는 5월5일 <당권파, 경기동부연합의 ‘몸통’ 이석기 지키기에 총력>, 5월7일 <통진당 ‘비례후보 사퇴 권고안’ 놓고 당권파 기막힌 더티플레이>, 5월10일<통진당 당권파, 민혁당식 독선주의 반복> 등 왜곡에 지나지 않는 보도로 통합진보당을 깨기 위한 의도적 부풀리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보수언론은 통합진보당의 주요 인사를 매장시키는 데도 결정적 역할을 했다. 보수언론은 이정희 전 공동대표를 마녀로 둔갑시켰다. 이정희 대표는 일관하게 진실을 밝혀 억울함을 풀어주고 단결을 도모해 사태를 해결하고자 했지만 언론은 이를 두고 ‘당권파’의 기득권 지키기로 매도하였다.
조선일보는 통합진보당 사태의 초기부터 색깔론을 펼치기 시작했다.
5월7일 조선일보 <낯선, 국민에겐 너무 낯선 진보당 장악세력>의 기사에서 통합진보당의 용어와 의사진행 방식이 북한을 닮았다며 색깔론을 펼쳤다. 동아일보는 7일자 사설에서 “민주적 절차를 외면하는 행태는 북한을 빼닮았다”다며 별 설득력도 근거 없는 주장을 했다.
동아일보는 9일 <종북 민혁당, 하영옥 주도로 조직 재건>을 1면 머리기사로 뽑았다. 하지만 하영옥씨는 “언론이 기초적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고 보도한 데 대해 민형사적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조중동은 언론의 기본인 육하 원칙의 사실적 근거도 없는 소설을 계속 지어냈다.
동아일보는 17일자 사설 <’간첩 복역자 국회 입성’ 국민은 구경해야 하나>, 조선일보는 18일자 <‘주체사상 반대한다’고 결코 말않는 이석기>, 중앙일보는 <종북좌파는 진보 아니다> 등을 통해 국가보안법에 의한 사상검증에 들어갔다. 보수언론은 국민들에게 ‘당권파’는 뿔이 달린 빨갱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무지막지한 색깔론을 펼친 것이다.
언론은 색깔론의 기치를 들고 통합진보당 내의 분열도 조장하기에 이른다. 통합진보당의 분당을 바라는 세력은 누가 보아도 언론이었다.
서울신문은 14일 <‘진보의 재구성’ 시작됐다>, <통합진보 어디로…분당? 봉합? 장기화?>에서 이후 분당 시나리오를 쓰며 분열을 논했다. 서울신문 15일 사설 <당권파 혁신안 승복 못하겠으면 당 떠나라>에서는 ‘가짜 진보’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사퇴가 아니라 국민 앞에 사죄하고 정치판을 영원히 떠나도록 해야 한다”며 고립과 분열의 의도를 드러냈다. 중앙일보는 18일자 <통진당, 사무처 아닌 사무총국…총장은 대표 지시 안 따라>라는 왜곡보도로 이간질까지 시도하였다.
이와 동시에 ‘당권파’와 이석기, 김재연 당선자를 고의적으로 고립시키기 위한 기사역시 난무했다.
조선일보의 19일 <경기동부, 영화제작·인터넷매체·여행사까지>, <성남 청년단체가 경기동부의 아지트>, 22일 <진보당, 총선 때 이석기 회사에 일감 12억 몰아줘>기사는 전형적인 왜곡보도다.
언론은 더 나아가 야권연대를 건드리기 시작했다.
동아일보는 14일 사설 <통합진보당 이 정도면 ‘정당 해산’ 요건 된다>에서 정당 방출을 언급하였으며 조선일보는 16일 사설 <민주, 주사파에게 국회 교두보 마련해준 책임 무겁다>에서 민주당이 주사파를 국회로 진출시켜 체제전복활동을 벌이게 된 사태를 책임지라고 압박했다.
이러한 언론의 보도행태에 맞장구를 치는 소위 진보지식인들도 문제가 많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3일 트위터에 “자기 정파의 승리를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절차적 민주주의를 우습게 보는 의식과 행태가 기가 막힌다.”고 비판했다. 어떤 근거로 이렇게 말을 했는지 그 추리는 간단하다. 언론보도 그대로를 수용했기 때문이다. 지식인이라면 확실한 논증과 사실 검증을 기본으로 해야 한다. 그러나 언론의 장단에 조국 교수역시 놀아난 꼴이 되었다.
공지영 작가 역시 6일 “그런데 제 2의 이정희라하는 김재연 당선자의 기자회견을 보니 한숨 나온다. 손수조가 연상되는 이유는 뭘까?”라고 말했다. 이는 대체 어떤 근거로 제시된 감상일까?
이러한 지식인들의 행태에서 절정이자 백미는 진중권이라고 할 수 있다.
진중권은 “진보당 행태, 사이비종교집단 같다”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그의 발언은 매카시즘(마녀사냥)의 훌륭한 선동적 도구로 되었다. 그는 이정희 전 공동대표를 향해 “어제의 '아이돌'은 오늘의 '처키'가 돼 버렸다는 등 입에 담기 어려운 모욕적 언사를 멈추지 않았다.
진중권 교수는 22일 방송된 100분 토론에서 통합진보당의 이상규 당선자에 대한 사상검증을 도맡아 나섰다. 그는 조중동이 받아쓰기 좋은 소리만 했다.
보수언론은 통합진보당 사태를 통해 야권연대를 파기하고 통합진보당을 고립분열 시키는 첨병임을 부정할 수 없다.
이명박 집권 시기 내내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언론과 새누리당이 한 몸임을 국민들은 모르지 않는다. 벌써 국민 여론은 다른 곳을 향하고 있다. 절반이 넘는 국민들이 통합진보당 사태의 진실을 원한다는 여론조사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통합진보당을 겨냥하여 “북한보다 종북세력이 더 큰 문제”라며 마녀사냥-공안정국의 개시를 전면선포하였다.
통합진보당 사태를 진정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진실을 향한 올바른 접근이 필요하다. 언론은 사건의 현상보다 본질에 다가서야 한다. 물론, 보수언론이 개과천선할리는 없다. 적어도 진보개혁적 언론매체들은 이명박 대통령의 종북타령에 장단을 맞춰서는 안 될 것이다.
2012년 5월 29일
민주민생평화통일주권연대 (민권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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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을 비롯해서 수구언론 자체를 안보는게 낮습니다 보면 볼수록 화가 나게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