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카테고리 이동 kimkwangsooblo 검색 MY메뉴 열기 사진 가을이 부르는 소리 프로필 별명없음 2015. 8. 27.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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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부르는 소리
처서가 지나니 날씨는 확연히 달라지기 시작한다. 24절기가 그저 아무 때나 정한 것이 아닌 것이다. 더군다나 미친개들이 준동을 부려 온도를 급격히 떨어뜨려서 천지를 얼어붙게 한 것도 아마 일조를 한 것이 아닌가 한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역시나 구렁이 담 넘어가듯 두리 뭉실하게 넘어 가는 모양이다. 외교적 수사인지는 모르지만 유감이란 말 한마디로 합의 하였단다. 금쪽같은 아들 하나는 발목을 절단하고 또 하나는 다리를 절단하였다니 통곡할 일이 아닌가 한다. 가을의 초입에 부고(訃告)를 접하지 아니한 것만으로도 위안을 삼으란 말인 모양이다. 두 아들의 인생을 나라가 반드시 책임지고 죽을 때 까지 관리하여야할 것이다.
아침저녁을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고 청신한 공기가 일상을 살기에 한층 수월하게 하는구나. 들판에는 누렇게 익어가는 벼 이삭을 보니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른 것 같다. 아직은 일찍 지만 날씨가 좋아서 결실을 잘 한다면 풍년의 잔치가 금년에도 오지 않을까 기대 반 우려 반을 해본다. 해마다 추석 무렵에는 태풍이라는 반갑지 않은 손님이 찾아와 다 지은 농작물들을 휘졌고 지나면 어쩌나하는 우려를 말한다.
사위가 잠들고 조용한 저녁이 찾아올라치면 도시의 소음도 함께 약해지기 마련이다. 들릴 듯 말듯 한 풀 벌래 소리도 음표를 높이는 모양이다. 매월 잊지도 않고 찾아오는 하늘의 천사는 오늘도 휘영청 천지를 밝히고 그들이 노래하며 춤추는 무대를 열어준다. 귀뚜라미 독창에 개구리와 매미들의 합창이 또 이름 모를 풀벌레들의 연주가 이 밤이 가는 것을 아쉬워하는 모양이다.
땅속 깊은 곳에서는 하나님의 명에 의하여 가을이란 절기가 한 치 두 치 천천히 지표를 향해서 올라온다고 한다. 어느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진리 앞에서 인간의 능력이란 바람에 날리는 낙엽 같은 존재들이 아닌가 한다. 무엇이 그리도 잘났는지 아귀다툼이 연일 끊어지지도 않고 계속된다. 하늘은 조금씩 높아지고 보이지 않던 별빛도 아기자기하게 밤하늘을 채색하니 먼 옛날 보았던 동화책에 나오는 이 별은 내별 저별은 네별 하면서 할머니 무릎 배고 세어보던 꿈꾸던 그때 그 시절이 생각난다.
초등학교에서부터 중고까지 길고 긴 여름방학이 끝나고 일제히 개학을 하였다. 큰 손자는 며칠 전에 개학하였고 작은 손자는 어제 전학 수속을 모두 하고 오늘부터 등교하였다. 2학년 4반이란다. 선생님은 여선생님이시고 짝은 여자 친구라고 한다. 막내 공주는 유치원에 나가 새로운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 모양이다. 새로운 환경에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게 되니 즐거운 모양이다. 다행이다. 매일매일 크는 아이들 바라만 보아도 즐겁다. 나도 저런 시절이 있었던가하고 때때로 비교도 하여 보지만 너무도 많은 시간이 흘러 기억도 흐릿하다.
이들이 커서 나중에 나라에 기둥이 될 재목들이 아닌가? 저들이 무럭무럭 잘 자라서 이 나라를 경영하기에 부족함이 없도록 하여 주십사하고 날마다 기도한다. 그것이 할아버지가 하여야 할 일이기에 기쁘게 날마다 반복한다. 선인들이 말씀하기를 교육은 100년 대계라 하였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정책이 교육이 아닌가 생각해 보았다. 그런데 이 나라에 교육은 어디로 가는지 심히 걱정이 앞선다. 교단에 이념이 어린학생들을 물들인다니 기가 막히는 일이 아닌가 한다. 경쟁에서 이미 사라진 이데올로기가 어찌 우리나라에만 아직도 남아있는지 정말로 걱정이 앞선다. 그것 때문에 날마다 전쟁 아닌 이념전쟁이 일어나고 있는 것에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통일국가도 아닌 분단국가에서 이런 일이 있다니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다.
인간들이 역어가는 문화와 역사들이 옳고 그름에 앞서 시절의 가을은 또 한걸음 다가온다. 제발 오는 가을에는 결실에 알 맞는 조건의 날씨를 주십사 라고, 기도 합시다. 적당한 태양을 주시고 비바람을 절재하시며 특히 태풍은 비켜가게 하소서 하고 다 같이 기도 합시다. 그리하여 풍년의 괭가리가 골마다 마을마다 치도록 미력한 힘이나마 보태도록 합시다. 가을의 문턱에서--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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